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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정맥 산행 기록/한북정맥_새로운 산행의 시작

[2004-09-25] 한북정맥 3구간(오뚜기령 → 명덕삼거리) : 원통산은 손에 잡힐 듯한데 …

한북정맥 3구간(오뚜기령 → 명덕삼거리) : 원통산은 손에 잡힐 듯한데 …

 

[산행 일시]  2004. 09. 25(토)  07:47~19:00(11시간 13분)

                  (산행 : 8시간 22분 / 휴식 : 1시간 29분 / 헛걸음 : 0시간 14분 // 접근 : 1시간 8분)

[날       씨]  맑은 후 오후 구름 조금

[산행 인원]  성봉현

[정맥 접근]  상봉터미널→일동 : 시외버스 / 일동→무리울 삼거리 : 택시

[정맥 이탈]  서파→상봉터미널 : 시외버스

[산행 시간]  무리울 삼거리(오뚜기령 초입)(07:47) → 오뚜기령(08:46~08:55) → 귀목봉 갈림길(09:23~09:28)

                  → 망구대 분기점(09:54) → 청계산(10:09~10:19) → 길매재(10:43) → 길매봉(11:03~11:11)

                  → 노채고개(11:55) → 원통산(12:24~12:27) → 안부 사거리(12:43~13:17) → 노채고개(지형도상, 13:27)

                  → 암벽 우회구간(14:48~14:55) → 주능선 복귀(15:16) → 운악산 서봉(15:42~15:48)

                  → 운악산(16:04~16:08) → 헬기장(16:51~16:55) → 군부대 철망(17:16) → 군부대 후문(17:29~17:36)

                  → 군부대 철망 후문(명덕봉 가는 길, 17:47) → 군부대 벙커(17:57) → 425.4봉(18:33) → 철망(18:49)

                  → 명덕삼거리(19:00)

[산행 지도]  1:50,000  일동 (1975년 편집, 2003년 수정, 2004년 4월 인쇄)

 

[산행 기록]

0006:30   상봉터미널

집을 나서며 올려다보는 아침 하늘은 화창하다. 시내버스가 늦게 오는 바람에 상봉동터미널에 도착하니 6시 25분이다. 오늘도 첫차를 타고 일동으로 향한다.

 

07:40   일동

구리를 벗어난 시외버스는 중간 경유지를 거쳐 정상적으로 일동에 도착한다.

 

<07:47   무리울 삼거리(오뚜기령 군 작전도로 입구)/b>

일동에서 택시(택시비 5,000원)를 타고 지난 일요일에 내려온 무리울 삼거리로 이동한다. 택시로 오니 약 3분 정도 걸리는 길을 지난번에는 40분 동안 걸어왔는데…

 

08:46~08:55   오뚜기령

따사로운 아침 햇살과 함께 아침을 여는 무리울의 모습은 개 짖는 소리로 시작되나 보다. 무리울을 왼쪽으로 두고 햇살 밝은 군 작전도로를 나 홀로 걷는다. 오름길을 걷는 중간중간 노루도 보고 다람쥐, 산비둘기 등 산짐승들을 만난다. 몇 구비를 돌았을까 드디어 오뚜기령 표석이 있는 마지막 구간을 돌아 오른다. 오뚜기령에 올라서니 맞바람이 이마의 땀을 식혀 준다. 아~ 시원하다.

 

09:23~09:28   귀목봉 갈림길[귀목봉-02]

오뚜기령에서 땀을 식힌 후 운악산을 향해 걷는다. 넓은 길을 따라 걷다 보니 헬기장이다. 능선은 계곡으로 떨어진다. 아차 귀목봉쪽으로 오르는 길을 놓친 것이구나. 다시 뒤돌아 내려가면서 우측으로 보이는 작은 나무에 매달려 있는 빨간 리본을 보고 방화선 수풀 속으로 오른다(오뚜기령에서 2~3분 정도 오르면 좌측으로 방화선으로 구획된 수풀이 보이는데 이곳이 귀목봉 가는 길이다.). 오르막을 오른 후 잠시 내리막으로 이어지다 다시금 오르막 길을 걸으면서 앞을 보면 귀목봉이 눈앞에 보이고 나무 의자가 반갑게 맞이해 주는데 이곳이 귀목봉 갈림길이다. 우측으로 보이는 [귀목봉-02] 표지목에는 [↑청계산(2.1km) ↓귀목봉(1.1km) →오뚜기고개(0.7km)]라고 거리와 방향을 알려주고 있다. 길은 우측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09:54   망구대분기점[청계산 3-1]

청계산 가는 능선길 좌측에 서 있는 표지목이고

 

10:05   큰골 삼거리

능선길 좌측편에 서 있는 표지목으로 큰골계곡(1.3km)이라고 새긴 것은 잘못된 것인지 부러진 채 땅바닥에 버려져 있다.

[←강씨봉(8km) ↓큰골계곡(3km) →정상(0.5km)]

 

10:09~10:19   청계산(849m)

마지막 오르막을 올라서니 별로 넓지 않은 장소에 정상 표석과 삼각점이 있으며 청계산의 유래를 알려 주는 안내판이 반겨 주고 있다.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길매재에서 올라오셨다는 두 분을 만났지만 그 분들은 잠시 후 왔던 길로 하산하신다. 흐르는 땀이 식을 무렵 길매재를 향해 통나무로 만든 계단길을 급하게 내려선다.

 

10:22   삼거리

급한 경사로를 내려가서 만나는 삼거리, 우측길은 내리막 길이고 정맥길인 좌측 길은 밋밋하게 이어진다.

 

10:28~10:30   돌탑

어느 누가 쌓았을까? 주변에는 별로 돌이 보이지 않는데 원추형으로 쌓아 올린 돌탑이 제법 높다. 오늘 가야 할 방향으로 벌써 운악산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서고 길매봉은 부끄러운 듯 한 발 앞서 인사하고 있다. 어서 오라고…

 

10:43   길매재[현위치 1-6(갈림길)]

돌탑을 지나 철계단을 내려가면 급경사의 내리막길로 잡풀에 덮인 안부로 떨어진다. 군사지역 경고판과 자연생태계 보호안내문이 있는 안부로서 지도상의 길매재인가 보다. 좌측에는 [현위치 1-6(갈림길)]이라는 오거리 이정표가 서 있고 길매봉을 향해 오르다 보면 다시금 군 통신선이 발밑에 보인다. 이후 노채고개까지 중간중간에 삐삐선이 함께 한다.

 

11:03   길매봉

잡풀에 덮인 길매재에서 삐삐선을 따라 오르다 보면 우측편으로 기산저수지(청계저수지?)가 보이고 앞으로는 바위만 보인다. 삐삐선 역시 바위를 따라 올라가고 바위를 오르다 보면 기미산악회에서 세운 길매봉의 정상석이 반긴다.

 

11:25   군 교통호

길매봉을 뒤로하고 가다 보면 다시금 잃어버리고 있었던 군 교통호를 만난다. 그 교통호를 따라 잠시 걸으면 교통호가 좌측으로 급하게 방향을 바꾸게 되는데 여기서 교통호를 벗어나 직진한다. 뒤돌아보면 길매봉이 잘가라고 인사하고 있는 듯하다.

 

11:55   필로스CC~노채마을 비포장도로(노채고개)

교통호를 벗어난 길은 잠시 후 Y자 갈림길을 만나는데 두 길은 2~3분 후 다시 만나며 길은 왼쪽편의 운악산을 시야에서 버리려는 듯 우측으로 멀어져만 간다. 그러다가 다시 교통호를 만나고 그 교통호를 따라 내려가면 우측으로 꺾이는 지점에서 앞을 바라보면 노란 리본이 보이는데 여기서 교통호를 빠져나와 일반 산길로 내려선다. 잠시 후 필로스CC와 노채마을을 잇는 비포장도로를 만나고 필로스CC가 있는 우측 방향의 "포천시 일동면" 지명 안내판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완만하게 올라선다. 지명 안내판이 있는 우측편으로 비교적 넓은 내리막길의 등산로가 보이는데 아마도 우측으로 꺾여 내려오던 교통호를 따라 내려가는 길이 아닌가 싶다. 정맥길은 여기서 반대편 좌측 숲속으로 길이 보인다.

 

12:15   삼거리

통상적으로 노채고개라 불리는 비포장도로를 벗어나 제법 가파르게 오르다 보면 우측편으로는 넓은 길이고 좌측으로는 키 작은 소나무 사이로 길이 나있는 삼거리를 만난다. 길은 넓은 길이 아닌 좌측편의 좁은 길로 오르게 된다.

 

12:24~12:27   원통산(567m)

삼거리를 지나 오르는 길은 우측편으로 필로스골프장이 나무 사이로 간간이 보이고 서서히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간다. 봉우리를 오른 후 다시 봉우리를 오르면 정상이라고 하기에는 그렇고 그냥 봉우리 같은 느낌의 원통산 정상에 오르게 된다. 각흘산악회에서 한북정맥 종주기념으로 2000년 11월 14일 세웠다고 써 있는 정상 표지목은 지금은 부러진 채 작은 나무에 힘없이 기대어 있다.

 

12:43~13:17   (노채고개 전) 안부 사거리

솔잎에 덮인 외길을 따라 바람이 이마의 땀을 식혀주는 외길로 이어진다. 몇 번의 오르내림을 하다가 좌우로 희미한 길이 보이는 안부사거리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으며 집으로 안부 전화를 해 본다. 통화가 가능하다. 이곳이 지도상의 노채고개인줄 알았는데 노채고개는 여기서 조금 더 떨어진 곳이었다.

 

<13:27   (지도상의) 노채고개/b>

조금 전 자리에서 1분여 올라 다시금 내리막길로 이어지는 길을 걷다 보면 좌우로 마사토로 덮인 뚜렸한 고갯길을 만나는데 이곳이 영선동과 웃노채를 이어주는 지도상에 표시된 노채고개이다.

 

13:35   삼거리

노채고개를 지나 계속되는 솔밭길을 가다 보면 무심코 직진하기 쉬운 삼거리에 도착한다. 정맥길은 이곳에서 원통산을 향해 리본이 달린 우측으로 급하게 꺾여 진행된다.

 

14:03   삼거리

또 다시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측편으로 리본이 보인다.

 

14:28   작은 소나무가 있는 바위봉우리

길은 서서히 좌측으로 꺾이면서 고도를 높여가고 꼭 좌측 사면을 타고 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좌측이 경사진 길을 따라 오르게 된다. 이렇게 오르다 보면 바위가 있는 능선에 오르게 되는데 그 옆의 바위에는 키 작은 소나무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면서 버티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14:38   전면에 큰 바위

소나무가 있던 바위 봉우리를 지나 바윗길(?)을 내려가면 앞에 커다란 바위가 길을 막고 있는데 좌측편 계곡 쪽으로 길이 보이지만 잘 보면 바로 왼쪽으로 빨간 리본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고 큰 바위 옆의 작은 바위를 넘는 길이 보인다. 처음에는 이곳이 그 유명한 운악산 암벽 구간 우회로 초입인줄 알고 계곡 쪽으로 2~3미터 정도 내려갔다가 다시금 되돌아오는 실수를 하였다.

 

14:48~14:55   운악산 암벽 구간 갈림길(우회로)

큰 바위를 넘어선 길은 릿지길 같은 암릉으로 이어지다가 약간의 오르막 길을 오르면 드디어 리본이 많이 매달린 삼거리를 만난다. 운악산 암벽 구간 우회로와 암벽을 넘는 길 중 어느 쪽으로 갈 것인가를 선택하는 곳이다.

 

15:16   주 능선길 복귀

우회로는 우측 내리막길로 이어지고 암벽길은 좌측 오르막길로 가게 된다. 홀로 가는 길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이 있으랴, 우회하기로 결정하고 우측편의 우회로 길로 내려선다. 계곡으로 향하는 우회로는 가느다란 나일론 줄이 도랑처럼 패인 지점에 잡고 건널 수 있도록 묶여 있고 이 지점을 건너가면 암벽의 하단부를 따라 길이 보이는데 끝나는 지점에 비박굴이 형성되어 있다. 길은 여기서 오른쪽으로 꺾이면서 급한 내리막길로 2~30m 정도 내려가다가 좌측 사면에 보이는 노란 리본(구정맥)을 따라 아직은 뚜렸한 길이 없지만 조금씩 산사면을 올라선다. 잠시 후 길처럼 보이는 길을 따라 오르면 좌측으로 향하는 오름길을 만나게 되고 이 길로 오르면 주능선길로 올라간다. 이 구간은 다른 선답자들은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오는 길에서 계류를 만나지는 않았고 아직은 뚜렷한 길이 보이지 않으므로 산행자 자신이 판단하여 가야만 할 것 같다.

 

15:20~15:25   우회한 암벽 건너편 바위

우회한 운악산 암벽의 모습이 보고 싶어서 암벽 구간으로 가본다. 암벽 구간의 시작 지점인 하단까지는 내려가지 않고 마주보이는 바로 앞의 바위에서 바라보는 전면벽의 두 하강길은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암벽의 좌측편으로 이어지는 4~5m 정도의 크랙길은 왼쪽 아래로 직벽에 가까운 경사도를 보이면서 낭떠러지로 되어있지만 크랙 사이로 가느다란 줄과 테이프 슬링이 묶여 있어 릿지길을 해 본 경험자라면 큰 부담감 없이 내려올 수 있겠다. 또 하나의 길인 하강길은 약 12m 정도의 높이인데 상단의 작은 나무에 역시 가느다란 나일론 줄이 묶여 있고 중간중간 매듭을 만들어 미끄러지지 말라고 한 것 같은데 고정시킨 나무가 위험해 보인다. 어느 정도 하중이 실린다면 뽑힐 것만 같다. 산행자의 안전을 위하여 하강 구간으로 내려설 것 같으면 상단에 뿔처럼 생긴 암각이 있으므로 그 암각에 테이프 슬링을 묶고 보조자일 및 하강기를 이용하여 하강하는 것이 현재 있는 줄을 이용하는 것보다 안전할 것이다. 이렇게 한다면 테이프 슬링은 약 3m 정도 필요하고 보조자일은 30m짜리가 있어야 할 것이다.

 

15:30   주 능선길 복귀 지점

암벽 구간을 확인하고 되돌아온다.

 

15:32   애기봉[운악산 4-5]

위험 구간을 우회하여 만나는 주 능선길을 따르다 보면 좌측편에 우뚝 서 있는 애기봉을 만난다.

 

15:35   [운악산 4-6(서봉)] 안내판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갈림길로 운악산 등산로가 그려져 있는 원형 안내판이 있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제법 경사져 있다.

 

15:42~15:48   운악산 서봉[운악산 3-4(정상)]

짧은 구간의 오르막길을 오르니 운악산 등산로 안내판은 없어지고 정상(서봉)을 알려 주는 안내판만 있다. 여러 갈래의 길이 있지만 정맥길을 따라 좌측 직진길로 진행한다.

 

16:04~16:08   운악산(935.5m), [운악산 1-7(정상)]

넓은 공터의 중앙쯤 되는 곳에 1998년 8월 1일 가평군수가 설립했다는 정상석과 함께 산세 따라 등산로가 표시된 안내판 및 이정표[←절고개(현등사 방향) ↓하판리(매표소 방향) →포천(운주사 방향)]가 잘 설치되어 있다. 운악산 구간 하산로인 47번 국도 및 서파 사거리가 보이고 그 옆으로는 명덕봉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16:11~16:13   운악분기점(표고 400.0m)

정상에서 절고개(현등사 방향) 방향의 통나무 계단을 내려가다 만나는 표지판으로 해발고 표시가 뭔가 이상하다. 현등사 뱡향(하산 3.15km 1:40분)으로 계속 직진한다.

 

16:16   남근석 촬영소

능선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남근석촬영소라는 안내판이 보이는데 건너편 지릉을 보면 우뚝 솟은 바위가…

 

16:21   운악분기점(표고 905.0m)

아기봉 방향(정상-3km 2:20분)으로 직진한다.

 

16:51   헬기장

능선길은 계속 내리막으로 떨어지는데 안부를 만나기 전 나뭇가지가 하산로를 가로막는 지점에서는 바윗면에 앉은 상태로 먼저 오른발을 오른쪽 나뭇가지를 딛고 내려가면서 왼쪽발로 왼쪽가지 아래 부분을 디디면 쉽게 내려설 수 있다. 잠시 후 안부에 도착하면 이전의 선답자들이 헛갈린다고 하는 지점이지만 지금은 리본이 정리되어 정맥길을 찾기 쉽다. 이렇듯 내리막길을 내려가오면 헬기장을 만나는데 이곳에서 뒤돌아보는 운악산은 신음소리를 내고 있는 듯하다. 산등성이를 허옇게 내 보이고 있는 채석장의 흉물스러운 모습을 보노라면 과연 이렇게까지 채석장 허가를 내 주어도 되는가 묻고 싶어진다. 우리의 자연 환경 보호 의식을 보는 것만 같아 마음 한구석이 씁슬해진다.

 

16:58~17:02   전망바위

채석장의 모습을 못 본 채 잊어버리고 내려가다 보면 길 옆으로 바위가 보이는 지점을 만난다. 다가서면 바윗에 적색 스프레이로 쓴 듯한 특정 종교의 지나친 광적인 기호와 글이 보이고 가운데가 움푹파인 훼손된 삼각점이 있는 전망바위다. 발아래로는 군 부대의 영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47번 국도를 주행하는 차들을 볼 수가 있다.

 

17:16   군 부대 철망

마사토 길 따라 삐삐선이 다시 보이고 미끄러운 길을 조심조심 내려가면 나무를 베어버린 듯한 개활지를 만나면서 군부대 철망을 만나게 된다.

 

17:29~17:36   폐쇄된 군 부대 후문

철망을 따라 오른쪽으로 걷다 보면 이번 장마에 유실된 것으로 보이는 절개지를 만나는데 유실된 토사를 조심히 밟으면서 건너편의 철망을 잡고 넘어선다. 이후 계속 철망과 교통호의 윗부분을 왔다갔다 하면서 내려오다 망루에 있던 초병과 마주치자 초병이 빠르게 뛰어 내려온다. 어디서부터 오는 길이며, 왜 이곳으로 오고 있느냐는 등 여러 가지 질문을 한다. 그냥 정맥길을 따라 홀로 산행하고 있으며 다 온 것 같으니까 빨리 내려가겠다고 하자 아무 말없이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이제 철망을 벗어나면서 전주가 있는 잡풀 사이의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군부대 앞을 지나는 도로와 만난다.

 

17:39   군 부대 정문 사거리(47번 국도 지하통로)

폐쇄된 군 부대 후문에서 잠시 생각한다. 오늘 산행은 명덕삼거리까지 가려고 계획했는데 계획대로 할 것인가를 망설이다가 시간이 될 것 같아 가기로 결정하고 서울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걷는다. 47번 국도를 건너야지만 명덕봉 쪽으로 접근할 수 있다.

 

17:47   군 부대 철망 출입문

47번 국도 지하통로를 건너 길은 오른쪽으로 직각으로 꺾이고 잠시 후 왼쪽의 민가를 지나 계속 직진한다. 그런데 이 민가에서 나온 듯한 멍멍이 한 마리가 짖어대면서 나를 쫒아 오길래 배낭에서 스틱을 꺼내니 도망간다. 이 구간부터는 멍멍이 조심하라는 선답자들의 산행기가 생각난다. 포장된 길은 좌측으로 급하게 꺾이면서 이어지는데 이 지점에 노란 리본이 달려 있어 산길로 올라섰다가 이상하여 박종율 님의 산행기를 읽어 보니 도로를 따라 끝까지 가도록 되어 있어 다시 내려와 도로를 따라 간다.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잠겨 있는 철망문이 있고 산길은 여기서 우측으로 꺾여 올라선다.

 

17:57   능선상의 벙커

철망문을 지나 키 작은 억새와 잡풀이 뒤섞인 산길은 철망 따라 오름길로 되어 있다. 또 다시 억새풀을 보니 지난 2구간의 지독한 억새풀이 생각난다. 오늘은 그냥 장난이구만…

 

18:07   군부대 철망

벙커 앞을 지나온 길은 이제 철망을 벗어나 참나무로 우거진 전형적인 산길로 바뀌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다시 높은 초소가 보이는 군부대 철망을 만난다.

 

18:33~18:47   425.4봉

철망을 따라 걷다가 다시 나무 숲길로 접어들어 가다 보면 또 철망을 만난다. 그러다가 우측으로 보이는 길을 따라 철망을 벗어나 잡목 사이를 오르다 보면 왼쪽으로 쇠파이프에 하얀 천을 현수막처럼 걸어 놓은 425.4봉을 오르게 된다. 날은 어느새 어두어지기 시작하고 있다. 오늘 너무 먼 길을 계획한 것인가. 여기서 정맥길은 오른쪽 억새 사이로 가야 하는데 그만 직진을 하여 오늘의 알바를 시작하게 된다. 직진을 하니 창고로 쓰였을 법한 건물이 쓰러질 듯이 힘들게 버틴 건물을 지나 계속 내리막으로 향한다. 얼마나 왔을까,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계속 가 보니 47번 국도를 달리는 자동차의 불빛이 보인다. 아차차 이 길이 아니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6분을 왔다. 그냥 내려와서 다음에 이쪽으로 올라 올바른 정맥길로 접근할까 하였지만 오기가 생긴다. 뒤돌아 올라가 다시 가기로 하고 헤드랜턴에 건전지를 넣고 불 밝히면서 다시 혼동했던 425.4봉에 도착하니 왕복 12분이 소요되었다. 어두워지니 마음이 급해진 모양이다. 내려간 시간이나 올라온 시간이 똑같으니… 헉헉헉~

 

<18:49   철망/b>

올바른 길인 우측편 억새풀 사이로 간다. 이제 주위는 제법 어두어지고 있다. 철망이 보인다. 철망을 따라 우측으로 억새풀을 헤치면서 내려선다. 우측 아래로 가옥인지 전등불이 계속 켜져 있고 간간이 자동차의 불빛이 지나간다.

 

19:00   명덕삼거리

어느 정도 내려가니 직진 뱡향으로 또 다른 불빛이 보인다. 여기서 또 한 번 실수를 하게 되는데 위급 상황에 빠질수록 침착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혼자이다 보니 마음과 몸은 서로 별개인 것처럼 움직이게 되었다. 가던 길은 잘못된 방향이라고 판단 우측 아랫길이 올바른 길이라 생각하여 소나무가 많이 보이는 지점에서 길을 내려가니 도로와 만나고 서울, 의정부 방향의 이정표가 있는 고갯길로 올라온다(집에 와서 지도를 확인해 보니 조금만 더 갔으면 올바른 지점 즉 명덕삼거리로 떨어지는 것을 되돌아 간 것이다)

 

19:15   서파 시외버스정류장

오늘은 너무 무리수를 두었나 보다. 서울 방향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시외버스 정류장인 것을 지하차도를 건너 반대편으로 간 것이다. 다시 건너온다.

 

19:53   서파 시외버스정류장

시외버스 매표소를 겸한 가게에서 캔맥주로 갈증을 달래 본다. 무사히 하산을 완료했지만 너무 무리수를 두었다고 자책하면서. 19시 30분 도착 예정인 버스는 지연되어 19시 53분에 도착한다.

 

20:57   상봉동터미널

상봉동 가는 길은 평상 시 주말 같지 않고 차량이 별로 보이질 않는 것이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음을 느끼게 한다. 덕분에 바람처럼 달려온 시외버스는 정시에 상봉동에 도착한다.

 

 

[산행 후기]

   오늘도 괜히 바쁜 척합니다. 상봉동 첫차에 맞추어 도착하고 일동에서는 무리울 삼거리까지 택시타고 갑니다. 하긴 택시를 타고 가니 지난 일요일 40여 분 걸려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걸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이렇게 편하고 빠르게 갈 수 있는 거리를 무식하게 걸었으니 다리가 말을 안하지만 얼마나 욕했을까요. 오늘은 갈 길이 멀어 택시를 탑니다. 명덕삼거리까지 가기로 마음먹었으니까요.

 

   오뚜기령으로 오르는 길에 산짐승들을 만나니 왠지 오늘은 좋은 일만 생길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거기다 정면으로 마주하는 아침 해와 솔~솔 불어주는 바람은 오르막길인데도 힘들지 않게 합니다. 드디어 오뚜기령에 도착합니다. 잠시 땀을 식히고 지난번에 내려온 길을 바라보고 오늘 가야 할 길을 올라갑니다.

 

   오르다 보니 헬기장이 나오는데 앞은 계곡 쪽으로 떨어지는 길입니다. 아차차! 올라오다 좌측편에 있는 방화선 길을 놓쳐버린 것입니다. 흐흐흐 이것이 오늘의 고행이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되돌아 내려가서 귀목봉 갈림길을 향해 수풀 사이로 올라갑니다.

 

   이후 어느 누가 쌓았는지 정성이 깃든 돌탑이 있는 곳에서 바라보는 길매봉과 운악산은 정말 눈에 선합니다. 손을 뻗으면 잡힐 듯 가까이 있는 것 같은데 가면 갈수록 자꾸만 멀어져 가고 능선길은 심한 고도 차를 보이면서 서서히 오르고 거기다 그 유명한 암벽 구간을 우회하느라 급경사의 내리막길을 걷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암벽 구간을 넘어보고 싶은 욕심에 암벽 구간을 탐색하러 갔었는데 조금만 주의한다면 재미있는 구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멀리서 손짓만 하던 운악산에 도착하여 오늘 최종 목적지로 예정한 서파사거리까지 눈도장 찍고 다시 출발합니다. 47번 국도에 내려가니 시간이 충분하다고 판단됩니다. 명덕삼거리까지 1시간 정도 예상하고 있으니까 지금 가면 해 떨어지기 전에 도착할 것 같다고 섵부른 판단을 합니다. 배낭을 고쳐매고 명덕봉 쪽으로 가는 길에 멍멍이가 짖어대면서 쫓아오는데 이 구간 멍멍이 주의하라는 선답자 분들의 산행기가 생각이 나 배낭에서 스틱을 꺼내 드니 슬며시 도망가더군요.

 

   지난 2구간(광덕고개~오뚜기령)에서 겪었던 아름다운(?) 억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키 작은 억새풀과 잡목길을 지나 벙커를 통과하고 참나무 숲길을 걷을 때까지는 괜찮았습니다. 아직은 햇빛이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데 조금씩 힘이 약해지는 것 같습니다. 철망을 따라 걷다가 떨어져서 걷다가 하기를 여러 번 이제 서서히 해는 사라지고 길은 어둠에 덮입니다.

 

   425.4봉을 지나 어처구니 없이 정맥길을 벗어나 왼쪽 능선길로 가 버린 첫 번째 실수에서 그냥 하산을 했어야 하는데 그놈의 오기가 생겨 명덕삼거리를 바로 앞에 둔 지점에서 되돌아서서 소나무 많은 곳으로 하산하는 두 번째 실수로 이어집니다. 집에 와서 지도를 확인해 보니 거의 다 온 지점에서 되돌아섰더군요. 주위가 어둠에 휩싸이고 인적이 없는 상황에 잠시 판단력이 흐려져 조금만 신경써서 지도를 보았으면 되는 것을 실수하고 만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오후 7시 정도까지는 주변 사물을 판가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이 잘못된 생각이었으며, 처음 잘못 내려간 길에서 그냥 하산을 했어야 하는 것인데 그렇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실수였던 산행이었습니다.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으니 후회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번 산행에서는 여기 한국의 산하에서 활동하시는 많은 선답자 님들과 함께 미시령 님 그리고 박종율 님의 산행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여러 선답자 님들과 함께 두 분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