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9정맥 산행 기록/한북정맥_새로운 산행의 시작

[2004-09-19] 한북정맥 2구간(광덕고개 → 오뚜기령) : 억새풀과 함께한 산행… 이제는 억새풀이 싫어진다

한북정맥 2구간(광덕고개 → 오뚜기령) : 억새풀과 함께한 산행… 이제는 억새풀이 싫어진다

 

[산행 일시]  2004. 09. 19(일)  08:28~19:04(10시간 36분)

                  (산행 : 6시간 47분 / 휴식 : 1시간 34분 / 헛걸음 : 0시간 0분 // 이탈 : 2시간 15분)

[날       씨]  맑음

[산행 인원]  성봉현

[정맥 접근]  상봉터미널→광덕고개 : 시외버스

[정맥 이탈]  오뚜기령→일동 : 도보 / 일동→상봉터미널 : 시외버스

[산행 시간]  광덕고개(매표소, 08:28) → 762봉(08:46~08:57) → 백운산(09:36~09:41) → 삼각봉(09:53)

                  → 도마치봉(10:11~10:19) → 샘터 삼거리(10:26) → 신로령(11:47) → 국망봉(12:48~13:03)

                  → 개이빨산(13:25~13:50) → 민드기봉(14:21~14:26) → 도성고개(15:10~15:23) → 강씨봉(15:55)

                  → 강씨봉 표석(16:03) → 오뚜기령(16:49~17:07) → 무리울 삼거리(18:24)

                  → 제일유황온천장(18:47) → 일동 버스터미널(19:04)

[산행 지도]  1:50,000  갈말, 일동 (1975년 편집, 2003년 수정, 2004년 4월 인쇄)

 

[산행 기록]

06:30   상봉터미널

자명종은 정상적으로 울렸지만 늦잠을 자는 바람에 늦었다. 부랴부랴 먹을 것을 챙겨 넣고 집을 나와 상봉터미널에 도착하니 6시 20분, 이렇게 사창리행 첫차를 탄다.

 

08:15   광덕가든

상봉동을 떠나 구리시계를 벗어난 버스는 직행이 아니고 완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정류장을 경유한다. 지난 1구간을 할 때에는 토요일이라 그랬는지 주요 경유지만 들른 것 같았는데. 일동을 지나 광덕고개로 가는 차의 창밖을 보는데 오늘 가야 할 능선이 보이질 않고 안개만 자욱하다. 광덕고개를 오르기 전에 고개에서 내려줄 것을 부탁해 보지만 지역 주민들의 말이 많아 안된다면서 아래에 있는 광덕가든에서 정차한다. 미시령님 산행기에서는 고개에서 정차해 주었다는데…

 

08:28   광덕산 매표소

버스에서 같이 내리신 분이 매표소에서 근무하시는데 어디까지 가냐고 물으신다. 이런저런 이야기와 함께 입장료 1,000원을 내고 오늘의 2구간을 시작한다.

 

08:46~08:57   762봉

몸풀기 오름길을 오르는 도중 젊은 산님 4명을 지나고 비교적 평평한 첫 봉우리에 도착한다. 아침부터 서두른 탓에 건너뛴 아침을 이곳에서 간단히 해결한다.

 

09:18~09:25   두 번째 봉우리

잠시 급경사 오름길을 올라 숨을 가다듬는다. [←광덕고개(2.50km) / 백운산(0.5km)→] 이정표가 있다.

 

09:36   백운산(903.1m)

마사토로 덮인 작은 공간에 도착하니 백운산 정상을 알려주는 표석이 반긴다. 흥룡사에서 2시간 30분 걸려 올라오셨다는 부부 산님들 5명을 만나는데 이것저것 물어보신다. 표지목에는 정맥길 방향인 삼각봉 까지는 1.0km라고 되어 있다.

 

09:53   삼각봉

그냥 지나가는 능선상에 삼각봉 표지목이 보이고 도마치봉까지는 1.0km

 

10:11~10:19   도마치봉(937m)

이곳에도 안내 표지목이 있다. 흥룡봉과 국망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로 국망봉을 향하여 직진한다.

 

10:26   샘터 삼거리

도마치봉에서 정맥길을 벗어나는 듯한 급경사의 내림길을 내려가니 샘이 보이고 나뭇가지에 바가지가 있다. 잠시 물 한모금을 마시고 우측길로 진행한다.

 

10:37   [국망봉-24] 표지목

[↑국망봉(6.09km) / 도마치(1.67km)↓] 안내 표지목이 있고 진행 방향 좌측편으로 보이는 정상에는 통신탑이 우뚝 서 있다.

 

11:02   삼각점(3(4) / 1977)

방화선 구간의 억새풀을 헤치고 진행한다. 전날 내린 비와 아침에 차 안에서 보았던 짙은 안개 때문인지 내 키(174cm)를 넘는 억새풀은 물을 잔뜩 머금고 있고 가야 할 길은 보이질 않는 구간을 그냥 감각만으로 진행한다.

 

11:26   헬기장

이제 지독한 억새밭이 끝나나 보다(오산이었음이 잠시 후 밝혀진다). 억새밭을 지나오면서 등산화 끈이 풀려버린지도 모르고 오다가 다시 묶어야 했다.

 

11:47   신로령([국망봉-20] 표지목)

신로봉이 오른쪽으로 보이며 국망봉 방향으로 보이는 억새풀 밭은 억새의 끝이 아닌 것을 예고라도 하는 것 같다. 국망봉으로 향하는 오름길을 오른다.

 

11:52   삼각봉(현위치 1-5 /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오르다가 왼쪽으로 표지판이 보이고 길은 우측으로 살며시 꺾어진다.

 

11:58~12:09   [←색일령 / 국망봉→] 이정표

뒤편으로 광덕산 기상레이더의 햐얀 돔 및 도마치봉이 뚜렷히 보인다. 잠시 휴식과 함께 간식을 먹고…

 

12:38   현위치 1-9(헬리포트 1)

내리막과 오르막길을 지나면서 여러 개의 표지목들을 보고 이제 국망봉을 향해 오른다.

 

12:49~13:03   국망봉(1168.1m)

드디어 오늘의 최고봉인 국망봉, 정상은 넓은 헬기장으로 되어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있다. 오뚜기령을 향한 방향으로 산불 감시용인 듯한 카메라가 있는 통신탑 건물이 보이고 지금까지 걸어온 능선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13:25~13:50   개이빨산(견치산)

능선길로 이어지는 개이빨산은 그냥 지나치기 알맞게 생겼다. 왼쪽으로 보이는 [국망봉-23]이라는 표지목에 개이빨산을 알려 주는 이름이 있을 뿐 특별한 것이 없는 평범한 곳이다. 여기서 점심을 먹는 동안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다.

 

14:21~14:26   민드기봉(1023m)

민둥산으로도 불리는 민드기봉이다. [←용수목(3.50km) / 도성고개(2.55km)→] 표지목의 방향을 따라 오른쪽 내리막길로 내려간다.

 

14:58   삼거리

도성고개가 0.70km 남았다는 표지목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급경사 내림길을 내려간다.

 

15:10~15:23   도성고개(헬기장)

[←강씨봉(1.54km) / 민둥산(2.55km)→ / ↑포천 / ↓논남(4.40km)] 표지목이 있는 도성고개이다. 폐타이어로 하얀 원을 만든 넓은 헬기장이 있으며 강씨봉 방향으로는 제법 급한 오름길을 보인다.

 

15:55   [강씨봉-12] 표지목

이동면 채석장으로 내려가는 삼거리를 조금 지나 [강씨봉-12] 표지목이 있는 봉우리로 지도를 보면 강씨봉으로 표시된 직전의 봉우리이다.

 

16:03   강씨봉(830.2m)

강씨봉 표석이 있는 진짜 강씨봉이다. 표석 뒷면에는 "1998년 8월 1일 설립 / 가평군수" 라고 음각되어 있고 지도상으로도 이곳이 강씨봉으로 표시되어 있다. 좌측으로 명지산이 손에 잡힐 듯이 보인다.

 

16:28   봉우리 직전 삼거리

한나무골 갈림길을 지나 조금 진행하면 왼쪽으로 오르는 길과 리본이 달려 있는 직진길이 있는 삼거리를 만난다. 여기서 왼쪽으로 2~3분 올라보지만 억새풀과 잡목으로 내려가는 길을 찾지 못해서 다시 내려와 리본이 달려 있는 오른쪽 직진길로 간다. 이 두 길은 10여 미터 후 다시 만나는데 왼쪽길로 올라서도 내려오는 길이 있는데 찾지를 못한 것이다.

 

16:42   768.1봉([현위치 : 강씨봉 1-3(정상)] 표지판이 있는 삼거리)

봉우리 직전 삼거리를 지나 잠시 오르막길을 오르면 진행 방향으로 오뚜기령 표석이 보이고 비포장 군 작전도로가 산등성이를 타고 지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은 삼거리로 오른쪽 길은 무리울로 떨어지는 길이며 오뚜기령으로 가기 위해서는 왼쪽길로 가야 한다.

 

16:49~17:07   오뚜기령

부드러운 잣나무의 이파리가 떨어져 있는 푹신한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약 2~3m 정도의 급경사지로 내려온다. 내려와서 보니 정상적인 등로가 오른쪽으로 보이는게 이쪽으로 내려와야 하는 것을. 오뚜기령 표석의 이면에는 "초전3일 돌격결전 / 의지와 기백으로 / 폐허의 옛길을 뚫다. / 1983. 6. 25" 그리고 군단장 중장 오자복 이하 등등등 작업에 참여한 분들의 직급, 성명이 음각되어 있다.

 

18:24   무리울 삼거리([현위치 1-1(삼거리 1)])

군 작전도로를 따라 내려오다 보니 지난 여름의 폭우로 유실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산사태 지역을 통과하고 좌측으로부터 들리는 계곡의 물소리를 벗삼아 터벅터벅 내려간다. 사륜 구동차라도 다니기 힘들 정도로 구간구간이 유실된 길을 따라가다 잠시 주차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방치된(?) 것인지 모를 사륜 구동차 2대를 만난다. 4~50여 분을 걸어 내려가니 계곡으로부터 흐르는 물가에서 땀을 씻는다는 것이 15분이나 쉬게 되었는데 이 물가에서 10여 미터 내려가면서 왼쪽을 보면 지름이 약 60여 센티미터 정도 되는 절구통 모양으로 움푹 패인 바위(?)가 있어 씻기가 좋겠다. 오른쪽으로 무리울이 보이는 내리막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포장도로와 만나는 무리울 입구이다.

 

18:47   일동 제일유황온천장

좌우측으로 밀집되어 있는 양돈사를 지나고 낚시터, 예비군 훈련장을 지나 제일유황온천장에 도착한다. "정상수양관 전원교회(2.5km)"라고 새겨진 큰 바위 위에 24시간 소머리국밥집 간판이 새워진 날머리(들머리)를 지나 일동버스터미널로 간다.

 

19:04   일동 시외버스터미널

드디어 오늘의 산행을 마치는 시간. 외출(박)을 끝내고 부대로 귀대하는 것 같은 군인들로 터미널은 북적거리고 이미 도착해 있는 동서울터미널행 버스는 서 있는 젊은 아가씨들로 만원이 되어 출발한다. 상봉동행은 20분 연착(19:40)되어 도착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빈 좌석이 많이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어 동서울터미널행과 대조적이다.

 

21:29   상봉동터미널

일동에서의 정체 그리고 진접 전부터의 정체로 예정보다 늦게 도착한다.

 

 

[산행 후기]

   아침부터 늦잠으로 바쁘게 움직입니다. 정상적으로 자명종 소리를 들었지만 전날 회사 직원과의 우중 산행(불암산-수락산)에 의한 영향인지 몸이 마음대로 따라주질 않아서 꽤나 서둘러야 했습니다(이후 산행하면서 지난날 산행 시 다쳤던 왼쪽 무릅의 통증이 다시 재발하는지 알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상봉동터미널이 집에서 차로 5분여 거리라 첫차를 탈 수 있었지요. 오늘 출발하는 사창리행 버스는 정류장을 다 들렀다 가는 완행 같이 갑니다. 광덕고개에 빨리 도착해야 하는데 제 마음은 아랑곳 없이 쉬엄쉬엄 가고 있습니다. 지난 1구간 산행했던 토요일은 경유지가 별로 없었는데 오늘은…

 

   일동을 지나는 버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정맥길의 모습은 안개로 보이질 않는데 47번 국도는 쾌청합니다. 도로를 굽이굽이 돌아 올라가는 버스는 광덕고개를 넘어 광덕가든에서 정차합니다. 지역 주민들(?)의 말이 있어 광덕고개에서 내려주질 못한다는 기사님의 말씀에 무어라 하겠습니까. 하여튼 오늘은 시작부터 이상합니다.

 

   지난 1구간의 하산 지점이었던 절개지를 잠시 뒤돌아봅니다. 상점을 지나 가파른 철계단을 오르면 매표소가 있는데 근무하시는 분이 버스에서 같이 내리신 분이더군요. 입장료로 1,000원을 내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서 백운산을 향해 오름길을 올라갑니다. 야트막한 고개에서 쉬고 있는 젊은 산님들 4명을 지나고 잠시 후 첫 봉우리에서 오늘의 힘찬 산행을 위해 늦은 아침을 먹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허기지면 산행이 힘들어지는 것을 미련하게 오래전 신년 산행지였전 설악산 서북능선에서 몸으로 느꼈답니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는 말이 실감난 겨울 적설기 산행이었습니다.)

 

   이름 모르는 나무들의 숲길로 이어지는 정맥길은 구간구간 이정표(표지판 또는 표지목)가 잘 설치되어 있어 좀 과장한다면 눈 감고도 갈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정표에는 현 위치와 진행 방향 및 지나온 주요 지명이 거리와 함께 표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번 구간도 삐삐선(군 작전용 통신선)이 계속 같이 하는데 발밑에 깔려 있는 통신선 때문에 무심코 가다가는 발이 걸려서 넘어지기 쉬우므로 조심을 하셔야 합니다.

 

   아름다운 우리의 산등성이를 지난 1구간에 이어 또 다시 폐타이어로 만든 교통호와 시멘트로 지어진 벙커들이 자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지나야 하는 정맥길은 분단의 아픔을 느끼게 합니다. 언제쯤이면 이 모든 것이 복구되어 옛 모습 그대로 보여질 수 있을런지요…

 

   쾌청한 하늘만큼 시원한 조망을 느끼면서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 긴바지를 입으면 산행에 지장이 있어 반바지 차림으로 갑니다. 백운산 정상에서 흥룡사에서 올라와 도마치고개로 하산하신다는 산님들을 만난 후 국망봉에 이르기까지 아무도 만나질 못합니다. 또한 국망봉을 지나면서부터도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산님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역으로 무리울에서 올라오는 세 분을 민드기봉 가기 전에 만나고 도성고개 내리막길에서 민드기봉으로 올라오는 일행으로 보이는 대여섯 분을 만난 것이 전부입니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도마치봉을 넘어 나타나는 방화선 구간의 길을 분간하기 힘든 억새풀밭은 오뚜기령이 끝나기 바로 전까지 산행자를 괴롭히기 때문일 겁니다. 더구나 오늘은 전날 내린 비로 억새풀밭은 잔뜩 물을 머금고 있네요.

 

   억새풀을 헤치면서 가다가 등산화 끈이 풀려 두 번 묶음으로 다시 묶었지만 그래도 소용없이 또 풀려버렸습니다. 등산화 끈을 두 번씩이나 고쳐 매고 도성고개를 지나 강씨봉으로 오르는 도중 결국은 반바지에서 긴바지로 바꿔 입습니다. 오뚜기령까지 따라오면서 괴롭힌 억새풀에 두 손 들면서 다시는 억새 산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오뚜기령에 도착합니다. 이 구간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아무리 더워도 긴바지와 긴팔 상의를 입어 저와 같이 고생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나마 오늘 산행 내내 날씨가 좋아 주변 경관을 시원하게 볼 수 있었다는 것으로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처음 광덕고개를 출발하면서 오뚜기령에 오후 4시까지 도착한다면 원통산을 넘으려 했는데 쉬엄쉬엄 오다 보니 오후 5시가 다 되어 갑니다. 조금만 빨리 운행하였어도 오후 4시쯤 이 곳을 통과하고 원통산을 넘어 노채고개까지 갔다면 오늘 하산도 그렇지만 다음 3구간 산행 시 들머리 접근이 용이한 것을 게으름을 피우다보니 군 작전도로를 힘없이 바라보는 석양과 마주하며 일동을 향해 터벅터벅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