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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11-08-15] 북한산 밤골공원지킴터→숨은벽→영봉→육모정고개→육모정공원지킴터

북한산  밤골공원지킴터숨은벽영봉육모정고개육모정공원지킴터

 

[산행일시] 2011. 08. 15(월) 11:30~17:10(5시간 40분)
[날      씨] 흐리다가 보슬비
[산행경로] 밤골공원지킴터→숨은벽 하단부→대동샘→백운대피소→하루재→영봉→육모정고개→육모정공원지킴터
[산행인원] 성봉현

[접근방법] 홍제역(지하철 3호선)→효자비 : 704번 시내버스(청색) / 효자비에서 다음 정거장인 효자2리에서 하차
[복귀방법] 우이동→월곡역(지하철 6호선) : 120번 시내버스(청색)
[산행지도] 국립공원관리공단 발행 북한산 안내도

 

[산행기록]
광복절이 월요일인 관계로 3일간의 연휴를 이용하여 모처럼 낙동정맥으로 가려고 하였다가
토요일 근무를 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하여 아쉽지만 낙동길은 차후로 미룬다.
대신 연휴가 끝나는 광복절 아침, 창문 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흐리지만 북한산을 다녀 오기로 하고
지하철 6호선의 종점인 봉화산역에서 출발하여 3호선 홍제역에 도착하니 하늘은 흐려지고 있다.
잠시 후 도착한 704번 시내버스로 환승하여 북한산성입구를 지나 효자비 정류장에서 하차하였는데
밤골공원지킴터로 이어지는 산길이 아님을 알고 도로를 따라 송추방향으로 걸어간다.
오늘 산행도 출발이 늦었지만 그렇다고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 아니므로 여유로운 산행을 하기로 한다.

 

그리 멀지 않은 효자2리 버스 정류장 안내판을 지나 국사당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우측길로 진행한다(11시 30분).
당장이라도 비가 내릴 듯한 하늘은 잠시 후 밤골공원지킴터를 지나면서 숲으로 가려지고
산행 출발시간치고는 늦어서인지 한적한 산길을 따라 쉬엄쉬엄 오른다.
계곡을 좌측에 두고 조금 오르다가 먹는 만큼 걸을 수 있다는 생각에 산길 옆에 있는 다소 평평한 바위 위에서
미리 준비한 김밥과 김치를 안주삼아 막걸리 한 사발을 하면서 쉬어가기로 한다.
계곡에 자리잡은 피서객들의 불법 행위를 단속하는 듯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이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잠시 후 하늘이 참고 있던 비를 뿌리기 시작하는데 숨은벽으로 올라갈 것인지 잠시 고민하다가
20여 분의 휴식을 끝내고 비를 맞더라도 숨은벽 하단부를 지나 백운대피소로 가기로 결정한다.

 

완만하던 산길은 계곡을 서너 번 건너 능선으로 올려붙기 위해 가팔러지는 상황에 빗줄기는 더 굵어지고 있다.
'← 1.5km 밤골공원지킴터 / 백운대 1.6km →' 이정표가 세워진 능선으로 오르는 가파른 오름길에
우측으로 보여야 할 백운대는 이미 구름이 숨겨버리었는지 보이는 것이라고는 구름뿐이다(12시 37분).
후덥지근한 바람도 잠들은 능선길을 그저 묵묵히 걸어가는 산객의 마음을 토닥여주는 구름은 빗물되어 흘러내리고
말없이 걷다보니 해골바위라 불리우는 움푹 패여진 바위가 있는 짧은 경사진 바윗길을 만난다(13시 06분).
예전에 걸려 있었던 슬링은 누군가 제거해버렸는지 볼트만 보이는데
볼트를 잡고 오를까 말까 잠시 고민하다가 비오는 날 안전이 제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좌측으로 우회하여 오른다.

 

날이 맑았다면 상당한 위압감으로 다가서는 숨은벽의 슬랩이 오늘은 말 그대로 구름 속으로 숨어버렸다(13시 30분).
무언가 모를 허전함에 배낭 속에 집어넣었던 휴대폰을 꺼내 전원을 켜본다.
통화가 가능함을 확인하고 대구의 권재형님과 지난 토요일 12성문을 같이 걸었던 친구에게 전화 통화를 한다.
하지만 내 마음을 다 전할 수는 없기에 그냥 안부인사 정도로 마무리하고 다시 갈 길을 가야겠다.
날이 좋으면 상주하고 있을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도 없는 숨은벽 하단부를 잠시 바라보다가 대동샘으로 내려간다.

 

짧은 내리막길에 만난 대동샘은 샘이 아니라 물길이 되어 밤골 계곡으로 흘러가고 있다.
물 한모금 마시려던 생각을 접고 백운대피소로 연결되는 V안부를 오른다.
계단길로 안부 정상을 넘어 이정표를 따라 도착한 백운대피소에는 제법 많은 산객들로 붐비고 있다(14시 24분).
짖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북한산을 찾은 산객들의 쉼터인 백운대피소에서 이제 영봉으로 향한다.
하루재까지 내려가는 등산로는 내렸던 비로 물골이 되어 산길인지 계곡길인지 헛갈리게 하고
산악구조대 건물을 지나 철거된 인수산장터까지 내려간 후 조금 올라가서 하루재에 도착한다(14시 54분).

 

오늘 갈 길이 결정되어 있기에 망설임 없이 좌측 9시 방향의 영봉으로 향하는 돌계단 길을 올라선다.
280m의 짧지만 가파른 오름길은 '영봉 / 해발 604m' 이정표가 세워진 갈림길에서 끝나고(15시 05분),
좌측 윗편에 있는 헬기장에 올라보니 2006년 10월에 보았던 영봉 정상석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에는 인수봉의 운무가 걷히길 바라는 초로의 사진사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무엇때문에 없어진 것인지 이유를 알 수야 없지만 마음 한 편으로는 서운해진다.
다시금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로 내려와 지척의 사물을 빼고는 다 숨겨버린 구름을 벗삼아
막걸리 한 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쉬어가는 여유로움을 즐기다 보니 43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초록의 솔잎에 매달린 물방울을 보면서 일어나 이제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육모정고개로 발길을 옮긴다(15시 48분).

산길의 훼손과 흙의 유실을 막고자 정비된 돌길을 내려가 조망이 시원스럽던 바위 능선을 지나고
'샛길 출입금지' 현수막을 여러 개 지나다보니 어느새 헬기장이 나온다(16시 06분).
2006년에 육모정고개에서 영봉 방향으로 올랐던 기억을 끄집어 내면서 지형지물을 떠올리지만
벙커가 있던 바위 봉우리를 보지 못하고 육모정고개에 도착한다(16시 21분).
(더불어 산행기를 쓰면서 당시의 사진을 보니 '趾玄 李昌烈 博士(지현 이창렬 박사)'의 추모비도 없어졌다.)

상장능선으로 이어지는 목책 뒷편에서 길안내를 하는 이정표(← 1.3km 영봉 / 육모정공원지킴터 1.3km →)를 따라
내려가는 나무계단길에도 작은 물길이 형성되어 흐르고 있다.
고도가 떨어져서인지 안개비는 그치고 반면 높아진 습도로 더위가 서서히 다가선다.
아무도 없는 산길을 홀로 조용히 내려가다보니 어느새 용덕사 철망이 나오고(16시 37분)
철망이 끝나면서 나오는 돌담을 따라 좌측의 용덕사를 지나 법안사 입구마저 지난다.
육모정공원지킴터가 보이는 지점의 철망 너머로 보이는 어느 음식점의 항아리 독의 뚜껑들을 사진에 담아보고
탐방객 계수기를 지나 오크밸리(음식점) 앞의 넓은 흙길로 내려서면서 실질적 산행을 끝낸다(16시 54분).

산객과 음식점을 찾는 식객들의 차량이 교행하는 우이동에서 우이령을 넘어 송추까지 이어지는 흙길을 따라
우이동 그린파크가 있는 방향으로 하산길의 날머리를 벗어난다.
오랜만에 찾아서인지 우이동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규모 건물 신축공사장과 새로 단장하고 있는 그린파크 호텔을 보면서 우이동 도로에 도착하고(17시 10분)
상가들을 지나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120번 시내버스 차고지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산행 전 심란하였던 마음이 비가 오면서 더 심란해진 산행 들머리에서의 짧은 갈등,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 올라선 숨은벽은 말 그대로 숨어버렸고
영봉비가 없는 영봉을 거쳐 우이동으로 쉬엄쉬엄 걸었던 상념의 산행을 마무리한다.

[산행사진]
▼ 밤골공원지킴터 입구의 이정표

 

▼ 밤골공원지킴터


 

▼ 수량이 늘어난 밤골계곡

 

▼ 해골바위

 

▼ 해골바위 앞의 짧은 슬랩 바윗길

 

▼ 구름 속으로 숨어버린 숨은벽

 

▼ 물길이 되어버린 대동샘

 

▼ 백운대피소

 

▼ 물골로 변한 등산로

 

▼ 하루재

 

▼ 영봉

 

▼ 2006년 10월 26일의 영봉

 

▼ 물방울을 매달고 있는 솔잎

 

▼ 헬기장

 

▼ 육모정고개

 

▼ 용덕사

 

▼ 육모정공원지킴터

 

▼ 대형 건물을 지으려는 듯한 공사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