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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08-09-27] 삼각산(북한산) 숨은벽

삼각산(북한산)  숨은벽 릿지

 

[산행일시] 2008. 09. 27(토) 08:45~17:15
[날      씨] 맑음
[산행인원] 시인마뇽, 범솥말, 조부근, 성봉현
[접근방법] 봉화산역→불광역 : 지하철 / 불광역→효자비 : 704번 간선버스(청색)
[복귀방법] 효자비→연신내역 : 704번 간선버스 / 연신내역→봉화산역 : 지하철

[산행기록]

  ▲ 좌측의 인수봉(설교벽능선)과 우측의 백운대 사이에 낮게 늘어선 숨은벽 능선

 

대구팀과의 교류산행지로 삼각산의 숨은벽 릿지를 하기로 약속한 것이 작년 가을 산행이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어지다가 다시금 금년 10월 산행하기로 약속하였다.
그 전에 숨은벽 오르는 길을 확인할 겸 겸사겸사 서울팀만으로 오르기로 하고 약속을 한 날짜가 오늘이다.
불광역에서 시인 선배님과 범솥말 선배님을 만나 잠시 후 도착한 704번 버스로 환승한 후
휴대전화로 조부근님과 연락을 하니 효자비 쪽으로 넘어오고 있는 중이라 한다.
은평 뉴타운 지구를 가로 질러가는 도로는 어느 새 북한산성 입구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많은 산님들을 내려놓고
세 정거장 더 지나 효자비에서 하차하니 조부근님이 기다리고 있다.

  ▼ 효자비 입구

 

오랜만에 만난 조부근님과 함께 다리를 건너 우측 실개천을 따르다가 좌측 산등성이로 오솔길을 따라 올라간다.
나무가 우거진 숲길로 이어지는 산길은 햇빛이 적당히 내려앉아 산행하기에는 최적이고
선선하던 기온이 오르는 것인지 아니면 산행으로 인한 체온 상승인지 서서히 이마에 땀이 배일 때쯤
주능선으로 연결되는 능선에 올라 잠시 휴식을 하면서 하네스(안전벨트)와 8자 매듭을 공부한다.

  ▼ 하네스와 8자 매듭법 교육 중

 

나무 사이로 언듯언듯 인수봉이 보이고 그 아래에 몸을 낯추어 숨어있는 숨은벽 능선을 눈으로 찾으면서
능선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다가 좌측의 계곡능선으로 내려선 다음 숨은벽으로 향하는 능선에 올라선다.
서서히 가팔라지는 능선길은 삼삼오오 무리지어 산행하는 단체팀들과 조우하게 되고
조망이 트이는 바위지대에서 슬랩을 올라가는 요령을 알려주면서 짧은 휴식을 취한다. 

  ▼ 시인마뇽 선배님

 

 

  ▼ 범솥말 선배님

 

 

  ▼ 조부근님

 

뒤돌아보면 한북정맥의 우람한 산줄기가 아련히 펼쳐지고 마룻금을 고집하다가 결국 군부대를 통과하였던
통신부대가 자리잡은 노고산을 보면서 다시 시작한 한북정맥 2차 산행을 생각해본다.
  ▼ 한북정맥 능선

 

잠시 후 해골바위가 나타나고 전에는 없던 테이프 슬링이 매달려 있어 나무에 올라서서 통과하였던 기억을 접고
슬링을 잡고 시계방향으로 치고 올라서면 짧은 슬랩이 시작되는데 생각보다 시인선배님이 쉽게 오르시니
빨래판으로 불리우는 숨은벽 슬랩에 대한 걱정이 다소 사그러진다.

  ▼ 해골바위 슬랩 상단에서 본 해골바위

 

제법 많은 인파로 붐비는 해골바위 슬랩을 지나 암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점점 가깝게 다가서는 숨은벽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니 시작하는 곳에는 이미 두 팀이 산행 준비를 하고 있으며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파견된 안전요원인 공익근무자 2명이 장비 여부를 확인한다.

 

  ▼ 숨은벽을 배경으로

 

 

시인 선배님과 범솥말 선배님 그리고 조부근님이 하네스를 착용하고 준비를 마친 것을 확인하고
나 역시 하네스를 착용한 후 퀵드로우를 준비하여 앞 팀의 선등이 끝난 것을 확인한 후 조부근님의 확보 하에 출발한다.
슬랩을 시작하는 곳에는 볼트가 박혀 있으며 슬랩을 한 10미터 올라가니 또 하나의 볼트가
그리고 조금 더 올라간 지점 즉 중간지점 쯤에도 볼트가 박혀있어 차례대로 퀵드로우를 설치하면서
한 피치가 끝나는 지점에 오르니 사진으로 보았던 확보용 체인이 쌍볼트에 걸려있다.
자기확보를 한 후 전에 한 번 올라본 적이 있다는 범솥말 선배님의 확보를 보는데 쉽게 오르신다.
범솥말 선배님의 등반이 끝난 후 시인선배님이 오르시고 마지막으로 조부근님이 연등으로 올라온다. 

  ▼ 연등 중인 시인선배님과 조부근님

 

  ▼ 후등자 확보 중

 

  ▼ 1피치 종료점에서의 시인 선배님

 

  ▼ 조부근님

 

 

상단에서 내려다보는 숨은벽의 슬랩은 경사도가 약 5~60도 정도 되는 것 같지만 좌우로 깎아지른 절벽지대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쉬운 곳임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쉽게 올라오시는 것을 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자일을 추스리는 동안 땀이 식어서인지 살랑살랑 불어대는 바람이 차갑게 느껴지면서 한기를 들게 하여
빨리 2구간을 향해 좌측으로 돌아 올라가 짧은 슬랩으로 이어지는 2구간을 올라선 다음
쐐기처럼 박힌 바윗돌에 슬링을 걸어 확보줄을 만든 후 범솥말 선배님, 시인 선배님 그리고 조부근님을 확보한다.

  ▼ 2피치 확보 중

 

1피치에 이은 짧은 2피치를 넘어서면 잠시 좌사면으로 일반 등로를 따라 우회하게 되고
오늘 마지막 구간이 되는 3피치의 슬랩이 나오는데 일명 고래등바위로 불리는 곳으로 바위면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지났던 기억이 있는 곳으로 실질적으로 가장 난해한 구간이었던 곳이
이제는 확보용 볼트가 박혀있는데 그 좌측에는 누군가에 의해 잘려진 볼트가 남아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산행에서 최우선이 안전이기 때문에 어느 누군가 힘들게 설치한 볼트를 난이도가 떨어진다고 잘라버린 행동은
무엇으로 설명이 될련지 의아스럽기만 하다.
하여튼 볼트에 퀵드로우를 설치한 후 또 한번의 슬랩을 올라 우사면으로 바위를 잡고 돌아 오르면
마지막 구간의 확보용 불트가 설치되어 있어 시인선배님 등 후등자를 확보한다.
  ▼ 3피치 (중앙의 돌출부가 일명 고래등바위, 그리고 확보용 볼트)

 

모두들 무사히 올라설 때쯤 다음카페에서 '스마일3050'으로 활동하는 팀들이 바싹 다가서 따라오면서
잠시 정체가 이루어지지만 우리는 맨손으로 내려가도 되는 것을 하강을 연습하기 위해 2미터의 하강을 한다.
이제 다 끝났다는 안도감과 함께 마지막 바윗길을 올라 숨은벽 정상의 넓은 반석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는데
이내 조금 전 만난 팀의 팀원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북적이기 시작한다.
  ▼ 숨은벽 상단 반석바위 (뒷편은 호랑이굴)

 

  ▼ 인수봉을 배경으로 '스마일3050' 산악회 등반대장과 시인 선배님

 

맞은 편으로 보이는 인수봉에는 많은 클라이머들이 부럽게 보이고 고개를 반대로 돌려보면 호랑이굴을 빠져나온
일반 등산객들로 붐비는 백운대가 바짝 다가서 있으며,
한북정맥 능선 뒷편으로 멀리 옅은 구름 사이로 지평선을 그리는 길다란 산줄기가 개성 송악산이라는
시인 선배님의 안내를 들으면서 지형을 훑어본다.
  ▼ 인수봉의 클라이머들

 

맑고 화창한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즐긴 긴 휴식을 끝내고 다시금 효자비 방향으로 하산하기 위해 숨은벽 정상을 내려가
호랑이굴 입구를 지나 나오는 샘터에서 범솥말 선배님과 조부근님은 개인 사정으로 먼저 빠르게 하산한다.
천천히 계곡길을 따라 얼마나 내려왔을까, 물길이 보이는 것이 밤골공원지킴터가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려주지만
우리는 밤골공원지킴터가 아닌 오늘 출발지였던 효자비로 방향을 바꾸어 길게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른다.
한없이 길게만 느껴지던 능선길에 차량들의 소음을 들으면서 효자비 입구에 있는 상점 마당으로 내려서고
횡단보도를 건너 맞은 편의 버스정류장에서 704번 버스에 승차하여 연신내역에서 하차,
인근에 있는 호프집에서 시인선배님의 하산 뒷풀이로 숨은벽 릿지를 마감한다.

 

  ▼ 효자비 버스정류장에서 본 삼각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