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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의 이야기

[월간山] 사진작가 김정명의 우리 꽃 이야기_산수유와 생강나무

월간山 홈페이지(http://san.chosun.com)에 실린 기사입니다.

[원문 출처]  http://san.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3/23/2010032301279.html

 

 

 

[사진작가 김정명의 우리 꽃 이야기] 산수유와 생강나무
봄을 알리는 산촌의 노란 전령 산수유는 꽃이 대칭으로 마주, 생강나무는 어긋나게 달려

 

봄을 알리는 꽃 산수유는 전남 구례군 산동면 일대가 국내 최대의 군락지다. 3월이면 이곳은 온통 노란 물결이 출렁이는 봄의 바다가 된다.

 

산수유나무는 이른 봄에 꽃을 피운다. 잎이 나오기 전 꽃이 먼저 피고 짧은 줄기에 꽃눈이 달린다. 노란 빛깔의 작은 꽃은 한데 뭉쳐서 둥근 꽃차례를 이룬다. 노란 솜털로 뭉친 꽃봉오리는 작은 공 모양이다.

 

가을에 빨간색으로 익는 열매는 길쭉하며 표면이 보석처럼 반짝인다. 열매 속에는 씨가 들어 있는데 맛이 아주 쓰다. 한방에서는 말린 열매나 씨를 산수유라 하여 약재로 쓴다. 산수유나무 서너 그루만 있으면 자식들 대학 보낸다고 해서 일명 '대학나무'라고도 불렸다 한다.


  ▲ 1 노란 빛깔의 작은 산수유꽃은 한데 뭉쳐서 둥근 꽃차례를 이룬다.

      2 생강나무꽃은 꽃자루가 거의 없이 줄기에서 핀다. 줄기에는 흰 무늬가 있다.

      3 산수유 열매. 한방에서는 말린 열매나 씨를 약재로 쓴다.

      4 생강나무 열매는 기름을 내어 머릿기름으로 썼다.

 

산수유나무와 같은 시기에 꽃을 피우는 나무가 있는데 바로 생강나무다. 생강나무는 야생으로 산에서 자생하며 잎과 가지에서 생강 냄새가 난다 하여 이름이 유래했다. 이에 반해 산수유는 중국에서 들여와 약재로 이용하기 위해 민가에서 재배했기에 마을 주변에서 만날 수 있다. 봄에 산행하다 노란 꽃을 보면 "산수유다"라고 많이들 얘기하지만 이는 틀린 것으로, 산에서 자생하는 것은 대부분 생강나무다.

 

산수유와 생강나무는 꽃이 피는 시기뿐만 아니라 색깔과 모양도 비슷하다. 노란 솜털로 뭉친 꽃봉오리는 가까이서 보든 멀리서 보든 구별이 어렵다. 이를 구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산수유는 꽃이 대칭으로 마주 달리는 반면 생강나무는 어긋나게 달린다. 더 확실히 구분하려면 만져보면 된다. 생강나무는 손으로 만져보면 생강 냄새가 나고 줄기에 흰 점이 있다. 또 생강나무는 꽃자루가 거의 없이 줄기에 피고 산수유는 가지 끝에 핀다.


  ▲ 1 구례 산동면 산수유 군락지. 매년 3월 산수유축제가 열린다.

      2 김유정 소설의 <동백꽃>은 생강나무꽃을 말한다.

      3 왼쪽이 산수유, 오른쪽은 생강나무다. 산수유는 꽃봉오리가 마주보며 대칭으로 피는 반면 생강나무는 어긋나게 핀다.


생강나무 잎은 사찰에서 밀가루로 부쳐 먹기도 했다. 생강의 향이 입맛을 돋우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날 약초꾼들은 고기를 생강나무 잎에 싸먹기도 했다. 강원도에서는 생강나무를 동백이라고 했으며 가을에 까만 열매가 달리면 이것을 따 기름을 내어 머릿기름으로 썼다. 김유정 소설 <동백꽃>에도 생강나무가 나온다.

 

 '그리고 뭣에 떠다 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 김유정 소설 <동백꽃> 중에서 눈치 채셨는가. 김유정 소설에 나오는 동백꽃은 바로 생강나무꽃이다.

 


/ 글·사진 김정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