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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의 이야기

[우리숲] 신원섭 교수의 숲이 주는 건강

우리숲(http://www.woorisoop.org)에서 보내온 메일의 내용입니다.

[원문출처]  http://www.woorisoop.org/blog/webzine/webzine_view.asp?gb=W&bloggerseq=29 

 

 

신원섭 교수의 숲이 주는 건강

 

 

 신원섭 (충북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

 

「저서 : 야외 휴양 관리학, 숲으로 떠나는 건강여행, 숲이 희망이다(공저), 치유의 숲, 숲의 사회학, 숲과 종교 등」

 

한국산림휴양학회, 산림치유포럼 부회장을 맡고 계신 신원섭 교수님은 캐나다 뉴브런즈윅대학과 토론토 대학에서 임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으셨으며, 이때 관심을 두었던 '숲이 인간의 정신적 심리적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현재까지 공부의 주제로 삼고 계십니다. 현재 충북대학교 산림학과에서 산림치유와 산림 휴양에 관련된 연구 및 강의를 담당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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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섭              숲, 건강, 그리고 행복                                                                                                          2009-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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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우리 인간에게 무엇일까요? 단순히 우리 삶을 풍족하게 해주고 환경을 쾌적하게 해주는 경제 자원이며 환경 자원일 뿐일까요? 물론 숲이 주는 경제적 또는 환경적 기능은 우리 인간이 생존해 가는 데 필수적이고, 그러므로 매우 중요한 기능입니다. 그러나 숲은 인간에게 삶의 풍요를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서 보다 더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대상입니다. 숲은 바로 우리 인간의 존재와 성장에 없어선 안 될 대상입니다. 이번호부터 열 두 차례에 거쳐 숲이 인간의 존재와 정체성 확립에 어떤 역할을 하며, 또 건강 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숲이 왜 필요한지를 알아보려 합니다.

 


숲: 왜 인간의 고향이라 하는가?


왜 사람들은 숲을 선호할까요? 왜 숲에 가면 마음이 편해지고, 녹색을 보면 안정된다고 할까요? 이에 대한 답은 우리 인간의 역사를 먼저 살펴야 나올 것 같습니다. 지난 10월 세계적 학술지인 <사이언스>는 인간의 역사를 수정해야 만 할 논문을 제재했습니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 있는 아와시강 지역에서 발굴된 유골을 가지고 47명의 과학자들이 16년간 복원작업을 벌여 '아르디'란 별명을 가진 최고 오래된 인간의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아르디'가 지금까지 알려져 온 300∼360만년전의 '루시'라고 불리는 조상보다 훨씬 전에 생존했던 약 4백40만년전 인류 조상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과학자들은 지구에서의 인간의 역사가 적어도 약 7백만 년 정도는 된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4백40만년전 생존했던 우리의 조상 아르디 (출처: Sciences)>

 

7백만 년. 우리 인간의 머리로는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 세월입니다. 그 장구한 세월을 인류는 거의 대부분 숲에서 수렵과 채취로 살아왔다는 게 인류학자들과 고생물학자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즉, 인류 역사의 대부분 (약 99.9% 이상)에 해당하는 기간을 아프리카 사바나 등의 숲에서 수렵과 채취로 살아왔다는 것이지요. 그리곤 1만년에서 5천년 전쯤 인간은 숲에서 나와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농경과 축산을 통해 식량을 재배하고 사육을 시작하였답니다. 현재 우리의 생활을 지배하는 모든 것들은 인류가 숲에서 나와 공동체 생활을 하기 시작한 이후의 산물들인 셈이지요.

1만년이란 세월은 긴 세월이지만, 진화의 시계로 본다면 아주 짧은 시간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몸과 마음은 아직 숲 생활에 맞도록 설계된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생활하는 주위 환경은 어떻습니까? 극도의 산업화 도시화된 환경은 우리를 하루 24시간 콘크리트 속에 갇혀 있게 하고 맨땅 한번 밟아 볼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그러니 유전 설계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는 우리의 몸과 마음은 늘 불안합니다. 다시 말해서 스트레스 상태에 있다는 것이지요. "인간의 두뇌는 인류 초창기 환경에 존재하지 않았던 개체와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것이 소위 진화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사바나 이론"입니다.

 


진화심리학적으로 본 사바나 이론의 증거들


이 사바나 이론은 과학자들에 의해 증명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Ulrich란 교수가 대표적인 진화심리/생리학적 접근으로 숲이 우리의 건강에 필수적이란 것을 주장하는 학자입니다. 그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환경과 숲 환경에서 우리의 심리적/생리적 상태가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실험하여 현대인들에게 숲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그가 주로 사용한 방법은 실험실에서 시물레이션을 통한 도시 자극 (교통체증, 사고 장면 등)과 숲 자극 (아름다운 숲 장면 등)을 준 후에 맥박, 호흡, 혈압, 뇌파와 같은 심리적 또는 생리적 변화를 관찰하였습니다. 예상한 대로 도시 자극을 주면 사람들은 심리적, 생리적으로 불안해져서 호흡과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올라가며, 근육이 수축되는 스트레스 상태가 됩니다. 그런 후에, 숲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면 사람들은 10분~15분 이내에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Ulrich 교수는 병원의 입원환자들이 창을 통해 숲을 봄으로서 회복율이 빠르고, 진통제의 투여량도 적었다고 주장합니다. 이와 같은 심리적/생리적 변화에 문화적 또는 인종적인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우리 실험실에서도 동일한 실험을 했습니다. 물론 결과는 Ulrich교수의 것과 일치하였습니다.

 

<숲은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 해소에 최적지입니다.>

 

<숲은 도시에서보다 생리적으로도 안정된 변화를 가져다주어 우리를 건강하게 합니다.>

 

 

숲과 교류 없이는 건강하고 행복한 삶도 없다


자, 그렇다면 답은 자명해집니다. 우리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선 자주 숲과 교류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의 유전 설계에 맞는 환경인 숲과 자주 교류함으로서 우리는 진정한 인간으로 정체성을 찾을 수 있고, 건강하며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숲에 자주 가야만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우리 유전 설계와 맞지 않는 도시 환경에서 얻은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유전 설계와 일치하는 곳인 숲에서 해소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진정한 자아를 찾으며,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숲에서 우리는 유전적인 코드가 일치하기 때문에 건강하고 행복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