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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의 이야기

[월간山] 중부지방의 한아름 되는 소나무 수령은 약 60년

월간山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사를 인용한 것입니다

[원문 출처]  http://san.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4/07/2010040701721.html

 

 

[상식] 중부지방의 한아름 되는 소나무 수령은 약 60년

 

산림과학원이 밝힌 '나무를 베지 않고 나이를 재는 방법'
소나무와 잣나무는 어린 수종 가지 마디로도 알 수 있어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산 생물은 나무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브리슬 콘 소나무(Bristle cone Pine)'는 수령 4700년이 넘는다. 최근에는 9500살이 넘는 독일가문비나무(Norway spruce)가 발견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가장 오래된 나무는 강원도 정선 두위봉 주목으로 1400년 이상이다. 1400년이라 하면 감이 잘 잡히지 않지만 구체적인 역사를 보면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이 살수대첩 승리를 이끌었던 612년부터 뿌리를 내려왔다.

 

  ▲ 나무 수령 감정의 대표적 전문가인 국립산림과학원 손영모 박사.<사진 조선일보 DB>

 

그러면 나무의 나이는 어떻게 계산한 것일까. 나무 나이를 세는 가장 잘 알려진 방법은 나이테를 세는 것이다. 나이테는 줄기의 단면에 나타난 동심원 모양의 테인데, 이 테는 형성층에서 만들어내는 세포의 차이 때문에 생겨난다. 형성 세포의 차이는 사계절이 원인으로 봄과 여름에 만들어지는 세포 춘재는 지름이 크고 세포막이 얇으며, 늦여름부터 초가을에 만들어지는 세포인 추재는 지름이 작고 세포막이 두껍기 때문에 짙은 색깔의 테가 나타난다. 한겨울에는 세포가 거의 형성되지 않는다. 종합하면 계절에 따른 세포 형성의 차이로 나이테가 만들어지며 옅은 색 춘재와 짙은 색 추재의 차이를 눈으로 확인해 나이를 세는 것이다.

 

나이테 수는 나무 나이의 근접 나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나이테의 개수를 정확한 나이로는 볼 수 없다. 나무를 벌목할 때 지면과 같은 높이에서 자르기가 어려우므로 대개 지면으로부터 10~30cm 높이에서 벌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무 나이는 벌목된 나무 단면의 나이테 수에 수종별로 그 높이까지 자라는 연수를 더해 나무 나이로 한다. 보통 2~5년 정도다. 또 일부 계곡에서 자라는 나무는 토사 등으로 인해 줄기 밑부분의 상당부가 묻혀 있으므로 벌목된 부위의 나이테로 나이를 측정하는 것은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큰 편이므로 주변 환경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나이테를 세어 나이를 측정하는 방법이 현재 가장 정확한 나무 나이 측정법이다. 그러나 특별히 오래된 나무나 값비싼 나무를 잘라 나이를 셀 수는 없다는 맹점이 있다. 또 사계절이 뚜렷하지 않은 적도지역 나무와 활엽수는 나이테가 균일하지 않아 나이테로 나이를 알기 어렵다. 나이테를 세지 않고도 간단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이는 기록을 확인하는 것이다. 즉 언제 심었는지를 알면 나이가 간단히 나온다. 그러나 인공조성림 외에는 기록이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산림 관계자들이 가장 널리 이용하는 생장추 측정법

 

  ▲ (좌)생장추로 나이테 표본인 목편을 뽑아내는 모습. (우)생장추로 뽑은 목편. 이것을 통해 나이테를 헤아린다.

 

벌목이 곤란한 경우 주로 이용되는 측정법은 생장추를 이용한 것이다. 나무 줄기의 뿌리 가까운 부분에 생장추를 돌려 넣어 추출기로 목편(木片·core)을 뽑아내 나무 중심까지의 나이테 수를 세어 나무 나이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생장추의 송곳 부위와 줄기는 직각을 이루어야 하고, 나이를 측정하고자 하는 나무의 정중앙 부위를 뚫어야 정확한 나이를 측정할 수 있다. 생장추가 나무 줄기의 중앙부를 통과한 후에는 추출기를 생장추에 넣고 반대로 1~2회 돌려 줄기와 채취 목편을 분리시켜야 한다.

 

목편 추출에 의한 수령 측정은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최소 양방향에서 목편을 추출하여 수령을 측정하는 것이 좋다. 추출된 목편의 나이테 수와 측정 위치만큼 자란 경과 연수를 더하면 측정 대상목의 나이가 된다. 나이테 수를 셀 때는 화상 처리하여 목편 확대 후 측정할 수도 있다.

 

생장추와 유사한 방법으로 나무에 기계를 삽입하는 방법이 있다. '레지스토그래피'라는 수령측정기는 생장추와 전기의 힘에 의해 부착된 송곳을 줄기에 밀어넣는 방식이다. 또한 그 자리에서 바로 춘재와 추재의 구분을 그래프로 볼 수 있어 편리하다. 그러나 센서가 달린 송곳 부분이 아주 약해 참나무류나 느티나무류 등 단단한 나무와 거대한 노거수 등의 나이를 측정할 수 없으므로 널리 이용되지는 못한다. 오래된 노거수의 경우 탄소동위원소법으로 나이를 측정하기도 한다.

 

  ▲ (좌)레지스토그래피로 수령을 측정하고 있다. (우)레지스토그래피로 측정하면 그래프로 결과물이 나온다.

 

목측은 눈대중으로 나무의 수령을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무 전문가에 의해 가능하지만 객관적 정확도가 떨어지므로 권장할 만한 측정법은 아니다. 그러나 같은 종류의 나무들이 군락을 이룬 지역이며 나무를 심은 기록(조림기념식수판, 관리표지판 등)이 있다면 목측도 정확도가 훨씬 높아진다.

 

소나무류는 규칙적으로 가지가 생기기 때문에 가지가 생기거나 혹은 떨어진 흔적이 뚜렷하다. 그래서 가지 마디 사이의 흔적을 세어 나이를 측정할 수 있다. 이 방법은 나무의 나이가 어릴 때 이용하면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으나 나이가 들수록 줄기 아래쪽 가지 마디의 흔적 식별이 어려워지므로 노령화된 나무의 나이를 측정하기는 어렵다.

 

흉고 직경 측정 방법은 사람 가슴 높이의 나무 둘레를 재어 그 수치를 추정공식에 대입하여 나이를 추정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측정이 곤란한 오지의 나무나 오래된 노거수의 경우 나이테로 나이의 식별이 곤란한 나무 등의 나이를 개략적으로 추정할 때 이용된다. 이는 아무래도 오차 범위가 넓은 편이라 정확성을 요하는 경우에 이용하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다.

 

  ▲ 직경 측정- 나무 직경 측정은 가슴 높이에서 둘레를 잰 후 원주율로 나눈다.

 

직경측정법은 우리나라의 여러 노거수목에 대한 대체적인 나이를 파악하기 위해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사용하는 방법이다. 추정식은 국립산림과학원 손영모 박사가 2001년 두위봉 노거수의 나이를 측정할 때 고안한 것이다. 각 지역별로 노거수가 많아 측정 필요성이 있지만 거대하고 특별한 나무라는 특수성 때문에 나이테 측정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인근의 같은 수종의 둘레와 나이를 조사해 평균 추정 나이를 구하는 공식을 만든 것이다. 그래서 이 공식은 모든 나무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당 지역 해당 수종의 나이만 구할 수 있는 공식이다.

 

나무가 나이가 들고 점점 커지면 속이 썩어 비게 되는 공동화(空胴化) 현상이 생긴다. 나무 안이 텅 비었으니 생장추를 이용해서 나이를 알 수 없다. 이런 나무의 나이를 재기 위해 손영모 박사는 주변에 있는 같은 종류의 어린나무를 이용하여 속이 빈 나무의 나이를 추정한다. 쉽게 말해 공동화가 이루어진 노거수의 줄기 내부에 어린 나무를 끼워 넣는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 끼워 넣는 것이 아니고 빈 공간의 길이와 어린 나무의 길이, 나이테를 종합해 나이를 계산하는 것이다.

 

 

속이 텅 빈 나무의 나이를 아는 방법

 

공동화가 진행된 나무 주변에 같은 종의 나무가 없을 경우에는 측정 가능한 나이테는 생장추로 측정하여 나이테 간 폭을 재어 나무 바깥쪽에서 안까지의 거리를 따져 추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나이테에 일정한 패턴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대부분의 나무는 초기 직경 생장은 양호하지만 노령화할수록 생장이 둔화되므로 나이테 생장 폭이 수간 내부 방향으로 갈수록 넓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를 이용해 식을 만들어 나이를 가늠한다. 이 식에 나무 중심까지의 간격을 재서 대입하면 추정치가 나오는 것이다.

 

손영모 박사의 전공은 나무의 나이를 계산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가장 오래된 나무는 두위봉 주목이지만, 아직 측정하지 않은 노거수가 많으므로 측정을 통해 더 오래된 나무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한다. 보호수의 나이 측정은 지자체 등 기관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 실시하며, 개인 소송에 있어 나무의 나이가 중요한 단서가 될 때 측정료를 받고 나이를 검증한다. 실제 보호수의 나이를 측정하면서 지자체에서는 수백 년 된 오래된 묘목이라 자신 있게 얘기하지만 그보다 몇백 년 적은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 (좌)침엽 나이테- 침엽수의 나이테. (우)공동화가 진행되어 속이 텅 빈 나무. 오래된 고목일 경우 공동화가 진행된 것이 많다.

 


일반인이 손쉽게 나무 나이를 알아보는 방법

 

일반인이 나무 나이를 측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생장추가 상당히 고가이며 추정식 또한 복잡하고 주변 나무의 데이터를 밑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개인이 나무 나이를 정확하게 계산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대략적으로 살아 있는 나무의 나이를 알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은 나뭇가지의 마디를 세는 것이다. 소나무와 잣나무의 경우 1년에 한 번 규칙적으로 가지 마디가 자라므로 가지 마디를 세어 나이를 셀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나무의 나이가 어릴 때 비교적 정확한 값을 얻을 수 있으나 나이가 들수록 줄기 아래쪽의 가지 마디 흔적 구분이 어려워진다는 맹점이 있으며, 소나무류에만 해당된다.

 

두 번째 방법은 양팔을 벌려 나무를 안아 그 둘레로 나이를 가늠하는 것이다. 어른이 양팔을 벌려 나무를 안았을 때 손목을 잡을 정도인 한아름 둘레와 어린아이의 한아름 둘레에 따른 나이 추정법이다. 어른 한아름 둘레를 100cm로 보고 원주율 값인 3.14로 나눠서 직경을 구해, 그동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직경에 따른 평균 나이를 구하는 것이다. 이 결과는 산림과학원에서 분석한 우리나라 나무 데이터의 평균값이므로 상당히 과학적인 값이라 할 수 있다.

 

 

 

/ 정리 신준범 기자
  자문 손영모 박사
  사진 국립산림과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