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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정맥 산행 기록/호남정맥_남도를 굽이굽이 휘돌아간다

[2008-09-06] 호남정맥 10구간(장고목재 → 큰덕골재) : 소리없이 내리는 비에 나약함을 보이고…

호남정맥 10구간(장고목재 → 큰덕골재) : 소리없이 내리는 비에 나약함을 보이고…

 

[산행 일시]  2008. 09. 06(토) 07:30~15:38(8시간 8분)

                  (산행시간 : 5시간 54분 / 휴식시간 : 1시간 8분 / 헛걸음시간 : 0시간 0분 // 정맥 (접근∙이탈)시간 : 1시간 6분)

[날       씨]  오전 비, 오후 흐림

[산행 인원]  성봉현

[정맥 접근]  센트럴시티 → 광주/광주 → 장평/장평 → 월곡/월곡 → 장고목재 : 고속버스(심야)/직행버스/택시/도보

[정맥 이탈]  큰덕골재 → 큰덕골(초방리)/큰덕골 → 광주/광주 → 센트럴시티 : 도보/218-1번 화순군내버스/고속버스

[산행 시간]  월곡(07:30) → 장고목재(07:50~08:02) → 바람재 삼거리(땅끝기맥 분기점, 09:00~09:04) → 국사봉(09:37~09:39)

                  → 웅치(10:49~10:52) → 봉미산(△, 11:31~12:01) → 숫개봉(12:55~12:57) → 군치산(14:10)

                  → 큰덕골재(14:49~15:23, 마루금 따라 진행하다가 중간에서 복귀) → 큰덕골(초방리/대덕정류장, 15:38)

[산행 지도]  1:50,000  청풍 (1975년 편집, 2004년 수정(2002년 촬영, 2004년 조사), 2005년 인쇄)

 

[산행 기록]

00:45~04:10   센트럴시티(호남선) → 광주

호남의 산줄기 산행 기점이 광주로 바뀌면서 익숙해진 심야우등고속버스와 광주터미널의 대합실이 몸에 밴 듯 자연스럽게 다가서는 광주터미널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하차한다.

   센트럴시티(호남선) → 광주&nbsp 고속버스 운행 시간(센트럴시티  ☎ 02-6282-0600)

      05:30~21:45  (심야) 22:00~익일 01:00  (3시간 40분 소요)

      이지티켓  홈페이지(http://www.easyticket.co.kr) 참조

   동서울 → 광주  고속버스 운행 시간(동서울터미널  ☎ 02-455-3162)

      05:40~21:00  (심야) 22:00  23:00  24:00  (3시간 55분 소요)

      이지티켓  홈페이지(http://www.easyticket.co.kr) 참조

 

06:05~07:19   광주 → 장평

지난번처럼 장평행 직행버스 승차권을 구입한 후 이른 아침을 해결하고 웅치(곰치휴게소)를 넘어 장평을 목전에 두고 광주 방향 차로에는 장평에서 7시 5분에 출발한 월곡마을까지 운행하는 군내버스가 스쳐지나가고

광주 → 장흥(배산 경유)  직행버스 운행 시간(광주종합버스터미널  ☎ 062-360-8114, 8800)

      06:05  07:30  09:35  11:20  12:10  14:05  16:20  17:00  19:05  (약 1시간 20분 소요)

      금호고속 유·스퀘어  홈페이지(http://usquare.co.kr) 참조

 

07:20~07:30   장평 → 병동 월곡마을

장평에 도착하여 대기 중인 택시에 승차하여 월곡마을로 이동한다.

   장평 개인택시  (위종환 ☎ 061-862-3858, 010-9269-3858  /  김광현 ☎ 061-862-0900, 011-605-3181)

   장평 → 월곡  군내버스 운행 시간(장평정류소  ☎ 061-862-3600)

      07:05  08:25  10:25  13:55  17:45  19:10  (약 15~30분 정도 소요 / 경유지에 따라 다름)

      장흥군청 교통정보  홈페이지(http://travel.jangheung.go.kr) 참조

 

07:50~08:02   장고목재

택시 기사님에게 명함을 받은 후 돌아가는 택시를 뒤로하고 잡초가 무성했던 길을 올라가는데 지난번 내려왔을 때와는 사뭇 다르게 멀쩡해진 길은 간간이 내리는 이슬비에 등산화가 색깔을 바꾸지만 예재까지 가야 한다는 생각에 부지런히 걸어 장고목재에 도착한다.

  ▼ 장고목재

 

08:17~08:26   삼계봉 이정표[↑곰치휴게소 6.7km, 국사봉 3.3km  ↓제암산 25.7km, 가지산 2.8km]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옷을 갈아입고 우측으로 올라가는 산길을 따라 서서히 진행하면 길이 가팔러지는지 밧줄이 묶여진 오르막길을 올라 '현위치 삼계봉' 이정표가 나오는데 지형도상 삼계봉이 아니고

 

08:37~08:39   삼계봉(△[청풍 307 / 재설 2001.6], 503.9m)

잠시 내려서는 듯하다가 다소 비알의 오름길을 오르면서 우측으로 언듯 보이는 병동지를 지나면 나무에 매달린 '삼계봉' 이름표와 잡목 사이로 삼각점이 보이는 삼계봉은 그저 밋밋한 봉우리이며,

 

09:00~09:04   '바람재 삼거리' 이정표[←바람재 0.2km  ↓제암산 26.6km, 삼계봉 1.4km  ↑곰치휴게소 5.3km, 국사봉 1.9km]

완만하게 흐르는 능선길은 구릉을 하나 넘어 자잘한 잡목길을 지나 산성터처럼 돌로 기초를 다진 곳으로 올라서는데 잡초만 무성한 헬기장 우측편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고 좌측으로는 '노적봉 430M' 안내석이 세워진 바람재 삼거리이다. 노적봉 안내석에는 '호남정맥과 땅끝기맥 분기점 / 이곳에서 해남 땅끝까지 도상 117km 시발점 / 2002. 12. 8'이라고 음각되어 있으며 그 방향으로 산줄기를 찾은 많은 선답자의 표지기가 매달려 있다.

  ▼ 깃대봉 방향에서 본 '바람재 삼거리' - 우측 표지기가 있는 곳이 땅끝기맥 시점이다

 

09:11   헬기장(93-6-2)

좌측의 땅끝기맥으로 향한 선답자의 많은 표지기를 멀리하고 큰 잡목으로 가려진 우측 2시 방향의 정맥길을 따르면 좌측으로 보이는 능선을 우사면으로 우회하게 되는데 반갑지 않은 무성한 잡목과 수풀 사이로 이어지다가 헬기장을 만나고

 

09:12   능선 갈림길

잡초가 우거진 내리막길을 내려가는 듯하다가 좌측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이는 갈림길에서

(아무 생각없이 가다가는 직진하기 쉬운 지점이다.)

 

09:19   깃대봉(448m)

좌측으로 보이는 선답자의 표지기를 따르면 산죽 구릉으로 올라서는데 깃대봉으로 추정된다.

 

09:37~09:39   국사봉

짧은 내리막길을 지나 다시 올라서서 구릉을 넘어가면 역시 산죽이 정상을 지키는 국사봉에 이르는데 '준·희' 님의 이름표가 이곳에도 걸려 있으며

  ▼ 국사봉 이름표

 

09:47   백토재

바로 '93-6-3' 번호를 가진 헬기장을 지나 다소 급한 내리막길을 밀려서 뛰다시피 내려가면 백토재가 나온다.

 

10:03~10:05   '깃대봉' 이름표

조금 오른다 싶으면 다시 살짝 내려서고 이내 가파른 오름길로 바뀌어 구릉을 넘어서면 지형도상 460능선으로 추정되는 구릉에 도착하는데 '깃대봉' 이름표가 나무에 매달려 있고

 

10:15   좁은 임도(?)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임도같은 뚜렷한 산길로 내려선다.

(이곳으로 내려서기 전에 영덕 강구농협에서 오신 정태식 님을 만나 7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본팀보다 늦어진 호남정맥 산길을 홀로 진행하시는 정태식 선배님, 외망포구까지 즐겁고 아름다운 산행 하시길 바랍니다.)

 

10:27   이정표[↑장평면 우산리, 곰치휴게소 3.4km  ↓용두산 16.6km, 가지산 6.1km] / 478봉(?)

직진으로 임도길 같은 소로를 가로질러 앞쪽으로 빤히 보이는 봉우리를 향해 길이 보이질 않는 억새밭을 헤치면서 진행한다. 조금 전 임도같은 소로와 다시 만나지만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는 임도를 버리고 또 다시 잡목사이로 직진하여 미로같은 길을 헤치고 나가면 야트막한 구릉을 지나 바로 또 구릉에 이르는데 이정표가 세워져 있으며

(지형도상 478봉으로 추정된다.)

 

10:34   구릉

계속하여 고도를 낮추는 능선길은 구릉으로 이어지고

 

10:49~10:52   웅치

구릉을 내려가면 이내 벌초가 된 묘가 나오며 이곳에서 우측 3시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넓고 편한한 길로 이어져 '호남정맥 등산로 입구' 안내판과 '화순군 청풍면' 교통 안내판이 있는 839번 지방도 웅치에 도착한다.

  ▼ 웅치

 

11:25   헬기장(93-6-9)

실제 고갯마루는 좌측으로 보이지만 2차로의 도로 건너편으로 보이는 '화순군 청풍면' 교통 안내판이 있는 곳으로 올라 초반에 잠시 잡목을 헤치고 올라가면 길은 이내 뚜렷해지면서 오름길을 유지하다가 헬기장을 만나고

  ▼ 멧돼지가 놀다 간 흔적

 

11:31~12:01   봉미산(△[청풍 314 / 재설 2001.6])

잠시 후 야트막한 구릉을 넘어 올라서면 잡초가 무성한 헬기장(93-6-8)인 봉미산으로 이곳에도 이름표가 매달려 있다.

  ▼ 봉미산

 

12:13   헬기장(93-6-6)

헬기장을 가로질러 내려가는 길은 구릉을 넘으면서 우향으로 능선이 휘어지다가 또 헬기장이 나오는데

 

12:24   임도

좌측 10시 방향으로 나가면 급한 내리막길로 이어지다가 잡초만 무성한 임도에 내려서며

 

12:55~12:57   숫개봉(496m)

나뭇가지에 매달린 선답자의 표지기따라 직진하여 약간의 오름을 거쳐 구릉에 올라선 다음 내려서는 듯하다가 다시 긴 오르막을 오르면 나무에 매달린 이름표가 숫개봉임을 알려준다.

 

13:06   삼거리

조망이 답답한 숫개봉에서 우측 5시 방향으로 크게 방향을 바꾸어 다소 깊게 내려가다가 만나는 삼거리에서

 

13:12   능선 삼거리

우측 2시 방향의 오름길을 따라가면 구릉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다가 능선 삼거리를 만나는데

 

13:30   능선

직진하는 능선길을 버리고 좌측으로 90도 방향을 틀어 무성한 억새 사이로 진행하여야 하는 곳으로 주의를 요한다. 잠시 후 우측으로 그리고 다시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면(13:14) 무성한 억새가 끝나는 듯 소나무가 나오지만(13:17) 이내 억새와 잡목으로 어우러진 산길로 이어지면서 능선에 올라서고

  ▼ 억새 지대와 선답자 표지기

 

13:39   437봉

반시계 방향으로 90도 방향을 바꾸면서 오르는 능선길은 반회전 정도 U턴 하듯이 올라 구릉을 넘어(13:33) 잠시 후 지형도상 437봉으로 추정되는 구릉에 도착한다.

(산행기를 기록, 검토하면서 지형도를 분석해 보니 고도계의 고도와 시간상 437봉으로 추정된다.)

 

13:56~14:00   안부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너덜같은 돌길로 바뀌어 다소 급하게 내려가다가 안부를 지나 구릉에 오르고

 

14:10   군치산

또 한번 깊지 않은 안부를 거쳐 묘를 지나게 되며 잠시 후 야트막한 구릉을 넘으면 나무로 가려져 답답한 구릉에 매달려 있는 이름표가 군치산임을 알려준다.

 

14:22   구릉

산길은 바로 삼거리를 만나는데 우측 2시 방향의 내림길을 따라가다가 안부를 지나 구릉에 올라서고

 

14:30   구릉 삼거리

조금씩 고도를 올려가면서 올망졸망한 구릉 2개를 더 넘어 만나는 구릉 삼거리에서

 

14:43   임도

우측으로 90도 방향을 바꾸어 내려가면 조금 얕은 구릉을 또 넘어 임도와 만나며

 

14:49~15:23   큰덕골재

좌측 9시 방향으로 내려가는 임도를 따르면 죽산안공 묘비를 지나 큰덕골재 임도로 내려서게 된다.

(좌측으로 조금 내려가 우측 산등성이로 올라가면 방화선인지 넓게 벌목되어 벌건 속살을 들어낸 능선이 나오고 이 방화선을 따라 예재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다시금 큰덕골재로 되돌아와 10구간의 산행을 마무리하였다.)

  ▼ 큰덕골재

 

15:38   큰덕골(초방리, 대덕 버스정류장)

좌측으로 내려가는 임도는 완만하게 마루금의 산허리를 따라 돌아서 내려가는데 초방리 큰덕골 마을까지 이어지고

  ▼ 큰덕골(초방리) 마을과 '대덕' 버스정류장 .

 

16:35~18:08   초방리(대덕) → 광주

16시에 도착한 218-1번 화순군내버스는 한참을 정차한 후 예재를 넘나드는 29번 국도로 나가 이양, 능주 그리고 화순을 거쳐 광주종합터미널인 광천터미널에 도착,

   초방리(대덕) → 광주  화순군내버스 운행 시간((주)화순교통  ☎ 062-373-5666 / 372-0428)

      07:45  12:50  16:35  19:55  (약 1시간 30분 소요)

      화순군청 홈페이지(http://www.hwasun.go.kr)  교통정보 참조

 

18:20~21:58   광주 → 서울 센트럴시티

광주를 벗어난 고속버스에서 서쪽의 산줄기 너머로 지는 해를 보며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한 오늘 산행을 생각하다가 금남정맥 1구간을 마무리하였던 공주의 이인휴게소를 거쳐 서울에 도착한다.

   광주 → 동서울  고속버스 운행 시간(광주종합버스터미널  ☎ 062-360-8114, 8800)

      05:40~23:55  (20~30분 간격 배차 / 4시간 소요)

      금호고속 유·스퀘어  홈페이지(http://usquare.co.kr) 참조

   광주 → 센트럴시티(호남선)  고속버스 운행 시간

      04:00~익일 01:30  (5~40분 간격 배차 / 3시간 30분 소요)

   광주 → 상봉동  고속버스 운행 시간

      06:10  08:10  10:10  11:30  13:35  15:35  17:10  19:05  (8회 운행)

      상봉터미널  홈페이지(http://tm.jamycar.co.kr) 참조

 

 

[산행 후기]

   지난 구간에 이어 만 4주만에 다시 찾는 이번 구간 역시 서울에서 밤차를 타고 광주로 내려가면서 시작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자꾸만 늘어지는 시간과의 싸움에서 밀리는 것을 느끼면서도 항상 몸보다 마음이 앞서 갑니다. 그렇게 떠밀리다시피 내려온 광주에서 여느 때와 똑같이 터미널에서 시간을 보낸 후 장흥행 버스에 승차하려 개찰구를 나가니 새벽녘부터 시작된 가랑비는 소리없이 계속 내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광주로 올 때에도 그리고 장평으로 이동하는 길에도 그칠 줄 모르는 빗님은 장평에서 월곡마을을 거쳐 장고목재까지 따라옵니다.

 

   장고목재에서 간단히 산행 준비를 마치고 지난 구간에서 사용하였던 무기(거미줄을 털어내었던 작은 나뭇가지)를 가지고 빗물을 머금고 있는 잡목 사이로 올라갑니다. 키 작은 잡목과 수풀에 매복해 있다가 멋모르고 지나가는 낯선 산객에게 슬며시 떨어뜨리는 빗방울은 시간이 흐르면서 물 폭탄으로 변합니다. 슬금슬금 옷자락을 적시는 빗님과 함께 남도의 끝을 향한 땅끝지맥 분기점인 바람재 삼거리를 지나며 얼마나 더 걸었을까 지형도를 볼 필요도 없이 외길로 이어지는 산길에 웅치에서 출발하셨다는 저보다 10년 연상의 선배님을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누면서 가야 할 방향이 틀리기에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고 헤어집니다.

 

   무성한 억새밭을 지나 몇 개의 구릉을 넘으면서 간헐적으로 차량 소리가 들리더니 어느새 웅치에 내려섭니다. 맞은편으로 보이는 선답자의 표지기를 보고 있는 저에게 장고목재에서 출발할 때보다 더 굵어진 빗방울은 예재까지 갈 것인지 아니면 여기서 산행을 포기하고 광주로 갈 것인지를 결정하라고 무언의 협박을 하는데 산행을 포기하기에는 시간이 아깝고 그렇다고 예재까지 산행하기에는 이미 마음이 흐트러졌으니 참으로 난감합니다.

 

   짧은 시간의 갈등을 버리고 도로를 건너 능선을 오르다가 지난 구간 이용하였던 택시 기사님의 버섯농장 구조물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또 한번 갈등을 느끼지만 예재까지 못 가더라도 큰덕골재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쳐버린 발길을 옮깁니다. 무거워지는 발걸음은 힘들게 봉미산의 헬기장에 도착하고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 흩날리는 빗방울을 벗삼아 점심 식사를 겸한 휴식을 취합니다. 하지만 오늘 종착지가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가야 하기에 다시금 일어나 산길을 따르는데 숫개봉을 지나니 산길은 길이 보이질 않는 억새밭으로 바뀌어 미로 찾기를 하라고 합니다.

 

   요리조리 감각으로 찾아가는 미로가 마침내 끝나고 이제 군치산에 다 왔겠거니 하고 올라서지만 지형도에서마저 위치를 잃어버려 산행 시간과 진행 속도를 가름하면서 음 이제 군치산이야 하면서 올라섰는데 아직도 아닙니다. 그렇게 숨박꼭질하던 군치산에 올라서니 몸과 마음이 모두 피곤해지면서 큰덕골재가 얼마나 남았나 지형도를 따져 봅니다. 예재까지 가야지 하는 생각과 큰덕골재에서 내려가자는 상반된 갈등을 느끼면서 만난 큰덕골재 임도, 산행을 접을 것이 아니라 고비산을 넘어 가위재에서 다시 생각해 보자는 유혹으로 방화선을 따라 올라가지만 얼마 가지를 못하고 허벅지에 느껴지는 통증으로 결국은 큰덕골재 임도로 되돌아갑니다.

 

   그렇게 되돌아온 큰덕골재 임도에서 예재에서 광주로 이어지는 버스가 지나는 29번 국도가 가까운 큰덕골로 하산하기로 결정합니다. 우측으로 흐르는 산줄기를 바라보면서 내려가는 임도를 따르는 산줄기가 마루금이라고 생각하니 제 자신이 한없이 나약하게 느껴지지만 사전 조사도 없이 도착한 큰덕골 마을에는 '대덕' 버스정류장이 있으며 때마침 마을 경로당 앞에 나와계신 어르신들이 버스가 곧 도착한다고 알려주십니다.

 

   땀과 비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잠시 기다리니 광주행 버스가 도착하지만 30여 분 후에 출발한다고 하면서 방향을 바꾸어 정차하고, 한가롭게 느껴지는 마을에는 수도 공사가 한창이며 치근덕거리던 비가 그친 하늘은 구름 사이로 해가 언뜻언뜻 보입니다. 정해진 시간이 되어 출발한 버스는 29번 국도를 따라 여러 읍내를 지나 광주에 도착하고 바로 연결된 서울행 고속버스에 승차하여 생각만큼 진행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면서 또 한 구간이 끝났다는 생각으로 잠에 취합니다.

 

   이번 구간 역시 지난 구간처럼 지형도가 필요없을 정도로 길이 뚜렷하게 이어집니다. 다만 백토재를 올라 '깃대봉' 이름표가 있는 구릉에서 내려서서 만나는 억새 지대와 봉미산을 지나 만난 숫개봉에서 437봉으로 이어지는 억새 지대에서는 길이 보이질 않으므로 주의를 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