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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정맥 산행 기록/호남정맥_남도를 굽이굽이 휘돌아간다

[2008-07-12] 호남정맥 7구간(그럭재 → 삼수마을) : 차(茶)나무를 지나면 잡목의 저항이 기다린다

호남정맥 7구간(그럭재 → 삼수마을) : 차(茶)나무를 지나면 잡목의 저항이 기다린다

 

[산행 일시]  2008. 07. 12(토) 07:20~11:58(4시간 38분)

                  (산행시간 : 3시간 53분 / 휴식시간 : 0시간 45분 / 헛걸음시간 : 0시간 0분 // 정맥 (접근∙이탈)시간 : 0시간 0분)

[날       씨]  안개 그리고 흩뿌리는 비

[산행 인원]  성봉현

[정맥 접근]  용산역 → 순천역/순천(시외버스터미널) → 보성/보성 → 풍치(그럭재) : 무궁화호/직행버스/농어촌버스

[정맥 이탈]  삼수마을 → 보성 : 농어촌시내버스 / 보성 → 서울(호남선) : 우등고속버스

[산행 시간]  그럭재(07:20) → 반섬산(07:37~07:39) → 416.8봉(△, 08:04~08:09) → 봉화산(08:42~08:49)

                  → 411.2봉(△, KTF 'JN보성2 기지국', 09:07~09:09) → 봇재(18/77번 국도, 10:12~10:28)

                  → 302봉(10:42) → 활성산(11:25~11:28) → 삼수마을(11:58)

[산행 지도]  1:50,000  복내, 회천 (1975년 편집, 2004년 수정(2003년 촬영, 2004년 조사), 2005년 인쇄)

 

[산행 기록]

07.11 22:50~07.12 03:49   용산역 → 순천역

1년여 만에 다시 승차하는 여수행 전라선 무궁화호 열차는 정시에 출발하여 소나기성 비가 간헐적으로 내리는 순천에 도착하고

   용산역 → 순천역  열차 운행 시간[출발 시각(도착 시각 (열차 종별))]

      06:50(11:44 무)  07:50(12:15 K) … 21:45(02:37 무)  22:50(03:42 무)

      한국철도공사  홈페이지(http://www.korail.com) 참조

   강남 센트럴시티 → 순천  고속버스 운행 시간(☎ 02-6282-0600 / 미표시 : 우등  일 : 일반  심 : 심야)

      06:10  06:40  07:20(일)  …  19:10  20:20  22:10(심)  23:10(심)  24:00(심)  (4시간 30분 소요)

     이지티켓  홈페이지(http://www.easyticket.co.kr) 참조

   동서울 → 순천  고속버스 운행 시간(☎ 02-455-3162)

      08:10  09:40  11:10  14:40  16:10  17:40  (5시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  홈페이지(http://www.ti21.co.kr) 참조

 

05:56~06:54   순천(시외버스터미널) → 보성

밤을 잊은 역사 대합실에서 시간을 보내다 5시에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한 후(도보로 10~15여 분 거리), 보성을 경유하는 목포행(?) 첫차에 승차하여 벌교를 지나 정류장 몇 군데를 더 거쳐 보성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순천 → 보성  시외버스 운행 시간(순천공용터미널(시외버스터미널)  ☎ 061-744-6565)

      05:56  06:23  06:35 (5~10분 간격) 20:50  21:10  21:40  22:10

      순천시청 홈페이지(http://www.suncheon.go.kr)  교통정보 참조

 

07:00~07:08   보성 → 풍치 버스정류장(그럭재)

잠시 후 대합실로 들어오는 벌교행 농어촌버스에 승차하여 기사님에게 기러기재를 물어보니 휴게소가 있는 고갯마루 넘어 정류장을 말해 2번 국도의 고가도로를 지나 그럭재가 보일 때쯤 기사님에게 이야기하여 풍치정류장에서 내린다.

   보성 → 벌교행  농어촌버스 운행 시간 (보성터미널  ☎ 061-852-2777)

      05:10  06:00  06:30  07:00  07:30 … 19:30  20:00  20:40  (약 30~40분 간격 배차)

      보성군청 홈페이지(http://boseong.go.kr)  농어촌버스 시간표 참조

  ▼ 그럭재

 

07:20   그럭재

안개인지 구름인지 구분되지 않는 하늘에서 간헐적으로 내리는 소나기 같은 빗방울이 제법 굵게 내려 정류장 안에서 비옷 하의를 입으면서 1년이 조금 지나 다시 찾은 호남정맥의 산길을 준비하고 7구간 산행을 시작한다.

 

07:30   삼거리

'음주운전 가정파탄'이라고 쓰인 커다란 교통 안내판 좌측으로 보이는 '봉화산 4.6km → ' 이정표를 지나 다소 넓게 다듬어진 산길로 들어서자마자 좌측으로 90도 방향을 바꾸어 올라가다가 우측에 이동통신 기지국이 있는 삼거리에서

(인공적으로 다듬어진 산길은 봇재까지 이어진다)

 

07:37~07:39   반섬산(307m)

좌측 11시 방향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지형도상 반섬산이 있는 갈림길로 좌측에 반섬산 정상부가 지척이다.

 

07:44   시멘트도로 삼거리(안부)

지척의 반섬산 정상부에 올랐지만 용도를 알 수 없는 컨테이너 구조물만 있을 뿐 주변은 나무로 조망이 막혀 있다. 바로 내려와 우측으로 휘어지는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시멘트도로와 만나는 안부 삼거리이며

 

08:01   구릉 삼거리

좌측으로 올라가자마자 남근석을 연상케 하는 돌(?) 좌우로 목재 이정표[←삼정리 6km / ↓초당리 1km / 정흥 0.7km → ]와 철제 이정표[←기러기재 1.3km / ↓풍치 1.2km / 봉화산 3.2km → ]가 있는 삼거리로 이어진다. 여기서 마루금은 임도가 아닌 풍치와 정흥 방향 사이의 우측 날등으로 오르는 흙길로 올라서야 하며 정흥 방향과 나란히 진행되는 숲길을 따라가면 구릉으로 오르게 되고

  ▼ 정면으로 보이는 사면으로 오른다

 

08:04~08:09   △416.8봉[복내 11 / 1990 재설]

좌측 9시 방향으로 내려서다가 올라가는 길은 삼각점이 매설된 416.8봉에 이른다.

 

08:14   이정표[↑봉화산 1.8km / ↓기러기재 2.7km] 안부 사거리

자연스럽게 좌향으로 휘어지는 산길은 잡초와 잡목이 다듬어진 산길로 이어지면서 옥평리와 정흥리를 연결해 주는 안부 사거리를 만나고

 

08:30   이정표[↓기러기재 3.8km] 삼거리

계속 직진으로 진행하면 '↑봉화산 1.4km' 이정표와 산길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묘 1기를 지나 구릉을 넘어 나무 무늬의 시멘트 의자와 훼손된 이정표가 땅에 떨어져 있는 보성사 갈림길에 이르며

 

08:39   임도 사거리

직진하는 좌측길로 올라가면 구릉을 넘어 임도 사거리가 나오는데

 

08:42~08:49   봉화산(476m)

좌측으로 1미터 정도 진행하다가 다시금 우측 2시 방향으로 올라가면 넓은 공터가 나오면서 우측으로 봉화산이 보이는데 '새 천년의 햇살, 보성에서 빛나리'라고 음각된 커다란 화강암석이 세워져 있다.

  ▼ 봉화산

  ▼ 봉화대

 

08:55   이정표[↓봉화산 0.5km / ↑다원 *.*km] 구릉

앞쪽으로 보이는 봉화대에 올라본 후 내려와 마루금 진행 방향 기준 좌측편으로 보이는 '다원 5.1km' 이정표따라 내려가면 다원까지의 거리 표시가 훼손된 이정표가 있는 구릉에 올라서고

 

09:03   408봉

이정표 방향따라 다원 방향으로 계속 진행하면 지형도상 408봉을 지나

 

09:07~09:09   △411.2봉([삼각점 미확인], KTF JN보성2 기지국)

야트막한 구릉을 또 하나 넘어서면 바로 안테나가 있는 411.2봉으로 산불 감시 초소가 있는 구릉이다.

 

09:17~09:21   이정표[←화죽마을 2.1km / 노산리 1.3km → / ↓봉화산 2.3km / ↑봇재 2.8km] 사거리

구릉을 내려가면 KTF 기지국으로 연결되는 시멘트 도로와 합류되어 내려가다가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에 이르는데 앞쪽으로는 '보성선씨추모공원'비가 보이면서 차나무가 심어져 있으며,

 

09:26   안부 사거리

우측 가장자리로 이어지는 길은 차나무 울타리 뒷편으로 이어지면서 좌향으로 휘어지다가 우측의 묘를 지나 비닐 코팅된 '재양골재' 안내문이 소나무에 매달린 안부 사거리에 이르고

 

여기가 재양골(朝陽谷)재입니다. 버스가 천포지방에 다니기 전에는 화죽리, 천포리, 서당리, 객산리 사람들이 보성장에 가거나 광주 순천에 기차를 타려고 할 때 여자들은 짐을 머리에 이고 남자들은 등에 짊어지고 이 재를 넘었습니다. 유학을 하는 학생들은 자취를 하기 위해 또는 하숙집에 쌀을 주기 위해 끙끙대며 땀을 흘리며 넘어야 했습니다. 장에 갔던 사람들이 막걸리를 거나하게 먹고 한가락을 뽑으며 넘거나 소를 몰고 가거나 또 늦게까지 오지 않는 가족이 있는 집에서는 석유등을 들고 마중을 오기도 했지요. 이곳 사람들에게는 애환이 깃든 고개랍니다. 몇 십 년은 이렇게 사람들의 줄이 끊임이 이어졌답니다. 우리가 오래도록 기억해야 할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09:31   능선 삼거리

직진으로 올라가면 잠시 후 능선 삼거리를 만난다.

 

09:38~09:40   이정표[↑다원 2.0km / ↓봉화산 3.1km] 구릉

우측 3시 방향으로 진행하면 잠시 후 수풀이 제거된 능선길은 고사리밭으로 이어지면서 이정표와 나무 무늬 시멘트 의자가 있는 구릉에 올라서는데 득량만이 눈앞에 보이고

(지형도상 318봉으로 추정된다.)

 

09:51   임도 삼거리

이정표 따라 다원 방향으로 내려가면 길은 두 개의 구릉을 더 넘어 임도와 만나

 

09:55~09:57   '농장출입금지', '안내문' 삼거리

좌측 10시 방향으로 완만히 올라가는 길을 가는데 우측 차나무 아래에 봇재로 오르는 18/77번 국도가 보이며 잠시 후 정면으로 '농장출입금지'라고 쓰인 빨간색의 아크릴판(?)과 좌측에 농장 안내문이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09:59   300능선 임도

수풀로 가려진 좌측 직진길로 잠시 올라가면 지형도상 300능선 구릉의 임도와 합류하여

 

10:00   삼거리

우측으로 내려가는 듯하면 이내 또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우측으로 내려가야 하지만 계속하여 뚜렷한 직진길을 따르기 쉬운 지점으로 주의해야 할 지점이다)

 

10:05   오거리(제일다원 표시석)

우측 3시 방향으로 내려가는 소로를 따르면 가시 철망이 우측으로 보이면서 제일다원이라고 세겨진 표석이 있는 갈림길이 나오고

 

10:12~10:28   봇재

좌중앙 정면으로 이어지는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우측의 차밭과 S-Oil 주유소를 지나 봇재에 도착한다.

  ▼ 봇재

  ▼ 봇재다원에서 본 봇재

 

10:35   쉼터 사거리

봇재다원 건물 좌측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잠시 오르다가 쇠파이프로 터널을 만든 나무 계단 산책로를 올라가면 나무의자가 있는 쉼터가 나오고

 

10:40   차밭 상단 공터

우중앙 1시 방향으로 올라가는 산책로를 따라 계속하여 올라가 만나는 공터에서

  ▼ 302봉 오름길에 내려다 본 봇재

 

10:42   302봉

좌측으로 올라가면 잡목만 무성한 지형도상 302봉 정상이다.

 

10:55~10:57   안부 사거리(육거리)

좌측(서향)으로 진행하면 길의 흔적은 사라지지만 잡목 사이로 3~5분 정도 헤치고 나가면 다시금 길의 흔적이 보이고 선답자의 표지기가 한두 장 보이면서 마루금임을 알게 해 주는데 야트막한 구릉을 넘어 지형도상 안부 사거리를 만나지만 실제 지형에서는 여섯 갈래길이 나올 때

 

11:09   354봉 삼거리

좌측에서 두 번째 길인 9시 방향으로 올라가는 숲길에 매달린 선답자의 표지기따라 서서히 올라가면 야트막한 구릉을 넘어 바로 또 하나의 구릉을 넘자마자 지형도상 354봉에 오르고

 

11:11   차밭 안부 사거리

우측 2시 방향의 완만한 오름길을 넘어 내려가면 정면으로 차밭이 있는 안부 사거리에 이르며

 

11:25~11:28   활성산(465m)

차나무 우측으로 올라가는 12시 방향의 직진길을 따라 계속하여 차나무 우측 가장자리를 따르는 산길은 잡목 사이로 다소 급한 오름길로 이어지면서 차밭 정상부의 공터 구릉에 이르는데 활성산 정상이다.

(순천한백산악회에서 달아 놓은 활성산 이름표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 활성산

 

11:38   임도

우측 1시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바로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어 내려가다가 수풀이 무성한 임도와 합류되고

 

11:41   임도 삼거리

좌측에서 내려오는 임도를 따라 우측 방향으로 내려가면 우측으로 묘가 보이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11:46   개활지 삼거리

좌측 11시 방향으로 내려가는 임도를 따르다가 벌목된 듯한 개활지 삼거리를 만날 때

 

11:51   아스팔트 포장도로

우측의 직진하는 임도를 따르면 잠시 후 대나무 숲을 지나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에 내려서서

  ▼ 삼수마을로 가는 도로

 

11:58   삼수마을 정자

좌측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르면 삼수마을 정자가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

三水마을由來

   이곳은 전남 보성군 웅치면 봉산리 3구 삼수마을이다.

   삼수마을은 백제시대에는 보성군 계천현, 신라시대에는 계수현·장택현이었으며 고려 인종 23년 서기 1124년 장흥부로 편입되었다가 웅점소·웅치방·웅치면으로 행정구역이 변천하여 1914년 3월 1일 보성군으로 다시 편입되었다.

   地勢(지세)는 백두대간이 호남정맥이 되어 獅子山(사자산)에서 一脈(일맥)이 오면서 남으로는 日林山(일림산) 동으로는 鶴城山(학성산)을 이루고 북쪽 당山(당산)에 섬진강 발원지 飛來泉(비래천)을 만들었으며 서쪽 兄弟峰(형제봉)의 여러 봉우리는 帝巖山(제암산)을 보고 공손히 인사하는 것처럼 보이니 君臣(군신)이 拱揖(공읍)하는 형상과 같다고 한다.

   마을 형국은 드들방아 형국으로 뒷산은 방아를 찧어 하얀 쌀을 쌓아 놓은 산과 같다 하여 당山(당산)이라 하며 청룡등을 糠嶝(강등) 백호등을 방앗등이라 하고 앞산에 筆峰(필봉)과 露積峯(노적봉)이 있으니 대대로 문장과 부자가 나올터라 하며 마을 이름은 飛來泉·寒泉·樋泉(비래샘·찬샘·통샘) 세 샘이 있어 三水라 한다.

   맨 처음 皇甫氏, 曺氏, 白氏(황보씨, 조씨, 백씨)가 촌락을 이루다가 珍原朴氏(진원박씨)는 서기 1634년 부터 살아왔으며 현재는 珍原朴氏·長興魏氏·靈光金氏·全州李氏·全州崔氏(진원박씨·장흥위씨·영광김씨·전주이씨·전주최씨)가 거주하고 있다.

   옛 文獻(문헌)과 口傳(구전)을 모아 마을 由來(유래)를 여기에 새긴다.

서기  2005년  6월    일

주민일동

  ▼ 삼수마을 정자(마룻금은 이 곳에서 좌측으로 도로를 따른다)

  ▼ 삼수마을 표석

 

12:42~13:00   삼수 → 보성

정자가 있는 이곳 삼거리에서 마루금은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어 도로를 따라야 하지만 오늘 산행을 여기서 끝내기로 하고 우측으로 보이는 정자나무가 있는 곳의 버스정류장에서 농어촌버스로 보성까지 이동하여

   삼수 → 보성  농어촌버스 운행 시간(보성터미널  ☎ 061-852-2777)

      06:25  10:00  12:30  14:10  16:10  18:10  20:05

      보성군청 홈페이지(http://boseong.go.kr)  농어촌버스 시간표 참조

 

15:20~20:20   보성 → 서울(센트럴시티)

서울 센트럴시티(호남선)로 운행하는 우등고속버스에 승차, 벌교를 경유하여 어둠이 내리는 서울에 도착한다.

   보성 → 서울 센트럴시티(벌교 경유)  고속버스 운행 시간

      08:10(일)  15:20(우)  (1일 2회 운행, 5시간 소요)

   보성 → 광주(화순, 복내 경유)  직행버스 운행 시간

      07:00~13:00  13:40~18:10(30분 간격)  18:30  19:00  19:40  20:20  21:00  (1시간 30분 소요)

      보성군청 홈페이지(http://boseong.go.kr)  교통안내 참조

 

 

[산행 후기]

   만 1년을 넘기고 2년차로 접어드는 시점에 그동안 미루어 놓았던 호남정맥을 마무리하기 위하여 일주일 전에 기차표를 예매하였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금방 끝낼 것처럼 분주하였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뜸한 발걸음으로 이어간 남도의 산줄기는 해를 넘기고 불볕 더위가 시작되는 여름에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들뜬 기분은 열차 내에서 지리산을 찾아가는 많은 산꾼들과 함께 거의 뜬눈으로 순천에 도착하고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첫차로 보성까지 이동하는 와중에 산행 시간을 계산해 봅니다. 오늘 산행 거리는 대략 30여 km로 산행 예정 시간을 대략 12~13시간 정도 생각하므로 최대한 빨리 시작해야 하는데 보성에서 7시에 출발하는 벌교행 농어촌버스를 승차할 수 있을련지 마음만 앞서 가지만 다행히 버스는 7시 전에 도착합니다.

 

   7시에 출발하는 버스에 승차하였으니 오늘 시목치에서 산행을 마무리하는 시간은 오후 8시 전후라는 계산이 나오므로 조급해지던 마음에 다소 여유를 가지게 되었지만 결론은 물폭탄을 얻어맞아 삼수마을에서 마무리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답니다.

 

   그렇게 기분좋게 도착한 그럭재인 풍치정류장의 주변은 짙은 안개구름으로 어둡고 비가 내리고 있네요. 수풀로 이어질 것 같은 산길에 대비하여 비옷 바지를 입고 그럭재를 출발하였지만 신작로처럼 뻥 트여진 산길이라 비옷 바지를 벗어버리고 반섬산을 지나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우측의 날등을 보면서 올라갈 수 있는 곳을 찾아보지만 마루금과 멀어질 것 같아 다시금 갈림길로 돌아와 잘 살펴보니 임도로 잘려진 끝머리 날등으로 오를 수 있는 길이 보입니다. 그렇게 산줄기로 올라 고속도로처럼 다듬어진 산길을 따라가는 길목 중간중간 이정표를 지나면서 삼각점이 매설된 416.8봉을 거쳐 봉화산에 도착하였지만 주변의 지형지물은 모두들 구름 속으로 숨어 버린 것도 모자르는지 빗방울로 위장까지 하고 있습니다.

 

   날씨만 좋다면 조망이 일품일 것 같은 봉화산을 내려오니 몇 발자국 앞에서 봉화대가 희끗 보여 발걸음을 봉화대로 옮기는데 아무래도 저와 남도의 봉화대와는 인연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금남정맥의 싸리재에 있는 태평봉수대도 주변 조망이 좋다고 하던 선답자의 산행기를 무색케 하는 짙은 구름에 덮였듯이 역시나 호남정맥의 봉화대도 반겨주질 않지만 하늘의 뜻이려니 하고 갈 길이 멀기에 다원 방향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별로 힘들지 않는 산길은 구름 속에서 갑자기 산불 감시 초소가 나타나고 KTF 안테나가 세워진 411.2봉에 이르지만 지형도의 삼각점을 확인한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좋은 길을 따라내려가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도착해서야 생각이 납니다. 하지만 이미 지나온 길이기에 미련을 버리고 차밭이 있는 얕은 구릉에 올라서니 구름이 살짝 걷히면서 멀리 남해의 득량만이 보이지만 그것도 잠시뿐 다시금 한줄기 소나기를 퍼부으면서 빨리 갈 길을 가라합니다.

 

   떠밀리듯이 내려선 산길은 어느 누군가 A4 용지에 '재양골(朝陽谷)재' 유래가 적힌 비닐 코팅지를 매달아 놓은 안부를 지나고 상태가 양호하던 길은 슬그머니 고사리와 수풀로 바뀌어 지형도상 318봉으로 추정되는 야트막한 구릉에 올라섭니다. 중간중간 보이는 이정표 상의 다원까지의 거리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이 이제 봇재가 지척임을 느끼게 하고 수풀의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길은 임도로 바뀌어 갈림길이 나오는데 정면으로 보이는 '농장출입금지' 팻말이 발걸음을 주춤하게 합니다.

 

   잠시 지형도를 살펴보면서 마루금은 직진해야 함을 느끼고 조심스럽게 잡초로 가려진 길의 흔적을 따라 구릉에 올라서니 길은 다시 산책로로 바뀌어 우향으로 내려가고 다시 우측으로 90도 방향을 바꾸어야 하는데 직진하기 쉬운 지점이 나오지만 선답자의 표지기가 이쪽으로 오라고 하여 따라가면 시멘트 길로 바뀌어 18/77번 국도 봇재에 도착합니다.

 

   이곳 봇재가 원래는 작년 마지막 구간이었던 6구간의 산행 종료 지점으로 생각하였던 곳이었는데 오늘에서야 중간 경유지로 지나면서 봇재소공원의 돌의자에서 빗물에 젖어버린 등산화를 벗고 양말을 짜는 등 잠시 긴 휴식을 취합니다. 비에 젖은 것인지 아니면 공기 중의 습기에 젖은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땀에 절은 것인지 구분되지 않는 상의를 다시 정리하고 봇재다원으로 걸어가 건물 좌측의 길을 따라 침목 계단을 오르고 잠시 옅어진 구름 사이로 보이는 차밭을 구경하면서 302봉에 오릅니다.

 

   잡목과 수풀로 길이 보이질 않는 302봉에서 대한다원을 들렀던 기억의 끈 때문에 잠시 방향을 잃어버리고 혼란스럽게 갈팡질팡 합니다. 마루금은 국도에서 좌측의 대한다원으로 진입하는 차도와 나란히 진행하므로 302봉에서 우측 방향으로 진행해야 할 것 같은데 그 방향으로는 길의 흔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무성한 잡목으로 도저히 선답자들이 지났던 흔적을 찾을 수가 없고 방향마저 동향입니다. 결국 나침반의 서쪽을 따라 조금 진행하였지만 무성한 잡목은 선답자가 지났다는 흔적이 없어 다시 302봉으로 되돌아가게 하고 302봉에서 잠시 동진해 보지만 길이 아님을 확신하고 나서야 무조건 나침반이 가리키는 서쪽을 따라 잡목을 뚧고 진행합니다.

 

   그 많던 선답자의 표지기도 보이질 않아 마루금인지 의심스럽지만 일단은 가는 데까지 가보기로 하고 진행하니 안부 갈림길이 나오면서 선답자의 표지기가 다시금 반겨줍니다. 반가운 친구처럼 느껴지는 표지기따라 방향을 바꾸어 354봉을 지나 차밭이 있는 안부로 내려서는데 너구리인 듯한 야생 동물 두 마리가 후다닥 도망가는 것을 보니 다른 정맥에 비해 아직은 야성이 남아 있는 듯합니다.

 

   차밭 우측 가장자리를 따라 올라가면 활성산 정상부의 다소 넓은 공터에 이르고 다시금 무성한 수풀로 이어지는 산길은 물방울을 잔뜩 머금고 있다가 이미 흠뻑 젖어버린 바지에 물폭탄을 떨어뜨립니다. 이제 오락가락하던 빗줄기는 잠시 소강상태인지 하늘에는 옅은 햇살이 살짝 비추기도 하지만 임도의 수풀길은 아직도 물길이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바지가 마르기를 기대하면서 삼수마을 포장도로에 이르고 좌측으로 흐르는 듯한 마루금을 눈으로 살펴보면서 삼수마을 정자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보성까지 연결되는 차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인지 가야 할 일림산 방향의 산줄기를 무겁게 덮고 있는 구름을 보고 있노라니 약해지는 마음은 이미 젖을대로 다 젖어 잠수함이 되어버린 등산화 탓을 하면서 산행을 종료합니다.

 

   이번 구간은 보성다원까지 잡초가 제거된 산길로 이어지며 또한 선답자의 표지기가 곳곳에 걸려 있어 길찾기가 수월합니다. 다만 봇재에서 302봉으로 올라서면 활성산으로 이어지는 초입부는 잡목으로 길이 없을 뿐만 아니라 선답자의 표지기마저 없어 길이 아닌 듯하지만 그냥 서쪽 방향으로만 진행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