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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정맥 산행 기록/호남정맥_남도를 굽이굽이 휘돌아간다

[2008-08-09] 호남정맥 9구간(시목치/갑낭재 → 장고목재) : 조망없는 능선길에서 맞닥뜨리는 거미줄

호남정맥 9구간(시목치/갑낭재 → 장고목재) : 조망없는 능선길에서 맞닥뜨리는 거미줄

 

[산행 일시]  2008. 08. 09(토) 07:25~17:00(9시간 35분)

                  (산행시간 : 6시간 52분 / 휴식시간 : 1시간 51분 / 헛걸음시간 : 0시간 0분 // 정맥 (접근∙이탈)시간 : 0시 52분)

[날       씨]  맑음(옅은 구름, 폭염)

[산행 인원]  성봉현

[정맥 접근]  센트럴시티(호남선) → 광주/광주 → 배산(장동)/배산 → 시목치(갑낭재) : 심야 우등고속버스/직행버스/도보

[정맥 이탈]  장고목재 → 월곡마을/월곡마을 → 장평/장평 → 광주/광주 → 동서울 : 도보/택시/직행버스/우등고속버스

[산행 시간]  배산(07:25) → 시목치(갑낭재, 07:43~07:50) → 224.9봉(△[삼각점 확인 불가], 08:29) → 371봉(08:57)

                  → 만년임도(하방이~삼정 임도, 09:28~09:33) → 용두산(10:32~10:42) → 513.4봉(△, 병무산, 11:59~12:33)

                  → 피재(13:32~13:44) → 427봉(14:17~14:22) → 가지산 분기점(500능선 암봉, 15:26~15:36) → 가지산(15:47)

                  → 장고목재(16:33~16:38) → 월곡마을(17:00)

[산행 지도]  1:50,000  장흥, 청풍 (1975년 편집, 2004년 수정(2003년 촬영, 2004년 조사), 2005년 인쇄)

 

[산행 기록]

00:45~04:16   센트럴시티(호남선) → 광주

지난 8구간에 이어 순천이 아닌 광주가 기점이 된 이번 구간을 연결하기 위하여 광주행 심야 우등고속버스로 이동하고>

   센트럴시티(호남선) → 광주  고속버스 운행 시간(센트럴시티  ☎ 02-6282-0600)

      05:30~21:45  (심야) 22:00~익일 01:00  (3시간 40분 소요)

      이지티켓  홈페이지(http://www.easyticket.co.kr) 참조

   동서울 → 광주  고속버스 운행 시간(동서울터미널  ☎ 02-455-3162)

      05:40~21:00  (심야) 22:00  23:00  24:00  (3시간 55분 소요)

      이지티켓  홈페이지(http://www.easyticket.co.kr) 참조

 

06:05~07:25   광주 → 배산(장동)

이른 새벽부터 대합실에서 첫차를 기다리는 다른 승객들과 함께 무료한 시간을 보낸 후 이양을 거쳐 장흥까지 운행하는 직행버스를 타고 장평을 지나 배산에 도착하여

(장흥행 첫차는 나주를 경유하는 노선의 5시 35분이지만 배산을 경유하는 첫차는 이양을 지나는 6시 5분이다.)

   광주 → 장흥(배산 경유)  직행버스 운행 시간(광주종합버스터미널  ☎ 062-360-8114, 8800)

      06:05  07:30  09:35  11:20  12:10  14:05  16:20  17:00  19:05  (약 1시간 20분 소요)

      금호고속 유·스퀘어  홈페이지(http://usquare.co.kr) 참조

 

07:43~07:50   시목치(갑낭재)

장흥으로 가는 직행버스를 보면서 도로를 따라가면 장동읍사무소를 거쳐 장동초등학교 삼거리를 지난다. 지난 구간 하산 시 세면과 차가운 식수까지 제공해 주었던 'S-Oil 장안주유소' 앞의 삼거리에서 우측 구 국도를 따른다. 도로 우측 풀숲에 세워져 있는 '甲囊峙(갑낭재) 해발 210m' 표지석을 지나 이번 구간 시점인 시목치에 도착한다.

  ▼ 시목치(갑낭재)

 

08:04~08:08   350봉

오늘 구간의 시점인 '미끄럼주의' 교통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우측 풀숲을 헤치고 올라가면 이내 길이 뚜렷해지면서 서서히 고도를 올려가다가 지형도상 350봉에 이르고

 

08:16   안부 삼거리

곧게 자란 낙엽송(?)으로 어둡게 느껴지는 숲을 지나 잠시 내려가다가 정면의 나무에 고장난 시계가 걸려 있는 능선 상의 갈림길을 만나는데 무심코 가다가는 직진하기 쉬운 지점으로

 

08:29   △224.9봉 (삼각점 확인 불가)

좌측 10시 방향으로 올라가는 능선길을 가면 묘가 있는 구릉을 지나 지형도상 삼각점이 매설된 224.9봉으로 여름철의 무성한 잡초 때문인지 삼각점을 찾을 수가 없다.

 

08:37   구릉 삼거리

조금씩 고도를 올려가면서 조금 더 높은 구릉에 올라 만나는 갈림길에서

 

08:57   371봉

좌측 9시 방향으로 내려가는 능선길은 정면으로 뾰쪽하게 솟아보이는 371봉까지 오름길로 연결되고

 

09:08   TV 안테나

전망 좋은 바위를 지나 내리막길에 TV 안테나가 세워진 곳을 지나며

 

09:28~09:33   만년임도(하방이~삼정 임도 / 이정표[↑용두산 2.3km  ↓갑낭재 4.9km  ←장동만년 1.3km  →장동북교 1.2km])

얕은 구릉을 두어 번 넘어가면 하방이마을과 삼정마을을 연결하는 시멘트 도로의 고갯마루인 만년임도로 수자원공사 맨홀 뚜껑 및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 만년임도

 

09:43   임도 삼거리

맞은편 산길로 들어가면 잠시 후 임도와 합류되어 우측 2시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안부를 지나 오름길에 삼거리를 만나고

 

09:48   △305.1봉

우측 1시 방향으로 오르는 산길은 바로 망주석이 있는 경주이공지묘의 윗편으로 이어지는 숲길로 들어가 지형도상 △305.1봉으로 보이는 구릉에 올라서며

(구간 초반부터 맞닥뜨리는 거미줄에 신경쓰느라 삼각점을 확인할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305.1봉으로 추정된다.)

 

09:50   능선 삼거리

내려서는 듯하다가 만나는 삼거리에서

 

10:16   453봉

우측으로 90도 방향을 바꾸어 진행하면 묘가 있는 구릉을 지나 특색없는 453봉으로 이어진 후

 

10:32~10:42   용두산(551m), 이정표[↑가지산 10.5km, 병무산 3.1km  ↓제암산 12.4km, 갑낭재 7.2km]

잡초만 무성한 '93-8-18' 헬기장을 지나자마자 또 하나의 헬기장을 통과하면 산불 감시 카메라가 설치된 철탑이 있는 조망이 시원스러운 용두산으로 장흥군에서 세운 정상석과 이정표가 있다.

  ▼ 용두산

 

10:56   금장재, 이정표[↑가지산 9.8km, 피재 5.8km  ↓갑낭재 7.9km, 용두산 0.7km  →장평면 여의동마을 2.0km

무성한 산죽 사이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임도로 이어진 후 우측 3시 방향으로 내려가면 이정표가 세워진 금장재로

 

11:16~11:21   관한임도, 이정표[↑가지산 8.8km, 병무산 14km  ↓갑낭재 8.9km, 용두산 1.7km  ←부산금자  →장평제산]

471봉을 넘어 두 개의 구릉을 더 넘으면 우측 제산리 제산마을과 좌측의 금자리 관한마을을 연결하는 관한임도에 이른다.

  ▼ 관한임도

 

11:33   헬기장

맞은편 숲길로 올라가면 헬기장이 나오고

 

11:45   500능선 구릉, 이정표['현위치 병무산'  ↑가지산 7.4km  ↓용두산 3.1km]

서서히 고도를 높여 500능선 구릉에 올라서면 '현위치 병무산'이라고 쓰인 이정표가 있는 헬기장으로

(병무산으로 불리는 △513.4봉은 여기서 조금 더 가야 한다.)

 

11:59~12:33   △513.4봉(병무산, 번호 없는 삼각점)

야트막한 구릉을 넘어서 만나는 '93-6-13' 헬기장이 △513.4봉으로 '준,희'님의 병무산 아크릴 표시판과 순천한백산악회의 병무산 표지기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 △513.4봉(병무산)의 삼각점

 

12:47   안부 삼거리

△513.4봉의 완만한 내리막길은 꽤나 깊게 내려가는 듯하다가 안부 삼거리를 만나고

 

13:05   안부

좌직진하는 오름길은 구릉을 넘어 안부로 내려서며

 

13:32~13:44   피재(820번 지방도), 이정표[↑가지산 4.0km  ↓병무산 3.4km]

네다섯 개의 구릉을 넘어가면 벌목지인 듯한 개활지 사거리를 만나는데 우측 1시 방향의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유치면과 장평면의 경계인 820번 지방도 피재로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 820번 지방도 피재

 

13:52   묘

차량 통행이 제법 빈번한 2차로의 도로를 건너 비닐하우스 좌측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올라가면 흙길은 시멘트도로로 바뀌다가 다시금 흙길로 바뀌어 추모비가 세워진 다수의 묘를 지나 오르다가 또 4기의 묘를 만나고

 

13:58   임도 끝지점

계속하여 좌측으로 우회하여 오르면 길은 잠시 무성한 잡초로 사라지지만 임도를 만들려는 것인지 파헤쳐진 개토지에 올라 임도를 잠시 따르다가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14:17~14:22   427봉

다시 숲속으로 산길이 이어지면서 서서히 높이를 올려가 427봉에 도착한다.

 

14:42~14:52   장평우산 갈림길 / 이정표[↑가지산 1.6km  ↓병무산 5.8km  →장평우산 석수동마을 1.0km]

서서히 내려가는 능선은 좌측으로 탐진강과 가야 할 방향으로 가지산 분기점의 암봉 2개가 선명하게 보이는 전망지를 지나 이정표가 세워진 안부 삼거리에 이르고

 

15:26~15:28   가지산 분기점

가지산 방향으로 올라가다가 정면으로 암봉이 잘 보이는 구릉을 넘어 깊게 느껴지는 안부를 지나 올라가면 장평 이정표가 세워진 능선 분기점이 나오는데

  ▼ 능선 분기점의 이정표

 

15:32~15:36   500능선 암봉

정맥길은 우측으로 오르는 완만한 능선길이지만 좌측으로 솟아보이던 암봉을 향해 좌측으로 무성한 산죽을 헤치고 오르면 전망이 시원스런 500능선 암봉으로

  ▼ 500능선 암봉과 지나온 능선

 

15:38   가지산 분기점

지나온 산길과 가야 할 능선길을 확인하고 다시금 갈림길로 복귀한다.

 

15:47   가지산(510m), 이정표[↑삼계봉 2.8km  ↓병무산 7.4km]

원 진행 방향에서 우향하는 능선길을 오르면 완만한 능선 상에 이정표가 세워진 가지산이 나오며

 

15:55   송전 철탑

밋밋하던 능선은 나일론 줄이 설치된 내리막길의 짧은 바윗길을 지나 송전 철탑을 만나고

 

16:00~16:10   능선

완만하게 내려가는 능선으로 이어지면서

 

16:33~16:38   장고목재, 이정표[↑삼계봉 1.0km  ↓가지산 1.8km  ←유치봉덕 죽동마을 1.8km  →장평병동 월곡마을 1.3km]

네 개의 구릉을 오르내리다가 산죽이 무성한 구릉에 올라선 후 내려가면 장고목재 임도가 나온다.

  ▼ 장고목재

 

17:00   월곡마을

마루금은 임도를 건너 직진해야 하지만 오늘 산행을 이곳에서 종료하기로 한다.

우측의 월곡마을을 향해 내려가는 임도는 바로 무성한 잡초로 우거지고 '갈지(之)'자 형태로 돌아가면서 가옥을 만나며

 

17:33~17:45   월곡마을 → 장평

인기척을 느낄 수 없는 월곡마을에서 장평 개인택시를 호출하여 장평정류장으로 이동한 후

   장평 개인택시  위종환(☎ 061-862-3858 / 010-9269-3858)

      장평 → 월곡   군내버스 운행 시간(장평정류소 ☎ 061-862-3600  /  장흥공용터미널 ☎ 061-863-9036, 9059)

      07:05  08:25  10:25  13:55  17:45  19:10  (약 15~30분 정도 소요 / 경유지에 따라 다름)

      장흥군청 교통정보  홈페이지(http://travel.jangheung.go.kr) 참조

 

18:45~20:12   장평 → 광주

예상과 달리 드문드문 운행되는 광주행 직행버스에 승차하여 산행 종료 지점으로 생각했던 웅치를 넘어 깊어가는 밤을 전등 불빛으로 수놓는 광주에 도착,

   장평 → 광주  직행버스 운행 시간(장평정류소 ☎ 061-862-3600  /  장흥공용터미널 ☎ 061-863-9036, 9059)

      07:45  08:50  11:35  12:25  13:35  15:45  18:45  19:15  20:45  (약 1시간 20분 소요)

      장흥군청 교통정보  홈페이지(http://travel.jangheung.go.kr) 참조

  ▼ 장평정류소의 버스 시각표

 

21:00~00:48   광주 → 동서울

동서울행 일반 우등고속버스 막차를 타고 요일이 바뀐 심야의 동서울에서 미완으로 끝나버린 산행을 마무리한다.

   광주 → 동서울  고속버스 운행 시간(광주종합버스터미널  ☎ 062-360-8114, 8800)

      05:40~23:55  (20~30분 간격  /  4시간 소요)

      금호고속 유·스퀘어  홈페이지(http://usquare.co.kr) 참조

   광주 → 센트럴시티(호남선)   고속버스 운행 시간

      04:00~익일 01:30  (5~40분 간격 배차  /  3시간 30분 소요)

   광주 → 상봉동  고속버스 운행 시간

      06:10  08:10  10:10  11:30  13:35  15:35  17:10  19:05  (8회 운행)

      상봉터미널  홈페이지(http://tm.jamycar.co.kr) 참조

 

 

[산행 후기]

   오늘 진행할 구간을 원래는 지난 8구간에 이어 이틀 연속 종주하려고 했었지만 폭염에 포기하였던 구간입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이틀 연속 종주를 포기하고 당일 한 구간 산행으로 진행하기로 하고 밤차를 이용하여 광주에 도착합니다. 호남정맥을 다시 재개하면서 두 번째 찾아온 광주종합터미널의 대합실이 이제는 낯설지만은 않네요.

 

   지리한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고 만나는 장흥행 첫차는 가야 할 배산이 아닌 나주 방면으로 돌아가기에 다음 차편을 이용합니다. 오늘 산행 종료 지점이 될 웅치고개의 '호남정맥' 안내판을 보면서 산행을 그려 보다 보니 어느새 장평을 지나 배산에 이릅니다. 장흥으로 가 버리는 버스를 좇아 국도를 따라가다가 지난 구간에 도움을 받았던 'S-Oil 장안주유소'를 지납니다. 계속해서 구 국도를 따라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풀숲에 가려진 '갑낭재' 표지석이 보이지만 들머리가 아니기에 장흥 쪽으로 조금 더 내려갑니다.

 

   8구간의 날머리를 지나 산행 들머리에서 잠시 행장을 정리하고 이른 아침부터 심상치 않은 기온을 느끼면서 오늘 구간을 시작합니다. 완만하게 오르는 산길은 금새 350봉으로 오르고 어두운 숲길을 잠시 내려가다가 만나는 안부에서 평탄한 직진길을 몇 걸음 옮겼을까 느낌이 이상합니다. 능선 흐름을 보니 바로 좌측의 능선으로 올라야 하지만 길이 아닌 것 같은 생각에 다시 살펴보다가 분기점을 지났습니다. 나무에 매달린 시계를 영상에 남기려고 하다가 지나친 것으로 다시금 원래의 길을 찾아 △224.9봉에 오르지만 지형도에 표시된 삼각점은 찾을 수가 없었으며 가야 할 방향으로 371봉의 모습이 뽀쪽하게 솟아 산꾼에게는 부담스럽게 보입니다.

 

   외길로 계속되는 능선길은 아무도 지나가지 않아서인지 시도 때도 없이 맞닦뜨리는 거미줄을 피하랴, 내가 가고 있는 길을 독도하랴,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날씨마져 무더워 벌써부터 온몸이 물 폭탄 맞은 것처럼 땀으로 흠뻑 젖어 몰골이 말이 아닙니다. 결국은 거미줄을 피하기보다는 왼손에는 지형도와 수첩을 오른손에는 나뭇가지를 들고 거미줄을 제거하기 위하여 바쁘게 움직이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외길로 이어지는 마루금과 생각보다 부드러운 잡목 그리고 수풀의 상태입니다.

 

   그렇게 오르내리다 보니 어느새 만년리 삼정마을과 북교리 하방이마을을 이어주는 시멘트도로 고갯마루인 만년임도에 내려서고 수자원공사의 공기변 맨홀 뚜껑을 지나 다시 산길로 들어가 지형도에 삼각점이 표기된 △305.1봉을 모르고 지나버립니다. 계속하여 오르는 산길은 헬기장을 지나 태양광 전지판과 산불 감시 카메라가 설치된 철탑이 있는 용두산에 이르고 가야 할 능선의 흐름을 눈으로 읽어 보면서 그늘이 없지만 짧지만은 않은 휴식을 취합니다.

 

   힘들다고 마냥 쉴 수만은 없기에 발길을 옮기니 금장재가 나오며 471봉을 넘어 고만고만한 구릉을 통과하여 관한임도를 만나고 선답자들이 말하는 가짜 병무산 이정표를 지나 지형도에 △513.4봉으로 표기된 병무산에 오르니 헬기장으로 '준·희'님의 '호남정맥 병무산513.7M' 아크릴판과 순천한백산악회의 병무산 표지기가 나무에 걸려 있습니다.

 

   광주종합터미널에서의 이른 아침으로 휴식을 겸한 점심을 먹어 보지만 입맛이 껄끄러워 물에 말아 억지로 먹고 길에 누운 후 잠깐이라도 잠을 청해 보아도 지쳐서인지 오히려 말똥말똥해지는 것이 더 부담스러워 등을 털고 일어납니다.

 

   피재로 내려가는 내내 피재에서 산행을 종료할 것인지 아니면 갈 수 있을 때까지 갈 것인지 갈등을 느끼며 내려가다 보니 차량 소리가 가까이 들리기 시작하면서 수월해진 내리막길을 지나 820번 지방도인 피재에 이릅니다. 820번 지방도를 포함해 가야 할 가지산 방향으로 소나기가 지났던 흔적이 남아 있는 피재 도로를 건넙니다. 소나무 그늘 아래에서 소금을 먹으면서 산행을 접고 장평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웅치로 가다가 정 안되면 중간에 탈출할 것인가를 다시 고민합니다. 물은 이미 1.5리터를 소모한 상태이지만 산행 거리는 중간점에 와 있으니 가 보는 데까지 가기로 하고 좋은 길을 따라 진행합니다.

 

   소나기가 더위를 식히기에는 무리인 듯 몸으로 전해지는 열기를 느끼면서 가는 산길의 수풀에 남은 물방울들이 오히려 힘겹게 합니다. 더디어지는 발걸음으로 427봉을 넘어 조망이 트이는 시원스런 전망 바위에서 앞쪽으로 보이는 암봉 두 개가 가지산이라고 생각합니다(이 암봉은 가지산이 아니라 가지산 분기점에서 좌측으로 솟아오른 500능선의 구릉입니다.)

 

   서서히 내려가는 능선을 따라 장평우산 갈림길을 지나 1.6km 남았다는 가지산으로 오르는 길에 잠깐씩 숨을 고르는 횟수가 늘어납니다. 그렇게 힘들게 오른 능선 분기점에서 좌측의 가지산을 오르기 위해 무성한 산죽을 헤치면서 올라서니 지나온 능선과 가야 할 능선이 펼쳐집니다. 시원스런 조망을 즐기고 올라왔던 길을 내려가 능선 분기점에서 직진하는 능선을 따르니 밋밋한 능선에 '가지산' 이정표가 나오는 것이 그렇다면 조금 전 오른 암봉이 가지산이 아니라는 것인데 지친 상태에서 지형도를 헛본 것입니다.

 

   내리막길로 바뀐 능선길은 짧지만 굵은 나일론 줄이 묶여진 바윗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가 송전 철탑을 지나고 완만한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장고목재 임도에 이릅니다. 피재에서 웅치까지 약 중간 지점인 이곳 장고목재에 이르기까지 수통의 물은 거의 바닥을 보이고 폭염에 지쳐버려 웅치까지 가려던 계획을 접고 아쉽지만 여기서 마루금을 끊고 우측의 월곡마을로 탈출하기로 마음을 정합니다.

 

   임도는 왕래가 없었던 듯 무성한 잡초로 길의 상태마져 나뻐 다음에 이곳으로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갑갑해집니다. 좌측으로 보이는 삼계봉을 보면서 아쉬움과 걱정만을 가슴에 담아둔 채 월곡마을에 도착합니다. 땀과 비에 젖은 얼굴을 씻기 위해 몇 집을 돌아다녀 보았지만 아무런 인기척도 느낄 수 없습니다. 별수없이 열려진 첫 집 마당의 수도에서 조용히 땀을 닦아내고 옷을 갈아입습니다.

 

   휴대 전화기로 장평 개인택시 전화번호를 문의하여 호출하고서 잠시 후 도착한 택시로 장평정류소까지 이동하는데 곰치재에서 새송이농장을 하신다는 기사님의 말씀에 의하면 광주행 버스가 드문드문 있다고 하면서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태양은 아직도 중천에 떠 있는 듯합니다. 다음 구간을 어떻게 산행할 것인지 계획을 구상하면서 무료한 시간을 보낸 후 도착한 광주행 버스에 승차하고 계획대로였다면 구간 종료 지점이었을 웅치(곰재)를 넘어 이양과 화순을 경유하여 광주에 도착합니다.

 

   원래의 계획은 시목치(갑낭재)에서 웅치까지 약 10~11시간 정도로 생각하였던 이번 구간은 지형도가 필요없을 정도로 외길 수준으로 이어지고 길 상태마져 양호하여 날씨만 좋다면 부담없이 산행할 수 있는 구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만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맞닥뜨리는 거미줄은 얼굴과 온몸을 휘감아 스파이더맨이 된 듯한 착각을 일으켜 양봉하는 분들이 사용하는 망사 모자(?)를 사용해 볼까 하는 생각을 하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