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주도/제주도 오름

[2021-11-26] 제주도 한 달 살기_29일차 - 2 : 정물오름

[2021-11-26] 제주도 한 달 살기_29일차 - 2 : 정물오름

 

[장소]  정물오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산 52-1)

[현황]  표고 466.1m,  비고 129m,  둘레 3,046m,  면적 585,044㎡,  직경 1,090m

[개요]  '정물오름' 안내판 내용 및 제주관광정보센터의 '정물오름' 소개글

   오름 북서쪽으로 넓게 벌어진 말굽형 화구를 가진 오름으로, 오름 동남쪽에 '당오름'이 이웃해 있다. 오름의 형태는 남서쪽에서 다소 가파르게 솟아올라 꼭대기에서 북서쪽으로 완만하게 뻗어 내렸다. 오름 북서쪽으로 두 팔을 벌린 형태의 아래쪽 기슭이 '정물'이라 불리는 쌍둥이 샘(雙泉)이 있는데 이 샘 이름에서 오름 이름이 나왔다. 이 오름 서쪽에 조그만 '알오름'이 있는데, 이를 '정물알오름'이라 한다. 표고는 469m이다.

 

   이 오름의 동녘 자락에 있는 들판은 정물오름을 모태로 하여 예로부터 으뜸가는 목장지대로 이용되고 있다. 이 오름에는 '개가 가리켜 준 옥녀금차형(玉女金叉形)의 명당터'가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으며 오름 안팎의 기슭에는 묘지가 많다.

 

[제주관광정보센터 - 정물오름]

   정물오름의 명칭은 오름 앞에 있는 정물샘의 이름에서 따왔다. 제주도는 전국의 연평균 강수량에 비해 훨씬 많은 강수량에도 불구하고 마실 물이 귀했다. 특히, 중산간 지역에서 식수를 구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서 귀하게 여겼는데, 식수로 사용할 수 있던 물 중의 한 곳이 정물샘이다. 이 샘은 물이 깨끗하고 양이 많아 이곳에서 꽤 먼 곳의 마을 사람들도 물을 길러다 마셨다고 한다.

 

   정물오름의 물은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에게도 소중했는데 이 부근에 제주도에서 가장 유명한 이시돌목장이 자리 잡고 있다. 정상에 오르면 당오름과 정물오름과 함께 생명수를 공급했던 원물오름이 한 선상에 있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주변 도로들을 볼 수 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다른 풍경을 만들어 내는 이시돌목장을 보는 것도 즐겁다. 풀이 파릇파릇한 넓은 목장에서 따스함과 여유가 느껴지는 말들의 움직임이 계절의 기운을 전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제주시외버스터미널과 서귀포시외버스터미널에서 목적지 안내를 받은 후 이시돌목장에서 내려 성이시돌 젊음의 집 방향으로 10분 정도 걸으면 도착한다.

 

   정물오름에 도착하면 주차를 하고 시계 방향으로 도는 것을 추천한다. 왼쪽 길로 올라가서 내려오게 되면 한라산을 보면서 올라가고 바다를 보며 내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에 오르면 앞으로 비양도가 보이고 요즘 인기가 많은 금악오름(금오름)이 보인다. 뒤로는 한라산이 앞으로는 제주의 바다가 펼쳐지는 곳으로 일몰 시간 때 가면 좋다.

 

[지도]  카카오맵 편집, OruxMaps GP 캡처 화면

 

[구글 어스]

2021-11-26_2_정물오름.gpx
0.02MB

 

[탐방 일시]  2021.11.26(금) 15:50~16:18(0시간 28분)

[날       씨]  맑음 / 바람불어 쌀쌀한 날

[탐방 인원]  성봉현

[탐방 기록]

   제주올레 12코스 탐방을 무릉외갓집에서 시작하여 용수포구에 도착하니 오후 2시 50분을 가리키고 있다. 이곳에서 토평동 숙소까지 그냥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가는 동선 상에 있는 정물오름으로 목적지를 설정하고 용수포구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제주도에 입도하여 둘째 날 탐방하였던 저지오름과 금오름 입구를 지나 정물오름 주차장에 도착하니 사십여 분 정도 소요된 듯하다. 네 대가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보니 나 말고도 서너 팀이 정물오름에 있구나 생각하면서 탐방 준비를 하고 오름 탐방을 시작한다.

 

   주차장에서 정물오름으로 올라가는 입출구에 있는 '정물' 안내문과 '정물오름' 안내도를 살펴보고 분화구의 왼쪽 산등성이로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오기로 한다. 자잘한 돌들이 깔린 탐방로를 따라 거의 북쪽으로 열린 굼부리를 지나서 오른쪽 위편의 정상부를 향해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정물오름 정상의 높이가 466m이고 시작점의 높이가 350m 정도이니 고도차는 120m가 조금 안되어서 그런가 하늘선을 그리는 오름의 모습은 완만하게 보인다. 다만 정상부에서 출입구로 내려오는 오른쪽 등성이는 약간의 경사가 있는 것 같으며 밑에서 보는 오름의 화구벽 둘레길은 전반적으로 억새길인 듯하다.

 

   천연 매트가 깔린 탐방로로 올라가면서 굼부리 방향으로는 수목으로 잘 안보이는 반면 왼쪽으로는 한라산이 막힘없이 잘 보인다. 한라산 방면으로 봉긋봉긋한 오름들이 여럿 보이는데 아직 미답지인지라 그들의 이름을 알 수가 없지만 바라보는 풍광은 아름답다. 시선을 조금 더 왼쪽으로 돌려보니 머리에 이동통신용 안테나 철탑을 이고 있는 금오름이 그나마 두 번 올랐다고 눈에 띤다. 오전에 그랬던 것처럼 오후에도 미세먼지인지 아니면 연무인지 모르는 희뿌연 대기질로 바닷가 방향의 원경은 그닥 좋지를 않아 시계가 불량하다. 그렇게 놀멍놀멍 올랐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정물오름의 정상에 도착하였고 주차장에서 13분이 소요되었다.

 

   정물오름에는 개가 가리켜 준 명당터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는데 故 김종철 님의 저서 오름나그네 3권 '정물오름(안덕면)'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 금악리에 살던 한 사람이 죽었다. 묏자리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는데 그 집 애견의 거동이 수상해졌다. 자꾸 이 오름에 와서 가만히 엎드렸다 돌아가서는 상제의 옷자락을 물며 끄는 시늉을 하는 것이었다. 이상히 여겨 지관과 함께 따라가 개가 엎드리는 곳을 살펴본즉 그곳이 바로 옥녀금채형(玉女金釵形)의 명당자리였다. 후에 개도 오래도록 한 식구로 살다 죽자 그 곁에 묻어 주었고 후손들은 발복하였다는 이야기다.

 

   첫 눈에 보이는 정상부는 그냥 펑퍼짐한 둔덕같은 느낌이지만 사방으로 시원스런 조망이 열리는 곳이다. 서쪽 수평선으로 저무는 오후의 햇빛에 서사면이 밝게 보이는 당오름(473m, 서귀포시 안덕면)과 이곳 정물오름의 사이가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시 경계이다. 손에 잡힐 듯한 거리에 있는 당오름은 남동쪽으로 완만한 사면의 굼부리가 열린 오름이라고 한다. 맘 같아서는 단숨에 내려가 당오름에도 올라보고 싶지만 어디까지나 마음일 뿐이고 지금은 정물오름 정상에서 눈으로만 바라본다. 역광 때문에 속살을 드러내는 억새들과 마지막 눈인사를 하고 정물오름의 정상에서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갈 시간이 되었다.

 

   오 분여 눈이 즐거웠던 시간을 접고 금오름을 보면서 내려가는 탐방로는 주차장에서 올라오면서 보았던 것처럼 약간 경사진 내리막길이다. 날씨가 좋았다면 비양도가 있는 협재 방향의 바다를 보면서 내려갈 텐데 오늘 내게 보이는 것은 희뿌연 풍경이지만 그나마 근거리는 잘 보인다는 것으로 위안삼는다. 경사진 내리막길에 층층이 쌓인 굵은 각목의 계단길이 나오는 것도 잠시 뿐 얼마 내려가질 않아 다시금 천연 매트의 탐방로로 이어진다. 이제 경사가 누그러지면서 나무들로 시야가 가려지는 것을 보니 주차장이 가까워졌나 보다. 내리막이 끝나고 그와 더불어 수목이 사그라들면서 오른쪽으로 굼부리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주차장에서 올라가던 길과 만난다.

 

   정물 앞으로 복귀하여 삼십여 분 소요되었던 정물오름을 다시 본다. 굼부리의 그늘이 올라갈 때보다 조금 더 넓어졌다. 그래서일까 이곳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에는 네 대의 차량이 있었는데 지금은 내 차만 남았다. 제주올레 12코스를 용수포구에서 끝내고 토평동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들렀던 정물오름, 이제는 토평동으로 가야 할 시간이 된 것 같다. 오늘이 저물면 내일 이른 새벽에 제주항으로 가서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끝났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정물오름 주차장을 떠난다.

 

 

[탐방 사진]

  ▼ 주차장에서 보는 정물오름

 

  ▼ 정물오름 안내판

 

  ▼ 주차장에서 정물오름으로 가는 입구

 

  ▼ 정물오름의 굼부리

 

  ▼ 입구에서 왼쪽으로 올라가는 중

 

  ▼ 정물오름 정상

 

  ▼ 한라산

 

  ▼ 정물오름 정상

 

  ▼ 금오름

 

  ▼ 정물오름 정상

 

  ▼ 서북쪽 방향의 금오름

 

  ▼ 동쪽으로 보이는 한라산

 

  ▼ 남서쪽 방향의 당오름(473m, 안덕면) - 당오름과 정물오름의 사이가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시 경계이다

 

  ▼ 오늘의 하늘은 뿌옇기만 하고 - 사진의 왼쪽에 희미하게 보이는 오름이 저지오름인 듯

 

  ▼ 정물오름 분화구 정상에서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 정상에서 내려가면서 보는 금오름

 

  ▼ 그리고 한라산

 

  ▼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중

 

  ▼ 정물오름 분화구

 

  ▼ 짧은 시간이었지만 굼부리의 그늘이 올라갈 때보다 조금 더 넓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