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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제주 올레길

[2021-11-26] 제주도 한 달 살기_29일차 - 1 : 제주올레 12코스(무릉외갓집 → 용수포구)

[2021-11-26] 제주도 한 달 살기_29일차 - 1 : 제주올레 12코스(무릉외갓집 → 용수포구)

 

[탐방 장소]  제주올레 12코스 : 무릉외갓집 → 용수포구

[현       황]  총 길이 : 15.6㎞,  소요 시간 : 5~6시간,  난이도 : 중

                  평탄한 농로로 시작하여 녹남봉, 수월봉, 당산봉을 오른다. 바닷가 넓은 바윗길도 지난다.

[탐방 일시]  2021.11.26(금) 10;00~14:50(4시간 50분 // 제주올레 : 4시간 31분 / 휴식 : 0시간 19분)

[날       씨]  맑음 / 바람불어 쌀쌀한 날

[탐방 인원]  성봉현

[접       근]  서귀포시 토평동 → 용수포구 : 자차 / 용수포구 → 주구동산 : 도보

                                             주구동산 → 고산1리육거리/고산1리육거리 → 무릉외갓집 : 771-1번/761-1번 버스 환승

[복       귀]  용수포구 → 정물오름 주차장 → 서귀포시 토평동 : 자차

[탐방 시간]  무릉외갓집(10:00) → 평지교회(10:34) → 신도생태연못(도원연못, 10:55) → 녹남봉(11:17~11:27)

                  → 산경도예(중간 스탬프, 11:40) → 신도2교차로('현재지점 7.0㎞', 11:52) → 노을과어울림 카페(12:11)

                  → 신도포구(12:23) → 간세 '경관 복원 쉼터'(12:41) → 한장동 마을회관(12:51) → 수월봉(13:26)

                  → 간세 '엉알길'(13:20~13:24) → 차귀도 선착장(13:45) → 당산봉 입구(13:52) → 간세 '당산봉'(13:58)

                  → 당산봉(14:08~14:13) → 간세 '당산봉'(14:19) → 간세 '생이기정 바당길'(14:31) → 용수포구(14:50)

[지도]  사단법인 제주올레 홈페이지(https://www.jejuolle.org)의 '2020 제주올레 국문가이드북(2) (업데이트 : 2020.6)' 편집

 

[구글 어스]

2021-11-26_1_제주올레_12코스_무릉외갓집~용수포구.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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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기록]

   제주도에 입도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오늘 일정이 끝나면 내일은 꼭두새벽부터 움직여야 하므로 실질적인 일정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어제 오후에 제주올레 12코스의 출발점으로 이동하는 것과 종점에서 토평동으로 돌아오는 대중교통편을 검색해 보았지만 수월하지가 않아 자차로 이동하기로 한다. 아침 7시 30분에 토평동 파우제 인 제주에서 출발하여 한라산 기슭을 따라 서쪽으로 직진하는 도로로 한 시간 정도 주행하여 용수포구에 도착하였다. 12코스 종점의 스탬프 박스를 확인하고 마을 골목길을 따라 주구동산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니 십 분이 소요된 것 같다.

 

   9시 5분에 도착한 771-1번 제주읍면지선 버스를 타고 고산1리육거리에서 하차하니 5분이 소요되었다. 길 건너편 정류장에서 9시 30분에 출발하는 서귀포읍면지선인 761-1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9시 30분이 되어도 버스는 오질 않는다. 버스 정류장 위치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인가 하고 주변을 살펴보는 와중에 761-1번 버스가 도착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버스가 아니라 영업용 승합차인 스타렉스 리무진에 버스 노선 번호판이 붙어 있다. 아마도 서귀포시와 협약을 맺고 일정 시간에 정해진 노선 구간을 운행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무릉외갓집까지 혼자서 왔으니 택시를 탄 것 같다. 이십 분간 기사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오다 보니 좌기동 버스 정류장을 지나 정류장이 아니지만 무릉외갓집 앞에서 세워주신 것이다. 종점인 모슬포남항(운진항)으로 가는 버스가 아닌 버스(?)의 기사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후 하차하여 12구간 탐방을 준비한다.

 

   무릉외갓집을 사진기에 담고 앞쪽으로 보이는 택배사 건물이 있는 삼거리를 향해 12구간의 발길을 시작한다. 택배사 앞의 마을길은 4.3위령비를 지나고 밭을 보면서 걸어간다. 길은 어느새 아스팔트로 포장된 번듯한 도로로 바뀌었고 완만한 오르막이 끝나는 고갯마루 바로 전에서 오른쪽 골목길로 방향을 바꾼다. 넓디넓은 초록색 채소밭을 가르는 현무암의 나지막한 돌담 농로를 따라가다 보면 태양광 발전소와 무릉2 지하수 관정 시설을 만난다. 그리고 잠시 후 평지교회를 지나 왼쪽으로 돌아가면 맞은편 비닐 하우스 뒤로 녹남봉이 보이는 사거리에 이른다.

 

   물탱크인 듯한 구조물이 있는 곳으로 직진하는 농로를 따라 이십여 분 걸어가다 보면 만나는 제주올레 화살표가 오른쪽 억새밭 둔덕으로 올라가라 한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의 대여섯 개 돌계단을 올라서면 간세 '도원연못'이 있는데 신도생태공원의 호수를 말하는 것 같다. 길게 뻗은 연못 둑의 좁은 흙길이 끝나는 곳에는 '대정-재해8저류지' 안내문이 있는데 도원연못과 신도생태공원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나 보다. 오늘 코스의 마지막 오름이 될 당산봉을 보면서 도로 건너편에 있는 작은 공원인 '신도1리 녹색 쌈지숲'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입구에 있는 안내문의 "와지리마랑 놀멍놀멍 쉬엉갑써양(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쉬어가세요)."라는 제주어를 읽어보고서 소공원을 지나 다시 도로로 나선다.

 

   신도1리 농산물집하장과 씨그린제주를 지나면 녹남봉오름 안내판이 나온다. 표고 100.4m, 둘레 1,311m인 녹남봉은 둥근 꼴의 분화구를 가지고 있는데 가마솥 모양으로 생긴 바닥(창)을 닮아서 "가매창"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밥뚜껑처럼 펑퍼짐하게 생긴 녹남봉에 올라가니 전망대가 있는데 사방으로 막힘없이 트이는 조망이 시원스럽다. 하늘은 맑지만 약간 뿌연 대기질 때문에 원경의 모습이 흐릿해도 한라산에서 시작되는 선을 따라 산방산과 모슬봉을 거쳐 이곳까지의 이어지는 풍경과 오늘 12코스 종점으로 가다가 만날 수월봉을 둘러보고서 전망대에서 내려간다.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다가 보는 분화구는 이곳이 오름이 맞나 싶을 정도로 나지막한데 감귤나무가 심어져 있어 어느 가옥의 마당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 굼부리를 뒤로하고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흙길이 끝나면서 만나는 골목길을 따라 두어 번 방향을 바꾸어 가다가 골목길 끝편에 보이는 건물을 향해 걸어간다. 이 건물은 12코스의 중간 스탬프가 있는 '산경도예'로 2006년 9월에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지정한 전통문화∙인성교육 위탁 교육기관이다. 원래는 1946년 9월에 설립되었지만 1998년 3월에 무릉초등학교로 통합되면서 폐교된 신도초등학교를 개∙보수하여 만든 공방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 출입문 안쪽으로 보이는 모습은 무언가 모를 어수선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이 사람의 왕래가 끊긴 듯하다. 이곳에 중간 스탬프가 있는지 모르고 그냥 지날칠 뻔했다가 두 명의 올레꾼이 스탬프를 찍는 것을 보고서야 출입문 앞에 있는 스탬프 박스를 발견하였다. 지나친 발걸음을 되돌려 산경도얘 출입문 앞에 있는 스탬프 박스에서 중간 스탬프를 찍고 잠시 멈춘 여정을 이어간다.

 

   노랑색 중앙선이 그려진 서삼중로를 건너 '도원마을/신도1리' 표석 앞쪽의 골목길로 진행한다. 밭 사이로 이어지는 마을길은 돌담과 일체가 된 거목이 있는 가옥과 고인옥 할망집을 지나 '현재지점 7.0㎞' 플레이트가 보이는 신도2교차로에 이른다. 신도2교차로는 1132번 지방도인 일주서로 상의 사거리인데 왕복6차로의 넓은 도로를 횡단보도 신호에 건너 맞은편 신도2리 방향으로 걷는다. 좌우로 끝없이 보이는 채소밭 사이로 이어지는 농로를 따라 걷다가 잠시 멈추어서서 뒤돌아보면 조금 전에 내려왔던 녹남봉이 소쿠리처럼 보인다. 반면 수월봉과 당산봉이 앞쪽에서 빨리 오라고 하는 듯하여 녹남봉을 뒤로하고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신도2교차로에서 이십여 분을 걸었나 보다, 왼쪽으로 노을과어울림 카페가 나오는가 싶으면 바로 앞쪽의 해안도로 너머로 파란 수평선이 펼쳐진다. 이곳부터 신도포구까지 해안도로를 따라가는 신도바당올레에 도착했다고 간세가 알려주고 있다.

 

   용두암에서 시작해서 용두암에 도착하는 제주환상자전거길(234㎞)과 나란히 이어지는 신도바당올레를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현재지점 9.0㎞' 플레이트가 나온다. 12코스의 길이가 17.5㎞이니까 이제 중간지점을 넘어선 것이다. 잠시 후 돌탑을 지나면 바닷가에 검은 용암으로 둘러쌓인 웅덩이가 보이는데 저것을 '도구리'라 하나 보다. 도구리는 나무나 돌의 속을 둥글게 파내어 돼지나 소의 먹이통으로 쓰는 함지박이란 뜻의 제주어로 그것과 비슷하다 하여 도구리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어 하멜일행 난파희생자위령비와 함께 '이곳은 돌고래들의 집이우다'라 적힌 팻말을 지난다. 그리고 신도포구까지 이어지는 방파제를 왼쪽에 두고 걸어가다가 신도포구 바로 전에서 오른쪽 마을길로 방향을 바꾸어 또다시 넓은 밭과 밭의 사잇길로 걸어간다. 그런 길을 마냥 걷다 보면 서귀포시에서 제주시로 넘어가는 시 경계 하천인 앞내창의 짧은 다리를 건너 간세 '경관 복원 쉼터'를 만난다.

 

   제주올레 1코스의 시작점인 서귀포시 시흥리에서 출발하여 여태까지 서귀포시를 지나왔지만 이제부터 제주시로 들어선 것이다. 제주도를 남북으로 양분하는 서귀포시와 제주시의 시계를 지났으니 제주시의 마지막 마을인 21코스의 종달바당을 향해 걷는 길만 남았다. 도로를 조금 더 걸어가다가 만나는 '현재지점 11㎞' 플레이트가 붙어 있는 전주 앞에서 오른쪽 밭길로 가다 보면 정자를 지나 다시 도로와 만난다. 하지만 바로 왼쪽의 마을 골목길로 방향을 바꾸어 한장동마을회관을 지나 오른쪽으로 보이는 수월봉의 고산기상대를 향해 고즈넉한 마을길을 걷는다. 밭둑을 따라 피어난 연보라색 꽃들과 노란색 꽃들을 보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수월봉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도착했다. 길목에 세워진 '수월봉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표지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올라가다가 뒤돌아보면 산방산과 모슬봉이 흐릿하게 보이고 녹남봉이 지척에 있다. 고산기상대를 앞에 두고 오른쪽으로 살짝 돌아서서 올라가 바닷가 쪽으로 억새만 있어 수평선이 탁 트이는 수월봉(78m) 정상에 이른다.

 

   수월봉은 화산학의 교과서라고 한다. 수월봉은 뜨거운 마그마가 차가운 물을 만나 화산물질이 폭발적으로 분출하여 만들어진 수성화산체(응회환)이다. 화산재가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진 수월봉의 지층은 뜨거운 마그마가 식어 만들어진 용암이나 분석구 등에 비해 파도나 바람 등에 의해 쉽게 침식되는 특성을 보인다. 수월봉에서는 화산이 폭발했을 당시 화산 분출물이 어떻게 흘러가며 쌓였는지를 볼 수 있는 화산 쇄설층이 있어서 지질학적으로도 매우 가치가 높다고 한다. 깍아 만든 듯한 수월봉 해안 절벽은 '엉알'이라 불리며 벼랑 곳곳에는 샘물이 솟아올라 '녹고물'이라는 약수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응회암(tuff)은 지하에서 상승하던 뜨거운 마그마가 차가운 물과 만나면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는데 이는 뜨겁게 끓고 있는 기름 솥에 물방울이 들어갔을 때 물방울이 사방으로 튀어나가는 현상처럼 마그마와 주변 암석이 부서져 가루가 되어 터져 나와 쌓인 것이다. 반면 용암은 마치 흔든 탄산음료의 병뚜껑을 땄을 때 음료가 뿜어져 나오듯이 지하에서 마그마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 지표를 따라 흘러간 것을 말한다.

 

   2014년 12월 작은애의 수능 시험이 끝나고 왔었던 제주도 여행 중 저녁 석양이 그리는 붉은 노을을 보기 위해 처음으로 찾아왔던 수월봉, 그 당시에는 흐린 날씨에 바람마저 강해 추위에 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하지만 오늘은 해가 중천에 있으니 석양은 볼 수 없지만 파란 수평선 아래로 보이는 차귀도의 모습을 보면서 수월봉에서 내려간다. 금요일에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한가로운 수월정을 지나 당산봉을 보면서 녹고대를 만나고 뒤돌아보면 한라산과 산방산, 단산 그리고 녹남봉이 보인다. 내리막의 차도는 간세 '엉알길'이 있는 사거리에 이르고 이곳에서 유턴하듯이 왼쪽으로 360도 방향을 틀어 해안가로 내려가면 '현재지점 13㎞' 플레이트가 있는 쉼터가 나온다.

 

   화산 분출물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신비한 줄무늬가 선명한 화산 절벽과 나란하게 걸어가는 엉알길이 한눈에 보이는 쉼터에서 내려간다. 해변을 따라 구불구불 돌아가는 엉알길의 화산 절벽 어디에 숨어 있는지 모르지만 제법 풍부한 수량이 흐르는 용운천에는 음용수로 불가하다는 안내판이 있다. 절벽의 아래쪽 곳곳에서 흐르는 저 물줄기는 어디서 흘러나오는지 궁금했지만 수월봉 지오트레일 안내판이 궁금증을 해결해 주었다. 수월봉 지오트레일 안내판 중 '누이를 목 놓아 부르는 동생의 눈물'이라 적힌 안내문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수월봉에는 안타까운 남매의 전설이 전해오는데, 어머니의 병환 치유를 위해 오갈피를 찾아 수월봉의 절벽을 오르다 누이 수월이가 떨어져 죽었다. 이에 동생 녹고도 슬픔에 한없이 눈물을 흘리다 죽고 만다. 그 후로 사람들은 수월봉 절벽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녹고의 눈물"이라 부르고 남매의 효심을 기려 이 언덕을 "녹고물 오름" 혹은 "수월봉"이라 불렀다, 그러나 녹고의 눈물은 실제로 해안절벽의 화산재 지층을 통과한 빗물이 화산재 지층 아래 진흙으로 된 불투수성 지층인 고산층을 통과하지 못하고 흘러나오는 것이다.

 

   신비로운 수월봉 엉알길이 끝나고 목제 정낭의 한편으로 돌아 올라가는 길은 차귀도를 보면서 유람선 선착장이 있는 자구내포구로 이어진다. 차귀도는 옛날 중국 호종단이 제주에서 중국에 대항할 큰 인물이 나타날 것을 경계하여 제주의 지맥과 수맥을 끊고 중국으로 돌아가려 할 때 한라산의 수호신이 매로 변하여 갑자기 폭풍을 일으켜 배를 침몰시켰는데 배가 돌아가는 것을 차단했다고 해서 차귀도(遮歸島)가 되었다고 한다. 여타 포구와 달리 관광객들인지 인파로 북적거리는 자구내포구를 뒤로하고 당산봉 입구에 올라서니 고갯마루 너머로 모슬봉이 보이고 앞쪽에는 녹남봉이 있다.

 

   당산봉으로 올라가기 전에 조금 전에 지나왔던 수월봉과 눈인사를 하고서 왼쪽의 당산봉 탐방로로 올라간다. 올라가자마자 '현재지점 15㎞' 플레이트가 나무에 붙어 있고 오 분여 더 올라가면 당산봉 정상으로 향하는 고갯마루 갈림길인데 당산봉 탐방안내도가 있다.

 

   당산봉은 높이 148m, 둘레 약 4.6㎞의 오름으로 약 45만 년 전 뜨거운 마그마가 지하에서 상승하다가 물과 폭발적으로 반응하여 만들어진 수성화산체이다. 당산봉은 오래전부터 '당오름'이라고도 불러왔는데, 당(堂)이란 신당(神堂)을 뜻하는 말로서, 옛날 당산봉 기슭에 뱀을 신으로 모시는 신당이 있었다는 데서 유래되었다. 당산봉을 한 바퀴 도는 지질탐방로는 약 4㎞ 거리이며, 약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또한 당산봉은 올레 12코스와 순례길이 통과하는데, 당산봉의 해안 절벽을 따라 용수포구까지 이어져 있다.

 

   직진으로 내려가는 제주올레길을 잠시 벗어나 오른쪽의 천연 매트가 깔린 약간 가파른 탐방로를 따라 십 분 정도 올라가면 삼각점[모슬포 24]이 매설된 당산봉(148m) 정상이다. 이곳 정상의 전망대에 올라서니 한라산을 정점으로 하는 제주도의 서쪽이 막힘없이 시원스럽게 보이는데 다만 흐릿한 시계가 아쉽기만 하다. 오 분 정도 머물다 올라온 길을 따라 고갯마루로 다시 내려가 용수포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용수포구 방향으로 내려가자마자 만나는 사각정자 쉼터 앞에는 당산봉수대터라 새겨진 석판이 있고 조금 더 내려가다가 왼쪽 생이기정 방향으로 걸어간다. 나무 때문에 잠시 가려졌던 조망이 트이는데 차귀도를 보면서 당산봉 절벽길로 이어지는 생이기정 바당길이다. 제주어로 생이는 새, 기정은 벼랑, 바당은 바다를 뜻한다. 생이기정 바당길은 새가 살고 있는 절벽 바닷길이라는 뜻으로 이 길을 개척한 제주올레에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바다 위로 솟아오른 절벽 위로 풀밭과 억새길을 따라 좁은 길이 이어지는 생이기정길은 12코스의 종점인 용수포구를 내려다보면서 고도를 서서히 낮춘다. 간세 '생이기정 바당길'을 지나 흙길이 평평한 현무암 판석으로 정비된 탐방로를 만나는가 싶으면 카페 앞을 지나 해안선과 엇비슷한 높이가 되었다. 이제 좁은 풀밭길을 따라 조금만 더 걸어가다가 차귀도를 뒤로하고 한경해안로로 올라선다. 한경해안로의 '제주환상자전거길 신창리 6.0km' 표지판과 새의 부리 모양처럼 생긴 돌이 얹혀져 있는 용수마을 방사탑 2호를 지나 용수포구에 이른다. 제주특별자치도 민속문화재 제8-9호인 용수마을 방사탑 2호는 남쪽과 북쪽에 각 1기씩 2기가 있는데 이곳의 방사탑은 남쪽에 있는 답(방사탑)이라고 한다. 방사탑은 마을의 허술한 방향으로 사악한 기운이 침범하여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거나 마을이 재앙을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둥글게 쌓아 올린 돝탑이다.

 

   아침에 주차를 하고 무릉외갓집으로 가기 위해 주구동산 버스 정류장으로 가면서 지났던 聖 김대건(안드레아) 신부 제주표착기념성당인 용수성지 안내판이 있는 삼거리를 지나면 바로 12코스의 종점이자 13코스의 시작점 스탬프 박스가 도롯가 경계석 사이에 어울려 서 있다. 제주올레 패스포트에 이번 제주도 한 달 살기의 마지막 여정이 된 12코스의 종점 스탬프를 찍고 나니 남은 길은 언제 걸을 수 있을련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무릉외갓집에서 시작해서 드넓은 밭과 밭 사이로 이어지는 농로를 따라 걸어서 만난 서귀포시와 제주시 행정구역 경계, 시흥초등학교 입구에서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벌써 제주도의 절반을 걸어온 것이다. 이제 절반 남은 종점을 향해 올라선 수월봉과 당산봉에서 보는 시원스런 조망이 눈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만나는 생이기정 바당길이 아름다웠던 구간이다. 남은 제주올레길을 언제 걸을 수 있을려나 생각하면서 세븐일레븐 편의점 옆 공터에 주차된 차를 회수하여 내비게이션에서 정물오름을 목적지로 설정하고 출발한다.

 

 

[대중교통 정보]  ※ 운행 시간이 수시로 변경될 수 있으므로 해당 교통편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재확인을 요함

[동광환승정류장→] 주구동산 → 고산1리 육거리 [→고산환승정류장] : 771-1번  운행시간(제주시공영버스  ☎ 064-728-3211)

   [5분 정도 소요]  09:05  12:20  14:55  18:50

고산1리 → 좌기동 [→대정(운진항)] : 761-1번  운행시간(수요응답형 노선)

   [27분 정도 소요]  07:15  09:30  12:00  15:30  18:00  20:30

고산1리 → 좌기동 [→대정(운진항)] : 761-2번  운행시간(서귀포공영버스  ☎ 064-760-3111~3)

   [평일, 23분 정도 소요]  07:00  07:55  09:05  10:10  11:25  12:40  14:55  15:50  17:05  18:20  19:35  20:25

   [토∙공휴일, 23분 정도 소요]  07:55  10:10  12:40  14:55  17:05  19:35

    제주버스정보시스템 홈페이지(http://bus.jeju.go.kr) 참조

 

정혜재활원(공업단지 복지회관) → 중앙로터리 → 천지연 : 612번  운행시간(금남여객  ☎ 064-767-0667)

   06:30  07:40  08:50  10:10  11:20  13:10  14:10  15:30  16:50  18:10  19:30  21:00

서귀포 구 터미널(→일주서로) → 인성리(남문지앞사거리) → 제주터미널 : 202번  운행시간(제주여객  ☎ 064-753-2056)

   [안성리까지 약 1시간 10분 내외 소요]  첫차 06:00,  막차 21:25  /  배차 간격  15~25분

[대정(운진항)→] 인성리(보성농협앞) → 좌기동 [→고산1리] : 761-1번  운행시간(수요응답형 노선)

   [좌기동까지 약 15분 내외 소요]  08:40  11:00  14:30  17:00  19:40

[대정(운진항)→] 인성리(보성농협앞) → 좌기동 [→현대미술관] : 761-3번  운행시간(수요응답형 노선)

   [좌기동까지 약 15분 내외 소요]  08:31  10:51  14:21  16:51  20:01

    제주버스정보시스템 홈페이지(http://bus.jeju.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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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광환승정류장→] 주구동산 → 고산1리(구 출장소) [→고산환승정류장] : 771-1번  운행시간(제주시공영버스  ☎ 064-728-3211)

   [3~5분 정도 소요]  09:05  12:20  14:55  18:50

[동광환승정류장→] 주구동산 → 고산1리(구 출장소) [→고산환승정류장] : 772-1번  운행시간(제주시공영버스  ☎ 064-728-3211)

   [3~5분 정도 소요]  07:18  08:18  09:18  11:03  12:01  12:59  14:18  15:23,  16:18,  17:13,  19:28,  20:53

제주버스터미널(→일주서로) → 고산1리(구 출장소) → 서귀포등기소  202번  운행시간(제주여객  ☎ 064-753-2056)

   첫차 05:40,  막차 21:35  /  배차 간격  15~20분

중앙로터리(동) → 정혜재활원(공업단지 복지회관) : 612번  운행시간(금남여객  ☎ 064-767-0667)

   [13분 정도 소요]  07:03  08:23  09:33  10:53  12:23  13:43  15:03  16:13  17:33  18:53  20:13  21:43

    제주버스정보시스템 홈페이지(http://bus.jeju.go.kr)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