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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14-10-12] 명성산 - 억새꿏 능선을 걷다

명성산 - 억새꽃 능선을 걷다

 

[산행일시] 2014. 10. 12(일) 10:05~15:05(5시간 00분)

[날      씨] 맑음
[산행인원] 성봉현

[접근방법] 의정부역 흥선지하도입구→상동주차장(산정호수) : 138-6번 경기버스

[복귀방법] 상동주차장(산정호수)→의정부역 흥선지하도입구 : 138-6번 경기버스

[산행시간] 상동주차장(산정호수, 10:05) → 등룡폭포(10:46) → 팔각정(11:27) → 삼각봉(12:27) → 명성산(12:40~13:00)

                → 궁예능선 갈림길 안부(13:09~13:27) → 산안고개입구(14:24) → 상동주차장(산정호수, 15:05)

[산행지도]

 

[구글 어스]   2014-10-12_명성산.gpx

 

[산행후기]
2014년은 아무래도 산행과는 연이 없는 해인 듯 하다.
봉급쟁이라는 이유로 무기력하게 당해야만 했던 상반기의 고통이 조금씩 아물어가던 8월,
모처럼 지쳐버린 심신을 달래고자 백두대간으로 가려던 계획은 집안의 애사로 또 다시 무산되었다.
이후 이런저런 이유로 산과는 자꾸만 멀어져 가는데 연중 행사인 대구팀과의 정례 합동산행이 이제 코앞에 다가왔다.
하여 11월 국가기술자격시험을 준비하느라 주말을 포기하였지만 머리도 식힐 겸 명성산을 답사하기로 한다.


시험 준비를 하면서도 저녁 늦은 시간 간간이 찾아본 산정호수가 있는 상동주차장행 버스 운행시간,
그 시간을 맞추기 위해 일요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의정부역으로 향한다.
하지만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이는 것인지 예상보다 늦어버린 시간에 도착한 의정부역에서 부지런히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간다.
의정부역 흥선지하도입구 버스 정류장에는 상동주차장행 버스가 금방이라도 출발할 듯 남은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데
출발 바로 전 도착하여 승차하니 버스는 명성산으로 가려는 듯한 등산객들로 이미 만원이다.
별 수 없이 입석으로 한 시간 반 이상을 가야 한다.


의정부역 반환점을 출발한 버스는 몇 정거장 가질 않고서도 서서가는 것조차 힘들만큼 콩나물 시루가 되어버린다.
영북중학교에서 유턴하여 산정호수로 향하는 도로는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축제(10.11~10.12)'를 찾은 차량들로 지정체 중이다.
그래도 꼬리를 물면서 진행하다보니 어느새 상동주차장이 보이고 도로 변에서 하차한다.
의정부역에서 8시 25분에 출발한 버스가 10시에 도착한 것이다.


차량과 인파로 북적이는 주차장을 지나 등룡폭포 입구의 등산로 시작점으로 발길을 옮긴다(10:05).
상가 사이로 이어지는 산길 입구 역시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기는 주차장이나 마찬가지이다.
앞서가는 등산객의 뒤를 따르다가 조금 넓은 길에서는 추월하기를 몇 번이나 하였을까,
어렵게 등룡폭포를 옆에 두고 올라가는 철계단을 지난다(10:46).


하지만 산길은 여전히 북새통이다.
붉게 물드는 단풍과 화려한 원색의 등산복을 입은 산객들이 만드는 색의 향연에 시선이 어지럽기만 하다.
평탄하던 길이 조금씩 오르막으로 바뀌면서 아니 등산로 입구에서 멀어졌다고 이제 걸을만한 수준으로 바뀌고 있다.
군부대 사격장 통제용 초소가 있는 곳을 지나니(10:57) 억새풀이 은빛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현위치 1-6 억새풀밭 시작점' 이정목이 있는 곳에 이르니(11:15) 활짝 핀 억새꽃을 오전 햇살이 간지럽히고 있는 중이다.
역광으로 보는 억새꽃은 하얀 속살을 드러낸 채 등산객들의 시선을 유혹하는 듯 하다.
잠시 발걸음을 멈춘 채 똑딱이 카메라로 그 모습을 담아 보지만 아직 내공이 딸리는지 생각만큼 표현되지를 않는다.


팔각정을 향해 올라가는 도중에 프로펠러의 소음이 들리는가 싶더니만 어디선가 KBS 촬영용 헬기가 하늘을 선회하고 있다.
가을이 깊어가는 모습을 영상에 담는 것인지 헬기 아랫편의 둥근 카메라통이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머리 위를 선회하는 헬기의 소음을 들으면서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어느새 팔각정에 도착한다(11:27).


잠시 발걸음을 멈춘 채 쉼없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 본다.
계곡 능선을 뒤덮은 억새풀과 멀리 보이는 한북정맥의 산줄기가 그리는 한 폭의 그림을 사진기에 담는다.
군부대 사격장 때문에 한북명성지맥의 마룻금은 지금 올라온 계곡 능선으로 이어지는데 그 사격장이 저 아래 보인다.
팔각정 주변의 정취를 더 둘러본 후 한북명성지맥 산길을 따라 삼각봉으로 진행하기로 한다(11:30).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이곳 팔각정에서 상동주차장으로 원점회귀하는데 오늘은 많은 산객들이 삼각봉을 향하고 있다.
명성지맥 분기점에 오르는 발길을 팔각정이 붙잡는지 두어 번 뒤돌아 보게 한다.
억새밭 능선이라 그러지 햇빛을 가려줄 만한 그늘이 없는 능선길은 반면 시원스런 조망을 보여준다.
여우봉을 지나 사향산, 관음산 그리고 불무산으로 이어지는 명성지맥 산줄기와 한북정맥의 산줄기 ……
다시 시선을 진행방향으로 돌리니 각흘산이 어서 오라 하는 듯 하다.


하늘선을 그리는 산줄기를 따라 이어지는 산길을 걸어간다.
울긋불긋한 단풍은 없어도 그저 흥겨운 산길이다.
저 앞에서 걸어가는 산객을 뒤좇아 가다보니 어느새 커다란 참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는 야트막한 구릉을 지나는데
팔각정에서 0.5km 왔고 삼각봉까지는 1.4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인다(11:46).


갈색 계열의 단풍 수종이 주를 이루는 능선길 좌측으로 궁예봉인 듯 한 암봉이 보이고 돌탑이 있는 구릉은 삼각봉을 가려 버렸다.
좌우로 시원스런 조망이 트이는 명성지맥 산줄기를 따라가는 발걸음이 가볍게 느껴진다.
고도차가 별로 없는 능선길은 호젓하기만 한데 자연스레 발걸음이 조금은 빨라지는 것인지 어느새 '구 삼각봉'이다(11:55).
커다란 돌덩이에 세워져 있는 정상목에는 893m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지도에는 903m로 되어 있는 삼각봉인 것이다.
지도가 언제 만들어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높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 그냥 참고만 할 뿐이다.


이제는 삼각봉 뿐만 아니라 명성산과 궁예능선으로 흐르는 암봉들이 한 눈에 들어오는 능선길의 억새들을 보면서 가볍게 움직인다.
산객들이 얼마나 많이 다녔는지 딱딱하게 다져진 흙길을 따라 사방을 보면서 쉬엄쉬엄 걸어가면 되는 산길이다.
발길은 '현위치 5-2 헬기장' 이정목과 이정표[←산안고개 2km  ↑삼각봉 0.7km  ↓팔각정 1.2km]가 세워진 삼거리를 만나고(12:06)
조금 더 직진하니 돌탑이 있는 구릉이다(12:08).


따사로운 햇살을 등지고 걸어가는 시선에는 억새가 순광을 받으므로 약간 누런 빛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대방향으로 진행한다면 해를 마주하면서 가는 즉 역광으로 보이는 억새는 하얗게 빛날 것이다.
하여 간간이 뒤돌아서서 지나온 길의 억새를 다시 보게 되어 발걸음이 다소 늦어지고 있다.


잠시 후 암봉을 마주 하게 되는데 궂이 위험한 산행을 할 필요가 없으므로 우측길로 진행하니 전에는 없던 밧줄이 생겼다.
암봉을 우회하여 봉우리를 지난 다음 뒤돌아보니 알록달록한 단풍나무로 치장한 평범한 봉우리처럼 보인다.
삼각봉에 가까워지는 것인지 노란 나뭇잎 아래에서 이정표[↑(삼각봉 0.32km/정상 0.62km)  ↓팔각정 1.5km]가 슴바꼭질 하잔다(12:18).
술래가 되어 꼭꼭 숨은 아이들을 찾듯이 올라선 봉우리가 해태상의 정상석이 있는 삼각봉이다(12:25).
지도에는 910m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정상석은 906m라고 한다.


먼저 도착하여 사진을 찍는 산객을 기다리면서 잠시 주위를 둘러본다.
그 일행이 떠난 자리의 정상석을 얼른 사진기에 담고서 다음 사람을 위해 자리에서 물러나 다시금 억새풀밭 사잇길로 걸어간다.
짧은 걸음걸이 후 만나는 좁은 공터 한 켠에는 명성산 등산로 안내도가 있는 삼거리로 우측길은 각흘산으로 가는 길이다(12:32).
각흘산 너머 광덕봉의 기상레이더가 반짝이고 있지만 명성산 정상을 향해 좌측 직진길로 걸음을 옮긴다.
길은 다시 산안고개로 내려갈 수 있는 안부의 갈림길로 이어지지만 정상은 이제 지척에 있다(12:37).


짧은 오르막길을 올라서니 정상석을 에워싸고 있는 산꾼들로 좁은 명성산 정상부가 더욱 더 작아 보인다(12:40).
정상석만 사진에 담아 볼 요량으로 기다려보지만 많은 일행들이 사진을 찍느라 도통 짬이 나질 않아 결국 포기한다.
점심을 해결할 시간도 되었기에 끼니를 때우고 나면 한가해지겠지 생각하면서 정상석을 지난 공터 한 켠에서 점심을 먹는다.
하지만 이십 여 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팀들로 여전히 붐비는 정상석의 인기를 실감하면서 산안고개로 내려간다(13:00).


쉬엄쉬엄 십 여 분을 내려가서 만나는 안부에는 궁예능선과 약물계곡 그리고 산안고개로 분기되는 갈림길이 있다(13:09).
당초에는 산안고개로 바로 내려가려 하였지만 궁예봉까지만 가볼 요량으로 궁예능선으로 향한다.
야트막한 봉우리를 넘으니 또 다른 깔닥 봉우리가 나온다.
그리고는 또 한 번 더 올라선 구릉의 돌탑을 지나니 한참을 내려가다가 올라서야 하는 봉우리가 보인다.
저 봉우리가 궁예봉일 듯 한데 내려갔다가 올라서는 것이 만만찮아 보여 포기하고 산안고개 분기점으로 다시 돌아간다.
궁예봉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어영부영 이십 여 분을 소모한 것이다(13:27).


계곡능선으로 바로 떨어지는 계곡 능선길이 그닥 편하지 못하지만 아름다운 단풍이 보상하고 있다.
계곡 능선 특성상 너덜길인 하산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붉고 노란 단풍이 어우러진 계곡능선을 얼마나 내려갔을까, 명성산 정상 오르기 전 산안고개로 분기되는 능선길과 만난다(13:49).
너덜의 계곡 산길은 한동안 더 이어지는데 잠시 부드러운 흙길로 바뀌는가 싶지만 이내 너덜길의 본색을 나타낸다.
그래서인가, 똑같은 경사길일텐데 제법 가파르게 내려간다는 착각을 일으키는 하산길이다.


중간에 우측으로 경사진 넓은 암벽을 만나면서(14:10) 다소 경사가 수그러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하산길은 여전히 돌길로 이어지고 길이 완만해졌다는 것을 몸이 느낄 때 산안고개가 지척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등산로 입구라고 쓰인 안내판을 지나면서 답답하던 하늘이 열리고 산길은 산안고개에서 끝을 맺는다(14:24).
산길 날머리 한 켠에 세워진 안내판에는 '현위치:5-3(산안고개입구)'라고 되어 있다.


산안고개에는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는데 일반 승용차도 통행이 가능하나 보다.
사방을 둘러본 후 상동주차장을 향해 비포장의 '산정호수로'를 걸어서 내려간다.
중간중간 움푹패인 곳이 있지만 조금만 조심스럽게 운전하면 그닥 무리가 없을 것 같은 비포장로이다.
오분 여 걸어서 내려오니 비포장 도로가 아스팔트 포장로로 바뀐다.
산정호수 맑은물펜션을 시작으로 여러 펜션들이 줄지어 나타나지만 흙길이 아닌 포장도로를 걸어가는 산꾼에게는 그닥 반갑지 않다.


'지방도 387'이라고 쓰인 안내판을 지나면서 상동주차장에 가까워질수록 억새축제 행락객들 차량으로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산정호수를 끼고 구불구불 돌아가는 도로 옆으로 주차된 차들을 피해 자인사 입구를 지나니 드디어 상동주차장이다(15:05).
북새통의 상동주차장에 주차된 의정부행 138-6번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 줄의 끄트머리에 배낭을 내려놓고 산행을 정리한다.
이후 한 시간을 기다려 16시 20분에 출발한 138-6번 경기버스는 두 시간 이상 지나서야 의정부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 의정부역↔상동주차장(산정호수)  138-6번 경기버스 운행시간(2013년 4월 29일부터 시행 / 선진교통  ☎ 031-533-3121)


[의정부역 출발] 06:25  07:00  07:35  08:25  09:20  10:40  11:40  12:40  13:40  14:30  15:20  16:30  17:30
                       18:10  19:10  20:10  20:50  21:40  22:40  23:50

('의정부역 동부교차로' 방향인 4번 또는 5번 출입구로 나와서 좌측으로 도로를 따라 흥선지하도를 건너면 바로 버스 정류장이 있음)

 

[상동주차장 출발] 05:00  05:30  06:00  06:40  07:30  08:50  09:50  10:50  11:50  12:40  13:30  14:40  15:40
                          16:20  17:10  18:10  19:00  20:00  21:00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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