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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정맥 산행 기록/낙동정맥_백두대간의 동쪽 울타리

[2011-05-28] 낙동정맥 7구간(아화고개→시티재) : 잡목 속에 숨어 요동치는 산줄기

낙동정맥 7구간(아화고개→시티재) : 잡목 속에 숨어 요동치는 산줄기

 

[산행 일시]  2011. 05. 28(토) 07:30~16:46(9시간 16분)

                  (산행시간 : 7시간 22분 / 휴식시간 : 1시간 18분 / 헛걸음시간 : 0시간 20분 // 정맥 접근시간 : 0시간 16분)

[날       씨]  맑음

[산행 인원]  성봉현

[지형도 명]  1:50,000  경주(2005년 편집, 2009년 수정(2004년 촬영, 2009년 조사), 2010년 인쇄)

[정맥 접근]  서울→경주 : 고속버스 / 경주→아화 : 300번 시내버스(좌석) / 아화→아화고개(애기지휴게소) : 도보

[정맥 이탈]  안강휴게소(시티재)→포항 : 시외버스

[산행 시간]  아화(07:30) → 아화고개(애기지휴게소, 07:46) → 만불산(08:25~08:43) → (양계장 앞에서 20분간 헛걸음)

                  → 관산(△, 10:08~10:10) → 할마당재(11:41~11:43) → 마치재(13:00~13:30) → 어림산(△, 14:06~14:09)

                  → 280봉(15:38~15:40) → 383봉(△, 16:09~16:16) → 시티재(안강휴게소, 16:46)

[산행 지도]

 

[산행 기록]

05.27(금) 23:55 ~ 05.28(토) 03:42   서울(경부선) → 경주

서울(강남)에서 출발하는 경주행 심야우등고속버스 막차 좌석을 인터넷으로 예약한 후 터미널에 도착, 빈 자리가 없이 만원으로 출발한 버스 안에서 제법 깊은 단잠을 잔 것인지 어느새 경주고속버스터미널에 이른다.

   서울(경부선)→경주  고속버스 운행시간(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  ☎ 1588-6900)

      06:10  07:15  08:10  09:10  10:10~18:10  19:10  20:15  [심야우등  22:40  23:55]  /  4시간 소요

      전국 고속버스 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https://www.kobus.co.kr) 참조

 

07:05~07:30   고속터미널앞 → 아화

터미널 뒷편에 있는 모텔촌 내의 천지목욕탕에서 이른 새벽의 시간을 잠시 보낸 후 다시금 터미널 인근으로 돌아온다. 이른 아침부터 손님을 맞이하는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하는 한편 덤으로 나온 공기밥과 밑반찬을 점심 대용으로 챙기어 고속버스터미널 앞의 버스 정류장(고속터미널앞)에서 300번 시내버스(좌석)로 건천을 지나 아화정류장에 도착하고

*** 천지목욕탕은 오전 4시 30분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경주역→아화행  300(300-1, 301, 303, 304, 305)번 시내버스 운행시간(경주시 금아버스그룹  ☎ 054-742-2691~3)

      06:10  06:27  06:44  07:01  07:18  07:35~19:10  19:30  19:50  20:10  20:40  21:00  21:30  22:00 (1일 54회 운행)

      (305번만 애기지휴게소를 경유한다고 하며, 경주역에서 출발하여 5분 이내에 고속터미널앞 정류장에 도착하는 듯하다.)

      금아버스그룹 홈페이지(https://www.gumabus.com)  '시내버스 - 경주시내버스' 참조

  ▼ 경주 고속버스터미널 앞의 아화행 버스 정류장 / 아화 버스 정류장

 

 

07:46   애기지휴게소

대구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서면농공단지 입구를 지나면 아기못(애기지) 옆에 자리잡은 애기지휴게소가 나온다.

  ▼ 애기지휴게소

 

07:50~08:00   4번 국도

우전방으로 보이는 '주식회사 지에스엠' 청색 입간판이 있는 곳에서 4번 국도 지하횡단통로를 통과하여 좌측으로 올라가면 국도 변에 자리잡은 만석당(민속품 판매점)이 있으며,

 

08:25~08:43   만불산(275m)

앞쪽으로 보이는 '만불산→' 표지판 뒷편에서 끊어진 산길을 이어간다. 잡목과 수풀이 무성한 산길은 송전철탑(154kV 아화-영천T/L  No.2)을 지나 조금씩 고도를 올려가다가 임도를 만나는데 우측으로 몇 걸음 걷지않아 돌판에 양각된 좌불상과 진신사리탑이 있는 만불산 정상부에 이른다.

 

08:49   애기재

진신사리탑 뒷편으로 이어지는 마룻금은 수풀을 빠져나가 시멘트로 포장된 애기재에 내려서고

 

08:56~09:16   양계장

좌측편 삼거리에서 우측길로 도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양계장이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좌측편으로 보이는 주차장 앞으로 걸어가 좌향으로 내려가는 시멘트 도로를 따라 부화장을 지나야 한다.

하지만 필자는 우측 임도를 따라가다가 △295.1봉(구릉이 아니라 그냥 임도이다)에서 좌측으로 내려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직진으로 산불감시초소를 지나서야 이상하다는 느낌에 나침반으로 방향을 확인해 보니 남진 중이다. 되돌아와 확인한 결과 삼각점이 없는 295.1봉의 잡초 지대에서 원 진행 방향 기준 좌측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그 아랫편의 접초지에는 양계장의 계분 등이 묻혀 있어 아마도 선답자 분들이 주차장 앞으로 지났던 것 같다.)

 

09:29   삼거리

좌측 직진길에 보이는 주차장 앞으로 지나면 시멘트 도로가 나오고 이어 내리막길에 부화장인 듯한 곳을 지나 다시금 산길로 이어지는 마룻금은 우측으로 5기의 묘가 있는 곳을 지나자마자 삼거리를 만나는데

 

09:33   임도 삼거리

좌측 11시 방향의 오름길로 진행하면 또 임도 삼거리가 나온다.

 

09:46   318봉

좌측 10시 방향으로 오르는 산길은 묘와 납골당을 지나 밋밋한 능선 구릉인 318봉에 오르고

 

09:56   322봉

잠시 안부로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서면 322봉이다.

 

10:08~10:10   관산(△[미확인], 393.6m)

잠깐 내려섰다가 올라선 능선 구릉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시멘트로 만든 표석(NO 937)이 있으며 약 89m의 고도를 높여서 올라서면 1기의 묘가 자리잡고 있는 관산인데 이름표가 매달려 있다.

(삼각점을 찾지 못하였는데 산행후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묘의 남쪽 가장자리에 매설되어 있다고 한다.)

  ▼ 관산

 

10:37   외골재

올라선 만큼 가파르게 내려가는 산길은 안부를 지나 야트막한 구릉(262봉)을 넘어 돌무더기가 있는 외골재 안부를 만나고

 

10:39   삼거리

직진으로 올라서면 이내 갈림길이 나온다.

 

10:52   능선 삼거리

좌측의 묘가 있는 길로 오르면 소나무 능선 구릉을 넘어 만나는 삼거리에서

 

11:30   317봉(△[경주 412 / 1982 복구])

좌측 10시 방향으로 올라가는 산길은 7분여 후 올라선 구릉에서 갈림길을 만나지만 바로 합류되어 외길로 이어지고 서너 개의 구릉을 오르내리다 보면 삼각점이 매설된 317봉에 이른다.

 

11:41~11:43   할마당재(한무당재)

완만하게 내려가다가 260능선 구릉을 넘어 3분여 만에 '심곡로'라는 이름을 가진 도로에 내려서는데 할마당재이다. 사람과산에서 발행된 지도에는 한무당재, 청석골재로도 표기하고 있다.

  ▼ 할마당재

 

11:48   266봉

맞은편 산길은 완만하게 올라 266봉에 이르고

 

12:12   임도 사거리

별 기복없이 흘러가는 능선을 따라 안부 사거리를 지나 임도가 산길을 가르는 사거리를 만난다.

 

12:20   임도 삼거리

우측 3시 방향의 임도 능선으로 진행하는 마룻금은 좌측편이 파여진 채 초지를 이루고 있는 파쇄석이 깔린 임도에 내려서고

 

12:35   468봉(남사봉)

맞은편 산길은 짧은 거리에 표고 차 130여 미터를 올려야 하는 비알로 바뀌어 남사봉으로 불리우는 468봉에 이르러서야 가쁜 숨결을 가다듬게 해준다.

 

12:40   임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는 산길은 다소 가파르게 내려가다가 남사봉 오르기 전에 만난 파쇄석이 깔린 임도로 내려서고

 

12:43   삼거리

임도는 잠시 후 흙길의 소로로 바뀌어 20여 분 전에 내려서면서 보았던 초지를 좌측에 두고 내려가다가 갈림길을 만나는데

 

12:51   386봉 삼거리

임도를 버리고 우측으로 이어지는 산길로 오르면 잡목 구릉인 386봉이 나온다.

 

13:00~13:30   마치재(604번 지방도)

우측 3시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얕은 안부를 지나 능선길을 걸어가면 좌측으로 '영천시 고경면' 행정안내판이 보이는데 2차로의 아스팔트 포장도로인 904번 지방도 마치재로 '경주시 현곡면'과의 경계인 고갯마루이다.

  ▼ 마치재

 

13:54   돌무더기 구릉

도로를 건너 '영천시 고경면' 안내판 앞으로 오르는 산길은 초반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 구릉을 넘어서고 완만하게 변하는 능선길을 따라 7분여 정도 오르면 돌무더기가 널려 있는 480능선 정도의 구릉에 도착하며

 

14:06~14:09   어림산(△[경주 309 / 2007 재설], 510.2m)

조금씩 고도를 올리면서 500능선 상의 묘가 있는 구릉을 지나 4분여 후 삼각점이 매설된 어림산에 이른다. 잡목으로 사위가 막힌 어림산은 삼각점과 이름표가 없다면 무심코 지나기 쉬운 봉우리이다.

  ▼ 어림산

 

14:21   300능선 삼거리

이제 250여 미터의 고도 차를 급하게 떨어뜨리는 마룻금은 낙엽의 미끄럼틀을 지나 좌전방으로 묘가 보이는 갈림길로 이어지고

(좌측길은 논실마을로 내려가는 지점으로 추정된다.)

 

14:26   송전철탑

우측 1시 방향의 완만해진 능선길을 따라 걸어가면 195번 송전 철탑이 나온다.

 

14:48   돌무더기 안부

이제 완만하게 넘나드는 능선길은 외길로 이어지면서 두어 개 넘어 좌측 예수골마을로 연결되는 듯한 안부에 이르는데 좌우로 내려가는 길에 쌓여진 돌무더기들이 이제는 길의 흔적을 지우고 있으며

 

15:15   철조망

잔잔한 파도를 타듯 넘실대는 구릉들을 지나면 시멘트 기둥에 철조망이 설치된 지점이 나온다.

 

15:20~15:22   능선 삼거리

마룻금은 철조망 너머로도 이어지지만 그냥 철조망 우측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잠시 올라서면 능선 상의 갈림길인데

 

15:29   철조망문 안부

좌측 9시 방향으로 잡목 능선길을 걸어가다가 내리막길 우측편에 용도를 알 수 없는 함석판으로 만든 비박굴(?)을 지나 녹슬어 문구를 알 수 없는 경고판과 철조망 문이 있는 안부에 이른다.

 

15:38~15:40   280봉 삼거리

선답자 표지기들을 따라가는 산길은 280봉으로 추정되는 구릉 삼거리에 올라선 후

 

16:09~16:16   383봉(△[번호 알 수 없음])

우직진이 아닌 좌측 10시 방향의 내리막길인 마룻금을 따라 12분 후에 291봉을 지나고 짧지만 다소 가파르게 올라가는 능선길은 이끼에 덮인 삼각점을 에워싸고 있는 원형 돌무더기가 있는 383봉으로 연결된다.

  ▼ 383봉

 

16:18   385봉(호국봉)

능선길은 '護國峰'이라 쓰인 하얀 나무 기둥이 있는 385봉으로 이어지는데 나무에 매달린 이름표에 누군가 '383m (지도상)'이라고 유성펜으로 표기하였으며

 

16:26~16:28   이동통신기지국 건물(sk 고경청정 기지국, kt 안강휴게소 기지국)

내려가다가 야트막한 구릉을 하나 넘어 다시 내려가면 좌측 국립영천호국원 방향에서 올라오는 임도가 나오고 그 끝점에 이동통신기지국 건물이 철망에 둘러싸여 있다.

 

16:37   삼거리

우측편의 'kt 안강휴게소 기지국' 철망 우측으로 돌아서 연결되는 마룻금은 바로 317봉을 넘고 내리막길에 묘를 지나자마자 갈림길이 나올 때

 

16:40   시티재(28번 국도)

우측 2시 방향으로 진행하면 28번 국도의 절개지 상단부이고 좌측의 배수로를 따라 시티재에 내려선다.

  ▼ 시티재(윗 사진에서 벌목지 정상부가 △350.1봉이다)

 

 

16:46   안강휴게소

4차로의 넓은 국도에는 중앙분리대가 설치되어 있어 우측 포항 방향으로 고갯마루를 넘어 내려가다가 포항 방면으로 진행하는 차량들이 안강휴게소로 진입하기 위한 좌회전 차로가 있는 곳에서 도로를 건너 안강휴게소에 도착한다.

 

18:08~18:38   안강휴게소 → 포항

영천이나 대구 방향의 시외버스는 휴게소 앞에서 정차하지만 포항 방향은 조금 전 도로를 건넜던 곳에서 정차한다. 하루 종일 수중전을 치루었던 복장을 추수리고 영천 방향으로 백여 미터 내려간 지점에 있는 청룡장을 둘러본 후 시티재 고갯마루를 넘어 휴게소 진입차로가 있는 곳에서 포항행 시외버스에 승차, 안강을 경유하여 포항에 도착한다.

   동대구→포항행  시외버스 운행 시간표(대구시 동부시외버스터미널 ARS  ☎ 1666-0017)

      05:50~21:00  /  40분 간격으로 운행

      경북고속 홈페이지(https://www.gobus.co.kr)  '동부정류장 - 운행시간/노선 검색 - 안강휴게소' 참조

  ▼ 포항 방면 시외버스 타는 곳

 

 

[산행후기]

   낙동의 6구간을 다녀온지 벌써 또 두 주일을 넘겨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됩니다. 주초부터 산행을 위한 접근로와 탈출로로 연계되는 대중교통을 찾아보고 확인하는 등 나름대로 준비를 하다 보니 금요일이 되었습니다. 경주행 심야우등고속버스를 이용하여 터미널에서 잠시 시간을 보낸 후 아화행 첫 차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이른 새벽에 도착한 경주터미널은 굳게 잠겨있어 잠시 당황되었지만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목욕탕을 발견하고 잠시 시간을 보냅니다. 오늘 구간은 비교적 짧은 구간이므로 약간의 여유를 가지면서 아침을 해결하고 덤으로 나온 공기밥을 챙겨 점심으로 준비합니다.

 

   고속터미널앞 버스 정류장에서 아화행 좌석버스에 승차, 아화고개 경유 여부를 확인해 보니 305번만 운행한다고 하여 아화에서 하차하고 도로를 따라 걸어가는데 하늘은 아직도 어두운 잿빛 얼굴을 하고 있답니다. 어느새 도착한 애기지휴게소에서 앞쪽으로 보이는 지하 통로로 국도를 횡단하여 올라선 다음 만석당 앞 공터에서 산행 준비를 합니다.

 

   복장을 추스르고 산길 입구로 들어서니 생각했던 것처럼 풀잎과 나뭇잎에 붙어 있던 물방울이 폭탄되어 낯선 산객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평소 가지고 다니다가 이번에 빼놓은 상하의가 구분된 우의 하의가 절실히 생각나지만 이미 물 건너간 상황입니다. 그렇게 잡풀을 헤치고 오르길 2~3분여 만에 물 속에 빠진 생쥐마냥 흠뻑 젖어버린 하의와 그 바지를 타고 흘러드는 물방울에 새로 장만하여 처음 신어보는 고어텍스 등산화는 무방비 상태로 반 잠수정이 되어갑니다.

 

   아침에 낀 짙은 운무가 원인이므로 날이 개이면서 괜찮아질거라고 스스로 속삭이며 만불산을 향해 올라갑니다(이런 판단이 어긋나 하루 종일 물 속을 헤집고 다니게 되리라고는 이때까지도 생각치 못했답니다). 사위를 감싸는 짙은 운무로 만불사의 33m 아미타대불은 어디에도 보이질 않고 사리탑에 주저앉아 등산화를 벗고 젖은 양말을 쥐어 짭니다. 하지만 얼마 가지를 못하고 다시 젖어드는 등산화, 이제 체념하고 그냥 길을 찾아 걸어갑니다.

 

   애기재를 지나 만난 양계장에서 우측으로 뻗어가는 임도를 따라 얼마나 걸었을까, 이상하다는 생각에 방향을 확인해 보고 지형도를 살펴보니 좌측으로 90도 방향을 틀어야 하는데 그냥 직진한 것입니다. 되돌아오면서 만난 양계장에서 관리인 듯한 분에게 길을 물어보니 되돌아왔던 길로 진행하라 합니다. 비협조적이라는 것을 느끼고 지형도의 길을 찾아 야트막한 임도 구릉에서 계분이 묻힌 흙길을 따라 좌측으로 내려가니 부화장인 듯한 건물 앞의 시멘트 도로가 나오고 잠시 후 선답자의 표지기가 보입니다. 끄억~~~ 아침부터 물에 빠진 생쥐마냥 처량한 모습으로 20분이라는 아까운 시간을 엇길을 걷는데 낭비하였답니다. 이제 제대로 길을 찾았으니 휘파람 불면서 즐겁게 가려고 합니다.

 

   산행을 하기 전 대충 살펴보았던 지형도의 등고선은 기복이 그리 심하지 않겠다고 생각하게끔 하였는데 현장은 그것이 아닙니다. 관산으로 오르는 비알길, 세상은 공평한 것인지 오른 만큼 가파르게 내려가는 산길, 이제 끝났겠거니 하면 또 흔들리는 파도 능선… 널뛰기하듯 요동치는 산길에 진이 빠져 힘들게 남사봉으로 불리는 468봉을 넘어서서 마치재에 도착합니다. 도로변 좁은 공터에 있는 작은 바위에 걸터앉아 신발과 양말부터 벗어버리고 갈 길이 남아 있기에 아침에 준비한 밥을 먹습니다. 다시 한 번 더 양말을 쥐어짠 후 크게 심호흡 한 번 하고 오후 산길을 준비합니다.

 

   이제 운무는 걷혔지만 아직도 구름 이불을 덮고 있는 숲 속의 나뭇잎들이 잠을 깨지 않은 듯 계속되는 물폭탄도 별 감정없이 느껴집니다. 새로 시작하는 후반전도 역시나 비알의 오름길이더니만 잡목의 어림산을 지나니 내리막길에서는 낙엽의 미끄럼틀을 탑니다. 숨이라도 고르라고 하는 것인지 잔잔하게 수그러들은 능선은 고경저수지를 언듯 보여주는 것이 아~ 이제 다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가도가도 나오질 않는 383봉의 삼각점은 더 힘들게 하고 포기할 때쯤 삼각점이 보입니다. 길고 편한 숨을 쉬면서 날머리에 다 왔다는 생각과 함께 이동통신사의 기지국을 지나 차들이 무섭게 질주하는 시티재에 내려섭니다.

 

   중앙분리대가 높아 넘을 생각을 하지 않고 포항쪽으로 고갯마루를 넘어가니 안강휴게소로 좌회전할 수 있도록 차선이 끊어진 곳이 보여 차량이 없는 틈을 이용하여 도로를 건너 휴게소에 도착, 물에 불은 발바닥을 바람에 맡깁니다. 한북정맥에서 처음 만난 인연으로 이어진 대구의 권재형 님과 전화로 내일 산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후 복장을 정리합니다. 물에 빠진 생쥐였던 하루 산행, 아마도 예전 같았으면 스스로 처량하다고 생각하면서 집으로 돌아갔을 상황이었지만 지난 4구간 지원해주었던 대구팀과의 약속 때문에 내일도 산행을 이어가려 합니다.

 

   일찍 산행을 시작하기 위하여 영천호국원 방향의 청룡장으로 발걸음을 옮겨 아침 식사 등 몇 가지를 확인해 보았지만 여건이 되질 않네요. 할 수 없이 시작이 늦더라도 포항에서 첫 차로 안강휴게소에 도착하여 산행하기로 하고 청룡장여관을 향해 내려가다가 보아둔 들머리를 길 건너편에서 다시 한 번 눈으로 살펴본 후 휴게소 진입부에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바람 불어 좋은 날(?) 어느 정도 추위가 느껴질 때쯤 고갯마루를 넘어오는 포항행 시외버스에 승차하여 통로에 서 있다가 안강에서 앉아갑니다. 아직 해도 떨어지지 않은 시간에 도착한 터미널 주변을 살펴보고 저녁을 먹은 후 여관으로 들어가 내일을 위해 물에 젖은 짐들을 정리합니다.

 

이번 구간 산줄기의 고도는 얕지만 고도 차가 제법 있어 오르락내리락 하는 구간입니다.

애기재를 지나 만나는 양계장에서 주차장을 지나는 곳만 주의한다면 전 구간에 걸쳐 길 찾기는 수월합니다. 다만 양계장 앞 주차장을 지날 때에는 견공에 주의해야 하며, 만약 양계장 관리자와의 마찰 등으로 통과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임도를 따라 조금 오른 능선 구릉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