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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정맥 산행 기록/낙동정맥_백두대간의 동쪽 울타리

[2011-09-01] 낙동정맥 9구간(한티재→통점재) : 잡목 속에서 하루 종일 노닐다

낙동정맥 9구간(한티재→통점재) : 잡목 속에서 하루 종일 노닐다

 

[산행 일시]  2011. 09. 01(목) 07:36~17:28(9시간 52분)

                  (산행시간 : 6시간 59분 / 휴식시간 : 2시간 07분 / 헛걸음시간 : 0시간 00분 // 정맥 (접근∙이탈)시간 : 0시간 46분)

[날       씨]  맑음 / 늦더위

[산행 인원]  성봉현

[지형도 명]  1:50,000  기계, 청송(1991년 편집, 2009년 수정(2004/2005년 촬영, 2009년 조사), 2010년 인쇄)

[정맥 접근]  동서울→포항 : 시외버스(심야) / 시외버스터미널→기계 : 700번 좌석버스 / 기계→감곡 : 기계지선 버스

[정맥 이탈]  통점재→상옥식당(포항시 죽장면 상옥리) : 도보 // 상옥식당 민박(32,000원)

[산행 시간]  감곡(07:36) → 한티재(07:39~07:48) → 585봉(08:45~08:50) → 서당골재(09:44) → 침곡산(△, 10:10~10:18)

                  → 493봉(△[미확인], 11:17~11:24) → 벼슬재(낙동정맥 중간지점, 배실재, 11:31~11:59) → 사관령(13:13~13:21)

                  → 712봉(△, 비학/내연지맥 분기점, 14:05~14:16) → 가사령(15:11~15:53) → 720능선(보현지맥 분기점, 16:35~16:42)

                  → △777봉 갈림길(17:13~17:16) → 통점재(17:54~17:57) → 상옥리(18:28)

[산행 지도]

 

[산행 기록]

00:00~04:15   서울(동서울) → 포항

동서울버스터미널을 출발한 포항행 심야 시외버스에서 잠시 잠이 들었었나보다, 하지만 한 시간 정도의 짧은 수면에서 깨어나 어둠을 헤치고 달리는 차창 밖의 풍경만 바라보다가 포항에 도착한다.

   동서울→포항  시외버스 운행시간(동서울  ☎ 1666-7782)

      07:00  07:40  08:20~15:30  16:30  17:20  18:10  19:00  [심야  23:10  24:00]  /  4시간 30분 소요

      동서울 홈페이지(https://www.ti21.co.kr)  '배차정보조회 - 경북 -포항시' 참조

 

06:25~06:58   시외버스터미널 → 기계 환승센터

터미널 대합실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다가 사거리에서 대각선으로 맞은 편에 있는 24시간 음식점에서 아침을 해결한 후 터미널로 돌아와 오전 6시가 안된 이른 시각에 영업을 시작한 김밥집에서 점심용 김밥을 준비한다. 다시금 터미널을 나와 차도변에 있는 버스승하차장에서 700번 좌석버스 첫 차로 기계 환승센터에 도착하고

   양덕→기계 환승센터  700번 좌석버스 운행시간

      06:00~22:20 (배차간격 27분)

      포항시 버스정보시스템 홈페이지(https://bis.ipohang.org)  '버스노선검색 - 노선번호 700' 참조

      국토해양부 '대중교통 통합정보 서비스' 홈페이지(https://www.tago.go.kr)  '교통수단별 정보 - 시내버스 - 경북 포항시' 참조

  ▼ 700번 좌석버스 노선표 / 기계환승센터

 

 

07:20~07:34   기계 → 감곡

죽장행 기계지선 버스에 승차하여 한티터널을 지나자마자 만나는 사거리의 감곡 정류장에서 하차한다.

   기계→감곡  기계지선버스 운행시간

      07:20  08:30  09:00  10:00  11:00  11:30  12:30  13:40  14:30  15:50  16:50  17:50  18:30  19:15

      포항시청 홈페이지(https://www.ipohang.org)  '문화관광-교통안내-시내버스-외곽지 노선시간표(한글 파일)' 참조

  ▼ 감곡 버스 정류장

 

07:35~07:39   감곡 → 한티재

죽장으로 가는 버스를 바라보다가 차량이 없는 틈을 이용하여 도로를 건너 한티재로 올라가는 비포장 임도를 따른다. 지난 5월 마지막 주와 달리 그새 무성해진 수풀들이 낯설게 느껴져 이 길이 맞는가 싶지만 이내 한티재에 도착한다.

  ▼ 한티재

 

07:48   한티재

지난 여름의 잦은 비로 부쩍 자란 수풀이 우거진 한티재에서 산행 기록용 사진을 담고서 3개월 만에 찾은 낙동정맥을 이어간다.

 

08:00   300능선 구릉 삼거리

'포항팔도산악회'에서 세운 철제 안내판에는 침곡산까지 2시간 40분이 소요된다고 쓰여 있다. 그 안내판 앞으로 수풀과 잡목을 헤치고 오르면 죽장 방향으로 시원스럽게 뻗은 도로가 작별인사를 하고 어느 정도 올랐나 싶으면 야트막한 능선 구릉으로 '낙동정맥 KJ종주팀/한티재입니다/정연섭' 코팅지가 걸려있는 갈림길이 나오고

 

08:12~08:14   334봉(△[기계 435 / 2004 재설]) 삼거리

좌측 10방향으로 내려섰다가 오름길을 올라서면 지형도의 334봉으로 지형도에 표기되지 않은 삼각점이 매설되어 있다.

(안부로 내려섰다가 조금만 올라가면 '절개지 상시계측시스템 설치' 안내문이 매달린 가느다란 줄이 30cm 정도의 높이에 묶여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08:45~08:50   585봉

삼각점 바로 전에서 좌측 10시 방향으로 내려가는 마룻금은 7분여 후 안부에 내려서게 되고 은근히 고도를 올려가는지 지루한 오르막길을 올라 참나무 사이에 약간의 공터가 있을 뿐 별 특징이 없는 585봉에 이른다.

 

09:12~09:14   678봉 / 산불감시초소

외길로 이어지는 산길은 잡목으로 조망이 막힌 채 계속 고도를 올려가다가 산불감시초소를 에워싼 키작은 잡목만 무성한 678봉을 만나고

  ▼ 678봉의 산불감시초소

 

09:24   묘 있는 능선구릉

'태화산/해발 676.8m/다음카페//새마포산악회 NO 109'라고 쓰인 아크릴판을 지나면서 산길은 본격적인 잡목 터널로 바뀌어 앞만 보면서 걷다보면 다소 넓은 공터에 묘 1기가 있는 능선구릉으로 나선다.

 

09:38   600능선 구릉

묘의 우측 방향으로 연결되는 산길을 따라 파쇄석처럼 자잘한 돌이 깔린 내리막길을 지나 600능선 구릉에 올라서고

 

09:44   서당골재

잠시 가파르게 내려가면 한티재에서 보았던 포항팔도산악회의 이정표가 있는 서당골재 안부이다.

 

10:10~10:18   침곡산(728m, △[기계 23 / 2004 재설])

내려선 만큼 올라가야 하는 산길은 보기와는 달리 은근히 힘들게 하는 오르막길로 바뀌어 한참을 올라선 듯할 때 잡목으로 사방이 막혀버린 좁은 공터의 풀섶에 검은 대리석의 정상석이 있는 침곡산이 나오는데 이곳에도 지형도에 표기되지 않은 삼각점이 매설되어 있다.

  ▼ 침곡산

 

10:39   안부

벼슬재 방향의 마룻금은 정상석 뒷편의 포항팔도산악회 안내판이 있는 곳이 아니라 삼각점 앞에서 우향으로 이어진다. 삼각점이 있는 곳에서 우측길로 바로 묘를 지나 내려가는 산길은 깊이를 모를 듯이 내려서는 듯한데 그렇게 안부에 내려선 후 야트막한 능선구릉을 바로 넘어서면 좀 더 낮은 안부로 아마도 막실재인 듯하다.

 

10:59   능선 삼거리

다시금 올라가는 산길은 약 100여 미터 고도를 올려 좌측의 620능선 구릉을 우사면으로 우회하자마자 갈림길이 나오고

 

11:17~11:24   493봉(△[미확인])

좌측 10시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능선 구릉을 넘어 다시 한 번 올라서면 지형도상 삼각점이 표기된 493봉으로 삼각점을 찾아보았지만 어디에 숨었는지 찾지를 못하였다.

 

11:31~11:59   벼슬재(낙동정맥 중간지점, 배실재)

계속 완만하게 내려가는 산길을 따르면 잠시 후 많은 선답자의 표지기와 함께 '낙동정맥 중간지점'이라고 쓰인 플래카드, 그리고 아크릴 판이 매달린 다소 너른 안부인 벼슬재를 만난다.

  ▼ 벼슬재(낙동정맥 중간지점)

 

 

12:12   580능선 구릉

사관령을 향한 오름길로 바뀌는 산길은 580능선 구릉에 올라서고

 

12:38   능선 삼거리

이후 잡목에 가려진 외길의 산길을 따라 두어 개의 구릉을 우회하면서 가다보면 능선 상의 삼거리를 만난다.

(필자와 역방향인 한티재로 진행할 경우에는 좌직진하기 쉬운 지점으로 주의를 요한다.)

 

13:13~13:21   △789봉 분기점 / 사관령

좌측 11시 방향의 능선길은 이후 은근한 오르막길로 바뀌어 계속 고도를 올려가다가 좁은 공터의 구릉에 도착하는데 나뭇가지에 '낙동정맥 KJ 종주팀/사관령/정연섭'이라고 쓰인 비닐 코팅지가 걸려 있는 작은 폐 헬기장이며

 

13:28   720능선 구릉 삼거리

우측방향으로 서서히 내려가는 길은 720능선 구릉으로 이어진다.

 

14:05~14:16   712봉(△[기초대 훼손]) / 비학지맥-내연지맥 분기점

좌측 9시 방향으로 내려가면서 참나무 터널을 지나는 듯한 마룻금은 중간에 잠깐만 가야 할 능선을 보여줄 뿐 시야를 가려버리고 그저 앞만 보고 걸어가다보면 시멘트로 덮인 헬기장 능선 구릉에 이르는데 712봉이다. 삼각점은 기초대가 훼손되어 번호를 알 수 없으며, 나뭇가지에는 '준∙희'님의 '비학/내연지맥 분기점' 표지가 매달려 있다.

  ▼ 712봉(비학지맥-내연지맥 분기점)

 

14:20   700능선 구릉 삼거리

완만하게 흐르는 능선길은 700능선 구릉의 삼거리로 이어지고

 

14:27   640능선 구릉 삼거리

우측 1시 방향의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살짝 올라서면 또 갈림길이 나온다.

 

14:34   620능선 구릉 / 공청안테나

우측 1시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올라서면 공청 안테나가 세워져 있는 620능선 구릉에 이르고

 

15:04   600봉(△[427 복구 / 건설부 7310])

풀섶 사이로 이어지는 외길의 산길은 고만고만한 능선구릉을 넘나들다가 산길 좌측에 삼각점이 매설되어 있는 600봉에 오른다.

 

15:11~15:53   가사령 / 69번 국지도

삼각점을 지나 가사령을 향해 내려가는 마룻금은 잠시 후 파상관의 배수로를 만나고 좌측으로 절개지를 따라 조심스럽게 내려가면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듯한 69번 국지도의 가사령이다.

  ▼ 가사령

 

16:05   임도

낙석방지용 펜스 철망의 좌측 끝지점에서 급경사의 절개지를 올라 공청 안테나가 있는 560능선 구릉을 넘어서면 4분여 후 넓은 공터가 있는 임도로 내려서게 되고

 

16:08   임도 삼거리

맞은편 절개지의 좌측에서 임도인 듯한 산길로 올라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16:20   620능선 구릉

우측 2시 방향으로 오르는 산길은 오르막길로 이어지면서 솔잎이 무성하게 덮인 620능선 구릉에 이르고

 

16:35~16:42   720능선 / 포항시-청송군 경계 / 보현지맥 분기점

계속 고도를 올려가는 산길은 포항시와 청송군의 경계를 그리는 720능선 구릉의 우사면에 이르는데 나뭇가지에는 '준∙희'님의 '보현지맥 분기점' 표지와 대구마루금산악회의 '팔공/보현기맥 분기점' 표지가 매달려 있다.

  ▼ 720능선(보현지맥 분기점)

 

16:51   660능선 구릉 삼거리

우측으로 내려가는 산길은 안부를 지나 묘가 있는 능선 구릉에 올라서고

 

17:05   726봉

묘의 우측편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가면 726봉이 나온다.

 

17:13~17:16   △777봉 갈림길

완만한 능선길은 잠시 후 좌측의 △777봉으로 분기되는 갈림길을 만나고

 

17:36~17:42   620능선 구릉

우측 3시 방향의 내리막길로 한동안 내려간 후 다시 올라서면 620능선의 완만한 구릉이다.

 

17:54~17:57   통점재 / 68번 국지도

밋밋하던 능선길은 또 다른 620능선 구릉을 넘어 도로로 인한 절개지의 상단부에 이르고 절개지의 우측 사면으로 내려가면 '포항시 죽장면'과 '청송군 부남면'의 경계선 상에 있는 통점재로 내려서게 된다.

  ▼ 통점재 (위 : 청송군 부동면 방향  /  아래 : 포항시 죽장면 방향)

 

 

18:28   상옥식당 / 포항시 죽장면 상옥리

우측 포항시 죽장면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굽이굽이 내려가는 길은 하옥리로 갈라지는 삼거리의 주유소를 지나 500여 미터 정도 더 걸어가면 좌측으로 상옥할인마트가 나오고 그 너머로 상옥식당 입간판이 보인다. 뒤돌아보면 통점재의 잘록한 산마루가 보이는 이곳 상옥식당에서 10구간의 산행을 위하여 하룻밤을 묵는다.

(숙박비 20,000원, 두 끼(저녁, 아침/점심 도시락은 덤) 식비 12,000원)

   상옥식당  ☎ 054-262-6416 / 010-6564-6416

      주유소가 있는 삼거리에서 청하지선 버스를 이용하면 청하환승센터를 경유하여 포항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한다.

   포항 문덕차고지→청하환승센터  500번 좌석버스

      05:30~22:30  /  배차간격 14분

      포항시 버스정보시스템 홈페이지(https://bis.ipohang.org)  '버스노선검색 - 노선번호 700' 참조

   청하→상옥리  청하지선버스

      07:10  11:40  16:20  17:00  /  약 50분 정도 소요

      포항 상옥참느리마을 정보센터(☎ 054-262-1008)  홈페이지(https://slow.invil.org)  '오시는 길' 참조

  ▼ 상옥식당 앞에서 보는 통점재(2011.09.02  10구간 산행 전 촬영)

 

 

 

[산행후기]

   낙동정맥 8구간을 다녀온지 벌써 3개월이 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중순경, 8구간의 끝지점에서 산줄기를 다시 이어가려 할 때쯤 올 여름의 장맛비가 시작되더니 그칠 줄을 모릅니다. 그리고 구순 모친의 건강에 급작스런 돌발상황이 발생합니다. 아마도 산에 가지 마라는 것인지 비마저 내리니 마음은 더욱 더 가라앉고 몸은 움직이기를 거부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금 일상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는 것을 느끼어 산행을 재개하기로 합니다. 무더위가 꺾이는 8월의 마지막 주에 미루었던 여름휴가를 신청하고 3일간의 여정으로 낙동을 찾아서 내려갑니다.

 

   모처럼 떠나는 산행이어서인지 심야의 시외버스에서 한시간 정도 잠깐 눈을 붙였다고 생각될 때쯤 선잠에서 깨어납니다. 이후 뜬 눈으로 포항에 도착하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설레임에 젖어 피곤하다는 것을 모릅니다. 터미널 앞의 버스 정류장에서 700번 좌석버스 첫 차로 기계환승센터에 도착하고, 기다리는 시간에 기계지선 버스를 디카에 담는 순간 기사님이 블로그에 올릴려고 하느냐 물어옵니다. 감곡에 주차된 대형버스들을 보았다면서 낙동정맥에 대해 대충은 알고 계시는 듯한 기사님의 배려와 함께 감곡정류장에서 하차합니다.

 

   도로를 건너 임도를 따라 올라가 낯선 듯 하면서도 알 듯도 한 한티재에 도착하니 벌써 3개월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러버렸답니다. 산행 준비를 하고 언제 다시 올지 모를 한티재를 눈으로 한 번 둘러본 후 3일간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초반부터 풀섶으로 이어지는 듯 하던 산길은 이내 잡목의 숲길로 바뀌고 한티터널 상단부를 지나 지형도에 표기되지 않은 삼각점을 만납니다. 아직 근육들이 산행에 적응하고 있는 중인지 더디게 진행되는 발걸음은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678봉에 생각보다 늦게 도착합니다. 잡목을 벗어나니 기다리는 것은 무성한 수풀들 사이에 세워진 산불감시초소입니다. 산불감시초소에 올라 산줄기를 한 번 훑어본 후 내려와 다시금 잡목 속으로 들어갑니다. 서당골재 안부를 지나 올라선 침곡산, 포항팔도산악회의 안내판 앞에서 잠시 길을 찾아보지만 가야 할 길은 보이질 않고 지형도에 표기되지 않은 삼각점 앞으로 가보니 우측으로 길이 이어집니다.

 

   어디가 막실재인지 모르고 지나 올라선 두리뭉실한 능선 구릉인 493봉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삼각점을 찾아보지만 보이질 않네요. 허기진 기력을 보충하고 조금 걷다보니 벼슬재가 나오는데 나무에 묶여있는 플래카드에는 낙동정맥 중간지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올 3월에 시작한 낙동정맥을 6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도상거리 중간지점에 도착한 것이네요.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지도 케이스에 넣었지만 팔목으로 흐르던 땀으로 젖은 지형도도 말릴 겸 겸사겸사 허기진 배를 달래어 봅니다. 아직 가시지 않은 무더위에 물은 평소보다 더 먹히는 것 같고 입맛은 껄끄러워 준비한 김밥 두 줄에서 한 줄만 먹고는 다시 배낭에 넣습니다. 오랜만의 마룻금 산행인데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나무들 뿐이어서인지 한결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3일간의 여정을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면서 사관령을 향한 발걸음을 다시 움직입니다.

 

   592봉이 어디인지 모른 채 넘어서니 다시금 다소 버겁게 다가서는 오름길은 천천히 오라 합니다. 얼마나 올랐을까, 폐 헬기장이 나오면서 나뭇가지에는 사관령이라고 쓰인 비닐 코팅지가 걸려있는데 보통 '령'이라고 하면 고갯마루를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가 여기서는 구릉을 령이라고 하고 있으니 헛갈립니다. 외길로 이어지는 잡목의 숲길…  그렇게 우측의 성법령으로 내려갈 수 있는 712봉의 능선 분기점에 이르니 '비학/내연지맥 분기점'이라는 표지가 보이고 마룻금을 따라 계속 걸어가 구릉을 넘어서면서 고도를 떨어뜨리다 보니 어느새 69번 국지도의 가사령에 도착합니다.

 

   가사령에 내려서기 전 우측으로 얼핏 보이던 상고천 마을로 내려가 수통을 채우기로 하고 뜨거운 햇빛을 벗삼아 도로를 걸어갑니다. 차량 통행이 거의 없다시피한 한적한 도로를 따라 내려가는 길은 지척이겠거니 하였던 민가가 보이질 않습니다. 한참을 내려가서야 만난 가옥에서 부족한 물을 1리터의 수통에 가득 채우고 다시 가사령으로 되돌아 갑니다.

 

   도로를 내기 위한 절개지의 급경사면을 조심스럽게 올라서니 좌측에서 일반 등로가 올라오는데 아마도 절개지 좌측으로 길이 있나 봅니다. 그렇게 절개지를 올라 다시 내려가면 고천마을로 연결되는 임도를 만나고 720능선을 향한 오름길을 시작합니다. 서서히 고도를 올려가는 산길은 나름대로 생각했던 시간보다 더 걸려서야 도착하였는데 이곳이 보현지맥 분기점입니다.

 

   이제 포항시와 청송군의 행정구획선을 따라가는 마룻금은 오늘 구간의 마무리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쉬엄쉬엄 걸어갑니다. 몇 번의 오르내림을 거치니 산길은 어느새 끝나고 포항시 죽장면과 청송군 부동면의 경계선 상인 통점재입니다. 땀에 젖은 복장을 추스르고 배낭에 넣어 두었던 휴대폰의 전원을 켠 후 상옥식당으로 민박 가능여부를 확인해 봅니다. 민박은 가능하다고 하는데 지금 포항(?)으로 장을 보러 나가 통점재에 마중을 올 수 없다고 합니다. 애초 상옥마을까지 걸어가기로 하였기에 개의치 않고 드문드문 넘나드는 차량에 주의하면서 도로를 따라 걸어갑니다. 구불구불 휘돌아가던 도로가 끝나는 것인지 하옥마을로 분기되는 삼거리의 주유소를 지나 우측으로 직진하니 드디어 상옥마을입니다.

 

   30분을 걸어 도착한 상옥마을에는 다수의 민박집이 있지만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한 상옥식당에서 민박을 하기로 합니다. 늦은 무더위에 지쳐서인지 몸이 무거워지는 것이 아무래도 내일 피나무재에서 산행을 끝내고 집으로 가야겠다고 결정합니다. 하여 서울에서 출발하기 전에 예약하였던 '주산지민박 1호(☎ 054-873-4093)'로 전화를 하여 양해를 구한 후 예약을 취소합니다.

 

   마을 주민들의 한 잔 술에 식당은 조용하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이내 고요해지기 시작합니다. 깊어가는 밤만큼이나 어두워진 상옥리의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내일의 산행을 준비하고 조용히 잠을 청해봅니다.

 

한티재에서 통점재로 이어지는 이번 구간 산길은 헛걸음을 할 만한 곳이 없습니다.

단 필자와 역방향 즉, 통점재에서 한티재 방향으로 진행할 경우에는 사관령 표지가 붙어있는 구릉에서 30여 분 정도 내려오다 만나는 능선 삼거리에서 좌직진이 아닌 우측 방향의 길목을 주의해야 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