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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정맥 산행 기록/금남정맥_금강 남쪽의 산줄기를 따라서

[2006-12-19] 금남정맥 8구간(피암목재 → 565봉/3정맥 분기점) : 봉우리 이름이 중요한 것은 아니더라

금남정맥 8구간(피암목재 → 565봉/3정맥 분기점) : 봉우리 이름이 중요한 것은 아니더라

 

[산행 일시]  2006. 12. 19(화) 08:50~19:10(10시간 20분)

                  (산행시간 : 8시간 16분 / 휴식시간 : 1시간 7분 / 헛걸음시간 : 0시간 0분 // 정맥 (접근∙이탈)시간 : 0시간 57분)

[날       씨]  맑음 / 등산로에는 심설

[산행 인원]  성봉현

[정맥 접근]  서울→대전 : 고속버스 / 대전→주천 : 직행버스 / 주천→외처사동 : 군내버스 / 외처사동→피암목재 : 도보

[정맥 복귀]  모래재휴게소→전주 : 트럭 / 전주역→고속버스터미널 : 택시 / 전주→상봉동(서울) : 우등고속

[산행 시간]  외처사(08:50) → 피암목재(09:17) → 활목재(10:27) → 운장산 서봉(11:00~11:10) → 늦은목(12:13)

                  → 26번 국도 보룡고개(16:42~16:47) → 연석산(12:47~13:17) → 664봉(14:32)

                  → 황새목재(15:30) → 675.4봉(△, 16:05) → 입봉(△, 17:33~17:43) → 568봉(18:05)

                  → 565봉(3정맥 분기점, 18:40~18:50) → 모래재휴게소(19:10)

[산행 지도]  1:50,000  진안 (1975년 편집, 2004년 수정(2003년 촬영, 2004년 조사), 2005년 인쇄)

 

[산행 기록]

06:45~08:15   대전 → 주천

대전동부터미널에서 정시 출발한 금산, 주천 경유 진안행 버스에 승차하여 비몽사몽간에 금산을 지난다. 졸음에서 깨어 창밖을 보니 주천으로 향하는 길은 하얀 눈발이 휘날리는데 어느덧 주천에 정차한다.

   대전 동부시외버스터미널→주천  시외버스 운행 시간(동부시외버스터미널 ☎ 042-624-4452~3  ARS 042-624-4451)

      06:45  09:38  13:08  14:30  16:38

      대전시청 교통정보  홈페이지(http://traffic.metro.daejeon.kr) 참조

 

08:33~08:50   주천 → 외처사동

진안에서 출발하여 외처사동을 경유하는 무진장 군내버스는 정시보다 몇 분 늦게 도착하였지만 빙판진 55번 지방도를 달려 운일암반일암을 지나 외처사동에서 홀로 내린다.

   주천→외처사(무릉리)  군내버스 운행 시간(주천버스정류장/터미널슈퍼 ☎ 063-432-6515)

      08:30  10:00  12:10  14:40  15:30(대불리)  17:40  19:00

      (외처사를 경유하는 무진장 군내버스는 오전에는 내처사부터, 오후 차편은 무릉리부터 경유한다고 한다.)

 

09:07~09:17   피암목재

승객없는 군내버스는 내처사동으로 들어가지만 피암목재로 향하는 오름길에는 차량 통행이 뜸해서인지 아직도 결빙되어 있다. 눈과 얼음이 없는 곳으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 고갯마루에 도착하니 넓은 주차장은 눈으로 덮여 있다.

  ▼ 피암목재

 

09:38   봉우리

정면 위로 올려다보이는 철탑으로 향하는 임도를 따라 올라가면 잠시 후 SKT와 KTF 공용기지국 앞에서 길이 끝난다. 우측편 능선으로 오르는 산길은 가파르게 바뀌어 우측의 연석산을 보면서 올라가다 구릉같은 봉우리에 도착하고

 

10:04   840능선 구릉(바위 봉우리)

잠시 내려서는 듯하는 산길은 다시금 가파르게 계속 오름을 유지하면서 산죽 사이로 이어지다가 정면으로 운장산과 운장산 서봉이 보이는 전망좋은 840능선 구릉인 바위봉에 이른다.

 

10:19~10:25   880능선 구릉

다시금 잠시 내려서다가 완만히 올라가면 지형도상 880능선 구릉이고

 

10:27   활목재

깊게만 느껴지는 안부를 향해 서서히 내림길을 따라 진행하는데 좌측으로 보이는 검은 묘비를 지나 바로 좌측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안부인 활목재로 내려선 후

 

11:00~11:10   운장산(서봉, 1,122m)

된비알의 오름길로 한동안 이어지는 가파른 산길은 하늘선이 보이는 산죽밭으로 올라서면 오래된 나무 이정표가 반겨준다. 정면으로 운장산이 보이지만 우측으로 발걸음을 돌리면 나무 의자를 지나 바위봉우리에 정상석이 있는 운장산(서봉)으로 가야 할 연석산과 565봉(3정맥 분기점)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장쾌하게 펼쳐져 보인다.

  ▼ 운장산(서봉)

  ▼ 지나온 산줄기

  ▼ 가야 할 연석산

 

11:13   삼거리

정상석을 등지고 나무 의자 뒷편으로 매달린 선답자의 표지기를 따라 급경사길로 내려가면서 갈림길을 만날 때

 

11:39~11:41   안부 삼거리

좌측 10시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짧은 바윗길을 만나지만 줄을 잡고 내려설 수 있으며, 이후 두 번 더 줄을 잡고 내려서야만 하는 가파른 길을 지나 산죽이 무성한 갈림길이 나오고

 

11:55~11:59   854봉

우측편으로 이어지는 길은 이제 부드러운 육산의 능선길로 바뀌어 880 봉우리를 지나 연석산을 바라보면서 펑퍼짐한 854봉으로 오른다.

 

12:13   늦은목(안부 삼거리)

소나무가 있는 구릉같은 854봉에서 좌측으로 이어가는 산길은 완만한 내림을 유지하면서 늦은목 안부 삼거리로 내려서고

 

12:47~13:17   연석산(硯石山, 925m)

좌측으로 내려가는 길은 궁항리로 이어지며 우측의 오름 능선길로 연석산을 향해 올라가면 다소 가파른 오름을 유지하다가 짧은 바위길을 지나면서 완만하게 수그러들어 평평한 연석산에 이르는데 산죽이 무성한 정상부에는 이정표[운장산2.5km→ 보룡고개6.5km↓ ←연동2.5km]가 세워져 있다. 뒤돌아보면 지나온 운장산 및 대둔산으로 이어지는 금남정맥의 산줄기가 웅장하게 펼쳐지고 가야 할 565봉(3정맥 분기점) 산줄기 너머로 금남호남정맥의 마이산이 파묻혀 보인다.

  ▼ 연석산 이정표

  ▼ 뒷편 멀리 보이는 대둔산

  ▼ 웅장한 산세에 파묻힌 마이산

 

13:18   삼거리

좌측으로 90도 방향을 바꾸어 내려서자마자 이정표[↓정상 0.2km →연동마을 2.3km]가 있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13:42   봉우리

좌측 9시 방향의 산죽사이로 급한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완만한 능선으로 이어지면서 무성한 산죽이 갈길을 가려버리고 좌우로 급경사를 이루는 날등을 타고간다는 생각으로 길을 잡으면서 산죽을 헤치고 나가면 봉우리에 도착한다.

 

13:49   봉우리

이제 산길은 깊은 안부로 떨어져내리다가 올라서는데 좌측으로도 길이 있는 듯하지만 적설로 확인할 수 없는 봉우리에 올라

 

13:57   줄이 있는 바위 구간

우측 1시 방향으로 이어가는 날등을 따라 내려가면 좌전방으로 궁항저수지가 보이며 잠시 후 줄이 있는 짧은 바위 구간이 나오고

 

14:32   664봉

조심스럽게 내려선 후 계속 고도를 낮추는 산줄기는 두 개의 봉우리를 더 넘어 깊은 안부로 내려선 후 짧은 된비알의 오름을 올라 별 특징없는 664봉에 오른다.

 

14:49   봉우리

우측 2시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야트막한 봉우리를 넘어 좌측 아래로 삼밭으로 보이는 검은 차양막을 보면서 안부를 지나 길게 이어지는 구릉 능선을 따르다가 잠시 내려선 후 다시 야트막한 봉우리로 오르고

 

15:20   봉우리

연이어지는 야트막한 봉우리를 몇 개 더 넘어 임도같은 길을 몇 걸음 따르다가 좌측 축대같은 곳으로 올라선다. 그리고 산길로 들어가면 약간 넓은 평지같은 곳이 나오는데 뒤돌아보면 내려온 산줄기와 연석산 그리고 운장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뚜렷하게 보이는 곳을 지나 구릉같은 봉우리에서

  ▼ 지나온 운장산(서봉)~연석산

 

15:30   황새목재

내려서는 듯하면 조금 전 임도와 만나지만 공터를 지나면서 급사면의 비탈길을 내려가 산죽 군락지 안부인 황새목재에 도착한다.

 

15:50   구릉 삼거리

올라가는 길 역시 된비알의 오름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올라가다가 넓은 공터같은 곳에서 우측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올 때

 

16:05   675.4봉(△[삼각점 미확인])

좌측 10시 방향의 오름 능선길로 봉우리를 넘고 산죽이 무성한 길 따라 또 한 봉우리를 넘으면 지형도상 700 봉우리이며 얕은 안부로 내려서다가 올라선 봉우리가 지형도에 삼각점이 표시된 675.4봉이다.

 

16:22   700능선 구릉 삼거리

능선길로 이어지는 산길은 구릉같은 지형도상 700능선 구릉까지 이어지고

 

16:28   삼거리

좌측으로 90도 방향을 바꾸어 내려가는 길을 따라 내려가면 또 갈림길이 나오는데

 

16:42~16:47   26번 국도 보룡고개

우측 3시 방향으로 이어지는 내리막길은 표고버섯 재배지 차양막을 지나 26번 국도를 바라보면서 우측으로 배수로를 따라 임도에 내려선 후 좌측으로 내려가면 진안군 부귀면과 완주군 소양면의 경계인 보룡고개로 중앙분리대 너머 부귀면 방향으로 주유소와 성산휴게소 입간판이 보인다.

  ▼ 26번 국도 보룡고개

 

17:03   구릉

차량 통행이 잠시 뜸한 틈을 이용하여 중앙분리대를 넘은 후 '진안군 부귀면' 행정안내판 앞에서 축대를 올라 산길로 접어들면 이동통신기지국을 지나 철망이 산길과 나란히 따라오다가 철망은 좌측으로 멀어져가지만 산길은 구릉에 오르게 되고

(4차로의 26번 국도는 중앙 분리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차량 통행이 빈번하지만 횡단보도가 없어 무단횡단을 할 수 밖에 없어 주의를 요한다.)

  ▼ 석양

 

17:33~17:43   입봉(笠峰, 637.4m, △[삼각점 미확인])

한동안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은 어느 순간 된비알의 오름길로 바뀌어 헬기장이 있는 입봉으로 올라서게 된다.

 

18:05   568봉

올라오는 방향으로 헬기장을 가로질러 이어지는 길이 있지만 마루금은 여기서 우측 4시 방향으로 내려가는 가파른 길을 따라 깊은 안부에 내려선 후 다시금 568봉으로 올라서고

 

18:40~18:50   565봉(3정맥 분기점)

우측으로는 급경사이지만 좌측 사면은 비교적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몇 개의 봉우리를 더 넘어 서서히 올라가면 금남정맥의 종점이자 시점인 565봉으로 부산 건건산악회에서 세운 '3정맥(금남, 호남, 금남호남정맥) 분기점' 이정표가 있다.

  ▼ 565봉/3정맥 분기점

  ▼ 3정맥 분기점 이정표

 

18:58   안부 삼거리

호남정맥 방향으로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좌전방으로 모래재휴게소 건물이 보이는 완만한 안부이고

 

19:10   모래재휴게소

좌측 10시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면 전주와 진안을 연결하는 도로가 나오면서 모래재휴게소 주차장으로 내려선다.

 

19:20~19:53   모래재휴게소 → 전주역 → 전주고속버스터미널

모래재휴게소에서 전주역까지 가신다는 코일 운반 차량 기사님의 배려로 전주역까지 손쉽게 올 수 있었으며 역전 택시정류장에서 택시를 타고 전주고속버스터미널로 이동,

   모래재휴게소→전주대  872번 시내버스 운행 시간(시내버스 공동관리위원회  ☎ 063-272-8102)

      (장승리에서 출발하는 시간으로 모래재휴게소까지 2~3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07:20  10:20  13:25  16:20  19:15  21:50

      전주시청 홈페이지  홈페이지(http://www.jeonju.go.kr) '시내버스운행정보' 참조

   모래재에서 진안으로 운행하는 무진장 군내버스도 있다고 하는데 인터넷으로는 검색이 안되고

      전화(무진장여객 ☎ 063-433-5283)로 알아본 시간은  …  18:00  18:45  … 이다.

      전주역까지 태워주신 기사님의 말에 의하면 모래재를 경유하는 무진장 군내버스는 전주~진안간 운행한다고 한다.

 

20:00~22:42   전주 → 서울(상봉터미널)

상봉터미널로 운행하는 우등고속버스에 승차, 신탄진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한 후 서울에 도착한다.

   전주고속버스터미널(☎ 063-277-1572)  고속버스 운행 시간

      전주 → 상봉동  07:00  10:30  13:00  17:00  20:00

      전주 → 동서울  06:00~20:30 (30분 간격 배차)  22:05

      전주 → 서울센트럴시티  04:30~24:00 (약 10분 간격으로 수시 운행)

      전국 고속버스 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http://www.kobus.co.kr) 참조

 

 

[산행 후기]

   금남정맥을 끝낸다는 기쁨보다는 해가 바뀌기 전에 끝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산행 전날인 12월 18일 대전으로 미리 내려가 지난 7구간 산행시 이용하였던 24시간 사우나에서 잠시 유숙하고 새벽밥을 먹고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주천행 첫차에 승차합니다. 지난 주말에 전국적으로 내린 눈으로 주천 가는 길 내내 하얀 설원만이 보이는 것이 지난 7구간 산행의 빗줄기와 대조를 이루고 눈이 덜 녹아 결빙된 곳이 중간중간 나오지만 주천에는 정시 도착합니다.

 

   외처사로 가는 무진장 군내버스는 8시 30분이 되었지만 도착하지 않아 혹시나 결행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을 하고 있으려니 조금 지연되어 주천에 도착하고 제법 많은 승객분들이 내립니다. 두 명이 타고가는 내처사행 군내버스는 외처사에 이르기까지 결빙된 도로를 조심스럽게 운행하여 생각보다 늦게 외처사에 도착하고 내처사로 들어가는 버스를 보면서 위쪽에 있을 피암목재를 향해 도로를 따라 걸어갑니다.

 

   눈만 쌓인 피암목재에 도착하도록 지나가는 차 없이 바람만 얼굴을 스치는 넓은 주차장에서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합니다. 지난번에 보아두었던 임도를 따라 올라가는 길은 신설에 홀로가는 산꾼의 발자국만 남겨지고 이동통신기지국을 지나면서부터는 가파르게 올라가는 산길에 발목이 빠질 정도로 많은 눈이 쌓여 있는 것이 오늘 산행길을 예고합니다. 능선을 넘어가는 바람이 만들어놓은 눈처마는 무릎마져 빠지게 하고 길마져 가팔라 미끄러지지 않으려는 산꾼의 속도가 더디어집니다.

 

   등에 땀이 베일 정도로 체감 온도가 올라갈 때쯤 운장산이 보이는 전망바위 봉우리에서 잠시 땀을 식힌 후 안부에 내려서는데 산길 좌측 아래편으로 묘가 없는 것인지 검은 묘비만 보이는 활목재에 이릅니다. 좌측에서 올라오는 일반 등산로와 합류된 산길은 약 230여 미터의 고도 를 올라야하는 본격적인 된비알의 오름길로 이어지면서 심설에 묻혀버려 눈으로 대충 감잡고 두 손 두 발 모두 사용하면서 올라갑니다. 중간중간 허벅지까지 빠지는 심설은 산행 초반부터 힘들게 하지만 산죽 너머로 보이는 하늘선으로 올라서니 오래된 듯한 나무 이정표가 반겨주면서 운장산이 손에 잡힐 듯이 다가섭니다. 적설 산행이라는 요건 때문에 운장산 주봉을 왕복하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눈으로만 바라볼 뿐 발걸음은 우측의 마루금을 따라갑니다.

 

   어느 누가 이 높은 곳에 의자를 설치할 생각을 하였을까 속으로 생각하면서 도착한 운장산(서봉)에서 오늘 마무리하는 금남정맥의 565봉 그리고 그곳에서 갈라지는 호남과 금남호남정맥의 산줄기를 바라보고 또한 긴 시간동안 짧은 걸음을 걸어 지나온 산줄기를 되돌아봅니다. 상념의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고 어느 누군가 만들어놓은 발자국을 따라 운장산(서봉)을 내려갑니다.

 

   올라왔으니 그만큼 내려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내려가는 길 역시 경사도가 장난이 아닐 정도로 심하게 내려가는데 올라오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더 힘들게 하며 중간중간 복병처럼 튀어나오는 바위 구간에서는 더욱 주의를 합니다. 눈이 내리는 지난 주말에 지나갔을 어느 선답자의 발자국은 늦은목 안부까지 인도하여 주다가 궁항리로 내려가고 다시 아무도 지나지 않은 능선길을 따라 연석산 방향으로 발자국을 남기는데 오른쪽 아이젠 고무 밴드가 끊어져버립니다.

 

   얼마나 올랐을까, 눈으로 덮인 짧지만은 않게 느껴지는 직벽 구간을 만납니다. 어떻게 올라야 할지 고민하다가 손으로 눈을 털어가며 잡을 곳과 발 디딜 곳을 확인하면서 올라가는 산꾼이 불쌍해 보였는지 오름길에 소나무 한 그루가 나약하기만 한 산꾼을 굽어보다가 가지를 잡고 오르라 합니다. 그렇게 바위 구간을 지나 산죽이 무성한 연석산에 오르면 565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너머로 초라하게 숨어 있는 마이산이 보입니다. 산행 시간을 아끼기 위하여 사진 촬영도 거의 하지 않으면서 진행했고 연석산에서는 호남과 금남호남의 산줄기를 보면서 인절미로 점심을 대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까운 시간은 벌써 30분이나 지나갑니다.

 

   보룡고개로 내려서려는데 연동마을에서 올라오셨다는 산님 세 분을 처음 만나 잠시 짧은 대화를 나눈 후 헤어지고 연동마을 이정표에서 산죽이 무성한 곳으로 희미한 선답자의 발걸음을 따라 내려가면 이내 길은 산죽으로 없어집니다. 잎새마다 이고 있는 눈이 무겁다고 털어달라는 산죽들의 요구대로 눈을 털면서 가는 산길은 고행이지만 계속해서 고도를 낮추는 능선은 연석산에서 보았던 눈에 각인한 봉우리겠거니 하고 올라보면 또 저 앞에서 손짓하는 등 한참을 내려서다가 된비알의 오름길로 이어지더니 664봉에 도착합니다. 연석산에서 볼 때 밋밋하게만 보이던 능선길은 생각과 달리 오르락내리락 봉우리를 넘나들다가 오전 11시 경에 출발하였다는 단체팀을 조우하고서도 한참을 더가서야 황새목재에 도착합니다.

 

   이제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발걸음은 무거워지지만 다행히 역방향으로 진행한 팀이 만들어놓은 러셀이 체력 소모를 다소 덜어줍니다. 러셀된 길을 따르다 보니 지형도는 접어둔 채 무성한 산죽 터널을 지나면서 700봉 갈림길을 675.4봉으로 착각하는 실수를 합니다.

 

   다시금 급한 경사길을 내려가 보룡고개에 도착하니 예상했던 시간보다 1시간 가량 늦어져 어둠 속에서 565봉을 보게 될 것 같지만 짧은 거리를 남겨 놓고 구간을 마무리하기에는 뭐해서 야간 산행으로 이어가기로 하고 26번 국도의 중앙분리대를 넘어갑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지쳐버린 체력으로 입봉가는 길은 보룡고개로 되돌아가 서울로 가자는 유혹이 자꾸만 혼란스럽게 하는데 미련한 발걸음은 입봉을 향해 된비알의 오름길을 느리게 올라갑니다.

 

   어둠이 내리는 입봉 헬기장에 도착해서 남은 간식을 먹느라 삼각점을 확인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마지막 목표를 향해 능선을 걷는데 급경사의 우사면 아래편으로 보이는 불빛과 함께 러셀된 발자국을 따라 산행 전에 보았던 기억으로 568봉이겠거니 하면서 지납니다. 어둠 속에서도 좌측으로 보이는 높은 봉우리가 내년에 가야 할 금남호남정맥이려니 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덧 3정맥 이정표가 있는 565봉입니다. 선답자의 산행기에서 보았던 주화산이라고 표기하여 말 많은 정상석과 조약봉이라고 새긴 나무판을 찾아보지만 보이질 않습니다.

 

   주줄산이나 주화산 또는 조약봉이라는 이름보다도 분수령이 되는 봉우리가 틀림없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내년에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고 모래재휴게소로 내려가기 위해 호남정맥길 방향으로 내려갑니다. 내림길이 끝나면서 안부에 내려서니 좌측으로 불빛이 환한 건물이 보이지만 모래재휴게소는 호남정맥길 우측편에 있다고 착각하여 능선길로 올라갑니다. 하지만 우측으로 내려가는 길을 찾을 수 없어 불빛이 환한 건물로 내려가기로 하고 안부로 되돌아와서 어둠 속에서도 길이 있음을 직감으로 파악하면서 내려서니 주차장에는 여러 대의 차량들과 함께 전주시 872번 시내버스가 보입니다.

 

   장승리 종점에서 돌아나온다는 버스 기사님의 말을 듣고 식수를 구입하기 위하여 모래재휴게소에 들렀는데 마침 전주역으로 가신다는 코일(특수 강판) 운반차량 기사님의 호의로 전주역까지 동승하여 수월하게 이동합니다. 초여름에 시작하여 일찍 끝내고 호남정맥과 금남호남정맥을 마치려 하였던 욕심이 지나친 것이었는지 지지부진하게 진행된 금남정맥을 깊어가는 어둠 속에서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이번 구간 역시 보룡고개를 지나 입봉 헬기장에서 직진하는 실수만 범하지 않는다면 크게 헛걸음할 만한 지점이 없으며 운장산을 오르고 내려가는 구간이 고도 차가 심하므로 체력 안배를 잘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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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여름에 시작한 금남정맥 …, 6~7구간 정도로 마무리하고 연내에 호남정맥과 금남호남정맥을 마져 끝내겠다는 연초 산행 계획은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 터지면서 산행을 멀리하게 되었고, 마음의 정리가 끝나 산행을 하려하니 또 몸이 따라주질 못하였습니다. 그렇게 지지부진하게 끌어온 금남정맥길이었기에 올해를 넘기기 전에 마무리하고 모든 것을 잊어버리려 하였습니다.

 

   지나친 욕심만큼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금남정맥 산행 …, 이 모든 것을 털어낼 수 있도록 산행 길잡이를 해 주신 선답자님들의 산행기와 산길에서의 표지기가 있었기에 무사히 끝낼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댓글로 격려해 주시고 또한 부족한 산행기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