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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정맥 산행 기록/한남금북정맥_대간을 만난다는 설레임

[2006-05-17] 한남금북정맥 8구간(갈목재 → 속리산 천왕봉) : 가파른 길 너머 천왕봉이 보이고 …

한남금북정맥 8구간(갈목재 → 속리산 천왕봉) : 가파른 길 너머 천왕봉이 보이고 …

 

[산행 일시]  2006. 05. 17(수) 10:38~18:12(7시간 34분)

                  (산행시간 : 3시간 19분 / 휴식시간 : 0시간 47분 / 헛걸음시간 : 0시간 0분 // 정맥 이탈시간 : 3시간 28분)

[날       씨]  맑음 / 한여름 같은 무더위

[산행 인원]  성봉현

[정맥 접근]  상봉터미널→청주 : 고속버스 / 청주→속리산 : 시외버스 / 속리산→갈목재 : 택시

[정맥 이탈]  속리산 대형버스주차장(시외버스 정류장)→동서울터미널 : 시외버스

[산행 시간]  갈목재(10:38) → 582봉(10:54) → 불목이(11:25~11:30) → 574봉(11:41~11:44) → 638봉(12:18~12:20)

                  → 667.3봉(△, 12:43~13:13) → 안자바위(13:43~13:48) → 923봉(14:23) → 속리산 천왕봉(△, 14:44~15:17)

                  → 입석대(15:53) → 문장대(16:33~16:40) → 문장대 휴게소(16:33~16:45) → 복천암(17:20)

                  → 일주문(호서제일가람, 17:56) → 법주사 매표소(18:00) → 대형버스 주차장(시외버스터미널, 18:12)

[산행 지도]  1:50,000  관기, 속리(1975년/1992년 편집, 2004년 수정(2003년 촬영, 2004년 조사), 2005년 인쇄)

 

[산행 기록]

06:10~07:44   상봉터미널 → 청주

상봉터미널을 출발한 청주행 고속버스는 중부고속도로를 정속으로 주행하여 청주에 정시 도착하고,

   상봉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청주행 고속버스 시간표

      06:10  09:10  11:10  13:10  15:10  17:10  19:10

      상봉터미널  홈페이지(http://tm.jamycar.co.kr) 참조

 

08:45~10:19   청주 → 속리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속리산행 시외버스에 승차하여 보은을 경유 말티재를 힘겹게 올라 상판리에 정차하는데 승객을 기다리고 있는 택시를 보았지만 청주를 경유하는 서울행 버스 시간을 확인하기 위하여 대형 주차장까지 간다. 속리산 시외버스 터미널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대형버스 주차장이 시외버스 승하차장이다.

   청주에서 보은을 경유하는 속리산행 버스 시간표

      (첫차)06:40  07:45  08:45  09:20  09:30  …  19:20  19:40  20:20  (막차)20:40

      청주시외버스 속리산행 시간표(http://cjterminal.algio.net) 참조

 

10:20~10:25   속리산 대형버스 주차장 → 505번 지방도 갈목재

도로에서 대기 중인 택시를 타고 갈목재로 이동하여 오늘 마지막 구간을 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10:38   갈목재

'동학의 얼이 서린 보은 우리가 지킵니다' 안내판과 '해발 390m'라고 쓰인 갈목재 도로 안내판 사이로 보이는 산길로 오른다.

  ▼ 상판리 방향으로 보는 갈목재

 

10:39   삼거리

도로에서 오르자마자 만나는 삼거리에서 우측길로 올라가고

 

10:47   구릉

잠시 후 좌측에 김해김공지묘가 있는 곳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500 능선상의 봉우리로 추정되는 구릉에 오르며,

 

10:51   삼거리

좌측으로 살짝 내려섰다가 오르는 능선상에 삼거리가 나오는데

 

10:54   582봉

선답자 표지기는 우측 사면길 방향으로 매달려 있는데 582봉을 우사면으로 우회하는 것 같으며 좌측길로 올라가면 진달래나무와 소나무가 있는 582봉 정상이다.

 

10:59   넓은 공터 삼거리

582봉을 우측길로 내려가다가 야트막한 구릉을 넘어서면 넓은 공터가 나오는데 갈림길 중앙에 소나무 한 그루가 있으며,

 

11:08~11:10   651.2봉(△) 분기점

좌측 10시 방향의 능선길로 내려가다 안부상에 있는 은진송씨지묘를 지나고(11:02) 다소 경사진 오름길로 바뀌는 산길은 좌측의 651.2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만난다.

 

11:21   헬기장

우측 사면길은 바로 급하게 내려가다가 넓고 완만한 안부를 지나(11:16) 서서히 올라가면서 바위 지대를 넘어 헬기장이 나오고

 

11:25~11:30   불목이

헬기장을 가로질러 맞은편으로 들어가면 잠시 후 이장된 묘터에 심어져 있는 어린 잣나무를 지나 상판리~삼가리를 넘나들던 돌무더기가 있는 뚜렷한 재인 불목이에 도착한다.

  ▼ 이장된 묘터에 심어져 있는 어린 잣나무 / 불목이

 

11:37   능선 삼거리

다시금 서서히 올라가는 길은 참나무 낙엽이 쌓인 길을 올라 574봉에서 흘러내리는 능선으로 이어지며

  ▼ 574봉의 산불 감시 카메라

 

11:41~11:44   574봉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어 올라가면 큰나무가 베어져 밑둥만 남아 있고 철주에 산불 감시 카메라가 설치된 574봉이다.

 

11:51   560 봉우리

574봉에서 좌측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길은 바위 지대의 소나무들을 지나 560 봉우리로 오르고

 

11:58   '새목이~아랫대목리' 안부

좌측으로 내려가자마자 바로 우측으로 90도 방향을 바꾸어 급하게 내려가다 보면 새목이와 아랫대목리를 연결하는 안부이다.

 

12:09   능선 삼거리

안부에서 직진으로 올라 540 봉우리를 넘어가면(12:06) 오름길에 삼거리가 나오고

 

12:15   삼거리

좌측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오르면 평평한 능선에 있는 묘 1기를 지나 계속 사면을 오르는데 좌측으로 희미한 길이 보이며

 

12:18~12:20   638봉

뚜렷한 직진길을 버리고 좌측의 능선길로 들어가 가파른 길을 오르면 돌무더기가 있는 638봉으로 소나무와 잡목만 무성하다.

 

12:23   삼거리

잡목을 헤치면서 우측으로 내려서면 뿌리째 뽑힌 참나무를 지나 조금 전 직진으로 올라오는 길과 만나 620 능선 끝지점에서

 

12:41   새양골 분기점

우측으로 90도 방향을 바꾸어 급하게 내려가는 길은 바로 안부로 이어진다. 우측 계곡 쪽으로는 고사한 것으로 보이는 소나무 군락으로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어둡게 느껴지며 600 봉우리를 넘어간다(12:28). 안부에 내려선 후 620 능선을 지나면서(12:37) 올라서면 좌측 능선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고

 

12:43~13:13   667.3봉(△, 기초대 훼손(1979 건설부))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잠시 올라가면 벌목된 나무가 방치되어 있고 허리정도 높이로 잘려버린 나무가 껍질이 벗겨진 채 산길 좌우로 있는 667.3봉이다. 삼각점의 기초대는 훼손되어 번호를 알 수 없으며 우측편으로 속리산 천왕봉(천황봉)이 언듯 보인다.

  ▼ 667.3봉 삼각점을 지나 내려서면 보이는 923봉과 속리산 천왕봉

 

13:23   687봉

삼각점을 지나 잠시 내려서면 우측편으로 천왕봉(천황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능선길을 걷다가 칼날같은 짧은 바위길을 지나 바위 능선 구릉의 687봉을 오르고

 

13:31   600 봉우리

연속되는 바위 능선길을 지나치면서 완만히 내려가다가 안부를 지나 600 봉우리에 오른 다음

  ▼ 660 봉우리

 

13:34   '사내리~윗대목리' 안부

서서히 내려가면 사내리와 윗대목리를 연결하는 안부에 도착한다.

 

13:43~13:48   660 봉우리

급경사의 된비알을 올라가면 뿌리가 드러난 소나무와 바위 지대의 좁은 공간이 있는 660 봉우리이며,

 

13:53   안자바위(?)

급사면의 짧은 내리막을 내려가서 올라선 봉우리를 지나면(13:50) 우측으로 봉우리가 보이지만 올라가는 길은 보이질 않고 좌사면으로 우회하는 길을 따르는데 안자바위로 추정된다.

 

14:06   800 봉우리

좌사면으로 우회하는 길은 바로 우측 봉우리에서 내려오는 안부로 이어지고(13:54) 또 우측의 봉우리를 좌사면으로 다시 한 번 우회하여(13:55) 올라가기 시작하는 길은 너덜 지대를 지나 800 봉우리에 오르며,

 

14:14   전망바위

계속 올라가는 능선길에 우측으로 탁 트인 전망 좋은 바위가 나오는데 윗대목리 계곡 능선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지점이고

  ▼ 전망바위

 

14:18   삼거리

우측으로 휘어지면서 이어지는 능선길은 산죽 군락이 시작되면서 잠시 후 삼거리를 만난다.

 

14:23   923봉

923봉의 바위를 직접 오르지 못하므로 우측으로 우회하는 길을 따르다가 좌측의 산죽 군락 사이로 희미한 길이 보일 때(14:20) 좌측길로 들어서서 능선을 오르면 923봉의 정상부이지만 잡목으로 주변 경관이 보이질 않아

 

14:26   923봉 갈림길

바로 능선길을 내려와 천왕봉(천황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다시 따른다.

 

14:35   묘 2기

계속되는 산죽 군락 사이로 보이는 길은 좌측의 봉우리를 우사면으로 우회하여(14:28) 능선을 따르면 시원스러운 하늘이 보이면서 묘 2기가 나오며

 

14:44~15:17   속리산 천왕봉(천황봉)(俗離山 天皇峰, 1057.7m, △[속리 11 / 2003 재설])

묘를 보면서 좌측으로 180도 방향을 바꾸어 완만히 이어지는 능선길은 바로 바위 봉우리를 우측으로 우회하고 또 한번 바위를 우측으로 돌아 내려서면 드디어 앞쪽에 한남금북정맥의 시점이자 종점인 속리산 천왕봉(천황봉)이 보인다. 우측에서 올라오는 백두대간길과 합류하여 바위 지대로 올라서면 '天皇峰 / 해발 1058M'이라고 음각된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삼각점의 안내판에 적힌 좌표를 보면 [동경 127-52-14, 북위 36-32-35, 높이 1058m]이다.

   [정상석 뒷면의 全文]

이곳은 조선의 삼대명수 삼파수 달천수 우통수 중 삼파수의 발원지입니다. 삼파수(三派水)란 東으로 낙동강 南으로 금강 西로 남한강으로 흐르는 물을 말하며 이곳 천황봉에서 나누어진다.

一九九四年 十月  日   俗離山 번영회

  ▼ 속리산 천왕봉 / 속리산 천황봉 정상석 그리고 필자의 배낭

 

15:25~15:27   상고암, 법주사 / 경업대 갈림길

이제 한남금북정맥의 산줄기를 끝내고 속리산 천왕봉(천황봉)에서 문장대로 이어지는 주능선이자 대간길을 따라 진행한다. 바위 지대를 내려가 우측으로 장각동~비로봉 1.9km 구간에 대한 봄,가을철 입산 통제 안내문 뒤로 보이는 헬기장을 지나 조금만 더 내려가면 상고암(0.7km), 법주사(5.1km)로 내려가는 길이 나오며,

  ▼ 문장대로 이어지는 속리산 주능선 / 문장대 뱡향의 바위 위에 앉아 있는 까마귀

 

15:33~15:35   석문

경업대 방향으로 직진하면 돌탑을 지나 커다란 바위문인 석문을 통과하여 입석대(0.7km) 이정표를 만나고

  ▼ 석문

 

15:53   입석대(立石臺, 1003m)

통나무 계단 및 나무 계단길을 거쳐 입석대 안내판과 문장대(1.9km) 이정표가 있는 곳에 이른다.

 

[입석대]

법주사 동북방 5.5km, 관음암에서 1km 지점에 위치하며 전설에 의하면 임경업 장군이 7년간 수도 끝에 세운 것이라 한다.

 

16:01~16:03   신선대 삼거리

입석대를 보면서 우측으로 돌아가는 길은 내려섰다가 올라서면 [경업대(0.4km), 문장대(1.3km), 천왕봉(천황봉)(2.1km)] 이정표가 있는 신선대 삼거리가 나오고

 

16:05~16:07   신선대 휴게소

잠시 후 문장대(1.1km), 경업대(0.6km) 이정표가 있는 신선대 휴게소를 지나며

 

16:27   문장대 휴게소

바위를 깍아 만든 계단을 올라 앞쪽으로 보이는 문장대를 향해 가다 보면 문장대 휴게소다.

 

16:33~16:40   문장대(文藏臺, 1054m)

휴게소를 지나 우측 바위 지대로 오르면 커다란 돌들을 겹쳐 쌓아 놓은 것 같은 문장대로 오르는 철계단이 보인다. 일방 통행의 철계단을 오르니 넓은 바위의 문장대 정상으로 올라서는 방향으로 관음봉이 바로 앞에서 손짓하고 그 너머로 묘봉이 보이며, 지나온 방향으로 뒤돌아보면 저 멀리 천왕봉(천황봉)이 보인다.

  ▼ 문장대

 

       속리산 문장대

道는 사람을 떠나지 않았는데 사람이 道를 멀리 하였고

산은 世俗을 떠나지 않았는데 世俗이 산을 떠났네.

하여 이름 붙여진 俗離山 문장대 1054m

구름 속에 갈무리져 雲藏臺라 하다가

世祖가 이곳에 올라 시를 지었다하여 文藏臺라 했으니

우러러 宇宙의 장대함을 보고

구부려 品類의 繁盛함을 살핀다는 奇妙의 極致

頂上에는 알이 부화한 둥글게 파인 곳이 있으니

태초 生命 탄생의 神秘를 일러 주도다.

동쪽으로 칠형제봉 문수봉 신선대 비로봉 천왕봉(천황봉)이

이어졌고 서쪽으로 관음봉 묘봉이 솟았으며

비껴서 낙영산과 도명산이 다가선다.

남쪽 아늑한 곳에 법주사를 앉혀 法脈을 잇게 했으니

빼어난 기품 浩然의 氣槪여

造物主의 조화여 오! 仙界의 아름다움이여!

       박찬선 글짓고  김정홍 글쓰다

 

16:43~16:45   문장대 휴게소

다시 내려가는 계단길을 이용하여 문장대 휴게소로 내려온다.

  ▼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16:56   냉천휴게소[문장대 0.8km / 법주사매표소 5.8km]

법주사를 향해 표고 차 약 700여 미터의 내리막길 시작을 알리는 나무 계단길을 내려가면 냉천휴게소가 나오고

 

17:56   일주문

보현재휴게소(할딱고개)를 거쳐(17:10) 복천암에 이르면(17:20) 차가 다닐 수 있는 비포장로로 바뀌어 상고암 갈림길(17:27), 목욕소(17:30) 및 우측의 법주사 진입로를 지나 일주문(湖西第一伽藍)에 이른다.

  ▼ 일주문

 

18:00   법주사 매표소

일주문을 지나면 바로 법주사 매표소가 나오고

 

18:12   대형버스 주차장(시외버스터미널)

법주사 매표소를 지나 커다란 '속리산 국립공원 안내도'가 있는 곳에서 우측의 다리를 건너 계속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대형버스 주차장(시외버스터미널)이다.

 

18:20~21:55   속리산 → 동서울터미널

동서울터미널행 시외버스는 정시에 출발, 말티재를 구비구비 내려가 보은에서 10분, 청주에서 30분간 정차한 후 어두워진 중부고속도로를 전력질주하여 예정된 시간에 도착한다.

   속리산에서 보은, 청주를 경유하는 서울행 버스 시간표 (남 : 남서울 / 동 : 동서울)

      06:25(남)  06:50(동)  07:05(강남)  …  17:40(동)  18:00(청주)  18:20(동)  18:40(강남)  18:55(수원)  19:50(청주)

      속리산 시외버스터미널 ☏ 043-543-3613

  ▼ 속리산터미널의 버스 시간표

 

 

[산행 후기]

   이미 밝아버린 여명의 끄트머리에 도착한 상봉터미널 …, 한남금북의 마지막 출발이라는 묘한 감정과 함께 청주행 고속버스는 출발하고 예정된 시간에 도착하여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합니다. 보은에서 택시로 갈목재로 이동하여도 되지만 얼마 남지 않은 산행 거리와 산행 종료 후 속리산 정류장으로 가야 하기에 미리 청주를 경유하는 서울행 차편 등을 알아볼 겸 속리산행 시외버스표를 매표하고 1시간을 기다립니다.

 

   지나온 산줄기들을 버스 창밖으로 보다 보니 보은을 지나 말티재를 넘어 상판리에 정차하려 합니다. 상판리에서 승객이 내리더니 출발한 버스는 바로 속리산 대형주차장에 도착합니다. 버스에서 하차하여 서울행 버스 시간을 확인하고 승객을 기다리고 있는 택시를 타고 갈목재로 이동합니다. 한남금북의 마지막 구간이라는 짧은 희열을 느끼며 갈목재 안내판 뒤로 보이는 산길을 따라 언제 다시 올지 모를 발걸음을 시작합니다.

 

   서서히 올라가면서 고도를 올려가는 산길은 울창한 나무들이 따가운 아침 햇살을 막아주고 있지만 벌써부터 땀이 흐르기 시작하는데 마음은 천왕봉(천황봉)으로 달려가고 몸은 느릿느릿 움직이는 '따로국밥'입니다. 그렇게 582봉을 넘고 망자는 떠나갔지만 그 자리를 지키는 어린 잣나무가 있는 이장된 묘터를 지나 뚜렷한 길이 남아있는 불목이(재)에 이르고 산불 감시 카메라가 있는 574봉 등 아직은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몇 개 더 넘어갑니다.

 

   다시 한 번 새목이와 아랫대목리를 이어주는 안부를 지나면 서쪽의 새양골로 분기되는 안부가 나오는데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우측 계곡 능선 쪽으로 서 있는 무성한 갈색의 소나무들은 고사하였는지 음산한 분위기를 느끼게 합니다. 그러한 분위기가 싫어 얼른 능선길을 올라가면 638봉을 지나 삼각점이 있는 667.3봉인데 어느 누군가 고의적으로 잘라 버린 듯 어른 허리춤 높이만큼 남은 나무들은 껍질이 벗겨진 채 고사하였고 뻥 뚫린 공간으로 내리꽂히는 햇빛을 피해 삼각점을 지나 내리막 그늘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우연히 우측을 보니 대목리 쪽으로 계곡 능선이 흘러내리고 그 정점에는 커다란 봉우리가 보이는데 혹시 …, 나침반으로 방향을 가름해 보고 지형도를 보니 한남금북의 시점이자 저에게는 종점인 속리산 천왕봉(천황봉)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쉼 없이 달라드는 하루살이들을 피해 다시 천왕봉(천황봉)을 향한 마지막 급경사길을 오를 준비를 하고 일어섭니다. 바위길이 서서히 보이면서 오르는 687봉의 소나무 사이로 천왕봉(천황봉)을 다시 한번 바라보고 내려선 안부에서 해발 고도 차 약 500여 미터의 가파른 오름길을 준비합니다. 급경사 길을 올라서면 소나무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 다시 급경사로 내려섰다가 올라서는데 우측으로 봉우리가 보이지만 길은 좌측 사면으로 이어지면서 우회하라 합니다. 아마도 안자바위로 추정되는 봉우리인데 지나면서 되돌아보니 정상부에 올랐다면 내려오기가 쪼끔 힘들겠구나 생각됩니다.

 

   그렇게 또 하나의 봉우리를 우회하고 본격적인 가파른 된비알의 오름길에 전망바위가 나오면서 진달래가 쉬어가라 합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앞을 가로막는 923봉의 암릉을 피해 우측 산죽 군락 사이로 가다가 923봉이 궁금해져 능선길을 올라봅니다. 정상은 잡목으로 답답하여 바로 내려와 다시금 천왕봉(천황봉) 가는 길을 따라가니 또 커다란 바위가 우회하라 하기에 우측으로 돌아갑니다. 커다란 바위는 내려오는 길이 없어 보이고 또 바위를 우회하고 그러다가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걸어야 할 대간길과 합류하여 잡목 사이로 머리를 내밀고 있는 바위 봉우리에 오르니 천왕봉(천황봉)이라고 음각된 정상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 김포 보구곳리에서 한남을, 태안반도 안흥진 방파제에서 금북을 걸어와 안성 칠장산에서 두 길이 만나고 그 두 길은 하나되어 한남금북이란 이름으로 이곳 천왕봉(천황봉)에서 마무리하는 순간입니다. 갈목재를 출발할 때에는 묘한 감정이었지만 막상 천왕봉(천황봉)에 도착하니 그냥 무덤덤해집니다.

 

   작년 금북을 마무리 할 때에도 까마귀가 하늘을 날았는데 오늘도 까마귀 두 마리가 어디선가 나타나 머리 위를 날더니 문장대 방향으로 보이는 바위 위에 앉아 저를 보고 있습니다. 마치 산신령님의 전갈이라도 전하려는 듯이 말입니다.

 

   천왕봉(천황봉)에서 속리산 주능선을 바라보다가 일어서니 시간은 30여 분이나 흘러갔지만 대간길을 따라 문장대로 느긋하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하지만 입석대에 도착해서 시간을 계산해 보니 마냥 여유롭게 움직일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을 불현듯 느끼게 되어 이제 문장대로 향하는 발길을 빠르게 움직입니다.

 

   평일이라 한가한 산길에 이따끔 산꾼들을 지나면서 도착한 문장대 휴게소에는 한 팀이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그들을 지나 문장대의 철계단을 올라 관음봉과 묘봉, 그리고 지나온 천왕봉(천황봉)을 다시 보고 법주사를 향한 먼길을 가기 위해 내려갑니다. 문장대에서 법주사까지 표고 차 약 600여 미터에 거리 5.8km, 그리고 또 대형버스주차장까지 도로를 따라 가야 하는데 가야 할 길은 멀지만 시계를 보니 시간은 얼마 남지를 않았네요.

 

   계속 내려가는 하산로에 휴게소를 지나고 계곡물을 건너면서 복천암에 이르니 차량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시멘트 포장로였다가 비포장 도로로 이어지면서 깨끗한 시멘트 포장로로 다시 바뀌어 마지막 휴게소인 태평휴게소를 지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 다음 해인가 찾아왔었던 법주사는 우측에 있지만 발길은 자연스럽게 일주문으로 향하고 일주문을 지나 소형주차장으로 나와 넓은 도로를 마냥 걷다보니 어느새 대형주차장에 도착합니다.

 

   동서울행 버스표를 구입하니 땀 씻을 시간도 없지만 세면장에는 수도물이 나오질 않아 버스에 승차하여 옷만 갈아입고, 버스가 보은에서 잠시 정차하는 시간에 대충 세면만 하였으며 어둠이 내린 청주버스터미널에서 30분을 할 일 없이 보내었습니다. 그렇게 정차한 시외버스는 이미 어두워진 중부고속도로를 무섭게 질주하여 예정 시간보다 5분 빠르게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합니다.

 

   2005년 봄 흐릿한 하늘을 바라보면서 강화대교 입구부터 보구곳리까지 걸어가서 시작하여 뜨거운 여름에 한줄기 거센 소나기를 맞으며 헛걸음을 하면서 끝맺은 9일간의 한남길, 그리고 9월의 막바지라 하지만 때늦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안흥진 방파제에서 시작부터 헤메였고 산길 들날머리까지 가고 오는 시간이나 산행 시간이 엇비슷했던 금북의 산줄기, 마지막 배티고개에서 한바탕 헛걸음을 하고 신설의 칠장산 길을 걸으면서 다시 만난 안성 칠장산과 3정맥 분기점…, 한남금북의 첫 시작을 3정맥 분기점부터 시작하여야 하지만 접근 시간 때문에 소구간으로 미리 진행하였던 걸미고개 구간 등 이제 이 모든 것은 기억 속으로 남아 있을 뿐이지만 저보다 앞서서 가신 선답자 분들의 표지기와 산행 기록들이 있었기에 이렇게 무사히 산길 이어가기를 끝마칠 수 있었음을 다시 한 번 감사 인사 드립니다.

(꾸~~~뻑~~~)

 

   제 산행기 역시 다음 후답하시는 분들에게 길을 찾는데 미미하나마 도움이 되고자 쓴 기록이므로 부족하고 재미없더라도 양해하여 주시길 바라면서 저에게 댓글로 힘을 실어주시고 말없이 후원해 주신 분들에게도 감사 인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