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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제주 올레길

[2021-11-20] 제주도 한 달 살기_23일차 - 2 : 제주올레 10-1코스(가파도 상동포구 → 가파치안센터)

[2021-11-20] 제주도 한 달 살기_23일차 - 2 : 제주올레 10-1코스(상동포구 → 가파치안센터)

 

[탐방 장소]  제주올레 10-1코스 : 가파도 상동포구 → 가파치안센터

[현       황]  총 길이 : 4.2㎞,  소요 시간 : 1~2시간,  난이도 : 하

                  가파도는 오르막이 없고 길이도 짧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탐방 일시]  2021.11.20(토) 12:56~14:33(1시간 37분 // 제주올레 : 1시간 34분 / 휴식 : 0시간 3분)

[날       씨]  맑음

[탐방 인원]  성봉현

[접       근]  화순금모래해수욕장 → 운진항 : 자차 / 운진항 → 가파도 상동항 : 블루레이 3호

[복       귀]  가파도 상동항 → 운진항 : 블루레이 3호 / 운진항 → 서귀포시 토평동 : 자차

[탐방 시간]  상동포구(12:56) → 큰왕돌(보름바위, 13:07) → 고냉이돌(13:24) → 소망전망대(13:41~13:44)

                  → kt 가파도 분기국사(13:49) → 가파 마을제단(14:13) → 가파치안센터(14:23)

[지도]  사단법인 제주올레 홈페이지(https://www.jejuolle.org)의 '2020 제주올레 국문가이드북(2) (업데이트 : 2020.6)' 편집

 

[구글 어스]

2021-11-20_제주올레 10-1코스_가파도_상동포구~가파치안센터.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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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기록]

   오늘 일정 계획 착오로 아침부터 시간을 확인하면서 걸었던 9코스, 그래도 화순금모래해수욕장에서 운진항까지 여유롭게 자차로 운전하여 도착하였다. 모슬포 남항으로도 부르는 운진항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가파도행 여객선 대합실에서 인터넷으로 예약한 승선권을 발급받아 블루레이 3호에 승선한다. 정원 294석인 블루레이 3호에는 만석이 아닌 절반 정도의 좌석만 앉은 것 같은데 아마도 코로나19 때문에 거리 두기를 하나보다. 운진항에서 12시 정각에 출발하여 가파도 상동항에 도착하니 12분이 소요되었다.

 

   가파도는 동경 126°16′, 북위 33°10′에 위치하고 있으며 모슬포항에서 남쪽으로 5.5㎞ 지점인 우리나라 최남단 마라도와 제주도 본섬 중간에 있다. 제주도의 부속 도서 중 네 번째로 큰 섬으로 가장 높은 곳은 높이 20m 정도이며, 구릉이나 단애가 없는 평탄한 섬으로 위에서 내려다보면 바다를 헤엄쳐 가는 가오리 모양을 하고 있다. 가오리(가파리)를 닮아 가파도가 되었다는 설과 덮개 모양을 닮아 '개도(蓋島)'로 부르던 것이 가파도라 굳어졌다는 설 등이 있다. 바닷일에 바빠 농사일에 신경 쓸 새가 없었던 주민들은 씨만 뿌려 놓으면 잘 자라는 보리 농사를 지어 밭을 놀렸다. 가파도의 보리는 재배종으로 키가 1m를 훌쩍 넘어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파도 너울 같은 보리 물결이 넘실댄다. 일손이 없어 심어놨던 가파도의 보리는 돌담과 바다가 어우러지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어 지금은 유명한 관광 자원이 되었다. 매년 4월 초-5월 초에 가파도 청보리 축제가 열리는데 청보리 밭 걷기, 올레길 보물찾기, 야외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오전부터 바쁘게 움직이느라 걸렀던 점심 식사를 상동포구에 있는 식당에서 해결하고 나니 따뜻한 햇살에 몸이 축 늘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시간 12시 50분이고 운진항으로 되돌아가는 배에 승선하는 시간이 15시 20분이니까 두 시간하고 조금 더 남았으니 마냥 느긋할 수만은 없다. 상동포구 앞의 10-1코스 시작점 스탬프 박스에서 스탬프를 찍고 상동마을 할망당이 있는 오른쪽 길로 진행하면서 가파도 올레를 시작한다.

 

   돌로 쌓은 원형의 제단인 할망당(매부리당)은 가파리 주민들을 수호해 주는 해신당으로 1년에 한 번씩 가족들의 무사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당이라고 한다. 이제 할망당을 뒤로하고 뭍에서 보던 투박한 담대신 소박하게 느껴지는 야트막한 돌담이 전하는 정겨운 느낌을 받으면서 그런 골목길을 걸어간다. 반면 무슨 사연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주인이 떠나버려 방치된 빈집을 보노라면 어딘가 을씨년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구획 정리된 돌담 골목을 빠져나와 만나는 해안로에서 보름바위(큰 왕돌)를 만나는데 바위 위로 올라가거나 걸터앉으면 태풍이나 강풍이 불어 큰 재난이 생긴다고 하여 신성시 한다고 한다.

 

   잔잔한 파도가 너울거리는 바다를 보면서 해안로를 걸어가다 보면 반짝이는 햇빛에도 불구하고 수평선 위로 솟아난 마라도가 보인다. 그리고 잠시 후 형태가 마치 고양이와 비슷하다 해서 이름붙은 고냉이돌이 나오는데 고냉이는 고양이의 제주어라고 한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고양이를 연상할 수 없으니 상상력이 부족하나 보다. 고냉이돌을 지나 걸어가다가 잠시 멈추어서서 굴곡진 해안선의 모습을 뒤돌아보고 다시 걸어가면 갈림길을 만나는데 냇골챙이다. 골챙이는 길 양쪽에 하수구처럼 조그맣게 패어져 있는 도랑을 뜻하는 제주어로 이런 도랑물이 바다로 흘러가 닿는 곳을 냇골챙이라 한다.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상동포구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곳곳에 핀 억새 뿐인 듯하다. 가파초등학교로 올라가는 발걸음 잠시 멈춘 채 뒤돌아보면 방금 걸어온 길의 끝자락에 우리나라 최남단 섬인 마라도가 걸려 있다. 다시 걸음을 옮겨 가파초등학교를 지나고 그 맞은편에 있는 소망전망대로 발걸음을 향한다. 가파도에서 제일 높은 곳(해발 20.5m)에 2.5m 높이로 설치하여 제주 본섬과 한라산, 마라도 등을 볼 수 있게 만든 소망 전망대에 올라선다. 머리 위편의 하늘은 파란색을 띠고 있는데 옅은 연무인지 아니면 미세먼지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송악산과 그 뒤로 불쑥 솟아오른 산방산 그리고 11코스에서 지날 모슬봉마저 흐릿하게 보인다. 가파도의 모든 풍광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소망전망대에서 짧은 시간 즐긴 조망을 접고 가파치안센터까지 절반 정도 남은 길을 걸어가기 위해 내려간다.

 

   가파도의 중심일 것 같은 사거리에 있는 kt 가파도 분기국사를 지나면 한국전력 가파도 발전소가 나오고 정면으로 보이는 송악산까지 길이 이어질 것만 같다. 크고 작은 돌들로 밭과 길의 가장자리를 구분지은 아담한 길이지만 흙길이 아니라 시멘트로 포장되어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나지막한 돌담 너머로 개간된 밭을 보면서 걷다 보면 어느새 해안가에 커다란 바위들이 있는 곳에 이르는데 제주올레 지도에는 개엄주리코지로 표기된 곳이다. 바닷가 바위 앞에 서 있는 안내판에는 어멍,아방돌이라고 한다.

 

   해안선을 따라 커다란 자연석들을 세워 놓은 해안로의 저 멀리 정자가 보이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옅은 노랑색 책상과 빨강색 그리고 노랑색의 앙증맞은 작은 의자가 송악산을 배경으로 놓여 있고 그 옆에 '6개의 산'이라 적힌 간세에는 다음과 같이 기술되어 있다. '제주에는 오름이나 봉이 아닌 산이 모두 7개이다. 그 중 가파도에서는 영주산을 제외한 한라산, 산방산, 송악산, 군산, 고근산, 단산 까지 6개의 산을 볼 수 있다.'

 

   아무리 낮은 섬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높낮이의 차가 있기에 사각정자의 고갯마루를 넘어 내려가는 길목에서 할망당을 닮은 제단(짓단)을 만난다. 제단은 매년 정월달에 정일과 해일을 택하여 제를 지내는 장소라고 한다. 계속해서 완만한 내리막길에 만나는 헬기장 너머로는 마라도가 마치 군함처럼 보이고 가파도의 제주올레 종점이 저 앞쪽으로 다가왔다. 바닷물에 깍이고 구르면서 동글동글하게 만들어진 돌들로 담을 쌓은 가정집에 눈길이 가는가 싶으면 맞은편에는 돈물깍이 있다. 돈물깍은 바닷가의 샘 끄트머리라 하여 붙혀진 이름이라고 하는네 '돈물'은 담수를 일컫는 제주어라고 한다.

 

   돈물깍을 지나자마자 만나는 해녀들의 탈의실 같은 곳이라는 불턱 앞에 이번 코스의 종점 스탬프 박스가 보인다. 가파치안센터는 길 오른쪽에 있고 앞쪽으로는 가파포구가 있는 이곳에서 종점 스탬프를 찍으면서 제주올레길을 마무리하고 시간을 확인해 보니 1시간 37분이 소요되었다. 봄이라면 바람에 흔들리는 청보리를 보는 즐거움이 있었겠지만 바람도 잔잔했던 가을날의 오늘 화사한 햇살을 몸으로 느끼면서 걸었던 행복한 가파도 올레였다. 이제 가파리마을회관을 지나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가파도를 가로지르는 길을 따라 상동포구로 돌아간다.

 

 

[대중교통 정보]  ※ 운행 시간이 수시로 변경될 수 있으므로 해당 교통편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재확인을 요함

가파도 정기 운항 시간표(운진항 여객터미널  ☎ 064-794-5490)

   [운진항 출발 / 가파도 출발]  -/09:20  -/10:20

                                           09:00/11:20,  10:00/12:20,  11:00/13:40,  12:00/14:30,  13:20/15:40,  14:10/16:20

                                           (운진항에서 편도만 가능  15:20/-  16:00/-)

    아름다운섬나라 홈페이지(https://wonderfulis.co.kr)  '운항 안내 및 예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