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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21-01-10] 예봉산 - 손끝을 아리는 한파 때문인지 썰렁한 산길을 걷다

예봉산 - 손끝을 아리는 한파 때문인지 썰렁한 산길을 걷다

[산행 일시] 2021. 01. 10(일) 10:45~16:35(5시간 50분 // 산행시간 : 3시간 56분 / 휴식시간 : 1시간 54분)

[날       씨] 맑음 / 한파 주의보

[산행 인원] 김창주, 조한근, 성봉현

[접       근] 신내동 → 양원역/양원역 → 팔당역 : 시내버스/전철(경의중앙선)

[이       탈] 싸리나무집 → 팔당역 : 자차(박춘식) / 팔당역 → 양원역/양원역 → 신내동 : 전철/시내버스

[산행 시간] 팔당역(1번 출구, 10:45) → kt 팔당분기국사(다예린 입구, 10:59) → 60번 송전 철탑(11:13)

                 → 59번 송전 철탑(11:23)→ 400능선(12:00~12:16) → 도곡리 갈림길(12:30) → 철문봉(12:53~12:56)

                 → 억새밭(13:00~14:22)→ 예봉산(△, 14:35~14:45) → 벚나무쉼터(15:07~15:20) → 예빈산 갈림길(15:48)

                 → 예봉산 강우레이더 관측소(16:22)→ 싸리나무집(16:35) → 팔당역

[산행 지도] 1:50,000 성동·양수(국토지리정보원 1:25,000 2013년 온맵 편집)

 

[구글 어스]

2021-01-10_예봉산.gpx
0.35MB

 

[산행 기록]

이제 만 육십이라는 숫자를 넘어 또 하나를 더하였지만 해가 바뀌는 것도 이제는 그냥 무덤덤해졌다. 새해 산행이라는 느낌보다는 평범한 일상의 연장선에서 늘 그러했듯이 고등학교 친구들과 이번에는 남양주의 예봉산을 찾는다. 요 며칠간 계속된 한파에 공기가 차가워졌는지 느즈막한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집을 나서는데 찬 공기가 폐를 자극한다. 버스를 타고 양원역에서 전철로 환승하여 상봉역에서 출발한 한근을 만나고 구리역에서 창주가 승차한다. 오늘은 예봉산 산행을 하기로 하고 가벼운 경로를 선택하였는데 팔당역에서 출발하여 다시 팔당역으로 원점회귀하는 것이다. 예전과 달리 승객들이 별로 없이 한가롭게 운행되는 전철로 팔당역에서 하차하는데 파란 하늘에 눈이 시리다.

 

팔당역 1번 출구에서 우측편 도로를 따라 예봉산을 향해 출발한다(10:45). 보온 장갑을 착용하였지만 손끝에 느껴지는 한기 때문에 비닐 장갑을 끼고 그 위에 장갑을 착용하니 한결 따뜻해진 것 같다. 첫 번째 만난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직진(하팔당리) 방향이지만 우측 예봉산 방향으로 잠시 걸어갔다가 되돌아와서 하팔당리 방향으로 발걸음을 이어간다. 그리고 잠시 후 만나는 'kt 팔당분기국사' 앞 삼거리에서 우측편으로 방향을 틀어 전통찻집인 다예린 입구 삼거리에 도착하고(10:59) 좌측에 차량 통제용 쇠사슬이 길목을 가로막고 있는 가파른 시멘트 도로를 올라가는데 지난 수요일에 내린 눈이 아직도 쌓여 있다. 쉬엄쉬엄 오 분여 올라가다가 하얀색으로 분장한 가옥이 보이는 곳에서 좌측으로 안동김공지묘가 있는 쪽으로 발길을 옮겨 철문봉으로 향하는 산길로 접어든다(11:05).

 

이제 철문봉까지는 다소 가파른 산길인데 눈까지 쌓여 있고 공기마저 차갑기만 하니 발걸음이 늦어질 것 같다. 지난 수요일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제법 많은 눈이 내려 하얀 눈포단(눈 이불)을 덮고 있는 예봉산을 현장 사무실이 있는 하남 아이테코 옥상에서 바라보았었는데 그 풍경을 지금 현장에서 육안으로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얼굴을 아리는 차가운 공기는 마스크 사이와의 온도 차로 결로가 생기지만 그렇다고 마스크를 벗는 것이 움츠러든다.

 

아무도 없어 한산한 오르막길에 한전 초고압 송전 철탑[154kV 동서울-서종 T/L No.60 |154kV 신장-덕소 T/L No.9]을 지나는데 송전 철탑 뒤로 예봉산 정상에 자리잡은 하얀 축구공처럼 생긴 강우레이더가 보인다(11:13). 그리고 오 분여 후 한전 초고압 송전 선로가 덕소 방향으로 분기되는 10번 송전 철탑을 지나고(11:19) 조금 더 올라가면 동서울 방향의 59번 송전 철탑을 만나는데 국가지점번호[다사 7749 5055] 판이 부착되어 있다(11:23). 시간이 지나면서 팔당역 방향으로 하산하는 산꾼들과 드문드문 만나고 언제 올라왔는지 발걸음이 가벼운 산꾼은 우리를 추월한다.

 

좌측으로 경사진 산등성이는 반대로 우측편으로는 완만한 경사를 그리면서 이어지는데 '등산로'라 적힌 안내판을 만난다(11:34). 안내판을 지나 나뭇잎을 차마 떨어뜨리지 못한 채 매달고 있는 나무들 사이로 고도를 높여가는 산길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12:00). 한강이 바로 아래 내려다 보이는 곳으로 하남의 현장과 아이테코를 그리고 덕소 방향 너머로 신내동 집을 찾아 보지만 몸을 움추리게 하는 추위 때문인지 그곳이 그곳처럼 보여 찾는 것을 포기하고 철문봉을 향한 발걸음을 이어간다(12:16). 바람을 피해 잠시 쉬었던 400능선에서 조금 올라서니 시야를 가리는 나무가 없어 조망이 시원스레 트이는 곳을 지난다. 완만한 듯 하면서도 경사진 오름길은 삼거리를 만나는데 좌측편 도곡리 방향으로 내려가는 곳으로 나무 의자가 있다(12:30).

 

직진하는 능선길을 따라 걸어가는 발길에 철문봉과 예봉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구릉을 넘어선 얕은 안부를 지난다. 저 앞으로 보이는 철문봉은 손을 뻗으면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지는 것과 달리 이십여 분을 더 걸어가서야 올라선다(12:53). 지형도 상 635.9봉으로만 표기되어 있는 구릉인 철문봉에 세워진 안내문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철문봉

목민심도(백성을 생각하여 걸어 보아라)

목민심도란 조선루기 실학자 정약용이 저술한 문헌 '목민심서'를 본따 만든 용어로 백성을 생각하던 정약용의 마음을 일깨우며 걸어 보라는 의미이다. 이곳 철문봉은 정약용, 정약전, 정약종 형제가 본가인 여유당(남양주 조안면 능내리 마재)에서 집뒤 능선을 따라 이곳까지 와서 학문(文)의 도를 밝혔다(喆)하여 철문봉이란 명산이 전해지고 있다.

 

어문이 어딘가 어색하게 작성된 안내판을 뒤로하고 살짝 내려간 안부인 억새밭에서 조금 늦은 시간이지만 점심을 먹기로 한다(13:00). 억새밭을 피해 안부 공터에 은박 매트를 깔고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즐기는 느긎한 점심 식사와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다 보니 어느새 한 시간을 훌쩍 넘겨버렸다. 머물렀던 곳을 아니 들른 듯 정리한 후 아이젠을 착용하고서 얼마 남지 않은 예봉산을 향해 오르막길로 발걸음을 옮긴다(14:22).

 

여러 번 걸었던 산길이지만 항상 낯설게 느껴지는 산길을 따라 예봉산 정상에 올라서니 여태까지와 달리 산꾼들이 제법 많다(14:35). 정상석과 강우레이더를 사진기에 담고 누리길 안내도 뒷편으로 보이는 운길산과 저 멀리 하늘선을 그리는 용문산과 백운봉을 살펴본 후 벚나무쉼터를 향해 경사진 내리막길을 조심스레 내려간다(14;45). 해발 표고차 약 140m에 0.5km 를 내려가면 만나는 벚나무쉼터까지는 직선으로 내려가질 못하고 지그재그로 내려가야 한다. 잔설이 남은 내리막길이라 억새밭에서부터 아이젠을 착용하고 왔어도 조심조심 주의하면서 천천히 내려간다. 이정표[↑벚나무쉼터 0.17km ↓예봉산 0.33km]를 지나 내려가는데 어디선가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아 대는 소리가 들려 걸음을 잠시 멈추고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보다가 포기하고 벚나무쉼터에 내려선다(15:07).

 

율리봉(585.4봉)과 예빈산(589봉)을 거쳐 천주교공원묘지로 이어지는 한북천마지맥 능선길 그리고 팔당역으로 내려가는 계곡 능선길의 분기점인 벚나무쉼터에서 원래 계획하였던 팔당역 방향의 계곡 능선으로 하산을 이어간다(15:20). 많은 산꾼들이 걸어서인지 눈과 흙이 뒤범벅된 산길이지만 그래도 미끄럼에 주의하면서 천천히내려간다. 계곡 능선에 둘러싸여 볼 것 없는 팔당역 가는 길은 좌측편의 예빈산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을 만나고(15:48) 완만해진 능선을 따라 한참을 더 내려가서야 예봉산 강우레이더 관측소의 모노레일을 만난다. 그리고 잠시 후 모노레일 승하차장을 지나 '예봉산 강우레이더 관측소' 사무동에 도착하면서 산길은 끝난다(16:22).

 

착용하였던 아이젠을 벗어 정리하고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우측편 옛길로 방향을 바꾸어 얼마나 내려갔을까, 창주 말에 의하면 예봉산 등산로 입구인 이곳에 음식점들이 여럿 들어서기 전부터 있었다는 싸리나무집에서 산행을 끝마친다(16:35). 손끝을 아리는 한파 때문인가,평상시와 달리 한가로웠던 예봉산 산길의 풍경을 지우고 싸리나무집 출입문을 열고 들어간다. 비닐하우스처럼 생겼지만 아늑한 실내에서 닭도리탕과 소주 한잔 그리고 이야기를 곁들이다 보니 긴 겨울밤이 짧게 느껴진다. 그리고 양수리에 집이 있는 춘식이 싸리나무집에서 중간에 합류하여 함께 즐기다가 춘식의 차량으로 팔당역까지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