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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13-07-20] 낙동정맥(통리재→낙동정맥 분기점) - 시인마뇽 선배님과의 우정산행

낙동정맥(통리재낙동정맥 분기점) - 시인마뇽 선배님의 1대간 9정맥 완주 우정산행

 

[산행일시] 2013. 07. 20(토) 11:05~18:45(7시간 40분 // 산행시간 : 5시간 15분 / 휴식시간 : 2시간 25분)
[날      씨] 맑음 / 오후에 대여섯 차례 굵은 소나기
[산행인원] 8명(존칭 생략, 닉네임 표기 / 시인마뇽, 하이맛, 이기후, 조현, 정병기, 북한산, 터푸, 성봉현)

[접근방법] 서울(동서울터미널)→태백 : 시외버스 / 태백 버스터미널→통리역 : 택시(6,000원, 미터 요금)
[복귀방법] 피재→태백 버스터미널 : 택시(9,000원, 미터 요금+콜 비용) / 태백→서울(동서울터미널) : 시외버스

[산행시간] 통리역(11:05) → 느릅령(12:08~12:11) → 우보산(유령산, 12:29~12:52) → 예낭골(서미촌재, 13:22) → 880능선(13:44~14:22)

                → △930.8봉(15:05~15:14) → 작은피재(16:00~16:06) → 낙동정맥 분기점(16:49~17:04) → 매봉산(17:38~18:01) → 피재(18:45)

[산행지도]

 

[구글 어스]    2013-07-20_낙동정맥_통리역~매봉산.gpx

 

[산행후기]

국지성 호우로 변한 장맛비가 극성을 부리던 7월 초순, 시인미뇽 선배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낙동정맥 34구간인 통리재~낙동정맥 분기점 구간을 마지막으로 1대간 9정맥이 마무리된다고 하신다.
그리고 이후 중간에 다시 연락을 하면서 최종 산행인원이 6명으로 결정되고 산행일자도 확정하였으며,
서울 독립군 모임인 북한산 선배님께서도 통리역에서 터푸 선배님과 함께 산행하신다고 한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으니 통리역으로 가는 길만 남았다.


산행 당일, 인천에서 오시는 분이 있어 아침 7시 영월을 경유하는 태백행 시외버스를 시인마뇽 선배님이 예약했다고 하신다.
그렇게 동서울터미널에서 경동고 OB 24회인 시인마뇽 선배님과 3분의 선배님 그리고 29회이신 선배님을 비롯한 6명이 만났다.
우등형 시외버스는 주말이라 그런지 영동고속도로 호법분기점에서 잠시 지체되어 태백에는 20여 분 늦은 10시 30분에 도착하였다.
주차장을 막 출발하는 10시 30분 통리역행 시내버스를 눈 앞에서 놓치어 택시로  통리역을 향해 이동한다.
작년 3월에 한 번 지났다고 눈에 익숙한 38번 국도를 따라 10여 분 만에 통리역에 도착하니 시내버스가 막 들어오고 있는 중이다.
부천에서 이른 새벽에 출발하여 미리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던 북한산 선배님과 터푸 선배님을 만나 간단한 수인사를 한다.

인사가 끝나고 잠시 각자의 행장을 꾸민 후 2012년 6월 27일 0시 부로 폐쇄된 통리역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촬영한 후
시인선배님의 낙동정맥 마지막 구간이자 1대간 9정맥을 갈무리하는 산행을 시작한다(11:05).


좌우로 갈라지는 도로의 정점에서 좌측편의 좁은 시멘트 길을 따라 언덕을 올라서면 이내 밭이 나오는데
작년 3월에 걸었던 나에게는 9정맥의 마지막 산행인 낙동정맥 18구간이었던 산길, 그 길을 다시 우정산행으로 걸어간다.

앞서가는 일행을 보면서 잠시 뒤돌아 통리역이 있는 통리재를 살펴본다.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된 지형도를 보면 태현사 아래편의 계곡에서 북쪽 심포리 방향으로 통리재를 지나는 물길이 표기되어 있는데
지난 낙동정맥을 마무리하는 날에는 짙은 안개와 비로 확인이 불가하여 다시 확인해야지 했던 곳이다.
통리역으로 오면서 택시 기사님에게 물어보았지만 물길이 없다고 하며, 실제 지형을 보더라고 물길이 없는 곳이다.
물길이 복개된 지형도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면 지형도에 표기된 물길은 도대체 무슨 연유에서일까.
그렇다면 통리역과 1094봉 사이의 올바른 마룻금은 어느 길로 이어지는 것인지 궁금증을 풀지 못하고
오히려 더 많은 의문점만 떠안은 채 앞서간 시인 선배님을 뒤쫓아 발걸음을 재촉한다.

  ▼ 통리재 부분도                                                                ▼ 오름능선에서 뒤돌아 본 통리재(황색 실선은 추정경로) 

 


겨울이 물러가면서 봄에게 자리를 내주던 작년 3월과 달리 이제는 무성한 수풀로 바뀐 산길이 조금은 낯설기만 하다.
초반 조금은 가파르게 시작하였지만 길은 이내 완만한 모습으로 바뀌어 알게 모르게 조금씩 고도를 올리는 중이다.
무성한 수풀 사이로 그렇게 진행하기를 이십여 분이 지난 지점에서 묘를 지나고 잠시 후 느릅령 안내판이 있는 쉼터를 만난다(11:26).
우리가 보통 령 또는 재라 하면 고갯마루를 말하는데 이곳은 고갯마루가 아니라 산줄기 능선 중간에 위치한 지점으로 안내판만 있으며

실제 느릅령인 느티고개는 앞쪽의 920능선을 넘어 우보산(유령산) 능선으로 오르기 전에 만나는 고갯마루이다.
안내판에는 황지에서 삼척 도계지방으로 넘어가는 큰 고개로 매년 음력 4월 16일 '산신령'을 대상으로 소 한 마리를 제물로 하여
지역주민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기 위한 제를 지낸다라고 표기되어 있다.

 

통리역 쪽에서 오는 듯한 임도가 끝나는 이곳부터 이제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든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900능선으로 올라가는 능선길이 제법 가팔라지면서 조금씩 걸음속도가 줄어들고 있다.
터푸님과 함께 후미를 지키면서 시인선배님의 발걸음에 맞추어 조금씩 조금씩 오르다 보니 어느새 산줄기 주능선에 이른다(11:42).
이정표가 세워진 능선 삼거리에서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간식을 먹으면서 쉬고 있는 중이다.
우리도 함께 잠시 숨을 고르면서 쉬었다가 다시 출발한다(11:40).


느티고개까지 0.7km 남았다는 산림청의 낙동정맥 이정표를 등지고 완만한 산길을 걸어간다.
특별한 것이 없는 산길에 느닷없이 훼손이 심각하여 등산로를 폐쇄한다는 안내판이 걸려있는 줄 좌측으로 산길이 이어지지만
이내 짧은 구간을 우회하여 다시 만난 후 조금 직진하니 전망안내도가 있는 900능선의 전망대에 이른다(11:56).
매봉산에서 두타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가 시원스럽게 보이면서 우측 아랫편으로는 도계읍내가 내려다 보이는 곳이다.
(작년 낙동정맥 산행기를 찾아보니 내가 걸었을 때에는 안내판도 없었지만 사위를 감싼 구름으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던 곳으로
 월간 '사람과 山'에서 발행된 낙동정맥 1구간 지도에는 이곳을 우보산이라 표기하고 있다.
 또한 조금 전 등산로 폐쇄 안내판이 걸려 있던 그 너머로 상반신의 작은 문인상이 있는 묘 지역이었음을 모르고 지나친 것이다.
 아마도 묘 주인의 후손이 산꾼들의 발걸음으로 묘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민원을 제기하여 길을 막은 듯 하다.)


짧은 시간이지만 시원스럽게 보이는 조망을 즐긴 후 느티고개를 향해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어 내리막길을 내려간다(12:00).
완만하던 길과는 달리 조금은 가파른 내리막길이 끝나는가 싶더니만 조용한 산을 흔드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그 의문도 잠시뿐 바로 풀리는데 느티고개(느릅령)의 유령산령당에서 한바탕 굿(?)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12:08).
조심스레 산령당 안을 들여다 보니 무녀(巫女) 혼자서 굿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가 내려왔던 곳에는 무녀의 차량이 세워져 있는데 무슨 굿인지 궁금하지만 물어볼 사람이 없으니 그냥 통과한다(12:11).


내려왔으니 다시 올라가야 하겠지.
쾌청하고 맑은 하늘을 적당히 가려주는 숲길을 걸어가는 발걸음은 지난 번과 달리 가볍게 진행되고 있다.
오름길이 한순간 끝나는가 싶더니만 유령산이라는 이름의 정상석이 있는 지도상 우보산이다(12:29).
정상석 좌측에 있는 안내문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유령산[楡嶺山] 해발 932.4m
   통리와 도계 사이에 있는 산으로 흔히 느릅령산이라 한다. 옛날에는 우보산(牛甫山) 또는 우산(牛山)으로 부르던 산이다.
터푸 선배님이 얼음물을 5리터 이상 가지고 왔다고 하면서 시원한 물을 돌리고
북한산 선배님은 배낭에 짊어지고 온 과일통조림 및 빵을 꺼내어 일행들은 식탐을 한껏 즐기면서 달콤한 휴식을 취한다.
먹는 즐거움을 누리는 시간은 짧기만 한 것인지 십여 분을 훌쩍 넘긴 후에야 서미촌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12:40).


먹는 즐거움을 즐긴 후 가는 발걸음 역시 즐겁기만 하다.
낙동정맥의 끝점 아니 어쩌면 시점인 백두대간에서 분기되는 지점으로 가는 길은 아직 여유롭게 진행된다.
부산의 몰운대 바닷가에서 이곳까지 오면서 해발고도를 거의 다 올려 놓았으니 그저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걸으면 되는 것이다.
별 기복 없는 오르내림을 하면서 17번 송전철탑을 지나 돌길을 걸어가면 또 다른 전망대인 915봉에 이르고
멀리 하늘선을 그리는 태백산과 함백산의 능선을 잠시 조망하면서 짧은 휴식을 취한다(12:52).
이곳에서 함백산을 태백산으로 착각하는 실수를 하였는데 이후에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였다.
함백산은 젊은 시절 업무차 매년 한 번 이상 차를 타고 올랐던 곳임에도 불구하고 어이없는 실수를 하였던 것이다.
백두대간이 함백산을 넘어 두문동재를 지나 매봉산으로 이어지고 조금 아래 낙동정맥이 분기하는 곳이 있다.
이제 조금씩 가까워지는 분기점을 향해 다시 진행한다(12:55).


앞에 보이기 시작한 매봉산을 향한 완만하던 산길이 갑자기 잘려나가면서 급사면으로 바뀐다.
서미촌재로 불리는 지도상 예낭골로 무슨 공사인지 모르지만 산줄기를 잘라 급경사로 바뀐 산길을 우측으로 조심스레 내려간다.
뭉개어진 아니 잘려나가 평지가 된 산줄기를 조금 걸어가면 비포장 임도가 있는 서미촌재로
작년에 보았던 작은 포크레인이 아직도 그대로 있는데 도대체 무엇을 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13:22).
작년이나 금년이나 변한 것이 없는 풍경의 서미촌재, 허술하여 곧 무너질 듯한 가건물의 우측편으로 경사진 오름길을 올라간다.


벌목을 한 것인지 잘려나간 소나무 밑동들을 보면서 우향으로 조심스레  앞서간 일행을 쫓는다.
하지만 선두에 선 북한산 선배님은 보이질 않고 시간은 이미 오후 1시를 넘어선지 오래인데 …
때 늦은 점심을 해결하자고 민원이 발생하여 터푸 선배님이 선두 팀에게 큰 소리로 전달하여 본다.
앞서간 선두 팀으로부터 대답이 전해오고 900능선 구릉에 오르기 전 다소 넓은 산길 중간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약간 경사진 길이지만 그나마 8명이 모여서 식사할 수 있는 장소이기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해결하기로 한다(13:44).
무더위로 다소 처진 후미 일행 두 명이 모두 도착하여 각자 준비한 먹거리를 꺼낸 후 조현 목사님의 기도가 시작된다.
그리고 기도가 끝나 즐거운 식사시간이 지나가는데 인근에서 몇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우리 말고도 다른 팀이 있나보다.
혼자서 식사하는 것이 익숙해진 홀로 산꾼들의 점심상이 여럿이 하는 상으로 바뀌다 보니 시간은 예상보다 많이 흘렀다.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나 윗편의 900능선 구릉을 넘어 매봉산을 향해 다시 걷는다(14:22).


900능선 구릉에 올라서니 서너 명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삼사십 명이 족히 될 듯한 한 무리의 팀이 식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낙동정맥을 마무리한다고 하였는데 이 많은 산꾼들을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 이상하다 생각하면서 우리의 길을 이어간다.
(산행기를 작성하면서 우연히 찾은 자료에 의하면 경기하나산악회 낙동정맥 1기팀으로 매봉산에서 통리역으로 진행 중인 것이다.)
평지길을 따라 잠시 내려섰다가 올라서면서 922봉을 넘고 조금 더 진행하면 좌측편으로 시멘트 도로가 올라오는 곳의 묘지군을 지나
'대조봉 삼거리' 이정표 대신 '발원지 탐방길 22[대박등 0.8km, 작은피재 2.2km]'라는 이정표로 바뀐 삼거리 임도길에 이른다(14:45).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어 임도를 따라 내려가는데 작년의 황량했던 풍경과 달리 초록색의 옷으로 치장한 임도가 낯설기만 하다.
100여 미터를 걸어가면 '발원지 탐방길 23' 이정표가 나오는데(14:47) 이곳에서도 대박등까지는 0.8km라고 하니
태백시의 실수인지 아니면 제작자의 실수인지 모르겠지만 산꾼 및 탐방객들의 길잡이를 하는 이정표 표기에 주의해야 할 듯 하다.
넓은 임도를 따라 118번 송전철탑과 야트막한 내리막길에 [4.3km 느티고개] 표지판을 지나는데 앞쪽 하늘이 심상치 않다.
아니나 다를까 한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우의를 입어야 할 정도로 거센 소나기가 내린다(14:54).
결국 가던 길을 멈추어 배낭에 넣어 두었던 우의을 꺼내어 입고서 다시 출발한다(15:00).


그리고 또 다른 '발원지 탐방길 24' 이정표는 [대박등 0.3km, 작은피재 2.1km]라고 하고 있으니 이렇게 황당할 수가 있을까(15:02).
잠시 후 짧은 오르막길을 올라서면 삼각점[태백 425 / 2004 복구]이 있는 930.8봉으로 대박등이라고도 부르는 곳이다(15:05).
삼각점에서 지척에 떨어진 곳에 세워진 안내문을 보면 다음과 같다.
   대박등 大朴嶝
   가파른 절벽능선 중의 꼭대기를 의미. 大朴은 대배기(꼭대기를 의미하는 경북방언)의 이두식 한자표기로 여겨진다.
   이곳의 동쪽은 가파른 절벽이나 서쪽은 완만한 구릉을 이루어 한반도의 특징인 "동고서저東高西低 지형"을 실감할 수 있다.
매봉산 방향으로 아직 옅은 회색빛 구름이 걸려있지만 비가 소강상태가 되어 입고 있던 판초우의를 벗어 다시 배낭에 수납한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물 한 모금 마시면서 잠시 쉬었다가 출발한다(15:14).

 

등산로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듯 산책로 같은 길을 따라 작은피재 방향으로 보이는 신축건물 공사장을 보면서 내려간다.
숲길이 트이면서 좌측으로 넓은 평지가 나오고 살짝 올라서면 철근으로 만든 해바라기 조형물이 있는 야트막한 구릉으로
우측편에는 '낙동정맥 등산로(매봉산~느티고개 구간)  느티고개 5.3km' 안내판이 있는 곳이다(15:26).
이어 해바라기축제장을 지나고 조금 전 보았던 신축건물 공사장이 '중소기업 글로벌 리더십 연수원'이라는 것을 보면서 통과한다.
키 작은 잡목 속에 세워진 '발원지 탐방길 27 / ↑검룡소 9.0km' 이정목을 지나(15:37) 우거진 수목이 만드는 능선길을 따라가다가
좌측으로 태백시 수자원공사 건물이 보이는 곳을 지나 직진하는 산책로를 버리고 우측으로 살짝 올라서면 구봉산이다(15:44).
산이라는 이름을 가지기에는 좀 그런 구봉산에서 간식을 먹으면서 쉬었다가 작은피재를 향해 내려간다(15:56).


짧은 내리막길이 한순간 끝나면서 길은 넓은 임도로 바뀌어 35번 국도와 만나는데 작은피재이다(16:00).
'낙동정맥 태백구간 등산안내도(천의봉~석개재)' 대신 '황지연못(낙동강발원지)~검룡소(한강발원지) 양대강 발원지 탐방길'이라는
새로운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지만 무언가 바뀌었다는 생각만 들었지 현장에서는 몰랐다.
(안내문에서는 황지를 낙동강 발원지라고 하여 홍보를 하고 있지만 옛 문헌 상의 발원지일 뿐이며
 실질적인 낙동강의 1차수는 두문동재 아래편에 있는 너덜샘이다.
 낙동강이라는 이름은 낙양(洛陽, 상주의 옛 이름)의 동쪽에 있으므로 낙동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가락(駕洛, 가야)의 동쪽에 있다고 해서 낙동강이라고 했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안내문을 잠시 살펴보는 일행들을 기다린 후 마지막 오름길이 될 백두대간-낙동정맥 분기점을 향해 35번 국도를 건넌다(16:06).


삼수령목장과 나란히 진행해야 하는 산길이어서 그런지 초입부에는 제1종 가축전염병 발생시 폐쇄될 수도 있다는 안내판이 있다.
지금까지 완만한 산길이었다면 이제부터 낙동정맥 분기점까지는 마지막을 향한 오름길이 시작된다.
체력이 딸려 이곳에서 피재로 직행하겠다던 정병기 선배님도 마음을 바꾸어 정맥 분기점까지 가겠다고 하신다.
우측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나는 지점의 '발원지 탐방길 29' 이정표를 만나고(16:16)
다시 수풀 사이로 올라가면 굵은 나일론 줄이 매여져 있는 오르막길을 거쳐 가로로 횡단하는 삼수령목장 임도를 또 만난다(16:23).


물 한 모금 마시면서 숨을 고르는 동안 이곳에서 삼수령목장으로 탈출을 다시 한 번 고민하던 두 선배님들,
분기점이 이곳에서 지척이라는 말에 동행하신다 하여 다시 출발한다(16:32).
원형의 통나무 계단을 올라서면서 분기점을 향한 마지막 오름길이 시작된다.
짧은 급경사 오름길은 이내 하늘선이 보이면서 시야가 트이는가 싶으면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는데
드디어 매봉산의 창죽풍력발전단지의 풍력발전기가 보이기 시작한다(16:36).
지금부터는 대간길을 우측편에 두고 나란히 아니 한 점을 향해 조금씩 거리를 좁히면서 오르는 것이다.
물줄기는 없지만 미묘하게 산줄기를 가르는 계곡능선이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을 나누고 있다.
작년 그렇게 힘들게 느껴졌던 오르막길이 오늘은 여유로운데 그때보다 체력이 좋아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서 오르는 산길이라 그런 것일까 생각하면서 그날 허둥지둥 보았던 분기점을 향한다.
전에 없던 삼대강 꼭짓점 안내판을 지나니 이내 백두대간에서 갈래치는 낙동정맥의 분기점이다(16:49).
(여기서 삼대강이라 함은 한강(서해), 낙동강(남해) 그리고 동해로 흘러 들어가는 오십천을 말한다,)


드디어 낙동정맥 산행의 끝점에 도착함으로써 1대간 9정맥을 갈무리하시는 시인마뇽 선배님.
감사하는 마음으로 분기점 표석 앞에서 잠시 기도를 하신다.
9년간의 긴 시간을 투자하신 시인마뇽 선배님, 1대간 9정맥 완주를 축하 드립니다.
기도가 끝나고 이어지는 축하인사, 아울러 단체사진을 촬영하면서 그 기쁨을 생생하게 담을 수는 없지만 디카의 영상에 담는다.

또한 봄-가을로 합동산행하는 대구 참사랑산악회의 임상택 대장에게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떨치려 전화로 연결하니 즐겁게 축하 인사를 한다.


이곳을 끝으로 힘들어 하시던 두 선배님들은 피재로 내려가기로 하고 나머지 일행은 매봉산을 향해 오르기로 한다(17:04).
낙동정맥 분기점을 지나 올라선 1140능선에 이르니 오락가락하던 소나기가 또 다시 내린다.
이후 소나기는 그첬다가 다시 내리기를 반복하는 궂은 날씨를 보여주지만 매봉산으로 오르는 산꾼들의 발목을 잡지는 못한다.
매봉산을 지나 바람의 언덕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따라 일렬로 늘어선 풍력발전기들을 보면서 고냉지 배추밭 가장자리를 따른다.
1140능선 구릉을 넘어서서 시멘트 차도를 만나고 이제부터는 당분간 시멘트 차도를 따라 올라야 한다.
낙동정맥 등산안내도(매봉산~백병산 구간) 너머로 보이는 낙동정맥의 산줄기 위로는 검은 먹구름이 예사롭지가 않아 보인다.
그래서일까 '발원지 탐방길 37' 이정표가 있는 가옥 앞에 이르자 드디어 거센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한다.
자연스레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매봉산을 향한 백여 미터의 해발고도를 올려야 하는 마지막 오르막길로 빨려 들어간다.
숲 속으로 들어서니 거세던 빗줄기도 약해지는 듯 하고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졌으니 비가 내려도 마냥 즐겁기만 하다.
매봉산 정상까지 50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 드디어 매봉산 정상석이 있는 상징적인 낙동정맥 분기점에 이른다(17:38).


정맥산행을 하던 습관인지 나도 모르게 삼각점[307 재설 / 77.6 건설부]을 디카에 담고서는 주변을 둘러본다.
산불감시용 카메라 철탑이 있는 전망대에서 5개월 째 경북의 덕산재에서 발목 잡힌 백두대간 산길의 연장선인 함백산을 바라본다.
또한 두문동재로 향한 바람의 언덕을 지키는 풍력발전기들을 디카의 작은 센서에 담는다, 다시 올 것을 마음 속으로 약속하면서.
'백두대간 매봉산 1303.1M'라고 음각된 정상석을 앞에 두고 단체사진 촬영으로 시인선배님의 1대간 9정맥을 실질적으로 마무리하고
다시금 화창하게 개인 하늘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두 명의 일행이 기다리고 있는 피재를 향해 내려간다(18:01).


창고 겸 작업장으로 쓰일 듯한 가옥까지 산길을 따라 다시 내려온 후 이제는 차량용 도로를 따라 내려가기로 한다.
한줄기 거센 소나기가 무더웠던 열기를 식혀 주어서인지 덥다는 느낌이 없는 시멘트 도로에 내려서서 주변을 다시 한 번 살펴본다.
시멘트 차도를 따라 내려가면서 혹시나 트럭이 내려오지 않을까 자꾸만 뒤돌아 보지만 역시나 관광객 승용차만 내려올 뿐이다.
그렇게 쉬엄쉬엄 차도를 따라 내려가다보니 어느새 '삼대강 꼭짓점' 안내판이 있는 대간길 접속점에 이르고(18:26).
좌측으로 크게 휘어져 내려가는 차도는 십여 분 후 삼수령목장 진입로가 있는 갈림길을 만난다(18:35).
이곳에서 우측편 산길로 내려가기 위해 뒤에서 내려오고 있는 일행들을 기다린다.
4분 후 일행들과 다시 합류하여 산길로 내려가니 드디어 산행의 마지막 지점인 35번 국도 피재이다(18:45).


삼수령휴게소 좌측편의 주차장으로 올라 지난 번에 못 보았던 삼수령 조형탑과 삼수정을 둘러본다.
태백 버스터미널로 이동하기 위해 콜택시를 호출하고 북한선 선배님과 터푸 선배님이 미리 준비해 놓은 캔맥주로
짧지만 흥겨운 뒤풀이를 한바탕 하고 뒷정리를 하는데 호출한 택시가 도착한다.
터푸 선배님 차량과 택시에 나누어 탄 다음 태백버스터미널에서 다시 만나 저녁식사를 하면서 우정산행을 마무리 짓는다.


9년에 걸쳐 1대간 9정맥을 갈무리 하신 시인마뇽 선배님, 다시 한 번 축하 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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