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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13-06-30] 청양 칠갑산 - 산책로 같은 산길

청양 칠갑산 - 산책로 같은 산길

 

[산행일시] 2013. 06. 30(일) 09:35~13:10(3시간 35분 // 산행시간 : 2시간 38분 / 휴식시간 : 0시간 57분)
[날      씨] 맑음
[산행인원] 김만기, 성봉현
[접근방법] 서울 신내동→청양 칠갑주차장 : 자차
[복귀방법] 장곡주차장→칠갑주차장 : 칠갑산 순환버스 / 칠갑주차장→서울 신내동 : 자차
[산행시간] 칠갑주차장(09:35) → 칠갑산 관리사무소(최익현선생 동상, 09:55~10:08) → 칠갑산(11:04~11:18)
                → 장곡산장 갈림길(11:42~11:57) → 장곡사(12:30~12:45) → 장곡주차장(장승공원, 13:10)
[산행지도]  
칠갑산_2.jpg

 

[구글 어스]   2013-06-30_청양_칠갑산.gpx

 

[산행후기]

휴일을 반납하면서까지 일해야만 했던 6월은 무엇이 이렇게 힘들게 하였는지 한 달이 훌쩍 지난 듯 하다.
대간길을 이어가려던 3일간의 휴무도 하루 휴일로 바뀌면서 대간길은 이미 물 건너 갔으니 마음 편히 당일 산행을 하기로 한다.
하여 평소 못갔던 산행을 하기로 하는데 이것이 우연찮게 명산 100산으로 연결되고 있다.


일요일이어서 산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올 때의 정체를 생각하여 일찍 나선다고 준비하였지만 시간은 이미 6시를 훌쩍 넘어섰다.
구리요금소를 지나 안성휴게소에서 50여 분의 휴식을 취한 후 청양IC를 지나 대티터널을 빠져나가니 바로 칠갑주차장이다(09:25).
넓은 주차장에서 나무 그늘을 찾아 차를 주차한 후 산행준비를 마치고 대치터널 방향으로 나있는 들머리를 출발한다(09:35).


주차장 모서리에 세워져 있는 안내도에는 가야 할 산장로를 '칠갑산 솔바람길(제1구간) / "콩밭 매는 우리 어머니의 품,
칠갑산 자락에 안기다"'라고 쓰여 있으며, 빨간 고추 모양의 이정표는 '칠갑산 광장 1.0km, 칠갑산 정상 4.0km'라고 안내한다.
36번 국도와 나란히 대티터널 입구 방향으로 진행하는 산장로를 따라 걷는다.


야트막한 둔덕을 넘어서니 좌측편으로 '칠갑산 콩밭'이라고 새겨진 안내판이 보이는데 그냥 조그만 밭에 불과할 뿐이다.
(이것이 청양군의 홍보정책인지 이후 이러한 표지판과 어쭙잖은 조형물 등을 자주 보게 된다.)
플라스틱의 인조 계단이 만드는 짧지만 제법 경사진 오름길이 초반부터 힘들겠구나 생각들게끔 하지만
생각과 달리 길은 이내 순탄해지면서 한티고개로 오르는 포장도로의 굴곡점에 이른다.
칠갑산 천문대로 이어지는 도로로 이곳에서 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오르면 '칠갑문'이라고 이름 지어진 커다란 문을 만난다(09:52).


'콩밭 매는 아낙네야, 배적삼이 흠뻑 젖는다 /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느냐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칠갑산 산마루에 / 울어주던 산새소리만 여린 가슴 속을 테웠소'
'콩밭 매는 아낙네를 주인공으로 한 조운파 작곡, 주병선 노래의 칠갑산은 작곡가 조운파가 1978년 대전으로 가는 길에
칠갑산 마치고개 근처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 아낙네들이 콩밭을 매는 모습을 보고 시골에 계신 홀어머니를 떠올리며
만들었다고 한다. 먹고 입을 것 변변치 않았던 그 시절 시골살이 시름 달래며 산비탈밭 일구어 살아가는 아낙네의 한을
우리민족의 하느로 품어 절절히 풀어내 슬픈 곡조 어린 노래 칠갑산, 칠갑산은 국내외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청양군을 알리는 역할을 하였다.
… '칠갑산 노래의 유래' 안내판 전문(全文)


칠갑문을 지나 우측편 천문대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칠갑산 광장에 올라서니 관리사무소와 칠갑광장가든(휴게소)이 나온다.
언제 다시 올지 몰라 우측편의 면암 최익현 선생(1833~1906) 동상을 둘러보면서 잠시 쉬었다 간다.
칠갑문 상단부가 칠갑산 광장으로 제법 넓은 초지를 만들어 놓았다.
칠갑(七甲)이란 이름은 우주만물생성의 원리인 칠(七)자와 천체운행의 원리가 되는 육십갑자의 으뜸을 상징하는 갑(甲)에서
연유했다고 하는 칠갑산 천문대 관람안내판을 읽어본 후 다시 출발한다(10:08).


포장도로가 끝나고 자잘한 파석이 깔린 길로 바뀌어 산책로처럼 넓은 칠갑산의 주등산로인 산장로가 시작된다.
좌측편 검은 대리석에 새겨진 칠갑산의 유래를 보면 산 이름을 만물의 7대근원(地水火風空見識) 七자와
싹이 난다(草木初生之莩∙始也)는 뜻의 甲자로 생명의 시원(始源) 七甲山이라 경청하여 왔다고 한단다.


오르내림의 기복이 별로 없는 완만하고 평탄한 산길인 산장로, 천문대를 지나고(10:14) 산책나온 듯한 주민들과 함께 걷는다.
그렇다보니 별 특징없는 길을 따라 콩밭 매는 아낙네를 머릿속으로 그려보면서 걸어갈 뿐이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자비정 이야기'란 안내판이 보이면서 그 우측 윗편에 정자가 보인다(10:44).
칠갑산이라는 이름 때문일까, 보통의 정자가 육각 또는 팔각인 것과 달리 이곳의 자비정은 칠각정이라는 것이 특이하다.


정상이 가까워지는 것일까, 완만하면서 넓던 산길이 조금씩 고개를 치켜 세우는 듯 하고 폭 역시 좁아진다.
나무에 묶인 굵은 나일론 줄을 따라 오르니 이내 계단이 나오고 그 계단을 천천히 올라간다.
한 무리의 팀이 중간 쉼터에서 쉬고 있지만 계속 올라가니 드디어 넓은 공터에 정상석이 세워진 칠갑산 정상이다(11:04).


몇 개의 나무 의자와 산불감시용 무인카메라 철탑, 그리고 어른 키보다 더 높은 정상석이 세워져 있으며
올라온 방향으로 있는 제단 옆에는 '청양 24' 삼각점이 매설되어 있다.
사방이 막힘없이 트이는 정상에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을 피해 등나무로 덮인 쉼터로 잠시 피하여 휴식을 취한다.
옅은 연무만 없다면 조망이 시원스러울텐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쉼터에 같이 있던 단체팀들이 자리를 떠나기에 우리도 그만 일어난다.
정상석에서 옆지기와 같이 다른 팀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하여 인증샷을 남기고 장곡사가 있는 사찰로로 하산을 시작한다.
장곡사까지는 3.0km이고 장곡주차장까지는 4.3km라고 쓰인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내려간다(11:18).


칠갑주차장에서 올라왔던 산장로와는 달리 하산길인 사찰로는 돌길에 다소 거친 내리막길로 시작된다.
'현위치 번호 | 사찰로 02~13' 표지목에는 정상에서 0.2km를 내려왔다고 하며,
그리고 잠시 후 갈림길이 나오는데 좌측으로는 삼형제봉 가는 길이고 장곡사 방향은 직진하라 한다(11:23).


울창한 수목과 바윗길을 지나 다소 급하게 고도를 내려가는 사찰로, 힘들게 올라오는 산꾼들에게 길을 내주면서 천천히 내려간다.
등산로 훼손을 막기 위해 보수된 나무데크 등산로를 지나니 장곡산장 갈림길이 나오는데
장곡사는 우측 1시 방향의 내리막길이지만 바로 위에 보이는 나무의자에서 쉬었다 간다(11:42).


간식을 먹으면서 쉬었던 발걸음을 다시금 장곡사로 향한다(11:57).
장곡사까지 1.7km 거리의 좁아진 산길을 내려가다가 하늘을 올려다보니 무성한 나뭇잎이 한낮의 태양을 가린다.
이른 아침에 찾는다면 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드를 들이마시면서 즐거운 산책길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느새 발걸음은 장곡주차장까지 1.8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세워진 휴양림 갈림길을 만나지만 계속 직진한다(12:16)
잠시 후 '칠갑산 거북바위 유래'라고 적힌 안내판을 만나는데 솔직히 너무 억지스런 비유인 것 같다(12:20).
어느정도 엇비슷한 모습이라면 이해하겠지만 아무리 보아도 거북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는 바위를 거북바위라고 하고 있다.
거북바위 안내판을 지나 계단길을 내려가면 휴식년제로 잠시 패쇄됐으니 우회하라는 안내문이 매달린 능선에 이른다(12:24).


산줄기 능선을 버리고 계곡능선으로 내려가면 간벌한 것인지 적당한 크기로 잘려진 참나무들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발길은 자연스레 우측편의 삼성각에서 잠시 멈춘다(12:31).
(삼성각은 '산신(山神), 칠성(七星), 독성(獨聖)을 함께 모시는 당우'라 한다. - 네이버 지식백과 인용)
이제 장곡사 경내에 들어선 것으로 삼성각을 둘러본 후 아랫편으로 보이는 상대웅전을 향해 걸어간다.


보통의 사찰에는 대웅전이 한 곳이지만 이곳 장곡사는 상대웅전(보물 제162호)과 하대웅전(보물 제181호)이 있는 특이한 사찰이다.
상대웅전에는 국보 제58호인 철조약사여래불좌상 및 석조대좌, 보물 제174호 철조비로좌나불좌상 및 석조대좌가 있고
하대웅전에는 보물 제337호 금동약사여래불과 국보 제300호 미륵불괘불탱이 있다고 하는데
칠갑산 순환버스 시간 때문에 상대웅전과 하대웅전만 대충 살펴본 후 칠갑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을 회수하여 다시 찾기로 한다.


상대웅전에서 내려다 본 장곡사의 경내는 생각보다 웅장하지 않은 소박한 규모로 다가선다.
범종각을 거쳐 장곡사주차장에 내려서니 포장된 도로를 따라 1.3km 떨어진 장곡주차장으로 걸어가는 길만 남았다(12:50).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무가 만들어주는 그늘로 이어지는 것이다.
적당히 걸었다고 생각들 즈음 장곡사 일주문이 나오고(12:59) 잠시 후 장곡집단시설지구의 상가들이 보인다(13:05).
도로를 따라 조금만 더 걸어가면 이내 장승공원을 지나 장곡주차장을 만나는데 이곳이 칠갑산 순환버스 정류장이다(13:10).


칠갑산 콩밭 매는 아낙네의 노랫가사처럼 유명할 것이라 생각했던 칠갑산,
너무 인위적으로 다듬어진 산길과 억지 춘향격으로 만든 각종 안내판은 차라리 없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산행이었다.
무덥고 습도가 높았던 산행을 끝내고 나무 그늘 아래에서 13시 35분에 도착하는 칠갑산 순환버스를 기다린다.


정시에 도착한 순환버스는 우리만 달랑 태우고는 칠갑호를 지나 칠갑주차장에 도착한다.
주차장 아랫편의 한티먹거리촌(먹거리촌이라 해봤자 서너 채의 음식점만 있을 뿐이다) 음식점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장곡사를 거쳐 천장호 출렁다리를 왕복한 후 다시금 서울 집을 향해 청양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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