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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의 이야기

등산화 유감 - 코오롱스포츠 등산화와 마인들 '히말라야 MFS'

등산화 유감

 

2011년 5월 초순 경에 코오롱스포츠의 등산화(E-FX0-1211-2)를 구입하였었다.

그리고 5월 마지막 주 토요일인 5월 28일 낙동정맥 7구간(아화고개~시티재)을 산행하면서 처음으로 착용한다.

그 날, 산길 입구의 풀섶에는 안개구름이 만든 이슬방울이 맺혀 있었다.

 

고어텍스 제품이고 처음으로 신는 것이니 당연히 방수가 되리라 생각하였었지만 풀섶을 헤치고 지나기를 5분 여,

등산화는 잠수함이 되어버렸는데 바짓가랑이를 타고 흘러든 물방울인지 아니면 등산화 외피가 젖어서 스며든 것인지 판가름이 되질 않는다.

그렇게 개구리 소리를 들으며 하루종일 산행을 한 후 저녁에 모텔에서 신발을 말리었으며,

다음 날 낙동정맥 8구간(시티재~한티재)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로부터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금년 3월 18일(일),

낙동정맥을 종료하기 위해 18구간(고비덕재~낙동정맥 분기점)을 산행하기 위해 태백으로 간다.

원통골체육공원 입구부터 보이기 시작하는 잔설은 고비덕재로 오르면서 제법 적설량이 많아지지만

막상 마룻금에 올라서니 적설량은 생각보다 적었다,

 

발목이 채 빠지지 않을 정도의 적설량을 보이는 낙동정맥 마룻금은 통리역에 도착할 즈음 눈이 보이질 않는다.

대신 안개비가 내리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찌푸등 할 뿐이다.

하지만 등산화는 이미 젖어들기 시작하여 등산화 양말이 일부 젖기 시작하였다.

 

이후 오락가락 하는 안개비가 눈으로 바뀌어 조금씩 흩날린다.

그러한 날씨 속에서 낙동정맥이 백두대간에서 분기되는 분기점에 이르고 태백의 삼수령(피재)으로 하산을 하였다.

버스를 기다리려고 들어간 매점에서 잠시 후 백두대간 댓재에서 피재까지 산행을 마치고 내려온 산객과 만났는데

그 산객은 잠발란에서 만든 등산화를 신고 있었다.

하여 등산화 방수여부를 물어보니 괜찮다고 하는데 어이하여 나는 잠수함이 되었을까...

 

나만 몰랐던 것이었나, 등산화도 A/S가 되니까 제작사에 보내보라는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서울로 돌아와 A/S를 보낸다.

그리고 약 3주 후 제작사의 A/S 결과 이상없다는 회신을 받는다.

시험방법을 물어보니 등산화에 물을 채워 넣은 후 특수제작한 원심분리기로 시험을 하여

외피에 한 방울의 물방울이라도 보이면 불량 판정을 한다고 한다.

 

이후 설왕설래하면서 의견이 오고 갔지만 제작사의 완고한 결론은 '이상없음'이다.

그동안 등산화만큼은 고어텍스가 나오기 전부터 편한 착화감으로 애용하였던 코오롱스포츠 등산화였지만

그러한 태도에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정이 떨어져 이제 다시는 이용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미련없이 수입 등산화로 눈길을 돌린다.

 

그 대안이 한북정맥을 하면서 만났던 대구의 산님으로부터 추천받은 독일에서 만들어지는 '마인들(MEINDL)'사 등산화이다.

그리하여 2012년 9월 6일, 인터넷 쇼핑몰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마인들 히말라야 MFS'를 구입한다.

묵직하고 투박해보이는 외형이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신뢰감을 준다.

 

그리고 10여 일 후 집(중랑구 신내동) 근처에 있는 '봉화산 둘레길'를 걸으면서 등산화 길들이기를 하였다.

착화 느낌은 이제 처음 신은 것이라 아직 평가하기에는 그렇지만 역시나 생각했던 것처럼 만족감을 주었다.

앞으로 더 신어보면서 착화감을 느껴보아야 하겠지만

이제 1년이 조금 넘은 코오롱스포츠의 등산화는 봉화산 둘레길을 갈 때나 신을 것이다.

 

***   이 글은 필자가 겪은 등산화 유감으로 코오롱스포츠의 등산화를 비판하자는 것이 아니다.

       단지 필자가 그동안 느꼈던 바를 서술한 것으로

       다른 애용자들과는 사용 여건이 다를 수 있으므로 그냥 참고하기를 바랄 뿐이다.

 

 

[마인들 히말라야 MFS(MEINDL HIMALAYA MFS) 등산화 사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