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山] 산악기상 - 산과 들에 화려한 꽃들이 만발할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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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기상] 산과 들에 화려한 꽃들이 만발할 시기

4월에 들어 있는 절기로는 한 해의 농사가 시작된다는 청명(淸明)이 5일, 봄비가 내려 백곡이 윤택해진다는 곡우(穀雨)가 20일이다. 월평균 기온은 남부와 제주도 지방이 12~14℃, 중부지방은 11~12℃이고, 중부산간지방은 6℃ 내외이나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날도 있겠다.

강수량은 남해안 지방이 비교적 많은 양을 보여 100~190㎜ 분포이고, 전국적으로는 80~120㎜이며, 폭풍과 황사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만물이 성장하는 4월에는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이 만개해 산과 들을 찾는 인파가 급증하게 되며, 차가운 날씨가 풀리면서 훈훈한 남서·남동풍 계열의 바람이 분다.

기상청이 발표한 4월의 월간예보에 따르면, 이 달에는 우리나라 부근으로 동서고압대의 기압계 형태를 자주 보이면서 맑고 건조한 날이 많겠다. 일교차가 크고 기온 변화가 심하겠으나 전반적인 기온은 평년보다 높겠다. 기압골이 주로 북쪽과 남쪽으로 치우쳐 지나감에 따라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청이 분석한 지난 겨울 동안의 기압계 동향과 날씨 분석에 의하면, 2008년 12월에는 상순에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았다. 하지만 5~7일에는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기온 변화가 크게 나타났다.

또한 이례적으로 황사가 두 차례 찾아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다. 중순에는 대륙고기압의 세력이 약화돼 평년보다 기온이 높았으며 북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을 세 차례 받았다. 하순에는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주기적으로 받아 기온 변화가 컸으며 21~22일에는 기압골의 영향 및 동풍류의 유입으로 강원도 영동지방에 많은 눈이 내렸다.

2009년 1월에는 상순에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맑고 매우 건조한 날씨를 보였으며, 1~2일과 9~10일에는 기온이 다소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중순에는 전반에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추운 날씨를 보였으나 후반에는 대륙고기압의 약화로 포근한 날씨를 보였다. 하순에는 찬 대륙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 및 기압골의 영향으로 기온 변동 폭이 컸다. 23~26일에는 서해안, 제주도 및 중서부 내륙지방에 다소 많은 눈이 내렸다.

2월에는 상순에 대륙고기압의 세력이 크게 약화된 가운데 이동성 고기압 및 상층 기압 등의 영향을 주로 받아 건조한 날씨를 보였다. 1973년 이후로 기온이 가장 높은 것으로 기록됐다. 중순(2월 11~18일)에는 전반에 기압골의 영향을 받고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어 흐린 날이 많고 지역에 따라 비가 내렸다. 후반에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추운 날씨를 보였다.

 

 

▲ 봄철을 맞아 진달래가 만발한 거제도 대금산 풍경

 

 

봄의 불청객 짙은 안개

우리나라의 대표적 가수 배호의 노래에 ‘안개 낀 장충단 공원’이 등장한다. 노랫말에 소개된 낭만적인 안개가 때로는 대형 사고를 부르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봄철에는 주로 복사무(輻射霧)가 나타난다. 이는 양쯔강 부근에서 만들어진 이동성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덮어 낮 동안의 맑은 날씨로 태양 복사가 충분해 지온이 높아진 상태에서, 해가 지고 밤이 깊어지면서 지면 복사 냉각이 심해져 안개가 발생한다.

이 안개는 새벽에 최성기가 되어 몇 미터 앞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짙어진다. 이런 날은 논이나 밭을 끼고 도는 시골길이나 하천이 있는 계곡 도로는 더욱 안개가 짙게 낀다. 그러므로 새벽에 시골길이나 계곡 길을 통과할 때는 자동차의 미등을 켜고, 속도를 줄여야 한다. 또  안개에 의한 시정 장애가 발생하므로 대형 교통사고를 방지해야 한다.

우리나라 비행장은 주로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해안가에 많이 설치되어 있다. 이런 비행장은 해상에서 발생한 해무(海霧)가 바람에 의해 비행장으로 밀려오면, 단시간에 활주로 가시거리가 800m 이하로 떨어져 비행기가 결항되곤 한다.

조사된 자료에 의하면 비행기 결항을 초래하는 기상 요소 중 가장 심각한 것이 안개로 알려져 있다. 한 치 앞도 분간 못할 정도로 심했던 안개도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시정이 빠른 속도로 호전되므로 비행기가 연착될 때는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하다.

해상에서 대형 사고를 초래하는 해무는 두 가지 원인에 의해서 발생한다. 차가운 해수면 위로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이동해 올 때와 따뜻한 해수면 위로 차가운 공기가 지나갈 때가 바로 그것. 전자는 여름철에 남쪽에서 난기가 우리나라로 이동해 올 때이고, 후자는 겨울에 북서쪽에서 차가운 공기가 내려와 서해상과 동해상을 통과할 때 발생한다.

해무가 짙게 발생한 날 항해하는 선박 들은 속도를 최대한 줄이고, 주기적으로 뱃고동을 울려 상대방에게 선박의 위치를 알려줌으로써 선박끼리 충돌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안개의 종류 및 복사무 예보법

매우 작은 물방울이 대기 중에 떠돌아다니고 있는 현상으로 수평시정이 1㎞ 미만인 경우를 안개라고 한다. 햇빛이 잘 비출 때에는 육안으로도 물방울을 볼 수 있으며, 바람에 의해 불규칙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안개 속에서는 통상적으로 상대습도가 100%에 가깝다. 안개가 낮고 연직방향으로 엷어서 하늘이 들여다보이는 것을 ‘낮은 안개’라 하고, 사람이 서 있을 때의 눈높이에서는 1㎞ 이상의 먼 곳까지 확실히 보이지만 지표면 가까이에 낮게 깔려 있는 안개를 ‘얕은 안개’ 또는 ‘땅안개’라고 한다.

안개 알갱이는 구름 방울과 같이 대기 중의 수증기가 응결해서 생기는 것이지만 수증기가 응결하기 위해서는 대기 중에 응결핵이 떠 있고 증기압이 포화증기압에 거의 같아야 한다. 포화증기압은 기온이 내려가면 낮아지므로 안개의 알갱이나 구름 방울이 생기기 위한 필요조건으로는 공기 중에 응결핵이 많이 있고 수증기량이 충분해야 하며, 공기가 냉각되어야 한다.

수증기의 주요 보급원이 되는 강·하천이나 호수, 바다 등에는 안개가 발생하기 쉽다. 또 비가 내린 뒤에는 수증기량이 많아지므로 안개의 발생도 비교적 많다. 공기가 냉각되는 원인으로 복사, 저온인 지면과의 열 교환, 단열팽창, 찬 공기와의 혼합 등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 안개는 이들 원인 중의 몇 가지가 겹쳐서 발생하나 그 특징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

① 이류안개  습하고 따뜻한 공기덩이(기단)가 찬 지표면 위를 이동할 때 그 하층부가 냉각되어 생기는 안개
② 복사안개  지표면의 복사냉각에 의해 지표에 접하는 공기가 냉각되어 생기는 안개
③ 혼합안개  기온이 서로 다른 두 개의 습한 공기덩이의 혼합에 의하여 생기는 안개
④ 역전안개  기온의 역전층 밑에 생긴 층운 등의 혼합에 의하여 생기는 안개
⑤ 증발안개  수면 위의 차고 안정된 공기덩이가 수면으로부터 증발해 수증기의 보급을 받아 포화되어 생기는 안개. 증발안개는 찬 공기덩이가 보다 온도가 낮은 지표 위에서 강한 냉각을 받아 안정된 기층이 되어 수면 위를 이동할 때 생기는 김안개가 있으며, 극지방에서는 이러한 종류의 안개가 정상적으로 생기기 쉽다.
⑥ 전선안개  전선에 동반해서 발생되는 안개로서 다음의 세 종류가 있다.
    ㉮ 전선을 따라 두 개의 공기덩이가 혼합해서 생기는 전선안개
    ㉯ 온난전선이 통과하기 전에 찬 공기가 빗방울의 증발에 의한 수증기 보급을 받아서 생기는 안개. 온난전선안개라고도 한다.
    ㉰ 전선이 통과된 뒤에 비로 습해진 지표 위에 생기는 복사안개
⑦ 활승안개  산허리를 불어 올라가는 공기의 단열팽창에 의한 냉각으로 생기는 안개

 

 

▲ 주요 도시의 3월 기후자료

 

복사무 예보법

예보를 내고자 하는 지역은 아래 다섯 가지 조건이 만족되어야 한다.
첫째, 이동성 고기압권에 들게 될 것이다.
둘째, 기압경도력이 작아 바람이 거의 불지 않겠다.
셋째, 근래에 강수현상으로 인해 지표면에 수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넷째, 풍부한 일사량에 의해 지면온도가 상승되어 있다.
다섯째, 구름이 끼지 않겠다.

일기도와 관측 자료를 참고해 위의 조건과 맞아떨어지고 발표된 익일 최저 기온과 15시에 관측된 노점온도(露店溫度)가 비슷한 값을 가지면 ‘내일 아침 안개’로 예보한다.

안개 예보의 이론적 근거는 두 가지다.
첫째, 노점온도는 수분요소가 포함된 값이므로 기온과 같이 쉽게 변하지 않고 지속성이 크다.
둘째, 노점온도와 기온이 같아지면 공기가 포화해 응결이 일어난다. 이처럼 관측 자료가 충분하면 안개는 예측이 가능하다.


/ 이춘식 전주기상대 예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