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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山] 2월의 산악기상

월간山 홈페이지(http://san.chosun.com)에서 인용한 기사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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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기상] 2월의 산악기상 - 영동지방에 큰 눈 자주 내리는 시기

 

2월의 절기로는 봄기운을 느낀다는 입춘(4일)과 눈이 아닌 봄비가 오기 시작한다는 우수(18일)가 들어 있다. 이 달에는 서해안보다 영동지방에서 눈이 많이 내리는 달이다.

 
영동지방에서 많은 눈이 내리는 메커니즘에 대해 살펴보자. 눈(雪)이나 비(雨)나 우박(雨雹) 등 모든 강수현상은 수분이 공급되지 않으면 형성되기 어렵다. 그러면 대기에 수분을 공급하는 진원지는 어디일까?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지표면에 위치한 호수나 강이나 바다가 될 것이다.
 
영동지방에서 많은 눈이 내리려면 어디에선가 수분이 공급되어야 하는데 바로 그 공급원이 동해다. 겨울동안 동해는 수온이 내륙에 위치한 영동지방보다 높다. 뿐만 아니라 고도가 높은 백두대간이 동서로 가로 놓여 있다. 따라서 동풍이 불 때 백두대간의 동쪽은 풍상측이 되어 대기의 수직상승작용을 일으키며 대기의 응결이 촉진된다.
 
또한 2월은 우리나라의 북서쪽에 위치한 시베리아에서 차고 건조한 대륙고기압이 만주 방면으로 확장한다. 이 때 이 공기가 원산만 부근까지 이동하면 그 공기는 동해상의 수분을 공급 받은 후 북동기류에 의해 백두대간으로 흘러든다. 이후 산맥을 만나 상공으로 올라갈 때 눈이 형성된다. 이 때 형성된 고압대는 지속성이 높아 영동지방에 오랜 기간 영향을 주게 되어 대설을 초래한다.
 
 
폭설은 대기 불안정에서 초래
 
산행하다 보면 산 정상 부근에 구름이 많이 떠 있음을 보게 된다. 힘들게 오른 정상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내려다보는 장엄한 구름바다도 멋있다. 산 밑에서는 산허리에 걸린 구름이었지만, 오르다 보면 눈앞을 분간할 수 없는 짙은 안개로 변했다가 순식간에 없어지는 등 구름은 천변만화한다. 하지만 구름이 만들어지는 원리는 간단하다. 단지 예측이 어려울 뿐이다.


▲ 영동고속도로에서 대설로 인한 교통장애가 일어난 모습. <사진=조선일보 DB>

 

구름관측은 대기변화의 예상에 중요한 단서가 되기에 구름의 형성원인을 간단히 서술해 둔다. 구름은 습윤한 공기가 상승하여 기압이 낮은 곳을 만나면 단열팽창을 하게 되어 냉각된다. 이때 수증기가 응결하여 다수의 미세한 물방울, 혹은 과냉각 상태의 수적(水滴)이 뭉쳐져 만들어진다.
 
상공의 기온이 낮은 경우에는 굴뚝에서 따뜻한 연기가 올라가는 모양과 같이 공기가 상승되므로 머리 부분이 둥글게 되는 적운계의 운형이 된다. 반면 상공에 기온이 높은 층, 즉 역전층(逆轉層)이 있으면 상승이 억제되기 때문에 옆으로 퍼지는 층운계통의 운형이 된다.
 
이와 같이 구름의 형태는 상공의 대기가 어떠한 층구조를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앞의 경우와 같이 상공의 기온이 낮은 경우 공기의 대류활동이 왕성해질 수 있으므로 불안정한 대기다. 후자와 같이 상공의 기온이 높은 경우 공기의 수직운동을 억제하므로 안정한 대기라고 한다.
 
산에서 특히 조심해야 될 악기상은 대기가 불안정한 층구조를 하고 있을 때 벌어진다. 습윤한 성질을 띤 바람이 산 밑에서 불어 올라와 짧은 시간 내에 발달하는 적운형의 구름은 국지적으로 많은 눈이나 비를 초래한다. 이런 현상은 지속시간이 짧은 것이 특징이다.
 
이런 상황에 닥치면 우선 당황하지 말고 안전한 장소를 찾아 잠시 대피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산행할 때는 틈틈이 구름을 관측하는 습관을 길러 국지적인 악기상을 피할 수 있는 지혜를 갖춘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스키어에게 유용한 눈(雪) 상식
 
스키를 타는 사람들로서는 눈의 질이 좋고 나쁨에 대하여 관심이 많다. 스키를 타기 쾌적한 눈은 건조한 가루눈(기온이 영하 20℃ 이하에서 내리는 끈기가 없고 습기가 적은 푸슬푸슬한 눈)과 가루눈(기온이 10℃ 내외에서 내리는 다소 끈기가 있고 국수가루와 같은 눈)이다.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도 눈의 질이 좋을 때는 쉽게 활주가 가능하다. 눈의 질이 좋을 때에는 회전해도 저항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온이 영하 5℃ 내외이면 눈은 손으로 쥐면 덩어리가 될 정도로 젖어 있고, 0℃ 정도에서는 넘어지면 옷이 젖을 정도다. 또한 습기가 많은 연한 눈은 기온이 내려가면 얼어붙어서 넘어지면 아프고 미끄러워 회전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눈의 질의 변화는 지금 눈이 내리고 있는가. 또는 멎었는가. 멎었다면 언제 또 내릴 것인가. 눈이 내린 후 기온이 어떻게 변화되었는가. 지형·바람·일사 등의 영향에 따라서 달라진다.

 

대관령 부근의 스키장을 찾는 스키어는 대관령 관측소의 기온값을 알아보고 결정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만약 기온이 영하 15℃ 정도이면 가루눈이기 때문에 컨디션이 대단히 좋을 것이다. 이런 날을 택하여 스키를 즐기면 좋다.

 

그러나 기온에 의해서만 눈의 질이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즉, 기온이 높고 날씨가 맑으면 햇볕이 잘 쬐는 곳과 그늘진 곳 사이에 일중의 기온차가 생긴다. 따라서 햇볕이 잘 쬐는 곳은 그늘진 곳보다 쉽게 습설상태로 변하게 된다.

 

그리고 풍상쪽과 풍하쪽은 적설량이 서로 다르며, 특히 산등성이 부근은 바람이 강하여 눈이 날리기 때문에 적설량이 적어 초심자들에게는 위험하다.

 

혹독한 추위로 인해 발생하는 피부조직의 국소적 동결과 그에 따르는 혈행장애를 동상(frostbite)이라 한다. 동상이 잘 생기는 부위는 손가락, 발가락, 귓바퀴, 코 등으로 조직량에 비해서 표면적이 넓은 몸의 돌출부다. 이런 부위는 혹한에 노출되면 심하게 냉각되어 순환 혈액량이 감소한다.

 

피의 양이 감소되면 더욱 냉각이 촉진되어 피부온도가 하강하면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는 저린 느낌으로 변해 동결이 시작되면 감각이 마비된다.

 

 

겨울철 야외생활의 복병 동상

 

장애의 정도는, 볼이나 코에 생긴 부분적인 작은 동상으로부터 손가락이나 손, 발 등이 광범위하게 탈락하는 중독의 단계까지 3단계로 구분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각 단계가 구분 없이 섞여 나타난다. 동상의 각 단계는 다음과 같다,

 

1도 동상 : 동결시간이 2~3초 정도이면 국소의 혈관운동 신경마비에 의해 몇 시간 지난 후 혈관이 확장되고 조직은 부어서 붉은 반점을 나타낸다.

 

2도 동상 : 동결시간이 오래되면 혈관으로부터 조직으로 스며든 침출액에 따르는 염증에 의해 수포가 형성된다.

 

3도 동상 : -15~20℃의 환경에서 심부조직이 동결되면 국소 조직이 괴사(인체의 일부분이 죽은 상태)되어 얼마 후 떨어져 나간다.

 

동상을 치료할 때에는 동상의 융해방법도 매우 중요하다. 동상부위를 단단하게 뭉친 눈으로 마찰하는 방법을 많이 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동상을 더 악화시킬 염려가 있다. 동상이 처음 생겨서 몇 분 정도면 심한 통증이 따르는데, 이러한 때 환부를 42℃ 정도의 뜨거운 물에 담그는 급속융해가 효과적이다.

 

그러나 동상이 1시간 이상 지났을 경우에는 천천히 녹이는 것이 피해를 가장 줄이는 방법이다. 심한 한랭장해 후에는 조직세포가 파괴될 뿐만 아니라 혈관이 처음에는 확장되어 있으나 혈관에 파괴된 적혈구가 쌓이게 된다. 동상의 경우에 이런 일이 일어나면 괴저(壞疽)가 발생하고 나아가 조직이 영구 탈락된다.

 

 

/ 이춘식 전주기상대 방재예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