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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제주올레

[2024-10-12] 제주올레 18-1코스(추자면사무소 → 신양항)

제주올레 18-1코스(추자면사무소 → 신양항)

 

[코스 지도]  사단법인 제주올레트레알 홈페이지의 '제주올레 코스별 지도(업데이트: 2024.05) 18-1코스' 편집

코스 지도 인용 시 원 출처(사단법인 제주올레트레일(https://www.jejuolle.org/trail#))을 표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코스 소개]  총 길이 : 11.4㎞,  소요 시간 : 4~5시간,  난이도 : 상

사람이 사는 네 개의 섬과 아무도 살지 않는 서른 여덟 개의 섬이 모여 있다. 바다에 떠 있는 첩첩산중, 겹겹이 보이는 섬의 봉우리들은 섬이 아니라 깊은 산중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묘한 감각을 느끼게 한다. 산봉우리들 아래 끝없이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다. 추자도는 발길을 이어갈 때마다, 눈길을 달리할 때마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새로운 풍광을 쏟아낸다. 상추자와 하추자의 봉우리들을 넘고 또 넘어 이어가는 길은 추자도의 숨은 풍광을 모두 들춰내 보여준다.

 

[코스 TIP]  상추자도항 인근 외에는 식당이 없으므로 인근 분식집에서 김밥 등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혹은 항구 부근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방법을 추천.

 

[탐방 일시]  2024.10.12(토) 09:30~14:43(5시간 13분 // 구간 : 4시간 28분 / 휴식 : 0시간 45분 / 접근∙이탈 : 0시간 0분)

[날       씨]  맑음

[탐방 인원]  김만기, 성봉현

[접       근]  후포 고여사 민박→추자면사무소 : 도보

[이       탈]  신양항→제주항(제주연안여객터미널) : 송림블루오션호

[구간 시간]  후포 고여사 민박추자면사무소(09:30) → 최영 장군 사당(09:41~09:44) → 봉골레산(10:08~10:12)

                  → 추자 처서각(10:37~10:39) → 추자도등대(10:58~11:08) → 추자교(11:38~11:42)

                  → 돈대산 산책로 입구(현위치 담수장, 12:04) → 140능선(12:33~12:36) → 돈대산 정상(12:48~12:54)

                  → 추자도 기지국(13:00~13:13) → '돈대산 입구' 정류장(13:21~13:25) → '예초리포구' 정류장(13:42)

                  → 도로 고갯마루(13:59) → 황경한의 묘(14:14~14:19) → 신양항(14:43~16:40) → 제주항(18:40)

[지       도]  1:50,000 추자(국토지리정보원 1:25,000  2013년 온맵 편집)

                  램블러(https://www.ramblr.com) 앱으로 기록한 18-1코스 트립 갈무리 사진

 

[구글 어스]

2024-10-12_제주올레 18-1코스(추자면사무소~신양항).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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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기록]

   시끄럽던 한밤의 소음도 잠들은 시간을 보내고 맞이한 추자도에서의 아침 공기가 상쾌하게 느껴진다. 민박집 사장님의 푸짐한 먹을거리로 채워진 식탁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오늘 제주도로 다시 돌아가는 길을 시작한다. 하룻밤 잘 묵고 잘 먹었다는 감사의 인사를 하고 후포고여사민박에서 나와 어제와 달리 큰길로 나서서 추자면사무소에 도착하니 해가 중천인 듯하다. 추자도 여행자 센터에 들어가 물품을 구입하려고 했지만 원하는 물품이 없어 그냥 나온다. 오늘 아내거 어디까지 동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가는데까지 가 보기로 하고 '추자도면사무소' 스탬프 간세에서 패스포트에 스탬프를 날인하고 신양항을 향해 18-1코스를 시작한다(09:30).

 

   추자도 올레길이 시작되는 이곳 추자항은 진도항(팽목항에서 진도항으로 2013년 개명되었다)에서 출항한 산타모니카호가 추자항을 경유하여 제주항에 도착한다. 반면 완도항에서 출항하는 송림블루오션호는 이곳 추자항이 아닌 하추자도 신양항을 경유하여 제주항에 입항하는 여객선이다. 제주올레트레일 홈페이지의 '커뮤니티 - 뉴스룸'에서 '추자올레'로 검색해 보면 추자도올레는 18-1코스로만 운영되다가 2022년 6월 4일 새로이 18-2코스를 개장하면서 2개 코스로 변경되었다는 글([2022-05-17]15주년을 맞은 제주올레에서 특별한 올레길을 선보입니다 / 2023-03-14 포스팅)을 볼 수가 있다.

 

   추자도/추자도 올레에 대해 제주올레 가이드북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추자도는 상추자도, 하추자도, 횡간도, 추포도 등 사람이 사는 4개의 섬과 38개의 무인도가 모여 있는 군도이다. 바다에 떠 있는 첩첩산중. 겹겹이 보이는 섬의 봉우리들은 섬이 아니라 깊은 산중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묘한 감각을 느끼게 한다. 추자도는 1271년(고려 원종 13)까지 후풍도(候風島)라고 불렀으며, 제주로 갈 때 거센 바람을 피하던 섬이었다. 예전에는 전라남도에 속해 있다가 제주의 일원이 된 지 100년이 되었다. 그래서 돌과 나무도 제주와 다르고 풍광과 문화도 제주 본섬과는 자못 다른 느낌을 준다.

   추자도 올레는 추자도의 가장 큰 두 섬, 상추자도와 하추자도를 지난다. 추자도는 모든 갯바위가 낚시 포인트라고 할 정도로 바다 낚시의 천국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제주올레가 길을 열기 전에는 낚시꾼 외에 일반 여행자들의 발길은 그리 많지 않은 곳이었다. 제주올레가 18-1코스를 개척하면서 사람들은 그동안 숨어 있던 추자도 자연의 변화무쌍한 아름다움을 다시 보게 되었다. 추자도 올레를 속속들이 만족스럽게 여행하고 싶다면 1박 2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여성 혼자보다는 동행을 구해 여행하는 것을 권한다.

 

   추자면사무소 옆으로 돌아 추자파출소를 지나서 만나는 오른쪽 길로 올라가면 추자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들어선다(09:32). 갑자기 뜬금없이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이어진 올레길은 다행히 오늘이 토요일이라 수업이 없어서 조용하고 한가한 운동장 축대를 따라 지날 수가 있다. 그런데 토요일 또는 공휴일이 아닌 날에는 어떤 상황일지 모르겠지만 조금 난감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추자초등학교 운동장을 벗어나 올라가는 시멘트 포장길은 최영 장군 사당으로 이어진다(09:41).

 

   공민왕 21년(1372년)에 목호(牧胡, 13세기 원(元)이 제주도에 설치한 목장의 관리를 위해 파견된 몽골인(胡))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이에 공민왕 23년(1374년) 7월에 '목호의 난'을 진압하기 위해 최영 장군이 제주도로 가다가 심한 풍랑을 만나 추자도에 머물게 되었다. 바람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며 점산곶에 머무는 동안 최영 장군은 추자도 사람들에게 어망을 만들어 고기 잡는 법을 알려 주었다. 이것이 추자도 주민들의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이후 추자도 주민들은 최영 장군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려고 사당을 지었다. 해마다 추자면 대서리 어촌계에서는 풍어를 기원하며 '최영 장군 사당제'를 지내고 있다.

 

   崔瑩大將神祠(최영대장신사) 현판이 붙어 있는 사당 내부의 문이 잠겨 있어 영정은 보질 못하고 다시 나와 올레길을 따른다(09:44). 동백꽃이 지고 난 다음에 열리는 동백 열매가 벌어지면서 그 안의 까만 씨앗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동백나무들을 지난다. 한적한 숲길을 걷나 싶었는데 나무숲이 끝나면서 바다가 보이는 도로에 나서니 쌍용사가 왼쪽으로 있다(09:47). 시멘트 임도를 따라 올라가면 왼쪽에 헬기장이 있는데 그 너머로 추자도등대와 나바론하늘길 능선 그리고 앞쪽의 봉골레산 정자가 빼꼼하게 보인다(09:57). 다시 조금만 더 올라가 만나는 삼거리에는 '현위치 봉글레산 입구' 이정목과 추자도올레길 방향으로 '봉굴레산 500m'라 표기된 이정표가 있다(10:00). 그런데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된 지형도(추자)를 보면 이정표상 봉굴레산은 해발 고도 60능선상의 무명봉이고 이곳 삼거리에서 지근거리에 있는 85.5봉이 봉굴레산이라고 되어 있다.

 

   시멘트 임도가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올라섰다가 내려가는데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상 봉굴레산인 85.5봉 지점인 듯하다(10:02). 나바론하늘길 능선을 보면서 내려가다가 다시 살며시 올라가면 추자도 전망대와 팔각정이 나오고 조금만 더 가면 넓은 암반 위에 '봉골레산'이라 음각된 정상석이 있는데 이정표가 가리키던 봉굴레산이다(10:08). 앞쪽으로 보이는 추자도등대가 121.3봉을 지나 하추자도로 추자도올레길이 이어지는 것을 눈으로 살펴보고 추자항으로 내려간다(10:12).

 

   천연 매트가 깔린 길로 시작해서 완만한 내리막의 데크 계단으로 이어지는 하산길은 저 멀리 하추자도의 추석산을 보면서 내려간다(탐방 당시에는 저 산이 추석산이고 그 뒤편 중턱의 도로를 걸어야 한다는 것을 모르고 마냥 내려가기만 했다). 데크 계단이 끝나면서 다시 천연 매트로 덮인 길을 내려가는데 시야를 가로막던 나무들이 사라지면서 이제는 추석산과 그 왼쪽의 65봉도 한눈에 들어온다. 추자체육관과 추자면종합복지회관을 지나온 도로에 내려서니 '봉굴레(봉두)산 산책로 안내'판 역시 60능선상의 무명봉을 봉굴레산이라 표기하고 있다(10:15).

 

   후포해변 방향으로 내려가다 만나는 삼거리의 전주에 붙어 있는 플레이트에는 18-1코스는 추자처사각으로, '나바론 절벽길'은 선택 구간으로 표기했다(10:19). 선택 구간인 나바론 절벽길은 거리 1.72km, 소요 시간 40분이며 난이도는 최상이라고 한다. 두 길은 큰산(142m)과 추자도등대가 있는△121.3봉 사이의 안부에서 만나는데 이 안부를 제주올레는 '절기미 절골 절벽'이라 표현하고 있다. 내 맘 같아서는 나바론 절벽길로 가고 싶지만 아내가 있어 원 18-1구간길을 따라 순효각으로 가기 위해 미련없이 왼쪽 추자성당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추자성당을 보면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골목길을 빠져나가 순효각(純孝閣)에 도착한다(10:25).

 

   직진하는 마을 골목길를 걸어가다가 '추자 처서각' 방향 표지판이 가리키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는데 살짝 경사진 오르막길이 시작된다(10:28). 직진하다가 오른쪽으로 또 한 번 더 방향을 바꾸어 위편에 보이는 추자 처서각으로 올라가는 길 역시 경사진 오르막이지만 그리 험한 길이 아니다. 민가 가옥이 끝나면 대나무숲이 반겨주는 삼거리에 이르는데 이곳에서 추자도 올레길은 왼쪽길이지만 오른쪽의 추자 처서각으로 올라간다(10:37). 처서각은 처사 박인택을 추모하기 위해 후손들이 건립한 사당이다. 박인택은 추자도에 사는 태인 박씨의 입도 선조로 조선 중기에 추자도로 유배 와서 마을 사람들에게 불교 교리를 가르치고 병을 치료해 주며 살았다고 한다. 이곳 역시 사당 문이 닫혀 있어 안을 볼 수가 없지만 추자항과 그 앞의 여러 섬들이 시원스럽게 조망된다. 짧은 시간의 조망을 끝내고 다시 추자도등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10:39).

 

   처서각 갈림길로 내려와 오른쪽 대나무숲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계단이 시작되는데 순효각에서 추자 처서각으로 올라왔던 길보다 조금 더 경사진 길이다. 햇볕이 가려진 그늘길은 흙길이라 조금 미끄러운 곳도 있지만 쉬엄쉬엄 올라가다 보니 오른쪽 나바론 절벽길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능선에 올라서는데 제주올레 가이드북에는 이곳을 '절기미 절골 정상'이라고 하는데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다(10:50). 막힘없이 트인 바다를 보면서 잠깐 숨 한 번 고르고 추자도등대를 향해 다시 움직인다. 오르막을 올라왔다고 고개를 숙여주는 듯한 산길은 등대가 가까워짐에 따라 다시 살짝 각을 세우면서 올라가지만 그리 먼 길이 아니다. 오르막길은 짧게 끝나면서 추자도항로표지관리소 건물을 만나고 가장자리를 따라 돌아서 계단을 올라가면 의자가 있는 쉼터(?)이다(10:58).

 

   바람을 쐬면서 큰산(142m)과 추자면사무소에서 봉굴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살펴본다. 그리고 반대편으로 이동해서 추자교와 하추자도 쪽의 산줄기도 눈대중으로 훑어보고 하산을 시작한다(11:08). 다시 나무 계단을 내려가다가 오른쪽 보도블럭이 깔린 길로 유턴하듯이 방향을 바꾸어 추자도항로표지관리소 건물 끝에서 왼쪽 산길로 내려간다. 등대로 올라올 때보다 약간 더 경사진 내리막길이라 천천히 내려가 80.7봉 오르기 전의 안부에 있는 '바랑케길 쉼터' 정자에 도착한다(11:19). 쉼터에서 짧은 오르막길을 올라가다가 잠시 멈추어서서 방금 내려온 추자도등대를 한 번 더 보고 80.5봉에 올라서니 전망대가 있는데 추자전망대다(11:24). 하추자도 쪽 전망을 보면서 데크 산책로를 따라 내려가면 해안가의 육각정과 함께 '추자도 올레길 해안데크 산책로' 안내도가 있다(11:34). 이제 바로 앞에 있는 추자교로 올라가니 추자올레 인도교 공사를 시작하려는지 현수막이 걸려 있다(11:38). 공사 기간은 2024년 10월 1일부터 2025년 1월 14일까지라고 하는 것을 보아 지금은 공사 준비 단계인 듯하다.

 

   짧은 휴식을 끝내고 추자교를 건너가는데 오늘도 추자도 참굴비 대축제의 오색 깃발은 여전히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11:42). 추자교 한쪽에 설치된 보행자 통로는 한 사람만 지날 수 있을 정도로 좁아 걷기에 불편하다. 그나마 추자교를 오가는 차량이 드문드문 다니기에 망정이지 그럴 일도 없겠지만 통행량이 어느 정도 된다면 보행자 안전에 조심해야 한다. 우리보다 앞서가는 팀들을 따라 보행자 통로와 차도를 번갈아 오르내리며 추자교를 건너 삼거리에서 왼쪽 예초리 방향인 오지박길로 방향을 바꾼다(11:45).

 

   지금은 추자정수장 해수담수화시설 개량 및 증설사업 관련 공사 시설물이 차지한 쉼터의 참굴비상 맞은편 산길로 올라간다. 18-2코스에서 지났던 100.7봉 방향으로 올라가는가 생각했지만 오지박길과 나란히 100.7봉의 산자락으로 걸어가다가 다시 오지박길로 내려선다(11:59). 이곳까지 오는 동안 차도에 별도로 인도가 없어 아마도 이렇게 진행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인도가 따로 없는 차도를 따라 내려가면 추자정수장이 나오고 다시 조금 올라가다가 돈대산 산책로 입구의 안내도를 만난다(12:04). 안내도에는 현위치 담수장이라 하며 돈대산 정상을 지나 예초삼거리까지 산책로 총연장 2km라 한다.

 

   오른쪽 산책로로 올라가면 '현지지점 5.0km / 총길이 11.4km' 플레이트가 걸려 있는 곳을 지난다(12:05). 추자정수장을 내려다보면서 완만하게 올라가는 산책로는 정수장 측에서 설치한 듯한 펜스 철망을 만난다. 그리고 잠시 후 시멘트 덮개로 덮인 배수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가다가 다시 왼쪽 산책로로 방향을 바꾸는데 나무들이 우거진 숲길이다. 숲길은 대나무밭에 이어 억새밭을 지나면 삼거리 갈림길에 이르는데 '18-1코스 추자올레 안내도'가 있다(12:17). 이 안내도는 2022년 6월 4일 18-2코스가 개장이 되면서 추자도올레가 두 개의 코스로 분리되기 이전에 세워진 것으로 '현위치 묵리고갯마루'라 표기되어 있다. 오른쪽 길은 '묵리마을 안길' 방향이고 새로 바뀐 18-1코스는 완쪽 '돈대산 길' 방향으로 이어진다.

 

   풀밭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면서 제3수원지와 100.7봉의 시설물이 그리고 그 오른쪽으로는 추자도등대도 보인다. 어제 18-2코스를 걸으면서 100.7봉을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너머로 18-1코스가 이어진다는 것을 몰랐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니 보다. 잠시 후 왼쪽에 나일론 줄이 묶여 있는 나무 계단길을 만나는데 올레패스 앱의 코스 따라걷기로 확인해 보니 시작점으로부터 5.7km를 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18-1코스가 11.4km이니까 이곳이 절반 지점인 것이다.

 

   짧은 나무 계단길이 끝나고 상추자도 방향으로 조망이 시원스레 트이는 곳을 만나는데 '국가지점번호 나다 9050 5152' 표지판이 있다(12:29). 추자면사무소가 있는 추자항에서 이곳까지 온 길을 대충 훑어보고 올라가는 길은 지금까지와 달리 약간 경사진 오르막길이다. 바윗길로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140능선상으로 출입문을 제외한 5면의 절반을 돌로 쌓은 하늘색의 시설물이 있는데 산불감시초소이지 싶다(12:33). 이곳 역시 상추자도 쪽으로 조망이 시원스러워 천천히 둘러보면서 땀도 식힌 후 다시 움직인다(12:36).

 

   완만해진 산길은 '국가지점번호 나다 9067 5143' 표지판을 지나고 억새밭도 만난다. 더불어 기복이 별로 없는 돈대산 산책로 산길에서 이름모르는 야생화들과도 눈맞춤하면서 걷는다. 설렁설렁 가다 보니 어제 신양항에서 출발하여 올랐던 석두청산 쉼터 가는 길을 지나 대왕산에 이르는 산줄기가 안눈에 들어오는가 싶었는데 현무암 판석으로 길을 다듬은 돈대산 정상에 이른다(12:48). 팔각정인 돈대정 앞에 중간 스탬프인 '돈대산 정상' 스탬프 간세가 있다. 추자도에서 제일 높은 이곳 돈대산은 삼각점 대신 수로국의 수로측량점표 원형 동판이 매설되어 있고 '돈대산 정상 해발 164m'라 새겨진 정상석도 보인다.

 

   예초리를 향해 내려가는 길목에는 돈대정보다 작은 팔각정 그리고 그 옆에 전망 데크가 있지만 그냥 내려간다(12:54). 가로등이 세워지고 천연 매트가 깔린 내리막길은 두 갈래로 분기되는 갈림길을 만나지만 두 길은 이내 다시 합류되어 내려간다. 그런데 이런 산길에 뜬금없이 박힌 볼라드 두 개가 나오는데 무슨 연유로 설치가 되었는지 모르겠다(12:57). 내리막길이 완만해지는가 싶더니 여러 개의 안테나가 설치된 철탑이 있는 추자도 기지국에 도착한다(13:00).

 

   천연 매트 대신 시멘트로 포장된 산책로로 잠시 내려가 기지국 축대 옆 그늘진 곳에서 간식을 먹고 일어나 다시 움직인다(13:13). 예초리를 향해 내려가는 길을 따라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을 지나 이삼 분 정도 더 내려가니 '돈대산 입구' 버스 정류장인데 상추자도에서 출발한 마을버스가 정차해서 승객들을 내려주고 있는 중이다(13:21). 지금 우리가 내려온 길을 '돈대산 해맞이 길'이라 하고 왼쪽으로는 예초리 방향이라는 이정표도 있다. 오늘도 열심히 걸어온 아내의 몸 상태는 여기까지가 적당한 것인지 오른쪽 고갯마루를 넘어 신양항으로 바로 가겠다고 한다. 추자면사무소에서 서너 개의 산을 넘어 이곳까지 7km를 넘게 걸었으니 그럴만도 하겠다 생각이 들어 신양항으로 보내고 다시 나만 혼자서 남은 길을 걷는다.

 

   차도를 따라 고갯마루로 올라가는 아내를 보고서 나는 추석산 옆구리로 돌아가는 남은 길을 걷기 위해 아래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13:25). 내려가는 싶었는데 오른쪽으로 '추석산 소원길' 안내문이 보이고 그 옆 돌계단으로 올라가라고 이정표가 알려준다(13:26). 추석산(155.7m)은 예초리와 신양리 경계 지역에 있는데 옛날 망르 주민들이 추석날에 명절 음식을 싸들고 산에 올라 보름달을 보면서 소원을 빌었다고 하여 추석산이라 불리고 있다고 한다. 돌계단을 올라서서 상추자도의 추자항과 부속 도서들을 보면서 조금만 걸어가면 '추석산 일제 진지동굴' 안내문이 서 있는 곳의 갈림길을 만난다(13:28). 여기서 추석산 소원길은 오른쪽의 추석산 정상을 넘어 황경한의 묘 인근으로 넘어가고 올레길은 예초리 방향으로 그냥 직진한다.

 

   풀밭길은 이내 다시 추석산 입구에서 헤어졌던 1114번 추자로 차도로 내려서는데 돌계단 옆에 '추억이 담긴 학교 가는 샛길 →300m' 팻말도 보인다(13:32). 차도를 따라 내려가면서 '엄바위장승(억발장사)' 안내문을 지나면 아래편에 예초리포구와 예초항 방파제가 보인다. 방파제를 향해 도로로 계속 걸어가다 보면 예초리포구에 이르는데 상추자도 대서리에서 출발한 마을버스가 회차하는 '예초리' 정류장이 있다(13:42). 예초리포구 방파제 앞의 커다란 표석에는 '풀도 예의를 갖추는 마을, 예초리(禮草里)'라 새겨진 대리석이 붙어 있는데 예초리는 추자어민항일운동 1차 발상지라고 새겨져 있다.

 

   '사와다 그물망 사건'으로 알려진 추자도 어민 항일운동에 대해 나무위키(https://namu.wiki/w/사와다 그물망 사건)에는 다음과 같이 기술되어 있다.

 

   경술국치 후 일본 제국의 비호를 받는 어업조합이 각종 횡포를 저지르고 어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였기 때문에 1926년 하추자도 주민 700여명이 집단 봉기에 나서는 등 추자도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되었다.

   그러다 추자도에 정착한 사와다(澤田)라는 일본인이 추자도 어민들의 주 어장터인 추자내수면 어장에 유자망어선을 이용해 마구잡이로 어족을 남획하였고 심지어 추자도민들의 멸치잡이나 삼치 채낚기 조업도 할 수 없도록 했다

   결국 상추자도 영세어민들과 남녀노소 100여명이 일본인 소유의 어선과 어망들을 육지로 인양하는 등 일본인들에게 맞섰다.

   이 사건을 주도한 박병석과 김봉수는 징역 7개월을 선고받고 광주형무소에 수감되었고 11명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후 일본 제국은 추자도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내수면에서 유자망어업행위를 잠깐 금지시켰다가 일본 어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부활시켰다.

   이 사건은 일본 제국의 언론통제로 인해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채 추자도 주민들의 구전에 의해 전해지다가 1977년 추자도 유지 추도엽이 정리한 '추자도명'에 의해 기록되었고 1996년 제주도는 이 사건을 일제에 항거한 어민항쟁으로 기록하였다.

 

   예초리포구의 방파제를 따라 예초리 마을하수 처리시설을 지나 조금만 더 가면 시멘트 포장로가 끝나면서 해안 산책로로 길이 이어지는데 예초리 기정길이 시작되는 곳이다(13:49). 안전 난간줄이 설치된 예초리 기정길은 삼각점이 매설된 63봉의 산자락을 따라 바닷가 풍광을 보면서 걷는 길이다. 해안가 산책로라 그런지 한 사람 정도만 지날 수 있는 좁은 산길이지만 풍광이 아름다워 보는 눈이 즐겁다.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모를 사람들 여러 명이 예초리포구를 향해 지나가고 왼쪽으로 돌출된 저 능선 사면길로 진행하겠구나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리 갈림길을 만나 예초리 기정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직진하여 시멘트 포장로 고갯마루 안부에 올라선다(13:59).

 

   왼쪽은 신대산 전망대로 가는 길이다(추자도 올레길을 걸을 때에는 몰랐었다). 고갯마루에서 볼 때 신대해변을 따라 추석산의 산자락으로 길이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바닷가로 흘러내리는 추석산의 5,6부 정도의 능선으로 올레길이 이어진다. 보기와는 달리 제법 내려가는 길은 몽돌해변인 신대해변이 지척인 곳에 사각정자 쉼터를 지나 올라서면 삼거리가 나온다(14:04). 왼쪽의 '황경한 묘 가는 길' 이정표에는 600m 남았다고 한다. 다소 경사진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가는데 어디서 넘어오는지 여러 대의 차량이 나와 반대로 내려간다. 차량 추락 방지용 가드레일이 시작되고 경사진 오르막길을 가다가 뒤돌아보니 50능선 구릉인 신대산전망대 너머 작은 섬들 뒤로 크고 길다란 섬이 보이는데 전라남도 완도군에 속한 보길도이다. '황경한의 눈물'이라 부르는 안내문 옆에 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가 있는 곳을 지나면 '모정의 쉼터' 팔각정 그리고 황경한 묘에 도착한다(14;14).

 

   추석산 산등성이에 자리잡은 황경한의 묘는 김수환 추기경이 다녀가기도 한 곳으로 천주교 성지순례 111코스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갯바위에서 울던 두 살 아기였던 황경한의 묘역은 제주 천주교 전래 1백주년 기념으로 조성된 공원이다. 공원을 천천히 둘러보고서 십자가상이 있는 오름길 왼쪽의 난간이 개방된 곳으로 다시 산길을 이어간다(14:19). 하지만 산길이라기 보다는 이곳으로 올라왔던 포장로인 차도를 보면서 나란히 가다가 '황경한 묘 가는 길 230m' 표지판이 서 있는 곳으로 내려선다(14:22). 시멘트 포장로가 끝나는 곳으로 추석산 정상을 넘어온 추석산 소원길과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시멘트 포장로를 따라 신양항으로 내려간다(14:24). 일이 분 정도 걸어가면 올레길은 포장로에서 왼쪽 9시 방향의 나무 계단길로 내려가는데 경사가 제법 급하다(14:26). 조심조심 내려가다 보면 다시 완만하게 누그러지면서 천연 매트가 깔린 산길로 바뀌어 모진이몽돌해변을 향해 길이 이어진다. 검게 보이는 몽돌해변을 향하는 듯한 길이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사각정이 보이는 고갯마루로 올라서는데 '돈대산 입구' 버스 정류장에서 넘어오는 도로와 만나는 모진이삼거리이다(14:36). '모진이해수욕장' 버스 정류장을 지나 살짝 올라가는 차도를 넘어가면 카페 'YOU STAY CHUJA'를 지나 신양항에 도착한다(14:43). 이제 신양항의 '신양항' 스탬프 간세에서 제주올레 패스포트에 스탬프를 날인함으로써 이틀간 아내와 함께 한 추자도 올레를 마친다. 아내는 몸 상태가 안 좋아 끝까지 걷지를 못했지만 일부라도 같이 걸을 수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돈대산 입구 버스 정류장에서 추자로를 따라 넘어와 먼저 도착한 아내는 카페 'YOU STAY CHUJA'에 있다고 한다. 신양항이 바로 보이는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시며 쉬고 있으려니 제주항으로 가는 송림블루오션호에 승선하려는 사람들이 한 사람 한 사람씩 들어오기 시작한다. 카페 창틀에 올려진 선인장과 다육이 화분 너머로 보이는 수덕도의 모습이 아름답다. 또한 석양 무렵의 수덕도 뒤 수평선에 내려앉은 구름을 촬영한 사진 액자는 구름이 아니라 마치 산처럼 보인다. 마냥 쉬고 싶은 카페에서 조금 일찍 나와 북적거리는 신양항여객선대합실에서 예약한 승선권을 발급받는다. 그리고 신양항에 도착한 송림블루오션호를 타고 추자도에서 제주도로 정시 출항하니 추자도에 또 와 보고 싶다는 여운이 남는다.

 

 

[교통 정보]  ※ 운행시간이 수시로 변경될 수 있으므로 운송 수단별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재확인을 요함

신양항(하추자도) → 제주항 : 송림블루오션호(㈜송림해운  ☎ 064-758-8889) -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예약

   [2시간 정도 소요]  16:40

   ㈜송림해운 홈페이지(http://slferry.co.kr)의 '운항안내 → 운항일정' 참조

 

제주연안여객터미널 → 메종글래드제주 : 465번 제주지선버스 운행시간(㈜삼화여객  ☎ 064-753-1621)

   [40~45분 정도 소요]  06:20  07:36  08:16 … 18:16  18:56  19:36  20:25  21:20  22:17

   제주버스정보시스템 홈페이지(http://bus.jeju.go.kr)에서 '버스정보검색 → 노선검색' 참조

 

상추자도 대서 → 하추자도 예초 : 마을버스 운행 시간(추자교통  ☎ 064-742-3595 / 010-4696-3595)

   [25분 소요] 07:00(토,일,공휴일 운행 안함)  08:00  09:00  09:00  10:00  11:00  12:00 … 17:00  18:00  21:00

                     '상추자도 대서'에서 '하추자도 예초'로 운행하는 시간은 매시 30분이다.

                     (07:30(토,일,공휴일 운행 안함)  08:30 … 18:30  21:00)

   추자면사무소 홈페이지(https://www.jejusi.go.kr/town/chuja.do)의 '우리마을 안내 → 교통안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