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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21-05-30] 사패산~도봉산 : 때 이른 무더위에 몸이 지치다

사패산~도봉산 : 때 이른 무더위에 몸이 지치다

[산행 일시] 2021. 05. 30(일) 09:45~17:15(7시간 30분 // 산행시간 : 5시간 19분 / 휴식시간 : 2시간 11분)

[날       씨] 맑음

[산행 인원] 조한근, 성봉현

[접       근] 신내동 → 봉화산역/봉화산역 → 회룡역 : 시내버스/지하철(환승)

[이       탈] 도봉산역 → 석계역/석계역 → 신내역 : 지하철

[산행 시간] 회룡역(3번 출구, 09:45) → 호암사 입구(10:17) → 호암사(10:33~10:36) → 성불사 갈림길(10:57)

                 → 범골능선 삼거리(11:19~11:25) → 사패산(11:38~12:50) → 범골능선 삼거리(13:02)

                 → 포대산불감시초소(14:08) → 포대 정상(14:54~15:00) → 신선대(15:23) → 뜀바위 안부(15:30~15:40)

                 → 마당바위(16:12) → 천축사(16:25~16:35) → 도봉탐방지원센터(17:15)

[산행 지도] 1:50,000 서울∙성동(국토지리정보원 1:25,000 2013년 온맵 편집)

 

[구글 어스]

2021-05-30_사패산~도봉산.gpx
0.56MB

 

[산행 기록]

아침부터 몸으로 전해지는 더위가 오늘은 아무래도 고생해야 할 것이라고 하는지 무덥기만 하다.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여 회룡역에 도착하니 약속시간이 이십여 분 정도 남았는데 개찰구를 빠져나가 3번 출구로 내려가니 한근이 벌써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불수사도북의 예상 소요 시간 등 사전 탐사를 위한 두 번째 산행으로 사패산을 거쳐 도봉산을 지나 우이동으로 하산하기 위해 회룡역 3번 출구에서 출발한다(09:45). 영업 전인 상가들을 보면서 사패산 방향을 향해 직진하다가 만나는 사거리에서 우측편 미도아파트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을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 회룡매표소 방향으로 좌회전하게 되어 십여 분 정도 늦은 시간에 범골 입구에 도착한다(10:17).

 

작년 7월 북한산 둘레길 3구간을 걸었을 때에도 이곳에서 헛걸음을 하였었는데 오늘도 그때처럼 헛걸음하면서 땀만 빼고 도착한 범골 입구는 짙은 녹음으로 그늘져 있지만 제법 경사진 오르막길 생각에 벌써부터 힘이 부치는 듯하다. 인기척이 없는 범골공원지킴터를 지나 호암사로 올라가는 도로의 열기로 이마에 송골송골 맺히는 땀을 훔쳐내기를 여러 번, 드디어 가쁜 숨을 진정하라는 듯 호암사가 반겨준다(10:33). 호암사 안내문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속리산 법주사의 말사로 소속되어 있다'라고 적혀 있다. 한근이 호암사 경내를 둘러보는 동안 나는 극락전 앞마당에서 땀을 식히면서 기다렸다가 범골 입구에서 올라왔던 길목으로 되돌아가 사패산까지 2.2km 남았다고 알려주는 이정표의 방향대로 산길을 올라간다(10:36).

 

우측편 바위들이 만든 백인굴을 지나 의정부 시청 방향으로 분기되는 삼거리에 이르니 '현 위치번호 : 원도봉 39-03, 해발 261m' 위치 표지목과 이정표[←(사패산 2.0km/…) ↓(…/호암사 0.2km) →의정부 시청 1.3km]가 보인다(10:43). 여러 번 걸었던 산길이지만 올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것이 정상인지 아니면 망각되어 가는 세월일까 생각하면서 걸어간다. 이런저런 잡념으로 걷는 발걸음은 의정부 방향으로 시원스레 트이는 조망처인 너럭바위를 만나고(10:50) 조금 더 올라가 우측 성불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에 도착한다(10:57). 이정표에 표기된 '성불사 0.6km' 글귀가 무언가 어렴풋한 기억을 떠오르게 하려 하는데 그게 무언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떠오르질 않는 기억을 접고 1.55km 남은 사패산을 향해 걸어가는 발걸음에 다시금 집중한다.

 

경사도가 누그러진 산길은 범골능선 삼거리로 이어지는데 한가로운 것을 보니 예전보다는 등산객들이 줄었나 보다(11:19).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코로나19가 원인일 것이다. 한근이 준비해 온 냉커피 한잔을 마시는 동안 땀도 식었으니 지척에 있는 사패산 정상을 향해 다시 움직인다(11:25). 슬며시 올라섰다가 안부로 떨어지는 산길은 다시 올라가는데 바윗길을 지나 너럭바위 조망처인 사패산 정상에서 끝난다(11:38). 전에 못 보았던 정상석을 곁에 두고 인증사진을 촬영하려는 사람들로 정상석 촬영은 포기하고 사통팔달 시원스런 조망을 즐긴 후 점심을 먹기 위해 우측 울대고개 방향으로 조금 움직이니 지형도에 표기되지 않은 삼각점[성동 402]이 뜬금없이 보인다(성동402 번호의 삼각점을 국토정보플랫폼에서 검색해 보면 의정부시 사패터널 상단 인근의 130.7m 산등성이에 있다고 한다). 삼각점을 디카에 담고 이동통신 기지국 주변의 빈 자리를 찾아보지만 이미 선답자들이 선점하여 약간 경사졌지만 우리 두 명이 잠시 쉬었다 가기에 무리가 없는 곳에 앉았다 일어나니 어느새 한 시간을 훌쩍 넘겨버렸다. 한낮의 뜨거운 열기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머물렀던 자리를 정리하고 범골능선 삼거리로 다시 되돌아간다(12:50).

 

식곤증의 후유증일까, 느긋해지는 발걸음으로 다시 도착한 범골능선 삼거리에서 포대능선 방향으로 계속 직진한다(13:02). 이정표가 자운봉까지 2.9km 남았다고 알려주는 녹음으로 그늘진 산길에 초여름의 열기는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한걸음 한걸음 걸을 때마다 솟아나는 땀방울을 훔치면서 걷다 보니 '현 위치번호 : 원도봉 41-05' 위치표지목을 만나고(13:09) 걸어가는 발걸음을 잠시 멈추어 서서 뒤돌아보면 아직도 사패산이 손에 잡힐 듯한 거리이다. 기복이 그다지 크지 않은 능선이지만 한낮의 무더위에 지쳐 그늘진 곳에서 쉬어 간다(13:32~13:47).

 

숨 고르기를 하면서 쉴 만큼 쉬었으니 다시 움직인다. 우리는 올라가는 반면 범골능선 삼거리 방향으로 내려오는 산객들과 조우하면서 걷다 보니 바위 구릉에 자리 잡은 산불감시초소가 나오는데 그 뒤편으로 포대정상과 자운봉을 비롯하여 도봉산의 전역이 한눈에 들어온다(14:08). 사방으로 막힘없이 트이는 조망처인 포대산불감시초소, 이곳에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이유를 알게 하는 곳이다. 짧은 시간 동안 살펴본 산줄기를 지우고 포대정상을 향해 멈춘 발걸음을 연결한다.

 

불암산에서 수락산을 지나 중랑천을 건넌 산줄기는 사패산으로 올라선 다음 다시 도봉산 자운봉을 거쳐 북한산으로 이어진다. 불수사도북 또는 강북오산으로 불리는 산줄기, 오랜만에 다시 걷기 위해 사전 소요 시간 등을 확인하려 산행하는 중이다. 부쩍 늦어진 시간은 그때와 달라진 체력을 인정하라 하지만 마음과 달리 몸은 따라주질 못하나 보다. 그래도 마음만은 청춘이라 생각하면서 걷다가 만난 등산로 안내도에는 포대산불감시초소가 0.1km 남았다고 한다. 산불감시초소에서 직진으로 넘어가지 않고 되돌아 내려섰더니 그런가 보다. 녹음의 산길을 벗어나 올라선 바윗길에서 방금 지나온 포대산불감시초소를 뒤돌아보고 포대정상을 향해 계속 진행한다. 하지만 무더운 날씨에 지친 체력 때문에 그늘 속에서 쉬었다가(14:28~14:35) 낯설게 느껴지는 계단길을 올라 포대정상에 이른다(14:54). 한근의 군부대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포대정상의 벙커, 현재로 소환된 사십여 년 전의 시간 여행을 마치고 Y계곡을 향해 올라왔던 계단을 따라 내려간다(15:00).

 

예전에는 주말이면 등산객들로 북적거리던 Y계곡에 도착했건만 저만치 거의 다 올라간 산꾼 말고는 아무도 없으니 오히려 우리가 잘못 왔나 싶을 정도로 스산한 바윗길을 안전 보조 시설물을 적당히 이용하면서 오른다. 여유롭게 올라선 바위능선에서 자운봉과 신선대가 눈앞에 보이지만 그냥 지나치기로 하여 바로 우사면으로 내려간다(15:23). 살짝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가야 하는 산길은 신선대에서 뜀바위로 이어지는 바위 능선에서 내려오는 길과 다시 만나고(15:27) 잠시 후 엃히고 설킨 대나무가 가로막은 능선을 우회하여 안부에 도착한다(15:30). 이곳에서 천축사 방향으로 내려갈 것인지 아니면 한 시간 정도 더 소요되는 우이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인지 머뭇거리다가 닐도 무덥고 하니까 그냥 짧은 거리인 천축사로 해서 도봉동으로 내려가는 발걸음을 옮긴다(15:40).

 

암산인 도봉산이라 그런지 내려가는 길 역시 거칠기만 하지만 어느 정도 내려가다가 만난 계곡에서 발길이 멈춘다(15:50). 시원한 물로 얼굴의 땀을 씻고 나니 바닥까지 떨어지던 체력이 다시금 회복되는 듯하다. 그렇게 십여 분을 쉬었다가 도봉동을 향한 하산길을 이어간다(16:02). 포대능선을 걸을 때와 달리 여러 사람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내려가는 산길에 마당바위를 지나고(16:12) 계속해서 고도를 급하게 내려가다 보니 어느새 천축사 입구에 이른다(16:25). 좌측으로 살짝 올라서면 만나는 천축사 대웅전과 뒤편으로 보이는 선인봉이 만드는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느껴진다. 조용한 천축사 경내를 둘러본 후 내려가야 할 길이 있기에 천축사를 뒤로하고 내려간다(16:35).

 

도봉산을 올랐던 탐방객들이 하산을 하는 것인지 많아진 산꾼들과 함께 다소 경사진 내리막길을 내려가 도봉대피소를 지나고 이제 완만해진 계곡 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길은 급할 것이 없으니 발걸음이 느려진다. 하루종일 같이 걸었는데도 무슨 할 말이 이렇게 많은 것인지 이야기를 하면서 걷다 보니 사진 촬영도 잊어버린다. 산길이 끝나면서 만난 포장도로를 걸어 광륜사를 지나고 도봉탐방지원센터에 이르니 한적하던 산속이 그리워진다(17:15).

 

둘이서 걸어서 행복했던 산길, 도봉산 버스 차고지를 지나 도봉산역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늘어선 음식점 중 끄트머리에 있는 곳에서 무더웠던 산길을 무탈하게 진행했다는 것을 자축하기 위해 자리를 잡는다. 묵국수(?)와 파전 그리고 맥주 한잔을 하면서 사패산에서 도봉산을 걸었던 산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