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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20-04-11] 연대봉 → 매봉(부산 가덕도) : 가덕도에 움트는 봄을 만끽하다

연대봉 → 매봉(부산 가덕도) : 가덕도에 움트는 봄을 만끽하다

[산행 일시] 2020.04.11(토) 10:21~15:55(5시간 34분)

[날       씨] 흐림 / 오후 가랑비

[산행 인원] 김창주·두점민, 조한근, 성봉현

[접근∙이탈] 우진펜션(부산 가덕도) 원점회귀 산행

[산행 시간] 우진펜션(10:21) → 천성회차로교(10:47) → △172.8봉(11:22) → 지양곡고개(11:36~11:41)

                 → 육각정(산불감시초소/31초소, 12:16) → 연대봉(△, 12:42~12:56) → 어음포 산불감시초소(3초소, 13:23)

                 → 260능선(13:35~14:20) → 매봉(△, 14:34~14:37) → 천성치(14:52) → 어음포 산불감시초소(15:09)

                 → 산불감시초소/24초소 앞 삼거리(15:20) → '동중마을' 버스 정류장(15:33) → 우진펜션(15:55)

[산행 지도] 1:50,000 김해(1:25,000  2013년 온맵 편집) / 국제신문사 연대봉 등산 지도(2013-04)

 

[구글 어스]

2020-04-11_가덕도 연대봉~매봉.gpx
0.30MB

[산행 기록]

금정산 고당봉 산행이 끝나고 범어사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금정산성 동문 인근에 있는 산성고개에서 산성막걸리 한잔하려 하였다가 가덕도 우진펜션으로 경로를 수정하여 방향을 바꾼다.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로 올라 김해금관가야휴게소를 거쳐 중앙고속도로(대구~부산)와 가덕대교를 지나 도착한 가덕도 우진펜션, 오늘과 내일 이틀간 숙박을 하는 곳으로 창주가 사전에 예약을 하였다.

 

2층 객실에 짐을 풀어놓고 도로를 따라 천성항으로 내려가서 마을 분위기를 살펴보다가 천성진성도 가 보게 되었는데 온전한 성이 아니라 거의 허물어져 흔적만 남은 성터인데 그마저 주변은 마을 주민들의 경작지가 되어버려 볼썽사납기만 하다. 휘리릭 발걸음을 다시 천성항으로 옮겨 인근의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였는데 그다지 추천하고 싶은 식당은 아니다. 모처럼의 나들이에 부딪치는 술잔에 밤은 점점 깊어만 가니 내일의 산행을 위해 끝냈는데 비몽사몽간 잠이 들었나 보다. 이튿날 아침, 휴대폰의 알람소리에 잠을 깨었지만 몸과 마음이 따로따로 움직이고 있다. 정신을 가다듬고 두점민 씨가 준비한 아침밥을 먹은 후 연대봉 산행을 위해 복장을 정리하고서 우진펜션에서 출발한다(10:21).

 

펜션 앞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도로는 가덕천성동 버스 정류장을 만나고 천성항을 지나 미소락펜션 버스 정류장을 지나게 된다(10:43). 그리고 잠시 후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어 천성회차로교 하단부의 삼거리를 만나고(10:47) 좌측길로 올라가려 하니 산불감시초소에서 근무하시는 분께서 이쪽 길은 사람들의 왕래가 끊겨 잡목으로 출입이 불가하다면서 조금 전 삼거리에서 우측길로 올라가라 하신다. 하여 우측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니 좌측으로 급하게 꺾이는 지점을 지나자마자 산길 들머리가 보인다. 시멘트 도로는 직선으로 올라가지만 우리는 우측 산길로 접어드는 샛길 입구에서 연대봉 산행을 시작한다(10:58).

 

시멘트 도로를 걷다가 흙길로 바뀌니 부드럽다는 느낌을 발로 느끼면서 오솔길 같은 샛길을 따라 약간의 경사진 오르막을 오른다. 이름모를 야생화들이 이따끔씩 보이면서 가덕도에 움트는 봄소식을 전해주는 듯하는 산길은 고도를 올려갈 수록 길의 흔적이 희미해지지만 그래도 식별이 될 정도로 눈에 띄어 잡목을 헤치며 올라서니 안부를 만난다. 좌측으로 향하는 오름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서면 삼각점[김해 451 / 1995 재설]이 매설된 지형도 상 172.8봉(?)으로 봉우리가 아닌 능선 상에 삼각점이 매설되어 있는데 산행할 당시에는 이곳을 성포봉(성토봉)으로 착각하였다(11:22).

 

삼각점만 확인하고 희미한 길의 흔적을 따라 완만한 오름길을 올라가면 손길이 끊긴 듯한 묘가 있는 둔덕같은 구릉을 만나는데 이곳이 지형도 상 성포봉인 것 같다. 2013년 4월에 연재된 국제신문사의 연대봉 산행기 및 카카오맵에는 성토봉이라 표기되어 있는 반면 네이버 지도는 성포봉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나는 국토지리정보원의 표기대로 성포봉으로 기록한다.

 

길이 이제 조금은 뚜렸해지면서 밋밋하게 이어지는가 싶더니 조망이 트이는 곳에 이르는데 전망대/지양곡 버스 정류장이 있는 고갯마루가 내려다 보이며 맞은편 연대봉 방향으로는 산불감시초소가 보인다(11:32). 이곳에서 일행을 기다리기 위해 나무의자에 배낭을 벗어 놓고 있으려니 맞은편 지양곡 산불감시초소의 근무자들이 빨리 내려오라는 듯한 손짓과 함께 호각 소리가 들려 할 수 없이 먼저 고갯마루인 지양곡고개에 내려선 후 백재덕 추모쉼터에 도착한다(11:36). 연대봉문화관광안내소의 간이건물과 갈맷길의 가덕도 구간 안내도가 있는 곳으로 주말이라 그런지 제법 많은 사람들의 왕래가 있다.

 

잠시 후 한근을 선두로 세 명 모두의 얼굴이 보이고 이내 도로로 내려와 백재덕 추모쉼터에서 다시 합류한다. 우리가 성포봉으로 올랐던 곳을 지난 도로의 끝지점인 동시에 천성회차로교 하단에서 좌측길로 올라오면 만나는 지점인 것이다. 하지만 이곳까지 버스로 이동하거나 바로 아래에 있는 지양곡주차장까지 자차로 이동하는 것인지 계곡길이 폐쇄된 이유를 알 것 같다. 주변의 모습을 둘러보면서 취한 짧은 휴식을 끝내고 가덕도 최고봉인 연대봉을 향한 발걸음을 다시 시작한다(11:41).

 

갈맷길 이정표에는 연대봉까지 1.55km, 반대편인 대항선착장까지는 1.4km 거리라고 되어 있는데 연대봉으로 올라가는 산길은 계단길로 시작하여 지양곡 산불감시초소부터 흙길로 바뀌어 이어지지만 해발 고도 차가 약 310m이므로 고생 좀 해야 할 듯 싶다. 길은 넓은 임도 수준으로 바뀌어 연대봉을 향하는데 갈맷길구간이라 그런지 올라가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내려오는 사람도 많다. 완만한 듯 하면서도 은근히 경사진 갈맷길에는 수시로 국가지점번호판이 보이고 반면 우리의 보행 속도는 거북이 걸음이다. 하기사 바쁠 것이 없으니 이렇게 걸어도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니 그냥 발길이 가는 대로 걸어간다.

 

오름길에 나무의자가 보여 잠시 쉬었다가 다시 산길을 오르는데 잠시 후 연대봉이 손에 잡힐 듯 보이는 곳에 육각정이 나온다(12:16). 숨을 고르고 올라왔기에 육각정을 지나쳐 오르면 이내 산불감시초소/31초소를 지나고 길은 경사도를 조금씩 치켜세운다. 살짝 올라서는 길 좌측으로 비박굴로 최적인 작은 바위굴을 지나면 다시 완만해지는데 얼마 안 가 '연대봉까지 이제 200m 남았습니다.'라 양각된 안내판이 나오면서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지만 이제 조금만 가면 된다고 귓속말로 속삭인다(12:35).

 

펑퍼짐하게 완만한 하늘선을 그리는 저 앞의 연대봉을 향해 걸어가면 이정표[↑연대봉 0.1km ↓지양곡 1.4km →대항새바지 1km]와 국가지점번호[마라 2167 7091]판이 서 있는 삼거리가 나오면서 마지막 경사길을 오르라고 한다(12:38). 우측의 독립된 바위봉우리를 보면서 올라서다가 잠시 걸음을 멈춘 채 뒤돌아서서 올라왔던 남쪽 방향을 살펴본다. 우측으로 우리의 산행 시점이었던 성포봉이 살짝 보이고 국수봉(264.5m)과 남산(188.5m) 그리고 우측으로 거제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멈춘 발걸음을 다시 지척의 연대봉으로 옮기니 완만하면서도 길쭉하게 이어지는 정상부에 세워진 정상석과 봉수대가 눈에 띈다(12:42).

 

가덕도 최고봉답계 시원스레 트이는 조망지인 연대봉, 주말이라 그런지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우리의 숙소였던 우진펜션이 있는 곳과 천성항 등 삼면이 트이지만 거가대교의 해저터널인 침매터널 방향으로만 정신이 팔려 부산 다대포 방향의 조망을 놓치고 봉수대를 지나 삼각점[김해 24]을 확인하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쉴 만큼 쉬었으니 매봉을 향해 산불감시초소 뒤로 이어지는 어음포 산불감시초소 방향으로 고도를 떨어뜨리는 내리막길을 시작한다(12:56).

 

갈맷길 구간인 하산길은 Photo Zone이라 되어 있는 전망대까지는 비교적 완만한 내리막길이다(13:02). 전망대에서는 부산 다대포 방향으로 시원스레 보이는데 그곳에서 군복무를 한지가 어느새 일 년 모자라는 사십 년이 흘러버렸다. '이곳의 풍경을 마음에 담아 보세요'라는 글귀처럼 마음과 사진기에 담고서 짧지만 본격적인 다소 경사진 내리막길을 내려간다. 조심조심하면서 천천히 내려가다 보면' 어음포 산불감시초소/3초소'가 있는 안부 사거리에 이른다(13:23). 산불감시초소 옆에 서 있는 '가덕도동 등산로 종합안내도'에 적힌 가덕도 소개글을 보면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가덕도

가덕도는 보개산이 바다 가운데 침몰되었다가 다시 솟아서 이루어졌다는 전설이 있는 부산 최대의 섬이다. 최고봉인 연대봉(459.4m)을 위시하여 수많은 산들이 펼쳐져 있으며 해안선을 따라 동북쪽으로 눌차·동선 사이를 이어주는 주변 백사장에서부터 기도원앞 바닷가의 경관, 동남쪽으로 대항 새바지의 넓은 자갈밭과 용두암을 시작으로 펼쳐지는 동백숲과 아동섬 일대와 동두말, 가덕도 등대 주위의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 서남쪽으로 돌아 외양포 해수욕장, 두문의 길게 뻗은 솔섬, 천수말 코바위 등 가덕도는 해금강 절경을 방불케 한다. 또한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하였고, 국토의 최남단에 위치하여 일본의 침략이 잦았던 곳으로 조선시대에는 군사기지와 곳곳에 성을 축조하였으며 병기를 만들던 곳집이 있었다고 한다. 일제시대에 왜군이 외양포에 만든 군사기지와 인공동굴 등 아픈 역사의 현장을 남기고 있다. 국토수호와 나라사랑의 마음이 절로 생겨난다.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등산로, 봉수대, 빼어난 해안선, 전통어로방식인 숭어들이를 볼 수 있고 유자와 대구가 유명한 곳, 곳곳에 산재된 문화유적들이 있다.

 

이곳 안부 사거리에서 갈맷길은 좌측의 임도로 이어지지만 우리는 매봉을 향해 산불감시초소 우측길로 직진하는 길을 따른다. 동선새바지까지 3.5km라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오르는 길에도 움트는 봄을 맞이하는 야생화들이 눈에 띄어 걸음이 늦어진다. 그렇게 쉬엄쉬엄 걷다가 점심 때도 되었으니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다가 260능선에서 산길 좌측으로 들어가 준비해 간 점심을 먹다 보니 시간이 꽤나 흘러 안 온 듯 머물렀던 곳을 정리하고 다시 매봉을 향해 오른다(13:35~14:20).

 

식후 포만감일까, 산길마저 고개를 치켜세우니 느린 걸음이 더욱 느려진다. 아울러 산길 좌우로 피어나는 키 작은 야생화들과 자연스레 눈맞춤을 하게 하는 산길은 이내 끝나면서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매봉 정상(356.6m)에 도착한다(14:34). 섬의 산이라 그런지 봉우리에 오르기만 하면 해발 고도는 낮아도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스레 트이는 것이 눈이 즐겁다. 가덕도와 눌차도를 연결하는 동선방조제에 둘러싸인 바다가 호수처럼 보이고 부산신항과 녹산국가산업단지가 시원스레 보인다. 산불감시초소 우측으로 보이는 연대봉을 바라본 후 '매봉 357M'라고 쓰인 돌덩이 너머로 내려가는 능선을 따라 하산을 시작한다(14:37).

 

급하게 내려서던 산길이 완만해지면서 연초록의 봄기운을 뿜어내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임도 고갯마루인 천성치에 도착한다(14:52). 천성치에서 휴대폰의 오룩스 맵을 실행한 후 '가덕도동 행정복지센터' 방향으로 간다는 것이 실수로 좌측편 방향으로 내려간다. 임도를 따르는데 좌측편 산줄기가 조금 전 내려온 매봉 산마루임을 확인하고 오룩스 맵을 다시 확인하니 아뿔사 반대방향이다. 다시 되돌아갈까 하다가 마침 이곳 현지 주민을 만나 길을 물어보고서 그냥 가던 방향으로 가기로 한다.

 

산벚꽃이 만개한 후 꽃잎이 떨어지고 있는데 살랑살랑 불어대는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은 갈맷길의 운치를 더한다. 이러한 풍경의 임도를 따라 즐겁게 걷다 보니 '거가대교 보기 좋은 곳' 전망대가 나온다(14:58). 표현 그대로 거가대교가 정면으로 보이는 곳이지만 흐린 날씨 때문에 조망은 그리 좋지를 못하니 아쉽지만 날씨를 우리가 어찌하랴. 안내판에는 거가대교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다.

 

거가대교는 세계로 미래로 뻗어가는 부산시 강서구와 거제시 장목면을 큰 꿈과 희망으로 이어가는 도로이다. 2004년 12월 10일에 착공하여 2010년 12월 14일 개통되었으며, 총길이 3.5km의 2개의 사장교와 3.7km의 침매터널, 1km의 육상터널로 이루어져 총 길이는 8.2km에 달한다. 거가대교 개통으로 부산-거제 간 통행거리는 기존 140km에서 60km로, 통행시간은 기존 130분에서 50분으로 단축되었다.

 

[부산-거제간 연결도로 건설 개요]

- 연      장 : 8,204, 폭 21.6m, 왕복 4차로, 설계속도 80km

- 교      량 : 2주탑 사장교 - 주탑높이 158m, 주경간 475m

                  3주탑 사장교 - 주탑높이 105m, 주경간 230m

                  기타 : 접속교(4개소), 터널(2개소)

- 침매터널 : 높이 9.97m, 폭 26.5m, 길이 3,240m(18함체)

 

[가덕해저터널 5대 세계신기록]

 ① 최장 단일 함체(180m)  ②최초 외해 건설  ③최고 수심 48m  ④초연약 지반에 건설  ⑤최초 2중 조인트 함체 연결

 

[가덕해저터널 3대 국제특허]

 ①함체연결 시 공기주입  ②함체구간 자갈 포설 장비(Gravellbed)  ③함체위치조정시스템(EPS)

 

일반 승용차량도 통행이 가능한 넓은 임도인 갈맷길을 따라 십여 분 걸어가니 어음포 산불감시초소가 있던 안부 사거리를 만난다(15:08). 이곳에서 갈맷길은 좌측 연대봉 방향으로 이어지지만 우리는 다시금 숙소가 있는 천성동으로 가야 하기에 임도를 따라 계속 직진한다. 갈맷길과 헤어진 임도는 여전히 편하고 운치있는 길로 이어지다가 산불감시초소/24초소 앞 삼거리에 이르는데 이정표가 그려진 안내도에는 ↖(대항, 지양곡 천성 1.5km) ↓(어음포 매봉 연대봉 1km) ↗천성마을 1.2km라고 되어 있다(15:20).

 

천성치에서 만난 현지 주민의 말대로 여기서 우측 천성마을 방향으로 길을 바꾸어 내려간다. 계곡능선을 따라 산책로 같은 오붓한 산길인가 싶었는데 잠시 후 천성만이 보이면서 민가가 시작되는지 좌측편으로 차양포가 설치된 철망과 나란히 내려간다. 차양포가 끝나는 지점에는 마을 상수원 및 소규모 급수시설의 취수원인 물탱크가 나오고(15:28) 시멘트 포장길로 바뀌어 마을에 내려서는데 어느 가옥의 견공이 우리를 열렬히 환영하는지 시끄럽게 짖어댄다. 마을 사거리에서 우측편 휴대폰 중계기가 있는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가덕대교로 이어지는 58번 국지도 상의 동중마을 버스 정류장이 보이고 아랫편 지하통로를 지나니 펜션들이 나온다(15:36).

 

임도를 걸을 때부터 가끔씩 얼굴을 때리는 무언가를 느꼈는데 그것은 빗방울이었던 것으로 이제 가랑비가 살랑살랑 내리기 시작한다. 밭을 따라 직진하는 소로는 어제 찾아왔던 천성진성으로 연결되는데 성의 흔적만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주변을 마을 주민들이 밭으로 바꾸어 놓아 성인지 일반 돌담인지 구별이 되질 않는다. 성터 사이로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천성진성 표석과 안내판이 있는 곳을 지나서 만나는 마을 도로를 걸어 천성교회 앞을 경유하여 이마트24 편의점 앞의 가덕천성동 버스 정류장에 이르니 빗줄기가 제법 굵어졌다(15:52). 이제 도로를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록봉민속교육박물관이 나오고 이내 우리의 숙소인 우진펜션에 도착한다(15:55).

 

천성진성(天城鎭城)

• 부산광역시 지정 기념물 제34호

• 소재지 : 부산광역시 강서구 천성동 1613번지 일원

이 성은 남해안의 요충 천성진에 설치되었던 방어시설이다. 가덕도 천성진 부근은 대마도에서 부산•진해 쪽으로 진입하는 바닷길의 요충지로서 예로부터 왜구가 침입하는 길목이었다. 고려 말부터 왜구에 대한 대책에 부심하였다. 조선시대 세조 때부터 왜구 침입에 대비하여 읍성과 진보(鎭堡)를 설치하기 시작하여 성종 때 본격화하였고, 그 후에도 계속되었다. 1510년(중종5) 삼포왜란 이후 이곳에 진영을 설치하여 지키자는 논의가 있었고, 1544년(중종39) 사량진왜변이 일어나자 방어의 필요성이 더욱 크게 인식되었다. 이때 바다 쪽으로 돌덩이를 채워서 병선을 보호하는 시설을 한 것 같으며, 이웃한 가덕진(加德鎭) 소속 아래에 두었다. 얼마 후 천성진으로 승격되고 본격적으로 성이 축조되었으며, 군사도 주둔하였다. 임진왜란 때에 일본군에게 함락 당하였다가 후에 복구되었으며, 조선 말기까지 군사요충지로 사용되었다. 남아 있는 성벽은 둘레 약 960m이며, 폭 4.5m 높이 3.5m 정도이다. 서•북쪽에는 옹성(甕城)이 설치된 것 같고, 동쪽에는 문 없이 성벽을 이중으로 둘렸다. 또 문의 좌우와 성벽이 꺾인 지점에는 성벽 바깥으로 네모꼴의 치성(雉城)을 두어 방어력을 높였고, 성벽 외곽으로 해자(垓字)를 둘렀던 흔적이 있다. 조선 중기의 축성양식을 보여 주는 성이며, 규모가 작은 것으로 보아 주로 방어를 위한 목적으로 쌓은 것으로 보인다.

 

연대봉 원점회귀 산행을 끝내고 펜션 아래층의 식당에서 도다리회와 함께 반주를 곁들인 저녁 식사를 하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렇게 또 하룻밤이 저물고 날이 밝은 이튿날 전날 저녁부터 시작되었던 비는 그칠 줄 모르나 보다. 숙소였던 우진펜션에서 출발하여 거가대교를 건너 거제도로 이동하는데 무척이나 거세게 불어대는 바람과 함께 굵은 빗줄기가 내린다. 강풍을 동반한 요란한 비로 거제도의 예정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바람의 언덕' 인근에 있는 카페에서 심하게 요동치는 대나무를 보면서 상황을 주시하였지만 그칠 기미가 보이질 않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서울로 복귀하기로 한다.

 

귀갓길에 부산에 사는 한근의 누님 내외분과 함께 송도에서 점심 식사를 한 후 밤 늦은 시간에 구리에 도착한다. 창주와 두점민 씨가 먼저 내리고 신내동에서 나도 내리니 이제 한근 혼자서 봉천동 집으로 돌아간다. 사십 년 근무했던 직장에서의 정년퇴직 후 백수가 되어 나선 첫나들이, 회사 생활 도중 군에 입대하여 근무하였던 부산이기에 기억이 오래도록 남을 여행이 되었다.

함께 여행한 친구들아 고맙고 즐거운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