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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19-12-22] 운길산~예봉산 - 겨울이지만 해빙기 같은 산길

운길산~예봉산 - 겨울이지만 해빙기 같은 산길

[산행일시] 2019.12.22(일) 08:20~14:28(6시간 8분)

[날       씨] 맑음 / 미세먼지 나쁨

[산행인원] 김운산, 이훈, 임헌종, 성봉현

[접       근] 양원역 → 운길산역 : 전철(경의중앙선)

[이       탈] 팔당역 → 양원역 : 전철(경의중앙선)

[산행시간] 운길산역(08:20) → 예봉산∙운길산 등산로 안내도(마지막 가옥, 08:34) → 수종사 갈림길(08:57)

                   → 구릉 쉼터(09:33~09:38)→ 운길산(09:49~09:51) → 501봉(10:25~10:38) → 새우젓고개(11:10~11:15)

                   → 송전철탑(11:30) → 적갑산(11:47) → 활공장(12:07~12:12) → 억새밭(12:21~13:03)

                   → 예봉산(13:15~13:20) → 벚나무쉼터(13:32) → 예빈산 갈림길(13:54) → 예봉산 강우레이더 관측소(14:20)

                   → 자연愛식당(14:28) → 팔당역

[산행지도] 1:50,000  성동, 양수(국토지리정보원 1:25,000 on-Map 편집)

 

[구글어스] 2019-12-22_운길산~예봉산.gpx

 

[산행기록]

일요일 아침, 여유롭게 집을 나오다 보니 아뿔사 양원역을 지나가는 버스가 정류장을 지나고 있다. 다음 차편은 양원역에서 7시 40분에 출발하는 용문행 경의중앙선 열차를 타는 것 자체가 안되니 중랑차고지로 이동하여 다른 버스로 환승, 양원역에 도착하였는데 삼 분 정도의 여유가 생겼지만 아침부터 열차 시간을 맞추느라 힘들게 시작하였다. 정시 도착한 열차에서 임헌종님과 김운산님을 만나고 팔당역에서 손윗동서가 탑승하여 운길산역에서 모두들 하차한다.

 

구름처럼 보이는 미세먼지로 덮여 흐린 하늘은 금방이라도 눈을 뿌릴 듯한 풍경이지만 운길산을 향해 움직인다(08:20). 도로를 따라 경의중앙선 철로 하부를 지나고 운길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겸 마을 도로는 마지막 가옥 앞의 '예봉산, 운길산' 등산로 안내도 앞에서 흙길로 바뀌어 계곡 능선으로 이어진다(08:34, 등산로 안내도가 새로 바뀌었는데 지난 10월에 본 것과 다르다는 것을 모르고 지나쳤다가 산행기를 작성하면서 알게 되었다).

 

포근한 날씨 때문인가 겨울 산행이라기 보다는 봄이 오는 길목의 산행처럼 느껴지는 계곡 능선길을 오른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계곡 능선이 끝나면서 마지막 가옥 쪽으로 연결되는 산등성이 능선에 올라서고(08:55) 잠시 후 수종사로 이어지는 갈림길의 이정표[↑운길산 정상 1.30km  ↓운길산역 1.80km  →수종사 0.78km]를 만난다(08:57).

 

미세먼지 때문에 예빈산과 강우레이더가 자리잡은 예봉산의 실루엣은 수묵화를 보는 듯하고 가을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산길은 이정표[↑운길산 정상 0.90km  ↓운길산역 2.20km]와 함께 나무 의자가 있는 쉼터로 이어진다(09:12~09:15). 서서히 고도를 올려가는 산길에 남아 있는 눈은 새벽녘에 내린 듯하고 나뭇잎을 떨군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수종사를 지나 평상이 설치된 530능선 구릉에 올라서니 이마에 땀이 조금씩 배어 나온다(09:33). 산행하기에는 계절적으로 이른 시간인지 잠시나마 아무도 없는 평상의 주인이 되었다가 휴식을 끝내고 구릉을 내려간다(09:38).

 

지금은 사용이 불가한 헬기장의 모퉁이에 한자리를 차지한 플라스틱 의자는 이름모를 산꾼들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고 천마지맥 둘레길 공사가 끝난 것인지 운길산으로 향하는 길목을 가로막았던 현수막이 없어진 오르막길을 따라 오른다. 야트막한 구릉을 좌측으로 우회하여 만난 운길산(△606.5m) 전망데크, 전에는 없었던 계단이 만들어졌고 크기도 더 커진 것 같다. 그래서인가, 운길산 정상에 올라서니 배 이상 넓어진 전망데크에 서너 명의 산꾼들만 보일 뿐 무언가 썰렁하기만 하다(09:49). 앞쪽으로 고만고만한 높이로 어깨를 견주는 구릉들은 우리가 가야 할 산길인데 한북천마지맥 산줄기를 따라 예봉산을 넘어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즉 양수리로 이어지지만 오늘은 예봉산에서 우측의 팔당역으로 내려갈 것이다. 날씨가 청명하였다면 시원스런 조망을 보여줄 텐데 흐린 날씨처럼 보이는 미세먼지 때문에 운길산 정상에서 바로 내려간다(09:51).

 

운길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 역시 계단으로 정비되었고 이정표도 새로 교체된 것 같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 얼마간 내려가 만나는 안부에는 나무 의자와 이정표[↑새재고개 2.80km  ↓운길산정상 1.03km]가 있고 앞쪽으로 보이는 501봉보다 해발고도가 90여 미터 정도 낮지만 501봉이 꽤 높아만 보이는 것은 심리적인 영향이나 보다(10:16). 직선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갈 지(之)자를 그리며 올라선 돌무더기가 있는 501봉 구릉에서 간식을 먹으며 쉬어간다(10:25). 십여 분 정도를 쉬는 동안에 우리를 스쳐 지나간 산꾼들은 대여섯 명이었던 것 같은데 일요일이 무색하게 느껴진다. 우리도 그들을 따라 새우젓고개까지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쉬었던 자리를 정리하고서 일어난다(10:38).

 

비탈진 사면으로 우회하는 낙엽에 덮인 산길은 언제 내렸던 눈인지 아직도 남아 있어 다소 조심스럽지만 이내 능선길을 만나고 새재고개까지 2.0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 잠시 올라서니 488.1봉을 넘어가는 길과 우사면으로 우회하는 길이 나온다(10:52). 구릉으로 직진하는 85m의 산길과 우사면으로 우회하는 60m의 산길이지만 우회하는 산길을 따라 진행한다. 두 길은 바로 다시 만나 하나가 되어 완만하게 이어지다가 453.8봉을 직진으로 넘어가는 180m 산길과 160m의 우회길 안내판을 또 만나는데(11:03) 이번에는 453.8봉으로 오르는 길을 따라 올랐지만 우측길로 내려서다 보니 우회하는 길로 내려서게 되었다.

 

두 길의 합류점에서 잠시 내려가면 고갯마루인데 정확한 명칭이 없지만 나는 새우젓고개라 부르는 곳이다(11:10). 전에 있었던 '예봉산∙다산길 안내도'가 '천마지맥 누리길' 안내도로 변경되어 있는 곳으로 우측은 새재고개, 좌측은 세정사 방향 그리고 직진 또는 좌측 10시 방향의 능선길은 한북천마지맥으로 오르는 길이다.

 

안내도에는 다음과 같이 한북천마지맥을 설명하고 있다.

 

"천마지맥"(天魔支脈)

한북천마지맥이란 한북정맥상에 있는 운악산과 수원산사이 424.7m 봉에서 동남쪽으로 분기되어 주금산~철마산~백봉산~갑산~적갑산~예봉산을 지나 북한강과 남한강의 합수점이 두 물 머리에서 그 맥을 다하는 산줄기를 말하며 물푸레나무 군락지, 철쭉군락지 등 뛰어난 식생환경이 갖춰져 있다.

 

바람도 잠시 쉬고 있는 것인지 고요하기만 한 고갯마루 쉼터의 의자에 배낭을 벗어 놓고서 점심을 먹기에는 애매한 시간이기에 적갑산을 넘어갈 때까지의 에너지를 보충하고 예봉산을 향해 좌사면길로 진행한다(11:15).

 

우측편 능선을 보면서 나무계단길을 올라가면 새우젓고개에서 삼각점[양수 452]이 매설된 459.4봉을 지나 새재고개에서 올라온 한북천마지맥 등로와 합류하여 450능선을 내려오는 고갯마루에 이르는데 적갑산까지 1.2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있다(11:25). 이 이정표에 모 산악회의 ***가 만든 '천마지맥 새우젓고개 445m ***'라고 인쇄된 종이를 비닐 코팅하여 걸어놓았고 남양주와부파출소의 범죄∙안전사고예방 특별순찰구역 '현위치 No. 76' 표지판이 훼손되어 땅바닥에서 이정표에 기대어 서 있다.

 

예봉산 방향에서 시작한 것인지 현위치 번호판의 숫자가 하나씩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 올라가는 산길은 초고압 송전철탑이 있는 490능선을 지나(11:30) 이정표[↑예봉산 2.0km  ↓새재고개 1.6km]가 서 있는 야트막한 470능선 상의 안부에 내려선다(11:39). 이 이정표에도 ***의 '천마지맥 미덕고개 485m'라 표기된 비닐 코팅지를 볼 수가 있는데 지명 표기에는 주의해야 할 듯 싶다.

 

외길로 이어지는 산길, 지형도 상의 497.7봉을 알게 모르게 지나 돌덩이들 사이에 정상석이 있는 적갑산(566.3m)에 올라서니 칙칙한 겨울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모습이 쓸쓸하게 느껴진다(11:47). 고저차가 별로 없는 능선길은 돌탑을 만들다가 중지된 듯한 돌무더기가 있는 540능선에서(11:56) 살짝 내려섰다가 철쭉군락지의 해빙기 산길처럼 질퍽거리는 오르막길을 거쳐 덕소가 미세먼지로 뿌옇게 보이지만 시원스레 내려다 보이는 활공장에 이른다(12:07). 아쉬운 조망을 잠시나마 즐긴 후 다시금 예봉산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옮긴다(12:12).

 

설렁설렁 걷는 발길이지만 철문봉으로 불리는 635.9봉에 쉬이 올라서고 살짝 내려가면 만나는 비교적 너른 억새밭에서 바람을 피해 식사를 하는 다른 산꾼들처럼 우리도 빈 자리를 찾아 자리를 잡고 점심이 아닌 점심을 먹는다(12:21). 간단한 먹거리로 요기를 하면서 하산 뒤풀이를 할 식당에 전화로 도착 예정시간과 함께 음식을 주문한다. 이런저런 이야기에 속절없이 흘러버린 시간을 느끼면서 잠시나마 편하게 쉬었던 자리를 정리하고서 억새밭을 떠난다(13:03).

 

다시금 능선길에서 전과 달리 커다란 축구공을 올려놓은 듯한 강우레이더가 위용을 뽐내는 예봉산의 변해버린 모습을 바라본다. 이제 주변의 다른 산에서도 쉽게 구분이 될 시설물이 세워진 예봉산을 향해 오르다가 걸음을 잠시 멈추어 서서 뒤돌아 보니 짧은 시간 쉼터를 내주었던 억새밭과 대조되는 철문봉이 높아만 보인다. 철문봉과 억새밭의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통나무로 정비된 오름길을 지나 돌밭길을 걸어서 도착한 예봉산(△678.8m) 정상, 사위를 감추는 미세먼지로 인해 실망스럽지만 강우레이더를 배경으로 단체사진만 촬영하고 팔당역을 향해 내려간다(13:15~13:20).

 

2018년 3월에 이곳을 찾았을 당시 공사가 진행 중이었지만 지금은 준공되어 기상관측 업무를 시작한 예봉산 강우레이더 관측소를 우측에 두고 내려가는 조금 경사진 내리막길이 오후의 햇볕에 얼었던 흙이 녹아 질퍽거리니 제법 신경이 쓰인다. 조심조심 한걸음씩 옮기기를 얼마나 했을까 아무 탈없이 벚나무쉼터에 도착한다(13:32). 벚나무쉼터에 서 있는 이정표는 예봉산 정상에서 0.5km를 내려왔고 가야 할 팔당역까지는 3.06km 남았다고 알려주고 있다.

 

눈길은 예빈산으로 향하지만 오늘 우리의 종착지는 팔당역이기에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어 계곡능선을 따라 하산길을 이어간다. 겨울이 실종된 것인지 마치 가을의 어느 날처럼 느껴지는 하산길에 한 그루 소나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나의 밑동으로 올라와 네 개의 가지로 갈라져 하늘을 향해 뻩은 너는 무슨 욕심이 그리 많냐고 나지막이 물어본다(13:45). 답변을 들을 수 없는 질문만 남겨놓고 내려가는 하산길은 예빈산으로 연결되는 삼거리 갈림길을 지나고(13:54) 건천의 계곡을 따라 조금씩 고도를 낮추다 보니 강우레이더관측소용 모노레일과 '벚나무쉼터 1.37km' 이정표를 만난다(14:14).

 

팔당역 방향으로 내려가면서 하나씩 줄어드는 모노레일의 기초대 번호는 이제 하산길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알려주는가 싶더만 이내 '예봉산 강우레이더 관측소'의 모노레일 기점을 만나면서 산길이 끝난다(14:20). 이제 흙길에서 아스팔트 포장길로 바뀐 하산길, 예봉산 정상에서 강우레이더 우측 능선길로 내려오는 등로와 만나고(14:23) 아랫편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설치된 에어건으로 등산화의 먼지를 털어내니 실질적인 산행이 끝났다고 느껴진다(14:25).

 

팔당역을 향하는 도로를 따르다가 약속했던 시간보다 삼십여 분 늦게 도착한 자연愛 식당에서 한방토종닭복음탕으로 뒤풀이를 한 후 팔당역으로 이동하여 다시금 집으로 복귀한다.

 

올해 초 원주 치악산에 동행하였던 분들과 다시 만나 여유롭게 맞추었던 산행 발걸음, 세 분 모두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