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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19-10-20] 운길산 - 예봉산으로 가는 산길은 누리길 조성사업으로 막혀 반쪽짜리 산행으로 끝나다

운길산 - 예봉산으로 가는 산길은 누리길 조성사업으로 막혀 반쪽짜리 산행으로 끝나다

[산행일시] 2019.10.20(일) 09:36~13:26(3시간 50분)

[날       씨] 맑음

[산행인원] 김만기, 성봉현

[접       근] 양원역 → 운길산역 : 전철(경의중앙선)

[이       탈] 운길산역 → 구리역 : 전철(경의중앙선)

[산행시간] 운길산역(2번 출구, 09:36) → 예봉산∙운길산 등산로 안내도(10:00) → 능선길 합류(10:20)

                  → 이정표(운길산역 2.2km, 10:42) → 폐 헬기장(쉼터, 11:12) → 운길산(11:23~11:33)

                  → 이정표(운길산역 2.2km, 12:06) → 250능선(12:17~12:43) → 등산로 안내도(13:06) → 운길산역(13:26)

[산행지도] 1:50,000 양수(국토지리정보원 1:25,000 on-Map 편집)

 

[구글어스] 2019-10-20_운길산.gpx

 

[산행기록]

한라산 산행을 보름 앞두고 예행연습을 겸한 장거리 산행을 어디로 할까 생각하다가 지난주 불암산 산행 시 보았던 운길산~예봉산 >능선이 생각나 그곳으로 가기로 한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양원역에서 경의중앙선 전철에 승차하는데 역시나 많은 승객들로 북적거리지만 그렇다고 만차는 아니다. 7개 역에 약 28분 정도 소요되어 도착한 운길산역에서 하차하여 개찰구를 빠져 나간 후 커피 한잔 마시고 출발한다(09:36).

 

2번 출구로 나오니 울긋불긋 단풍든 나무들이 시선을 붙잡는데 저 산정에는 단풍이 얼마나 진행되고 있을까 궁금하다. 역사 앞 도로를 따라 어느 정도 걸어가다가 만나는 경의중앙선 철로 지하로 진행해야 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역사와 붙은 지하로 진행하니 전과 달리 길을 막아버린 철망이 낯설기만 하여 잠시 생각해 보니 이제서야 기억이 떠 오른다. 되돌아갈까 하다가 그냥 철망을 따라 좌측길로 걸어가 가옥의 앞마당처럼 느껴지는 공터를 지나 원 등산로와 만난다(09:42). 마을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운길산역에서 0.5km 왔고 운길산 정상까지는 2.6km 남았다는 이정표를 볼 수 있다(09:47).

 

쉴 때 먹을 요량으로 마을주민이 판매하는 대추를 구입하고 가는 길 중간중간 시골풍경을 느끼면서 걷다보니 느림보 걸음이다. 운길산으로 가는 길목에 만나는 우측편의 나무계단길은 우리가 가고자 하는 능선과 수종사 진출입 도로 사이의 능선으로 이어지지만 그냥 진행하고 있는 시멘트 포장로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09:53). 지붕 비닐이 뜯겨져 나간 비닐하우스 앞의 갈림길을 지나 시멘트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있는 마지막 가옥 앞에서 자켓을 벗어 배낭에 수납한 후 운길산을 향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10:00).

 

입구에 서 있는 '예봉산ㆍ운길산 등산로 안내도'에는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산길이 2코스라고 표기하고 있고 그 아랫편에 2019년 10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2019년 천마지맥 누리길 조성사업으로 인하여 [새재고개~운길산정상~수종사] 구간 등산로를 폐쇄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이걸 못 본 대가로 계획했던 운길산~예봉산 종주산행은 반쪽짜리 산행으로 끝나게 되었다.

 

계곡능선으로 시작하는 운길산 가는 길은 드문드문 단풍이 들기 시작한 나무들이 보이고 돌들이 박힌 너덜같은 길로 이어진다. 조금만 올라가면 좌측 능선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있지만 우리보다 앞서 올라가는 세 명의 산꾼들을 피해 계곡능선으로 오른다. 그런 계곡능선도 끝나갈 무렵 자연스레 좌측 능선을 향해 이어지는 약간 경사진 오름길을 따라 능선에 올라선다(10:20). 돌길인지 흙길인지 구분이 어려운 능선길은 서서히 경사각을 올려가고 산길 좌우로는 나무들로 조망마저 막히니 답답한 걸음이다. 수종사로 분기되는 갈림길이 있지만 능선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얼마나 걸었을까 나무의자 두 개가 있는 쉼터를 만나는데 이정표[↓운길산역 2.20km  ↑운길산정상 0.90km]가 운길산까지 남은 거리를 알려주고 있다(10:42).

 

돌탑을 지나고 은근히 경사진 오름길에 수종사에서 들려오는 목탁소리는 맑은 소리가 아니라 약간 둔탁한 소리로 다가온다. 아직 진리를 깨우치지 못한 중생의 귓전에 그렇게 들렸던 것이지 어느 순간 목탁 소리가 그쳤지만 중생은 그저 산길만 올라간다. 그러다가 다시 들려오는 목탁소리, 이번에는 맑은 소리가 절정을 이루는 단풍든 나뭇잎을 타고 흐른다. 오름길이 힘든 것인지 걸음걸이가 느려진 아내와 발을 맞추며 평상이 설치된 530능선 구릉 삼거리에 도착한다(11:10). 이정표[↙운길산정상 0.31km  ↑(수종사 0.50km, 운길산역 2.70km)]가 서 있는 이곳에서 쉬웠다가 가려던 계획은 우리보다 먼저 선점한 산꾼들로 빈 자리가 없어 정상을 향한 발걸음을 이어간다.

 

전에 간이매점이 있었던 용도 폐기된 헬기장으로 내려서서 운길산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 이르니 현수막이 길을 가로막는다(11:12). [새재고개~운길산정상~수종사] 구간 등산로를 10월 1일부터 11월 30일 까지 폐쇄한다는 현수막인데 그럼 우리는 예봉산까지 가려던 계획을 어이해야 하려나. 그러면 운길산 정상까지만이라도 가보기 위해 현수막을 피해 사잇길로 넘어가 정상을 향한 오름길을 오른다. 노랗게 물드는 나뭇잎에 역광으로 쏟아지는 햇살 때문인지 운치있는 오름길이 즐겁기만 하다. 운길산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작게 들렸던 기계음 소리가 크게 들리는 것을 보니 공사가 진행 중이나 보다. 운길산 정상의 전망데크가 보이는 곳에 이르니 아랫편 산길에는 금줄이 처져 있고 작업용 발전기의 소음이 크게 들린다(11:23).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음을 받아들이고 주변의 조망을 즐기면서 십여 분을 쉬었다가 올라온 길을 되돌아 내려간다(11:33).

 

등산로 폐쇄 안내 현수막을 지나 530능선 구릉으로 올라선 후 수종사로 내려갈까 생각하다가 운길산역에서 예봉산을 넘기로 계획을 변경하고 하산길을 시작한다. 올라오면서 보았던 길이라고 사진 촬영도 생략한 채 내려가다 보니 운길산역까지 2.2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있는 쉼터이다(12:06). 쉼없이 내려가는 산길은 계곡능선으로 올라왔으니 이번에는 능선길로 내려가기로 하고 산등성이 마루를 따라 계속 진행하다가 운길산역까지 내려가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예봉산의 강우레이더 관측소가 잘 보이는 곳에서 준비해 온 점심을 먹는다(12:17). 유부초밥의 점심과 들머리에서 구입한 씨알이 굵은 대추 등으로 후식을 한 후 멈추었던 발걸음을 다시 시작한다(12:43).

 

완만하게 내려가는 능선길에서 두어 군데 멧돼지들의 작은 식흔을 보면서 내려간다. 운길산역이 가까위질 무렵 능선을 버리고 계곡을 향해 좌측으로 방향을 크게 틀어 내려가니 올라올 때 보았던 지붕의 비닐이 훼손되어 쇠파이프 철골이 드러난 비닐하우스가 있는 시멘트 도로에 내려선다(13:06). 바로 윗편에 '예봉산ㆍ운길산 등산로 안내도'가 있는 마지막 가옥이 보이는 곳이다.

 

앞쪽으로 보이는 운길산역을 향해 시멘트 도로를 따라 진중2리마을에 도착하는데 보라색 꽃이 보여 휴대폰의 다음 앱으로 검색하니 자주닭개비 꽃이라고 알려주어 사진기에 담아본다(13:15). 잠시 후 작은 개울을 건너는 진중교에는 따사로운 햇살에 정신줄을 놓은 것인지 철없는 빨간 장미들이 서로 앞다투면서 만개했다. 더불어 붉게 물드는 담쟁이덩굴의 이파리들과 어우려진 모습에 또 발걸음이 멈춘다(13:19). 짧은 쉼을 끝내고 비닐하우스 사이로 연결되는 마을길을 지나 경의중앙선 지하도를 지나 운길산역에 도착한다(13:25).

 

운길산역에 도착하니 예봉산으로 가지 못한 발걸음을 '운길산역→예봉산→팔당역'으로 생각하였지만 사람의 마음이 간사하나 보다. 이곳에서 다시 예봉산을 넘는 산행을 하려던 생각이 귀찮아지면서 그냥 집으로 가자고 한다. 하지만 너무 이른 시간이라 두물머리로 가려고 차도를 따라 걷다가 이마저도 포기하고 북한강 자전거길 쉼터로 향한다. 북한강을 바라보니 앞쪽에 보이는 물의정원, 아내가 주황코스모스가 만개하였다고 하여 물의정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후 지난 초여름 양귀비가 차지하고 있던 곳에 가을을 맞이하는 주황코스모스가 지천을 이루고 있다. 많은 인파로 북적거리는 물의정원에서의 여유로운 발걸음은 운길산 등산로 초입에 신장개업한 장어집을 경유하여 전철로 구리역으로 이동함으로써 예상했던 산행의 반쪽짜리 산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