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 세월이 가면서 변하는 것은 산도 예외가 아니나 보다
[산행일시] 2019.10.13(일) 13:08~16:52(3시간 44분)
[날 씨] 맑음
[산행인원] 김만기, 성봉현
[접 근] 봉화산역 → '우방아파트' 버스 정류장 : 1122번 시내버스
[이 탈] '덕능교장' 버스 정류장 → 당고개역(지하철 4호선) : 10-5번 남양주시 시내버스
[산행시간] 공릉산백세문(13:08) → 102.4봉(13:26) → 전망대(13:41) → 211.9봉(13:56) → 중계본동 갈림길(14:08~14:12)
→ 421.6봉(헬기장, 14:46~14:50) → 거북바위(15:10~15:20) → 불암산(△, 15:37~15:49)
→ 다람쥐광장(15:54~16:10) → 410.5봉(16:28) → 덕능고개(덕릉고개/생태이동통로, 16:52)
[산행지도] 1:50,000 성동(국토지리정보원 1:25,000 on-Map 편집)
[구글 어스] 2019-10-13_불암산.gpx
[산행기록]
일요일 오전이 지났지만 남은 시간을 이용하여 어디로 갈까 하다가 불암산을 다녀오기로 한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덕능고개를 넘어 수락산 도솔봉까지 가볼 요량으로 집을 나와 봉화산역에서 1122번 시내버스로 환승, 공릉동 우방아파트에서 하차하여 고갯마루에 있는 공릉산백세문에 도착하니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다. >공릉산백세문과 불암산둘레길 안내도를 사진기에 담은 후 불암산 정상을 향한 발걸음을 시작한다(13:08).
효성화운트빌 아파트의 부지 경계를 따라 나란히 이어지는 도로는 아파트와 헤어지면서 흙길로 바뀌어 울창한 숲길로 연결된다. 군부대 입구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면 102.4봉 쉼터가 나오고 다시 좌측으로 또 한번 방향을 틀어간다(13:26). 하산하는 산꾼들과 교차주행하면서 군부대 철망을 따라 내려갔다가 올라가는 산길을 걷는 발걸음은 태릉국제종합사격장에서 산발적으로 들려오는 총성을 뒤로 하면서 한전 인재개발원의 녹색 펜스 철망을 만나고 잠시 후 전망대에 이른다(13:41). 구리시 갈매지구와 서울 신내3지구 아파트 그리고 그 너머의 운길산에서 예봉산으로 이어지는 산등성이가 시원스레 보이는 곳이다.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지만 아직 한낮 더위는 사그라들지 않은 가을의 햇살을 받으며 짧은 조망을 즐긴 후 다시 출발한다(13:45).
서울둘레길(화랑대역) 3.2km/서울둘레길(학도암갈림길) 1.3km 남았다는 이정표와 불암산둘레길의 배수지갈림길 이정목이 있는 삼거리를 지나면(13:47) 두 개의 이정표가 서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13:49). 하나의 산길에 '서울둘레길, 불암산 맨발길, 태릉 백세길'이라 이름이 붙은 이곳에서 3.0km 남은 불암산 정상을 향해 직진한다. 노원구에서 세운 '불암산의 전설' 안내판을 지나 계단길을 올라가면 211.9봉이다(13:59). 정상을 향해 가는 산길에 전방으로 잠시 시야가 트이면서 불암산둘레길 안내도에 헬기장으로 표기된 421.6봉과 바위 봉우리가 민둥머리처럼 보이는 정상이 멀게 보이는가 싶더니 국가지점번호[다사 6422 6077]이 있는 삼육대학교 갈림길이 나온다(14:02). 이정표에는 이곳에서 태릉 백세길이 삼육대학교 방향으로 이어진다고 하는데 한북수락지맥과 나란히 가나보다. 이정표를 지나 직진으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중계본동 갈림길인 고갯마루 안부를 만나는데 이곳이 노원고개인 듯하다(14:08).
의자에 앉아 물 한모금 마시면서 잠시 쉬었다가 정상을 향해 다시 출발한다(14:12). 불암산을 언제 마지막으로 걸었는지 기억이 흐릿하지만 무언가 산길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세월이 지나면서 산은 바뀌지 않을지언정 산길이 바뀌니 산이 바뀐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이려나. 철도용 침목같은 굵은 각목으로 계단 형태로 정비한 오르막길이 눈에 낯설기만 한데 계단이 끝나는 곳에는 이정표가 서 있다(14:14). 불암산 정상까지 2.1km 남았다고 알려주는 이정표도 전에는 못 보았던 것 같기만 하고 걸음이 느린 아내를 잠시 기다리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저 멀리 용마산 너머로 롯데월드타워가 바늘처럼 뾰족하게 보인다.
아내의 걸음 속도에 맞추어 알게 모르게 조금씩 변한 산길을 올라 2010년 9월 5일(일) 낙뢰 피해를 입은 육각정을 만난다(14:17). 그 당시 오전에 좋았던 날씨가 오후 들어 갑자기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리면서 오후 2시쯤 육각정에 낙뢰가 떨어져 이곳에서 비를 피하던 등산객 17명이 화상 및 타박상 등의 피해를 입은 사고가 발생하였었다. 그래서인가 지금 그 육각정에는 '낙뢰 시 정자는 안전지대가 아닙니다.'라고 적색 글씨로 인쇄된 종이를 비닐 코팅하여 붙여 놓았다.
육각정을 지나 계속되는 오르막길은 학도암 갈림길의 이정표를 만나는데 정상까지는 1.8km 남았다고 알려주고 있다(14:21). 그런데 오름길에 만난 한가족 세 명의 이야기를 내 의도와 관계없이 들으면서 그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올라야만 했다. 아버지와 아들인 큰아이 그리고 작은아이의 이야기는 유튜브 게임 송출에 따른 광고 수익성이 주된 주제였는데 중학생 쯤 되어 보이는 큰아이와 작은아이가 주고받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돈에 관련된 이야기라 듣기가 조금 힘들었다. 그나마 그들과 십여 분을 같이 걷다가 천병약수터 갈림길을 만나면서 헤어지게 되었으니 다행이었다(14:41).
완만한 오름길이 끝나면서 평상이 있는 곳에 도착하니 '불암산성 2차 발굴조사에 따른 우회등산로 안내' 현수막이 보인다(14:46).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32호(2010.12.23 지정)/경기도 기념물 제221호(2010.12.01 지정)인 불암산성은 신라가 축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산성으로 규모는 작지만 삼국시대의 석축 산성의 전형적인 축성기법을 보여주는 유적으로서 인근의 수락산 보루ㆍ봉화산 보루ㆍ아차산 보루군 등과 함꼐 한강을 중심으로 한 삼국의 각축양상과 고대 교통로 연구에 중요한 자료라고 한다. 불암산성 복원 및 정비 사업은 2014년에 시작하여 2025년까지 진행된다고 하는데 그래서인가 중봉으로 불리던 421.6봉인 헬기장에 왔을 때는 천막을 친 간이매점이 있었던 기억만 남아 있다. 지금은 헬기장이었던 정상부가 파헤쳐진 상태로 천막이 덮여 있으며 접근 금지용 줄이 둘러처져 있다.
발굴현장 및 주변을 잠시 둘러본 후 421.6봉에서 우회등산로를 따라 내려가는데(14:50) 전에 무심코 보면서 지났던 곳에 남아 있는 불암산성의 셩벽이 오늘은 달리 보인다. 내려가다가 그늘진 곳에서 간식을 먹으며 쉬었다 가려던 계획을 접고 불암사에 올라오는 곳과 만나는 깔딱고개를 지난다(15:01). 흙길이 끝나면서 바윗길이 시작되는 곳에 자리잡은 거북바위 그리고 그 옆의 거북쉼터는 지금도 영업 중이다(15:10). 여러 무리의 산꾼들이 쉬고 있는 이곳에서 우리도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따가운 오후의 가을 햇살을 피해 잠시나마 더위를 식힌다. 그렇게 십여 분을 쉬었다가 이제 지척에 있는 정상을 향해 계단길로 정비된 등산로를 오른다(15:20).
계단으로 튀어나온 커다란 바위에 산꾼들이 머리를 꽤나 부딪쳤는지 계단의 안전난간에 누군가 '앞 머리조심'이라 써 놓았다.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주변으로 막힘없이 트이는 조망, 북한산과 도봉산을 잇는 서울 강북 오산 능선을 보느라 걸음이 늦어진다. 계단이 끝나고 안전난간을 대신하는 쇠줄이 있는 바윗길, 불암사 방향의 슬랩에서 두어 명이 오르내리는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오르다 보니 어느새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리는 정상 아래까지 올라왔다.
정상으로 오르는 곳에는 전에 못 보았던 나일론 로프 두 줄이 내려져 있지만 정상에 오르려는 사람들로 잠시 정체 중이다(15:35). 조금 기다려 올라선 불암산 정상, 산줄기 산행을 하면서 생겨난 버릇인 삼각점[성동 24 / 1984 재설]을 확인한다. 저 앞의 다람쥐광장이 있는 석장봉과 그 너머 덕능고개 방향 산길에서 우측으로 살짝 비껴선 410.5봉 등 주변을 조망한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땀도 식고 막힘없이 트이는 조망에 눈이 즐겁지만 하산을 해야 하기에 정상에서 마냥 있을 수가 없다. 겁이 없어 보이는 중학생 쯤 되어 보이는 세 명의 남학생들을 그들의 휴대폰으로 사진을 촬영해 주고 정상부 바위에서 내려간다. 우리를 뒤따라 내려오는 그들이 제대로 내려온 것을 확인하고서 우리는 덕능고개를 향한 하산길을 시작한다(15:49).
커다란 바위 봉우리인 불암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에 쥐바위를 돌아서 내려간 후 살짝 올라서면 석장봉이다(15:54). 이곳에 커다란 다람쥐 쳇바퀴가 세워져 있어 다람쥐광장이라고 부르는데 이곳 의자에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다.오늘 산행은 덕능고개로 내려가서 수락산 도솔봉(538.5m)까지 오른 후 수락산역으로 하산하려 하는데 시간이 애매하다.내려가면서 시간 경과를 보고서 결정하기로 하고 쉬었던 자리 주변을 정리하고서 덕능고개 하산길을 이어간다(16:10).
그늘막 아래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불암산둘레길 하루길'이라 표시된 계단길이 나오는데 낯설기만 하다(16:13). 세월이 흘러도 산은 안 변할지 알았는데 산 대신 산길의 형태가 많이 바뀌니 모르던 산이라는 느낌이 든다. 하얀색 코스모스가 하산길의 발걸음을 잠시 머물게 하고 서울외곽순환고속국도가 수락산으로 스며드는 수락산터널을 보면서 내려가는 발걸음은 폭포약수터 갈림길의 국가지점번호[다사 6421 6308] 표지판을 지난다(16:17).
등산객의 발길에 훼손되는 산길을 방지하기 위해 정비된 듯한 계단길을 내려가 410.5봉으로 오르는 길목의 안부에 이른다(16:23). 좌측은 돌산약수터 방향이고 우측은 덕능고개 방향이라고 적힌 이정표에 직진으로 올라가는 표시는 없다. 한참 전에 불수사도북 산행을 할 때에는 이정표가 없어 직진으로 올라갔는데 지금은 우측으로 우회하라고 이정표를 세워났나 보다. 아내가 같이 걷고 있어 우측길로 걸어가면 이정표[←정상(불암산) 0.74KM ↓덕릉고개 0.98KM ↑식송마을 2.04KM]가 나오고 좌측으로 원형 통나무를 이용하여 계단길로 만든 오르막길을 올라서면 410.5봉이 오른쪽에 있는 곳이다(16:28).
평탄한 산마루를 따라 조금만 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덕능고개'라 쓰인 아크릴판과 '불암산둘레길 하루길' 표지목이 있다(16:32). 우향으로 내려가는 산길은 토사 유출 방지를 위한 것인지 돌을 밖아 만든 길이 짧게 이어지다가 통나무 흙계단 길이 나오고 다시금 나무계단길로 길게 이어진다. 앞쪽으로 보이는 수락산 도솔봉, 시간을 확인하니 저곳에 올라서면 하산길에 어둠이 내릴 것 같다. 하여 일찌감치 포기하고 마음 편히 덕능고개에서 집으로 복귀하는 것으로 정하니 발걸음도 편하다.
드문드문 보이는 색이 변하여 단풍이 들은 나뭇잎에 내려앉은 역광의 햇살이 나뭇잎을 아름답게 색칠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내려가는 길은 차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덕릉고개의 생태이동통로와 차도로 갈라지는 절개지 상단에 이른다(16:52). 수락산 도솔봉으로 가는 것을 포기하였으니 이곳에서 우측 계단길로 내려가면 '수락산 소망길'이라 적힌 안내판이 있다. 수락산 소망길은 덕릉고개에서 학림사를 경유하여 당고개 방향의 선불사 전 수락산 갈림길까지 이어지는 둘레길이다.
11월 3일에 아내와 한라산 성판악에서 출발하여 관음사로 내려오는 산행이 계획되어 있어 연습차 슬슬 걸었던 블암산 산행길을 마치고 보행자 신호가 바뀔 때까지 잠시 기다린 후 횡단보도를 건너 군부대 앞에 있는 '덕능교장' 버스 정류장에서 당고개역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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