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화암사 숲길 - 울산바위 전망처
[산행일시] 2019.10.06(일) 10:30~14:30(4시간 0분)
[날 씨] 흐림
[산행인원] 김만기, 성봉현
[접 근] 서울 신내동 → 화암사 제2주차장 : 자차
[이 탈] 화암사 제2주차장 → 서울 신내동 : 자차
[산행시간] 화암사 제2주차장(소형 주차장, 10:30) → 숲길입구/매점(10:38) → 수바위(10:43~10:56) → 쉼터(11:11~11:20)
→ '성인대' 이정표(646.7m, 11:49~13:03) → 금강산 화암사 숲길 안내도(13:16)
→ '화암사 500m' 이정표(13:46) → 화암사(13:54~14:22) → 숲길입구/매점(14:24) → 화암사 제2주차장(14:30)
[산행지도] 1:50,000 설악(국토지리정보원 1:25,000 on-Map 편집)
[구글어스] 2019-10-06_고성 금강산 화암사 숲길.gpx
[산행기록]
최근 설악산 산행기들을 읽어 보면 서북능선을 기준으로 남쪽의 사면은 단풍이 시작되고 있는 반면 북사면은 아직 요원하다. 오늘은 고성군 토성면에 위치한 금강산 화암사에서 출발하여 수바위 방향으로 올라 646.7봉에서 울산바위를 조망한 후 백두대간 상봉 방향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에서 화암사로 내려오는 경로인 '금강산 화암사 숲길'을 탐방하려 한다. 설악산의 남사면 단풍처럼 이곳에도 단풍이 시작되기를 바라면서 덤으로 생태이동통로 공사 중인 미시령의 모습도 보고 올 것이다.
일요일 아침 7시경 신내동에서 출발, 서울양양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를 경유하여 소형차 전용인 화암사 제2주차장에 도착한다(대형/소형 주차장인 제1주차장 입구에서 주차비(3,000원)를 카드로 결제 후 주차장을 가로질러 좌회전하여 일주문을 지나면 된다).
산행준비를 하느라 십여 분 소모하고서 복장 정리를 마무리하여 제2주차장에서 금강산 화암사 숲길 탐방을 위해 출발한다(10:30). 제1주차장에서 화암사 일주문을 지나 올라오는 도로와 만나 사찰 내 차량 진입을 통제하는 차단기를 옆으로 지난다. 제1주차장을 통과할 때 네다섯 대의 버스가 주차되어 있었는데 그 버스에서 내린 산객들이 올라오고 있는 중이다. 느림보인 우리를 추월하여 오르는 그들을 뒤따라 오르다 보니 숲길입구 이정표가 서 있는 화암사 숲길 들머리에 도착한다(10:38). 금강산 화암사 숲길 안내도에는 이곳에서 원점 회귀하는 거리는 4.1km에 2시간이 소요되고 금강산 신선봉, 설악산 울산바위와 푸른 동해를 감상하면서 산림에서의 치유와 자연의 경이로움을 즐길 수 있는 숲길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지나면 된다).
좌측 수바위를 향해 올라서서 탐방객 계수기를 통과하여 계단으로 정비된 오름길을 올라서니 수바위 이정표가 나온다(10:43). 수바위는 거대한 바위로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많은 산꾼들이 바위를 쳐다보고 있는 반면 중간에 올라서 있는 사람은 세 명 뿐이다.
수바위(쌀바위) 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이 기술되어 있다.
수바위(쌀바위)
위치 :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신평리
금강산 화암사(金剛山 禾巖寺) 남쪽 300m 지점에는 수(穗)바위라는 왕관모양의 우람한 바위가 있다.
전설에 따르면 이 바위 밑에 위치한 화암사는 민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스님들이 시주를 청하기 어려웠는데 어느 날 스님 두 분의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수바위에 조그만 구멍이 있으니 그 곳을 찾아 끼니때 마다 지팡이로 세 번 흔들라"고 얘기하자, 잠에서 깬 스님들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아침 일찍 수바위에 올라 노인이 시킨 대로 했더니 신기하게도 두 사람 분의 쌀이 쏟아져 나왔고 그 이후로는 식량 걱정 없이 편안히 불도에 열중하며 지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화암사를 찾게 된 한 객승이 화암사 스님들은 시주를 받지 않아도 "수(穗)바위"에서 나오는 쌀로 걱정 없이 지낸다는 사실을 알고 '세 번 흔들어서 두 사람 분의 쌀이 나온다면 여섯 번 흔들면 네 사람 분의 쌀이 나올 것' 이라는 엉뚱한 생각에 다음날 날이 밝기를 기다려 아침 일찍 수바위로 달려가 지팡이를 넣고 여섯 번을 흔들었더니 쌀이 나왔던 구멍에서 피가 나왔고 객승의 욕심에 산신의 노여움 때문인지 그 후로 수바위에서는 쌀이 나오지 않았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정표 앞에서 아내를 기다리라 하고서 혼자 수바위를 올라간다. 짧은 슬랩을 올라서면 나무에 슬링이 묶여 있고 그 위로 더 올라가면 V자 형태로 갈라진 바위 위에 또 다른 바윗덩어리가 얹혀진 형태의 정상부인데 건너가 볼까 잠시 망설이다가 나이를 못 속이는 것인지 공포심 때문에 포기하고 내려간다. 여전히 많은 산꾼들로 북적이는 수바위 이정표 앞에서 1.2km 떨어진 성인대를 향해 발걸음을 움직인다(10:56).
성인대 방향으로 걸어가자마자 헬기장이 나오고 잠시 멈추어 선 채 뒤돌아 서서 수바위를 쳐다 보지만 뒤에 오는 산객들에 등을 떠밀려 성인대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한다. 좁은 산길에서 발걸음이 빠른 산객들이 우리를 추월하지만 우리는 급할 것이 없으므로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걸어간다. >완만한 산길이 각을 세우는 만큼 우리의 발걸음 속도는 반비례해서 더디어진다. 얼마나 올랐을까 여러 사람들이 나무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 쉼터를 만나 우리도 쉬어간다(11:11). 속초 방향으로 수평선이 흐린 하늘색에 묻혀 육안으로 희미하게 식별되는 것이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맑지 못한 것이 아쉽다. 십여 분을 쉬었으니 속속 올라오는 산꾼들 무리에 다시금 섞이어 성인대를 향한 발걸음을 이어간다(11:20).
오름길에 앞쪽으로 보이는 백두대간 산줄기의 상봉과 신선봉 그리고 그 사이의 안부인 화암재가 눈에 다가서고 뒤돌아 보면 오르지 못했던 수바위 정상에서 두 명의 산꾼이 노닐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잠시 후 시루떡바위를 만나 사진기에 담고(11:28) 답답하던 시야가 트이는 산길에서 화암사 숲길 전망바위를 올려다 보면서 간다. 다시금 시야를 가리는 소나무숲 사이로 이어지는 길이 나오는가 싶더니 작년에 산행했던 고성 운봉산(△285m)이 우측으로 보인다. 이어 만나는 계단 오름길에서 수평선이 구름에 묻혀 분간이 되질 않는 동해 바다와 이웃한 속초시내를 보면서 오르는 발걸음은 나무로 정비된 계단으로 이어지다가 화암사 숲길 전망바위를 올려다 보면서 성인대(신선대) 이정표를 만나고서야 끝난다(11:49).
이정표에는 수바위에서 1.2km 왔고 화암사까지는 2km 남았다고 되어 있으며 성인대는 등산금지라고 한다. 그런데 성인대는 어느 지점인지 애매한 것이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는 선인재와 신선암을 서로 떨어진 위치에 표기하였고 카카오맵에서는 640능선 구릉을 성인대라 표기하고 있지만 지형도 상 646.7봉을 성인대라 한다고 나름 판단한다.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어 울산바위를 보면서 걸어가는데 많은 산꾼들이 옹기종기 모여 쉬고 있어 초입부터 북적거린다. 조금만 걸어가면 비바람에 풍화되어 파인 구멍이 여럿 있는 646.7봉으로 울산바위와 백두대간 산줄기를 사진기에 담는다. 미시령터널의 꼭대기 산줄기인 옛길 미시령은 지금 생태이동통로 공사가 진행 중인 것을 멀리서 보아도 알 수가 있으며 화암사를 거쳐 하산을 완료한 후 집으로 갈 때 저곳으로 올라 공사가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 보고 갈 것이다.
능선 구릉의 끝지점에 중간이 갈라지고 풍화되어 버석거리는 솟은 바위 근처에서 한동안 울산바위와 왼쪽으로 송곳을 보는 듯한 달마봉 그리고 동해안과 맞붙어 있는 속초시내의 풍경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구경만 한다. 이제 눈에 울산바위가 각인될 즈음 간식을 먹고서 화암사로 내려가기 위해 아쉬움을 접고 성인대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돌아간다. 많은 산꾼들로 여전히 북적거리는 646.7봉을 지나 산부추 꽃과 산오이풀의 배웅을 받으며 성인대 이정표에 이른다(13:03).
수바위에서 이곳으로 올라올 때 보지를 못했던 화암사 숲길 전망바위 안내판이 자신도 보아달라고 눈길을 보내고 있다. 화암사 숲길과 연결된 정상부에 위치한 바위로서, 동해안의 빼어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라고 새겨진 안내문처럼 시원스레 트이는 동해안의 풍경을 보느라 느긋한 발걸음이지만 잠시 멈추어 선다. 신선대(성인봉) 안내문에 있는 사진의 모습이 마치 이 바위를 촬영한 듯한데 확인하질 못했다./span>
아침보다는 다소 밝아진 하늘, 마른 흙길이 어느 순간 습기를 머금고 있어 축축하니 미끄러짐에 주의하며 걷는다. 야트막한 안부를 지나 올라선 지점에서 만나는 금강산 화암사 숲길 안내도를 보니 성인대 이정표 이후부터 화암사까지의 구간인 2km 숲길을 '산림치유 길'이라 하며 매점부터 성인대 이정표까지의 1.2km 구간을 '등산하는 길'이라 표기하고 있다(13:16). 반면 안내도 왼쪽에는 무언가 떨어진 듯한 팻말이 있는데 아마도 국립공원 출입금지 안내판으로 추정된다. 이곳에서 직진으로 올라가면 미시령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 상봉으로 연결되는 것인데 어떤 이유로 안내판이 사라진 것인지…
방향을 크게 바꾸어 화암사를 향해 내려가자마자 화암사까지 1.4km 남았다는 이정표를 만난다(13:16). 천연매트가 깔린 내리막 하산길은 습기 때문에 오히려 조심하게 되는데 가을임에도 그냥 가기에는 섭섭할 테니 부족하더라도 이해하라면서 살짝 불그스름하게 물든 단풍잎이 우리와 눈맞춤을 하잔다. 그런 단풍잎을 역광의 모습으로 사진기에 담으려 하였지만 흐린 하늘이 도와주질 않는 반면 신선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멀어지는 화암사 숲길 전망바위도 덤으로 사진기에 담는다.
완만한 내리막길에 살짝 올라서는가 싶으면 이내 다소 경사진 내리막길이 시작된다(13:30). 야자껍질 매트가 깔린 계단 형태의 내리막길을 내려가다가 '화암사 560m' 이정표에서 조금만 내려서면 계곡이 나오는데 '화암사 500m' 이정표가 서 있으며 길이 우측으로 방향을 또 바꾸는 지점이다(13:46). 후덥지근한 날씨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느라 끕끕해진 손을 흐르는 물로 잠시 씻고서 얼마 남지 않은 하산길을 이어간다.
암반의 좁은 물길로 세차게 흘러가는 물줄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소리가 시원스럽게 느껴지니 하산길이 가벼워지는 듯하다. 짧은 나무다리를 건너 두 물줄기가 합쳐지는 곳을 지나 조금만 더 내려가면 탐방객 계수기가 나오고 화암사 도로를 만난다(13:54). 이제 금강산 화암사 숲길 탐방이 끝났으니 좌측에 있는 세심교를 건너 화암사 경내로 발길을 옮긴다. 사중 사물(범종(梵鐘), 법고(法鼓), 목어(木魚), 운판(雲版))이 있는 풍악제일루(楓嶽第一樓)라 새겨진 현판이 걸려 있는 범종루가 맞이해 주는 금강산 화암사(金剛山 禾岩寺), 계단을 올라 대웅전 등 경내를 천천히 둘러보고서 주차장을 향해 내려간다(14:22).
화암사 안내문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화암사(禾岩寺)
문화재자료 제 114호 / 지정일 : 1990년 9월 7일 / 소재지 :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잼버리로 163-100
이 사찰은 769년(혜공왕 5) 진표율사가 처음 건물을 짓고 화엄사라 하였다. 1623년(인조 1)에 소실되어 1625년(인조 3) 다시 지은 후에도 몇 차례의 소실과 중건이 거듭되었다. 1912년 화암사로 이름을 고쳤고, 1915년 소실된 후 다시 지었으나 한국전쟁으로 다시 소실된 것을 그 후 법당만 다시 지었다. 화암사 경내의 현재 건물들은 1991년 8월, 이 곳 신평들에서 개최되었던 제 17회 세계잼버리대회의 개최준비를 위한 주변 정비 계획에 따라 기존 건물인 법당을 철거하고 다시 지은 것이다. 현재 경내에는 삼성각, 미타맘, 법당, 명부전, 설법당, 요사채, 종각, 금강누각, 일주문 등의 건물이 조성되어 있다. 사찰 입구에는 조선시대 후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부도 15기가 남아 있다.
아침보다 더 많아진 산꾼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산악회가 왔을까 생각하면서 매점을 지나 제2주차장에 도착한다(14:30). 복장을 정리하고서 일주문을 지나 대형버스 주차장인 제1주차장에 도착하니 아침에는 네다섯 대의 버스만 보였었는데 지금은 넓은 주차장을 산악회 버스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하산을 끝낸 산꾼들로 복잡하기만 하다. 조심스레 제1주차장을 빠져 나가 울산바위 전망쉼터를 지나 속초시 노학동에 있는 황태요리 전문점인 미가에서 점심을 먹고 미시령 옛길로 올라가 생태이동통로 공사 현장을 보려던 계획을 접고 바로 동해고속도로 양양 방향으로 차를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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