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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19-08-18] 팔봉산(서산) - 작지만 크게 느껴지는 수려한 암봉

팔봉산 - 작지만 크게 느껴지는 수려한 암봉

[산행일시] 2019.08.18(일) 13:41~18:47(5시간 6분)

[날       씨] 맑음

[산행인원] 김만기, 성봉현

[접       근] 서산 독곶리 주차장(황금산 입구 )→ 양길리주차장(충청남도 서산시 팔봉면 양길리 820) : 자차

[이       탈] 양길리주차장 → 서울(신내동) : 자차

[산행시간] 양길리주차장(13:41) → 어송임도 사거리(13:50) → 안부 사거리(14:07) → 1봉(14:11~14:19)

                   → 2봉(14:49~14:54) → 3봉(15:26~15:30) → 4봉(15:49~15:51) → 5봉(15:58~16:00)

                   → 6봉(16:15~16:17) → 7봉(16:25) → 8봉(△, 16:43~16:46) → 서태사(17:00)

                   → '정상(3봉)' 이정표 삼거리(17:17) → '어송임도(양길주차장)' 이정표 삼거리(17:25)

                   → 어송임도(17:46) → 어송임도 사거리(18:37) → 주차장(18:47)

[산행지도] 서산(1:50,000 / 국토지리정보원 1:25,000 on-Map 편집)

 

[구글어스] 2019-08-18_서산 팔봉산.gpx

 

[산행기록]

오전 중에 끝난 황금산 산행, 점심을 먹고서 사십여 분을 이동하여 양길리주차장에 도착하니 한낮의 태양이 뜨겁다. 넓은 주차장에는 불과 대여섯 대의 차량만 주차되어 있어 한적하기보다는 썰렁한 느낌이 들지만 좌측편 한편에 주차를 하고 주차장 너머 우뚝 솟아오른 1봉과 주봉인 3봉의 모습을 보면서 서산아라메길 관광안내소 앞에서 산행을 시작한다(13:41).

 

안내소 옆의 종합관광안내도에는 팔봉면사무소를 지나 구도항, 방천다리를 거쳐 현지점으로 원점회귀하는 팔봉면 호리구간은 총 연장 22km, 385분(6시간 25분) 소요된다고 표기되어 있다. 팔봉산 등산로 입구로 가기 위해 잠시나마 서산아라메길 팔봉면 호리구간을 따르게 된다. 도로를 잠시 걸어가면 또 다른 주차장이 있고 그 앞의 아라메길 이정표[팔봉산 등산로, 아라메길(300m 지점 우회전)]를 따라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어 '팔봉산 등산 안내도'를 보고 산나물 등을 파시는 마을 주민분들의 노점 앞을 지나 올라간다(13:43). 조선 후기 서산의 여류 문인인 오청취당(吳淸翠堂)의 '스스로 탄식하며' 시비가 있는 곳을 지나 임도 사거리를 만난다(13:50). 여기서 서산아라메길은 우측 구도항 방향으로 이어지고 팔봉산 등산로는 직진으로 올라가는데 우리는 8봉에서 어송임도로 내려와서 그 어송임도를 따라 이곳으로 다시 원점회귀하는 산행을 하려고 한다.

 

지금 스물여섯 살의 청년이 된 큰애가 아장아장 걸었을 때인 것으로 생각되는 어슴푸레한 기억 속의 서산 팔봉산, 그 당시 8봉까지 가지는 못 했지만 3봉에서 내려다 보는 서해의 아름다웠던 모습을 떠올리며 오늘 다시 1봉을 향해 오른다. 완만한 오르막길에 우측편의 거북샘을 만나지만 안내문판에는 음용수로 부적합하다고 되어 있다(13:57). 돌계단으로 정비된 오르막길은 졸졸 흐르는 물길이 형성되어 있는 데다 경사각을 조금씩 올려간다. 국가지점번호[나바 9922 6895]가 적힌 '팔봉산 03' 위치 표지목을 지나면 1봉과 2봉 사이의 안부 사거리에 이른다(14:07). 너른 평지의 안부에는 이정표[←1봉 0.1km, →2봉 0.1km, ↑운암사지 0.4km, ↓양길임도 0.6km]와 평상이 있다.

 

좌측의 1봉에 올랐다가 내려와서 쉬기로 하고 바로 쉼 없이 1봉을 향해 방향을 바꾸어 오른다. 햇빛은 나무들의 이파리에 가려 비치질 않지만 후덥지근한 날씨 때문에 땀이 연신 흐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나 보다. 흐르는 땀을 훔치며 올라서면 커다란 바위덩어리들이 뭉쳐 있는 1봉과 마주하는데 '팔봉산[제1봉] 해발 210M 서산시'라고 음각된 작은 정상석이 더운 날 올라오느라 고생했다고 말하는 듯하다(14:11). 정상석 좌측으로 바위 위에 올라가 앞쪽으로 보이는 2봉과 팔봉산 주봉인 3봉 그리고 고개를 돌려 물이 빠진 서해안을 바라본다. 갯벌 저 멀리 바다에 떠있는 듯한 섬처럼 보이는 황금산, 오전에 다녀왔던 그 황금산이 아스라이 보인다.

 

뜨거운 햇빛도 잠시 잊은 채 주변을 둘러보는 삼매경에서 정신을 차리고 1봉에서 내려가 안부로 되돌아 간다(14:19). '국가지점번호[나바 9925 6903], 팔봉산 04' 위치 표지목을 뒤로 하고 내려가는 길은 이내 안부 사거리에 복귀하고 사각평상에서 쉬려 하였지만 햇살에 쫓겨 바로 윗편의 탁자에서 물 한모금 마시면서 잠시 쉬었다가 간다(14:22~14:25). 1봉 오름길과 달리 2봉으로 가는 길은 다소 경사진 오르막길이지만 그나마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편하게 오를 수 있다. 계단을 올라서면 '국가지점번호[나바 9929 6893], 팔봉산 05' 위치 표지목과 함께 '감투봉(노적봉)' 안내판이 나온다(14:44).

 

안내판의 사진은 1봉을 촬영한 모습인데 아마도 1봉을 감투봉이라 하는 것 같으며 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이 기술되어 있다.

 

높은 벼슬에 오른 대감의 감투 또는 노적을 쌓아 올린 모양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소원을 빌면 부귀영화를 얻는다는 전설이 전해 오며, 바다의 농촌 풍경이 어우러진 팔봉산 최고의 전경을 볼 수 있다.

 

1봉에서 부귀영화를 얻을 수 있는 소원을 빌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풍경을 보았으니 다행이리라. 다시 한번 더 이곳에서 1봉과 그 너머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한 후 쇠파이프 안전난간을 잡고 2봉에 올라선다(14:49). 이정표에는 1봉 0.2km, 3봉 0.4km라고 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1봉에서 이곳까지 0.2km를 30분이나 걸렸다는 것인가. 느려도 너무 늦게 걷는 것이지 모르겠지만 어이하리 우리의 발걸음 속도가 그러한 것을. 코끼리바위가 있는 제2봉의 정상석(해발 270M) 앞에서 주변의 풍경을 둘러본 후 암릉길을 내려간다(14:54).

 

고도를 한껏 올려서인지 잠시나마 완만하게 이어지는 3봉 가는 길에 누구의 생각이었을까 산길 중앙에 있는 바위 표면을 깍아 견공을 연상케 하는 조각 작품(?)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이어 사각정자 쉼터가 있는 헬기장이 나오고 이정표[←운암사지 0.1km, ↓2봉 0.15km, ↑3봉 0.25km]를 만나는데(14:59) 이정표 옆의 안내문에는 '본 구간은 낙석 위험지역으로 주위를 살피면서 안전하게 산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다. 아마도 바위 봉우리인 3봉에 대한 안내문인 듯하다.

 

완만한 산길이 끝나가는지 통나무로 만든 계단길이 시작되고 안전난간이 설치된 산길은 바위문을 지나 철계단을 오르면 용굴 안내문이 서 있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십여 년이 더 지난 과거의 기억을 되집어 헤아려 본다. 그 당시 아내와 큰애는 2봉에서 기다리라 하고서 나만 다녀왔던 것으로 기억되는 용굴, 당시에는 해산굴로 불렸던 것 같다. '여기에 팔봉의 수호신인 용(龍)이 살았다는 전설이 이 고장에 전해 오며 이 용이 가뭄 때 비를 내려 풍년을 들게 해주고 지역 주민에게 복을 주었다고 한다'라고 새겨진 용굴 안내문과 달리 용이 살기에는 턱없이 작은 용굴로 직접 오르기로 한다(15:14).

 

쇠파이프 계단을 밟고 올라서는데 구멍 넓이가 어정쩡하여 배낭을 맨 채로 통과하려니 힘겹다. 배낭을 벗어놓고 맨 몸으로 오른 후 배낭을 받으면 편한 것을 미련하게 먼저 올라 상황을 보고 아내가 용굴로 올라올 것인지 판단한다고 고생하였지만 통과할 만하여 입구에서 기다리던 아내에게 올라오라 한다. 수월하게 올라온 아내와 햇빛을 피해 그늘진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계단으로 올라서니 다소 너른 곳이다(15:20). 하늘과 바다 사이 여덟 봉우리라 적힌 팔봉산 안내도가 있는 곳으로 조망이 시원스럽게 트이지만 정상인 3봉은 아니다. 큰 바위 우측편으로 이어지는 짧은 다리를 건너 거의 수직처럼 느껴지는 철계단을 올라서서 내려간 후 다시 계단길을 올라서면 비로소 '여기는 정상입니다. 해발 361.5m'라 음각된 검은 대리석의 정상석이 있는 팔봉산 3봉이다(15:26~15:30).

 

팔봉산의 높이가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에는 364.4m로 표기되어 있는데 364m라 높은 산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곳 팔봉산의 높이는 바닷가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내륙의 5~600미터 산과 엇비슷한 높이로 생각해야 한다. 사방으로 트이는 조망과 더불어 오전에 산행했던 황금산을 다시 살펴보고서 올라왔던 계단을 내려가 4봉 방향의 계단을 오른다. 이제부터는 이십여 년도 더 지난 시간에 왔던 3봉을 마지막으로 새롭게 만나는 산길이 시작되는 것이다. 또 다른 암봉에 올라 3봉을 되돌아 보고 올라선 만큼 4봉을 향해 급하게 내려가야 하는 바윗길이 조심스럽기만 하다(15:40). 안전난간이 설치된 경사진 내리막의 바윗길은 좌측의 천제터로 분기되는 이정표를 만나면서 수그러 든다(15:44). 기우제를 지냈다는 천제터를 들러볼 생각을 못 하고 4봉을 향해 계속 진행하는데 작은 헬기장을 지나 이정표를 만난다(15:46). 안부의 이정표[↑4봉, ↓정상(3봉) 0.2km, →어송리(임도) 0.8km]는 이곳에서 어송임도로 내려갈 수 있는 갈림길을 알려주고 있지만 우리는 8봉까지 가기로 하여 살짝 올라서니 평평한 구릉에 돌덩이들이 널려 있는 4봉(해발 330M)이 나온다(15:49).

 

4봉에서 8봉으로 흐르는 능선을 따라 푸른 나무들에 어우러져 구분이 잘 안되는 5봉 그리고 살짝 솟아오른 6봉과 7봉, 반면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8봉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고서 4봉에서 내려간다(15:51). 얼마나 내려갔을까 야트막한 안부에 세워진 이정표에는 4봉이나 5봉까지의 거리가 0.1km라고 되어 있다(15:57). 또한 이정표와 더불어 꼬박꼬박 나타나는 위치 표지목에는 이곳을 '팔봉산 11'이라 한다. 하지만 이정표의 거리가 맞는 것인지 의아할 정도로 오름길을 올라서자마자 능선 구릉같은 5봉(해발 290M) 정상이다(15:58). 나무들로 시야가 가려 답답한 데다 봉우리라기 보다 능선 구릉같은 5봉에서 시간을 보낼 이유가 없으니 바로 내려간다(16:00).

 

밋밋한 내리막길이 끝나는 안부에서 거리 표기가 없는 5봉과 6봉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벗삼아 잠시 쉬어간다(16:02).
4봉을 지나면서 조금씩 불편해진 다리 상태로 이곳까지 왔다고 하는 아내의 말에 돌아갈까 하였지만 그냥 가잖다.
아직 걸을만 하다고 하는데 그래서인가 걸음 속도가 생각했던 것보다 늦어지는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트랭글의 지형도를 살펴보니 지금 속도로 산행하더라도 어송임도를 거쳐 주차장까지 원점회귀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듯하다.
십여 분 이상 쉬었다가 이정표를 뒤로 하고 완만하게 올라서니 살짝 돋아난 바위에 6봉(해발 300M) 정상석이 보인다(16:15).

 

6봉도 나무들로 조망이 가리는 것이 이후로는 1봉에서 4봉까지의 조망을 기대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대신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의 고도차가 없듯이 산길은 완만하게 이어질 것이므로 발걸음은 편할 것이다. 응급의료함이 있는 7봉(해발 295M) 정상을 지나(16:25) 이정표[↑8봉 0.15km, ↓7봉 0.1km]를 만나는가 싶었는데 8봉 오름길의 갈림길에 서 있는 또 다른 이정표[↑8봉 0.1km, ↓7봉 0.15km, →어송주차장 2.0km]가 나온다(16:31). 힘들어 하는 아내에게 여기서 어송주차장 방향으로 내려가자고 하니 여기까지 왔는데 8봉으로 가자고 하여 그냥 진행한다.

(이곳에서 8봉을 왕복한 다음 어송주차장 방향으로 내려가면 수월한 것을 모르고 서태사로 내려가는 실수를 하게 되었다.)

 

8봉을 향해 오르는 걸음을 잠시 멈추어 서서 지나온 3봉부터 이곳까지 이어지는 능선을 살펴보는 여유를 가지며 오른다. 헬기장을 지나 올라선 320능선 봉우리가 8봉이겠거니 생각하였지만 8봉 정상석 대신 산불감시카메라만 있다(16:40). 의아해 하면서 조금 내려가니 삼거리의 이정표[←서태사 0.3km, ↑8봉, ↓정상(3봉) 0.8km] 너머로 8봉 정상석이 보인다. 팔봉산의 마지막 봉우리인 8봉(해발 319M)은 삼각점[서산 445 / 1990 재설]이 매설된 319.4봉 삼각점 안내판 옆에 있다(16:43). 그나마 서태사 방향으로 살짝 트이는 조망이 없다면 답답했을 8봉, 주변의 모습을 사진기에 담고서 산행 전 인터넷으로 검색한 선답자의 산행기를 떠올리며 서태사로 하산한 후 어송임도를 따라 원점회귀하기 위해 서태사 방향으로 내려간다(16:46).

(이곳에서 서태사로 내려가는 것보다 7봉과 8봉 사이의 안부로 돌아가서 어송주차장 방향으로 내려가는 것이 수월할 것 같다).

 

서태사 가는 길은 초반부터 가파른 철제 계단으로 이어지며 경사진 내리막길이 나타나는데 다리가 불편한 아내가 걱정된다. 최대한 쉬엄쉬엄 조심스럽게 내려가는데 직진하는 길목을 줄이 가로막으며 좌측으로 내려가라 한다. 하산길(금학∙어송) 이정표를 지나 살짝 올라서니 서태사까지 0.2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나오고 우측편 산길 입구에는 줄이 묶여 있는데 8봉에서 내려오면서 보았던 줄이 묶여 있던 곳으로 이어지는 등로이지만 지금은 폐쇄된 것이다(16:54). 경사졌던 길이 다소 누그러들면서 도착한 서태사, 그리 깊지않은 산중임에도 불구하고 단촐한 암자를 연상케 한다(17:00). 서태사 도로로 내려서기 전에 만난 이정표와 우측편의 작은 동자승들을 못 보았다면 절이라기 보다는 간이건물로 보았을 것이다.

 

바윗면에 기대어 있는 듯한 이정표[←정상(8봉) 0.3km, ↑주차장 1.3km, →서태사]를 등지고 상당히 경사진 시멘트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서 대웅전을 올려다 보니 아무래도 서태사는 말단의 조촐한 사찰이나 보다. 경사진 내리막길을 꽤나 내려갔다고 느껴질 즈음 만난 우측편의 산행 표지기를 따라 홀로 올라가 보니 한전 송전철탑이 나온다. 이 길이 아니다 싶어 다시 서태사 도로로 복귀하여 조금 더 내려가니 이정표가 보이는데 선답자의 산행기가 생각난다(17:17). 이정표[↑주차장 1.0km, ↓서태사(8봉) 0.3km, →정상(3봉) 1.5km]를 따라 3봉 방향인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어 오른다. 길이 아닌 듯한 오르막길을 조금 올라서면 길이 뚜렷해지고 잠시 후 또 다른 이정표[←어송임도(양길주차장) ↓어송주차장]가 서 있는 삼거리를 만나는데 위에서 내려오는 산길은 조금 전 만났던 송전철탑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17:25).

 

이후 잡목이 성가신 길을 따라 내려가면 일순 개울물이 흐르는 계곡을 만나는데 벌목된 나무들이 어지러운 곳이다. 어디로 가야 하나 판단한 후 쓰러진 나무를 건너 내려가는데 길이 없어 다시 원위치하여 길을 살펴보다가 윗편으로 올라간다. 역시나 어송임도로 이어지는 길은 개울물을 건너 살짝 올라선 다음 좌향으로 내려가는 길로 이어진다. 하지만 그 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트랭글의 네이버 지도를 보니 우리가 가야 할 서북방향이 아닌 남쪽으로 향하는 느낌이 든다. 아니다 싶어 아내를 현위치에서 기다리라 하고 개울쪽으로 다시 올라가 보았지만 어송임도로 이어지는 길은 이 길이 맞는 것 같아 아내가 기다리는 곳으로 내려가면서 이제서야 오룩스의 지형도가 생각나 띄어보니 어송임도가 지척에 있다. 그렇게 4분 정도 허비하고서 시멘트로 포장된 어송임도를 만난다(17:45).

 

이곳부터 양길리주차장까지는 대략 2.5km 정도라고 했던 선답자의 산행기를 떠 올리며 한 시간을 예상하고 걷는다. 호젓한 임도길은 좌향으로 크게 휘어지는 굴곡점까지 올라갔다가 이후 대체적으로 내리막을 유지하면서 이어질 것이다. 아내와 둘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걷다 보니 7봉과 8봉 사이의 안부에서 내려오는 길목의 이정표를 만난다(17:53). 이정표[↑양길리주차장 2.3km, ↓어송주차장 1.8km, →8봉]를 지나 걷는데 어디에서 왔는지 모녀지간인 듯한 두 명이 우리를 지나쳐 걸어가는 것이 우리는 팔봉산을 넘어와 지친 반면 저들의 복장은 마치 둘레길을 산책하는 듯한 분위기다. 그렇게 굴곡점을 지나는데 그들이 반환점을 돌 듯 왔던 길로 되돌아 가고 우리는 흙길의 어송임도를 따라 걷고 또 걷는다. 잠시 후 4봉으로 이어지는 갈림길 이정표를 지나(18:00) 완만하게 오르락내리락 하다 보면 아라메길의 구도항 방향 이정표와 팔봉면사무소 방향 이정표[←팔봉면사무소 1.3km, ↑양길리주차장 0.9km]가 서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18:23).

 

이제 자동차를 주차시킨 양길리주차장에 다 왔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가벼워지니 등산로 입구의 관리초소 앞에 있는 에어건으로 신발과 옷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내는 여유까지 부리면서 하산길을 이어간다. 점심때 보았던 할머니들의 좌판은 처음부터 없었던 듯 한적한 길을 따라 도로에 내려서서 양길리주차장에 도착한다(18:47).

 

오늘 산행은 황금산부터 시작할 것이 아니라 팔봉산을 먼저 산행한 후 황금산으로 이어갔으면 아내가 덜 힘들었지 않았을까 생각되는 반면 그렇게 했다면 아마도 황금산 산행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였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 산행이었다. 양길리주차장에 우리가 도착했을 때 주차되었던 차량들이 모두 떠나 횡하니 비어버린 주차장의 화장실에서 땀을 씻고서 서산에 왔으니 한우를 먹고 가기 위해 휴대폰으로 검색한 해미읍성 인근의 한우명가백제로 목적지를 설정하고 달려간다. 집과 반대방향으로 사십여 분을 달려 도착한 한우전문점, 우리의 입맛이 고급스러운 것인지 생각만큼 만족스럽지 못한 저녁을 먹고 어둠이 깊게 내린 서해안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도로를 경유하여 무사히 신내동에 도착하니 하루가 어느새 저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