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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18-06-09] 설악산 - 오늘이 아니면 비 내리는 날의 공룡능선을 언제 걸을 수가 있으랴

설악산 - 오늘이 아니면 비 내리는 날의 공룡능선을 언제 걸을 수가 있으랴

[산행일시] 2018.06.09(토) 03:02~16:18(13시간 16분)

[날       씨] 가랑비

[산행인원] 이훈, 임헌종, 성봉현

[접       근] 서울 → 남설악탐방지원센터(오색리) : 자차

[이       탈] 설악동탐방지원센터 → 고성군 아야진리 : 자차

[산행시간] 남설악탐방지원센터(오색리, 03:02) → 대청봉(06:29~06:37) → 중청대피소(06:51~07:15)

                   → 희운각대피소(08:26~08:32) → 무너미고개(08:39) → 마등령삼거리(12:57)

                   → 마등령(13:04~13:18) → 비선대(15:26) → 설악동탐방지원센터(16:18)

[산행지도] 1:50,000 설악(국토지리정보원 1:25,000 2013년 온맵 편집), 설악산국립공원 탐방안내도

 

[구글어스]  2018-06-09_설악산_오색~공룡능선~비선대.gpx

 

[산행기록]

금요일 저녁 퇴근과 함께 바로 집으로 돌아와 미리 챙겨놓은 배낭을 다시 한번 더 확인한 후 둔촌동으로 향한다. 봉화산역에서 지하철에 탑승, 두 번 환승을 하여 둔촌동역에서 내린 후 약속장소로 이동하다가 장소를 잘못 알은 큰동서 형님을 만나고 조금 떨어진 편의점 C&U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윗동서와 친구분인 임헌종씨를 만나 합류한다. 원래 지난 2015년 장수대에서 남교리로 넘어가는 산행을 같이 했던 남윤수씨도 동행하기로 하였지만 사정상 네 명으로 바뀌었고 그나마 큰동서 형님은 발이 불편한 관계로 우리들의 산행 들머리와 날머리 택배를 하기로 하였다.

 

깊어가는 야심한 시간인 밤 11시, 서울을 출발하여 서울양양고속도로에 올라섰지만 금요일임에도 불구하고 한가롬기만 하다. 동홍천IC에서 고속도로를 버리고 44번 국도로 나와 화양강휴게소에서 이른 야참을 먹으면 되겠거니 나름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이된 일인지 어두컴컴하기만 한 것이 영업시간이 아니나 보다. 시간적으로 너무 빨리 출발하여 천천히 간다고 하였어도 오전 1시가 안된 시간에 설악휴게소에 도착해서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나오니 전북에서 올라온 산악회 버스 1대가 보이는데 이들의 목적지도 설악산이라 한다.

 

한계교차로 삼거리에서 우측 한계령 방향으로 들어서서 장수대를 지나는데 차창 밖으로 안개구름이 바람에 흩날리는데 느낌이 이상하다. 고도가 높아질 수록 짙어지는 안개구름이 심상치 않지만 아침이 되면 맑아질 것이라 생각하면서 바로 앞이 잘 보이질 않는 한계령을 조심조심하면서 천천히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산행들머리인 남설악탐방지원센터인 오색리는 아직 깊은 잠을 자고 있다. 이 야심한 새벽에 할 일이 없으니 2006년 수해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다시 복구된 오색약수에 다녀와도 남는 건 시간 뿐… 하여 차에서 짧은 잠을 취한 후 공원 출입시간에 맞추어 탐방지원센터로 올라가니 관광버스에서 내린 여러 산악회의 산꾼들로 북적인다. 오전 3시 정각에 열린 산문을 통과하는 산꾼들을 보면서 단체사진 한 장 촬영하고 윗동서와 친구 그리고 나 이렇게 세 명이 대청봉으로 올라 공룡능선을 지난 다음 마등령에서 설악동으로 내려오는 산행을 시작한다(03:02).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은 산꾼들과 뒤섞여 오르는 가파른 돌길의 오르막길은 초반부터 숨이 가빠지고 이마에 땀이 흥건히 배어나온다. 어둠 속이라 보이는 것이라고는 앞서가는 산꾼의 헤드랜턴 불빛 뿐이니 그저 올라가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일이 없다. 우리보다 느린 산꾼들은 추월하고 반면에 우리보다 걸음걸이가 빠른 산꾼들이 추월하기를 여러 번, 어둠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한다. 얼마나 올랐을까, '현위치 번호 : 설악 06-06 해발 1,120m | ↓남설악탐방지원센터 3.0km, ↑대청봉 2.0km' 이정목을 촬영하는데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만큼 밝아졌는지 셔터 속도가 그리 느리지 않게 동작한다(04:57).

 

나무계단을 올라 만나는 처참하게 부러진 소나무가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깝게 하고 조금 더 올라서니 오색2쉼터가 나온다(05:27). 계속되는 오르막길은 끝날 줄 모르는지 끝이 안 보이지만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하늘을 가리던 나무들이 사라지면서 시야가 트인다. 산줄기 너머로 하늘선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구름에 뒤덮인 모습이 대청봉에서의 공룡능선 조망을 기대하게 만드는데 이 정도라면 공룡능선을 넘실넘실 넘나드는 구름이 만들 기막힌 풍광을 상상하면서 옮기는 발걸음이 즐겁기만 하다. 또한 오를수록 시야가 더 넓어지면서 속초가 보여야 하건만 보이는 것이라곤 구름바다 뿐이니 공룡능선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진다. 그런 기대감과 함께 대청봉이 지척인 곳에 이르니 출입금지 안내판 뒤로 보이는 화채능선 입구에는 감시초소가 무겁게 자리잡고 있고 이삼 분 후 도착한 돌무더기 대청봉에는 여러 명의 산꾼들이 보일 뿐이다(06:29).

 

대청봉의 하늘은 맑기만 한데 사방으로 보이는 것이라고는 구름에 덮인 하얀 바다 뿐이니 속절없는 허탈감으로 허무해진다. 그나마 중청과 귀떼기청 그리고 남설악의 주걱봉과 삼형제봉이 구름을 뚫고 튀어 나온 모습에 작은 위안을 받는다. 정상석을 차지하고 사진을 찍는 산꾼들이 물러나 우리도 단체사진을 촬영한 후 아쉬움을 떨치고 중청대피소로 내려간다(06:37).

 

어디서 출발했는지 지금 올라오는 산꾼들을 뒤로하고 내려가 도착한 중청대피소, 북적거렸을 지난 밤과 달리 한적하기만 하다(06:51). 오색에서 출발하여 대청봉에 이르기 전 중간중간 먹거리를 먹으면서 올라왔지만 그래도 아침을 먹기 위해 배낭을 내려놓고 버너를 사용한 식사 대신에 떡과 과일 등으로 해결하기로 한 식단이므로 비어 있는 식탁에 자리를 잡고서 조촐한 아침을 먹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새 지나가는 시간은 빠르기만 하고 가야 할 길이 멀기에 자리를 정리하고서 중청대피소를 떠난다(07:15).

 

한계령에서 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를 지나 중청을 에돌아가다 잠시 멈추어 선 채 뒤돌아 보니 대청봉도 어느새 구름이 절반을 가렸다. 중청을 지나 소청으로 내려가는 계단길에서 구름을 살짝 벗은 용아장성 능선이 수줍은 듯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구름 속으로 사라진다. 아무래도 오늘은 맑은 날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를 버려야 할 듯 소청을 지나 희운각대피소로 내려가는데 하늘이 어둡게 변하고 있다. 급경사의 내리막길을 제법 내려갔다고 생각들 즈음 약한 빗방울이 간간이 내리기 시작한다. 더불어 짙게 깔리는 안개구름이 심상치 않지만 오색에서 대청봉으로 올라오는 길만큼 가파른 내리막의 돌길이 끝나는지 소음이 들려온다. 드디어 대피소가 내려다보이는 계단에 이르고 그 계단을 내려가 희운각대피소에 도착하니 우리보다 먼저 온 산꾼들로 북적거린다(08:26).

 

전부터 무릎 상태가 안 좋았던 윗동서가 오색에서 대청봉까지의 돌길 오르막, 그리고 희운각대피소로 이어지는 급경사의 내리막길에 무리가 된 것인지 통증으로 불편하다고 하니 하산길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한다.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하는 것과 예정대로 공룡능선을 넘을 것인지 고민하다가 무너미고개에서 다시 결정하기로 하고 출발한다(08:32). 하늘은 금방이라도 굵은 비를 뿌릴 듯 어두침침하기만 한데 습도마저 높아져 땀이 더 흐르니 걸음속도도 같이 더디어진다. 헬리포트로 사용될 것 같은 데크를 지나 내려선 무너미고개, 윗동서가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다가 공룡능선을 넘자고 한다. 꼭 한번 걷고 싶었다는 공룡능선이기에 무릎 통증도 그 의지를 꺽지를 못 했는지 우리는 공룡능선을 향해 좌측으로 진행한다(08:39).

 

돌로 정비된 오르막길의 큰 나무에 딱따구리가 만든 여러 개의 구멍을 보는 여유를 가지면서 올라가는 산길은 바위구간을 만나고 짧은 바윗길을 따라 신선대(1233.1m)라 불리는 커다란 암봉의 아랫편에 올라선다(09:12). 고개를 들어 올려다 보니 울퉁불퉁한 바위 구릉은 회색빛 하늘을 배경으로 높아 보이고 간간이 흩날리는 빗방울은 그칠 줄을 모른다. 지금부터 마등령삼거리까지 암릉을 오르내리며 진행해야 하는데 이슬비마저 내리니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할 듯 싶다. 암릉을 따라 내려서는 발걸음은 무릎이 불편한 윗동서의 걸음걸이에 맞추어 속도를 조절하지만 덕분에 쉬엄쉬엄 여유롭게 걸어간다. 흩날리는 빗방울과 주변 풍경을 숨겨버리는 구름 때문에 사진기를 가방에서 꺼낼 일이 줄어들었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공룡능선을 걷는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행운이리라 생각한다. 확률적으로 맑은 날의 공룡능선이 많으므로 비가 내리는 날 일부러 오지 않는다면 언제 비를 맞으며 이 길을 걸을 수 있으랴 말하면서 윗동서의 버킷 리스트(bucket list)에 담겨진 공룡능선 산행을 천천히 풀어가고 있는 중이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맑은 날 볼 수 있는 주변의 아름다운 비경을 만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위치 번호 : 설악 03-07, 해발 1,130m' 표지목과 이정표[↓희운각대피소 1.5km  ↑마등령삼거리 3.6km]가 서 있는 곳을 지나고(09:31) 나무뿌리들이 돌덩이 위로 드러난 오르막길을 오른다(09:39). 뿌리가 뽑혀 맞은편 바윗면에 걸쳐진 고사목이 있는 곳으로 올라선 후 잠시 쉬고 있으려니 꼬마 숙녀 한 명이 올라오고 있다(09:44). 인천의 모 산악회에서 아빠와 같이 왔다는 중학교 1학년인 꼬마 숙녀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백두대간을 시작하여 이제 두 구간만 진행하면 진부령에 도착한다고 하는데 오늘처럼 짖궂은 날씨에도 아랑곳 없이 산행하는 것을 보고 있으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천팀들이 앞서간 길을 따라 우리도 마등령삼거리를 향해 걸어가지만 시선은 암릉을 수색하고 있는 중이다. 산행 전 우리보다 보름 정도 빨리 이곳을 지나간 어느 님의 블로그에서 본 솜다리 사진이 올려진 장소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찾고 또 찾고 바위가 뚫어져라 보면서 걷다 보니 드디어 바위 틈새에 뿌리를 내린 솜다리 서너 개체를 찾았다. 아직 연한 갈색의 꽃을 받치고 있는 무성한 솜털로 덮인 회백색의 꽃받침(?)에 빗물이 방울방울 맺힌 모습이 시선을 강탈하니 가랑비가 내리지만 이리저리 여러 모습을 사진기에 담기 위해 가던 발걸음을 멈춘 채 사진을 촬영한다. 마냥 보고 싶지만 가야 할 길이 있기에 아쉬움을 접고 걸어가는데 이곳 일대가 솜다리 군락지인지 이후 곳곳에서 많은 솜다리를 보았다.

 

솜다리 자료를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찾은 강원일보(http://www.kwnews.co.kr)에 2013년 10월 15일자로 올려진 기사를 보면 속초시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의 협력사업으로 2013년 10월 4일부터 설악산 솜다리 복원사업을 추진하였는데 권금성 일대에 1,500그루를 그리고 주요탐방로 주변에 매년 5,000그루씩 심어나간다고 되어 있다.

관련기사 : [속초]설악산 솜다리 매년 5천그루 심어 복원(http://www.kwnews.co.kr/nview.asp?s=501&aid=213101400151)

 

짙은 운무와 함께 오락가락하는 가랑비는 멋진 조망을 숨겨버리고 구름이 걷힐 기미가 없으니 야속하기만 하다. 바람에 흔들리는 구름따라 사라졌다가 나타나는 바위 봉우리들, 그런 풍경을 보면서 만난 '설악 03-06' 표지목에는 희운각대피소에서 온 길보다 마등령삼거리까지의 거리가 더 멀다고 알려주고 있다(10:09). 볼 것이 없으니 그냥 앞만 보면서 걸어가는 산길이지만 그 나름대로의 운치를 느끼면서 마등령삼거리를 향해 진행하다가 올라선 1275봉, 지형도에는 1266m로 되어 있지만 등산지도에는 1275m로 표기하고 있다(10:55). 희운각대피소에서 3.0km, 마등령삼거리까지는 2.1km 남았다는 이정표를 뒤로 하고 다시 내려간다.

 

내리락오르락 하는 발걸음이 만난 이정표에는 마등령삼거리까지 1.2km 남았다고 알려주는데 시계를 보니 12시를 가리킨다. 0.9km를 걷는데 한 시간이 소요되었으니 마등령삼거리까지 가려면 얼마나 더 걸릴까 속으로 계산하다가 이내 포기한다. 오늘 해가 지기 전까지는 설악동에 도착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시간에 구애받지 않기로 하고 걷는다. 오름길 우측편의 바위에 위태롭게 뿌리를 내린 큰 소나무와 바위의 공생관계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하고 바위틈에서 자란 작은 나무의 이파리에 맺힌 빗방울들이 지금 이 시간을 즐기라 하는 듯 하다.

 

멀게만 느껴지던 나한봉(1297.4m)에 올라서는데 전에 보았던 독수리 머리를 닮은 고사목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는다(12:40). 마등령삼거리까지 0.5km 남았다고 표기된 '설악 03-01' 위치 표지목과 작별한 후 너덜 사면을 지나 마등령삼거리에 도착한다(12:57). 오세암을 거쳐 백담사로 내려가는 길이 있지만 우리는 비선대를 지나 설악동으로 내려가기로 했으므로 마등령을 향해 올라간다. 흩날리는 비를 맞으며 올라선 마등령, 출입금지 안내판 너머로 백두대간의 산줄기가 뻗어가는 이곳에서 배낭을 벗고 쉬어간다(13:04). 각자의 배낭에 남아 있는 간식거리로 원기를 보충하면서 취한 휴식을 끝내고 비선대를 향한 가파른 내리막의 하산을 시작한다(13:18).

 

계단으로 시작되는 하산길, 저항령의 거대한 너덜이 생각나게끔 하는 자잘한 너덜의 사면을 지나 고도를 낮추는 산길이지만 고도차는 얼마 되질 않는 내리막길을 거쳐 두 개의 바위 사이로 올라 만난 위치 표지목은 '설악 02-06'으로 앞 번호가 바뀌었다(13:34). 마등령에서 설악동까지 대략 천여 미터의 고도차를 내려가야 하는 하산길이지만 아직은 그리 가파르다는 것을 느끼지 못한 채 내려간다. 이 길을 언제 내려갔었는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오랜만에 내려가는 것이라 그런지 지형지물이 낯설기만 하다. 마등령삼거리에서 1.0km 되는 지점을 통과하고(13:54) 또 한번 작은 너덜지대를 지나니 비선대까지 1.8km 남았다고 한다(14:16).

 

오색에서 대청봉으로 올라올 때도 돌길이었듯이 비선대로 내려가는 길 역시 돌길이다. 점점 경사가 커질수록 소공원까지의 거리는 줄어들고 운무로 시야가 막힌 내리막길을 낯선 산꾼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내려간다. 한참을 내려왔다고 생각들 즈음 보이질 않는 곳을 향해 소리를 지르는 한 남자가 보인다. 무슨 일인가 하였는데 지나면서 보니 우중이지만 여성 클라이머가 바위에서 하강하는 것을 훈련시키고 있는 것이었다(14:45).

 

어느새 '마등령삼거리 2.7km, 비선대 0.7km' 이정표를 지나고(14:54) 가파른 경사길에 어떻게 돌로 계단을 만들었는지 감탄케 하는 조금은 긴 내리막길을 내려간 후 금강굴과 비선대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만난다(15:09). 이정표 옆에 있는 안내판에는 '장군봉 남서벽구간은 2013. 10. 19 암벽등반 훈련중 대형낙석(약 1.5톤) 발생으로 인하여 정규탐방로를 이용하는 탐방객의 안전사고가 발생하였고 향후 추가 낙석위험이 상존하여 동구간의 암벽등반을 금지한다'고 적혀 있다. 비가 내리는 날이지만 그래서인가 암벽등반을 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는 장군봉을 뒤로 한 채 0.4km 남은 비선대를 향해 내려간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는 내리막길이기에 조심조심 천천히 내려가 천불동계곡에서 내려오는 길과 합류하고(15:25) 공원지킴터를 지나 비선대를 보면서 신흥사로 향한다. 지금까지와 달리 거의 평지 수준으로 이어지는 산책로 같은 탐방로를 따라 걷고 또 걷다 보니 어느새 신흥사에 도착했다(16:10). 비가 내리는 날을 선택해서 오지 않는다면 우중산행을 꺼리게 되는 공룡능선 산행, 이제 그 끝지점이 지척이다. 설악동탐방지원센터 앞에 도착하니 임시적으로 설치된 천막에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있고 무슨 행사인지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다음날 서울로 올라오면서 알게 되었는데 '제14회 설악 국제 트레킹(걷기) 대회 - 2018.06.09~06.10' 기념행사였던 것이다).

 

비록 생각했던 시간보다 조금 더 소요되었지만 그래도 무채색의 수묵화를 보면서 걸어온 산길이 언젠가는 그리워지겠지. 신흥사 집표소 출입문을 지나면서 산행이 끝났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큰동서 형님을 만나 동포항에서 횟감을 구입하여 고성군 아야진으로 이동하여 비 내리는 공룡능선의 무사 산행을 자축하는 뒤풀이로 산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