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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18-05-19] 축령산 - 물길이 만드는 폭포의 향연

축령산 - 물길이 만드는 폭포의 향연

[산행일시] 2018.05.19(토) 11:25~16:15(4시간 50분)

[날       씨] 맑음

[산행인원] 성봉현, 김만기

[접       근] 신내동 → 축령산 제1주차장 : 자차

[이       탈] 축령산 제1주차장 → 신내동 : 자차

[산행시간] 제1목교(11:25) → 수리바위(12:13~12:16) → 남이바위(13:30) → 축령산(14:07~14:32) → 절골(절고개, 14:59)

                   → 잔디광장(15:22) → 제2목교(산림휴양관, 16:00~16:04) → 제1목교(16:15)

[산행지도]  1:50,000 일동,양수(국토지리정보원 1:25,000 On-Map 편집), 축령산 등산로 안내도

 

[구글 어스]  2018-05-19_축령산.gpx

 

[산행기록]

아침 8시에 신내동 집에서 출발하려고 하였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한 시간이 늦은 9시 경에 출발한다. 자차로 46번 국도에 올라서는데 부처님오신날까지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 때문인지 퇴계원에서 마석방향으로 심하게 정체되어 호평IC에서 구 국도로 빠져나왔지만 거북이 운행은 똑같다. 그나마 다행히 마치터널을 통과하여 천마산입구교차로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니 차량 흐름이 시원스럽다. 그렇게 막힘없이 달려 도착한 축령산 매표소, 예전의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지으려는지 천막으로 대신하고 있는 매표소에서 직원이 나와 철쭉제 기간인 5월 18일(금)부터 5월 20일(일)까지 무료입장이라면서 주차비 3,000원만 받는다. 매표소를 지나 주차요원이 안내하는대로 제1주차장 방향으로 오르다가 제1목교 입구에 차를 주차한다.

 

등산화로 갈아신고 복장을 정리한 후 제1주차장에서 출발, 축령산을 거쳐 서리산으로 오른 다음 관리사무실 방향으로 내려오기로 한다. 도로를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숲해설센터가 나오고 야영데크 추가 설치공사가 진행 중인 우측길로 발걸음을 옮긴다(11:25). 시멘트 길이 흙길로 바뀌는가 싶으면 이내 돌무더기 길로 변하여 능선을 향하는데 초입의 후박나무 숲이 햇빛을 받아 연녹색을 띤다. 홍구세굴로 향하는 직진길을 버리고 우측의 조금 가파른 오름길을 따라 축령산과 서리산을 연결하는 일주코스 능선에 올라서면 이제 산등성이 능선을 따라 걸어가는 산행길이 시작된다(11:43)

 

제법 많은 비가 내리고 그친 후라 그런지 나뭇잎들이 한층 싱그럽게 느껴지는 능선을 걷는 발걸음이 가볍기만 한데 아내는 모처럼 만의 산행이라 그런지 초반부터 걸음속도가 느린 것이 속도가 나질 않는다. 오늘 딱히 하산시간에 구속받을 일이 없으므로 되는대로 걸을 예정이어서 아내의 발걸음 속도에 맞추어 천천히 걷는다. 수리바위까지 0.32km 남았다는 이정표('수리바위능선'이지만 표지가 훼손되어 알 수가 없다)를 지나고(11:56) 산길에 간간이 눈에 띠는 야생화들이 시선을 빼앗아 느린 발걸음이 더 더디게 진행된다. 눈앞에 커다란 바위능선이 나오는데 올라서면 수리바위로 멀리서 보면 독수리 머리 모양이라고 하여 수리바위라고 부르게 되었단다(12:13). 비가 미세먼지를 없앤 것인지 모처럼 맑게 보이는 하늘은 천마산이 지척에 있는 듯하다. 외방리 방향의 마을과 한북천마지맥이 그리는 산줄기의 모습을 잠시 즐기고 남이바위로 발걸음을 옮긴다(12:16).

 

짧은 밧줄이 내려진 암릉을 오르고 발 디딤쇠가 있는 바위구간을 지나니 만개한 철쭉꽃 한송이가 시선을 붙잡는다. 앞서가는 어느 산꾼의 대화를 들어보니 지난 5월 7일 경이 서리산의 철쭉이 절정이었다고 한다. 다시금 흙길로 바뀐 산길은 홍구세굴에서 올라오는 산길과 만나는 능선삼거리 이정표에 이르고(12:35) 아직 떨어지지 않은 철쭉꽃들과 둥굴레 꽃 그리고 산사나무와 비슷한 꽃을 가진 나무(귀룽나무?)와 붉은병꽃나무를 눈으로 즐기면서 오르는데 커다란 바위에 바람에 떨어진 철쭉꽃이 오르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커다란 바위에 허리춤 높이로 걸린 밧줄을 잡고 오르면 발 디딤쇠가 박힌 짧은 바윗길이 나오는가 싶으면 남이바위가 나온다(13:30). 천마산 우측으로 바늘 끝처럼 뾰쪽하게 솟아오른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타워)가 숨은그림 찾기처럼 흐릿하게 보이고 멀리 하늘선을 그리는 희미한 능선에서 용문산의 모습도 볼 수가 있다. 수리바위 만큼이나 조망이 시원스런 남이바위를 떠나 0.72km 남은 축령산 정상으로 향한다.

 

밧줄이 있는 암릉길을 넘으면 완만한 흙길이 나오고 붉은병꽃나무가 있는 헬기장을 지난다(13:51). 신록의 숲길이 끝나가는 지점에 나뭇가지 사이로 갈색의 나무계단이 보이는데 축령산 정상으로 연결되는 계단으로 발판의 상태를 보니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정상 구릉을 우회하는 길 대신 계단으로 올라 정상에 올라서니 국기 게양대가 눈에 먼저 띤다(14:07).

 

>삼각점[양수 25 / 1983 재설]과 돌탑이 있는 정상부의 이정표에는 '축령산 정상 886m'라 표기되어 있다. 하늘은 맑지만 아침과 달리 기온이 올라서인지 다소 흐릿한 시계를 보여주는 정상부에서 우측 아래 계곡의 아침고요수목원의 포근한 풍경과 멀리 펼쳐진 산등성이들이 그리는 선을 감상하고서 절골방향으로 내려선 공터에서 조촐한 간식을 먹는다. 그늘진 곳에 자리를 잡은 탓일까, 땀이 식으면서 약간의 쌀쌀함이 느껴져 자리를 정리하고서 서리산을 향한 발걸음을 이어간다(14:32).

 

축령산 정상으로 오르는 계단이 새로 설치된 것처럼 절골로 내려가는 산길 역시 전에 왔을 때와 많이 달라졌다. 전과 다름없이 흙길로 내려가는가 싶었지만 십여 분 내려가니 경사진 내리막길에는 나무계단이 길게 설치되어 있는데 옛길에 서 있는 이정표가 길이 있었음을 알려주고 다시 한번 더 계단을 내려가면 원래의 길과 다시 만난다(14:52). 금년 들어 산에 들면 야생화가 자주 눈에 띠는 것은 무슨 변화일까, 그래서인지 벌깨덩굴을 보면서 내려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햇빛을 가리던 커다란 수목의 숲이 끝나면서 쏟아지는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내려가는 길에 보이는 서리산이 지척이다. 경사가 수그러들면서 만드는 절골 안부에 도착하니 여러 팀의 산꾼들이 그늘에서 쉬고 있는 중이다(14:59).

 

시간을 확인해보니 오후 세 시가 되어가는데 지금까지 걸은 거리와 서리산을 넘어가는 거리를 머릿속으로 계산을 해본다. 지금의 속도라면 세 시간 정도 더 걸어야 할텐데 어떻게 할 것인지 아내에게 물어보니 잠시 후 이곳에서 내려가잔다. 하여 아쉽지만 서리산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잔디광장을 향해 내려간다. 초행길인 잔디광장으로 가는 길은 흙길이 아니라 물길이라고 표현해도 될 듯 싶다. 원래 이런 것인지 아니면 이삼일 전에 내린 비 때문에 물길로 바뀐 것인지 모르겠지만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길은 물이 제법 흐르고 있다. 물길이 끝나면서 시멘트 도로를 만나지만(15:17) 조금 내려가서 만나는 잔디광장에 이르니 이름과 달리 다시금 물길로 변한다(15:22)

 

이정표에는 '제1주차장 1.40km, 축령산정상 1.40km'라 표기되어 있고 잔디라기 보다는 잡초가 무성한 잔디광장에서 하산길을 이어간다. 길을 따라 물길이 형성되어 있는데 무심코 밟은 곳이 뻘처럼 푹 빠져 다음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진다. 잠시 후 잔디광장입구 이정표를 만나고(15:28) 조금 더 내려가니 두 번째 잔디광장입구 이정표가 나오는데 시멘트 도로로 바뀐다(15:34). 시멘트 도로를 따라 내려가는 하산길에서 물길이 있는 곳이면 작은 폭포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축령산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있는 중이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것인지 모를 작은 폭포들의 향연을 보면서 내려가는 발걸음이 즐겁다.

 

서리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도로와 만나는 임도삼거리에도 여러 개의 작은 폭포의 물길이 세차게 흐르고 있다(15:42). 그 물길이 수관을 통해서 흐르는데 마치 수도꼭지에서 마구 쏟아지듯 거센 물줄기를 뿜어내면서 외방천의 물길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제1주차장까지 시멘트 도로로 이어지는지 도로는 한동안 이어지는데 작은 폭포들을 보느라 발걸음이 늦어진다. 쉼터를 지나면 제2목교가 나오고 다리를 건너 산림휴양관으로 넘어가서 다리 아랫편의 돌을 밟으면서 다시 원위치한다(16:00~16:04).

 

제2목교에서 시멘트 도로가 아닌 개울(외방천)과 나란히 조성된 산책로로 내려가는데 천연야자매트로 정비되어 있어 촉감이 부드럽다. 아울러 중간중간 설치된 조명등이 있는 것이 휴양림을 찾는 탐방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듯 하고 누워서 쉴 수 있는 의자도 여럿 보인다. 천천히 걸으면서 내려오다가 제1목교 이정표가 보이는 곳에 의자가 있어(16:15) 이곳에서 이십여 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내려선다.

 

원래는 축령산에서 절골을 지나 헬기장사거리를 경유하여 서리산으로 오른 다음 제2주차장 방면으로 내려오기로 하였었는데 예상보다 늦어진 산행시간 때문에 절골에서 하산하게 된 것이다. 잔디광장을 거쳐 내려가는 아쉬움이 남는 산행이겠거니 하였는데 초행길에서 만난 작은 폭포들의 향연이 그 아쉬움을 상쇄해 주었다. 우연찮게 보았던 풍경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는 축령산 산행, 즐거운 기억을 남기면서 집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