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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팀 합동 산행

[2016-10-23] 대구팀 합동산행-20_남한산성 - 병자호란의 치욕을 어루만져주는 가을비를 맞으며 걷다

[대구팀 합동산행-20] 남한산성 - 병자호란의 치욕을 어루만져주는 가을비를 맞으며 걷다

[산행일시] [산행일시] 2016.10.23(일) 09:50~14:40(4시간 50분 // 산행시간 : 3시간 18분 / 휴식시간 : 1시간 32분)

[날       씨] 흐린 후 비

[산행인원] 14명(대구팀 10명, 서울팀 4명 / 이하 존칭 생략)

                   (대구팀) 차성섭·나경숙, 임상택, 박영홍, 기경환, 차수근·박금선,  박상훈·최미애, 권재형

                   (서울팀) 시인마뇽, 하이맛, 범솥말, 성봉현

[접       근] 둔촌동역(지하철 5호선) 3번 출입구 앞 → '정수장 후문' 버스 정류장 : 하남시 1번 마을버스

[이       탈] 산성로타리 → 산성역(지하철 8호선) : 경기버스

[산행시간] '정수장 후문' 버스 정류장(09:50) → 금암산(10:39~11:02) → 제5암문(11:39~12:11)

                   → 북문(전승문, 12:25~12:55) → 제3암문(13:28) → 벌봉(13:40~13;45) → 제3암문(13:53)

                   → 동문(좌익문, 14:23~14:25) → 송림정(식당, 14:40)

[산행지도] 1:50,000 성동, 수원(국토지리정보원 1:25,000 온맵 편집)

 

[구글어스]  2016-10-23_대구팀_20_남한산성.gpx

 

[산행기록]

대구참사랑산악회와 인연을 맺은지 만 10년이 되가는 해이므로 이번 산행은 20회차이다. 네 번째 일요일인 23일, 지하철 5호선 올림픽공원역에서 만난 시인마뇽 선배님과 이규성 교수님은 30-1번 경기버스로 먼저 출발하고 범솥말 선배님과 함께 둔촌동으로 이동하여 간단히 먹을 점심거리를 준비한 후 1번 마을버스로 '정수장후문'으로 향한다. 목적지인 정수장후문 버스 정류장이 가까워질 무렵 대구팀 임상택 대장으로부터 어디쯤 오고 있느냐는 연락이 온다. 그리고 잠시 후 정수장후문에 도착하여 대구팀과 조우하는데 저 앞쪽으로 차량 신호대기 중인 대구팀의 노란 미니버스가 보인다. 보고 싶었던 반가운 대구팀들과 인사를 나눈 후 바로 앞의 남한산성 들머리인 나무계단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산행을 시작한다(09:50).

 

오늘 산행은 평소와 달리 선두에서 임상택 대장과 함께 걸어가면서 시작한다. 완만한 듯 하면서도 은근한 오르막길을 따라 조금 오르면 좌측의 이성산성과 우측의 남한산성 갈림길이 나온다(09:58). 우리의 산행코스는 남한산성이므로 우측길로 방향을 바꾸어 송전철탑을 지나 오르면 '큰바위얼굴'이라 표시된 안내판과 바윗덩어리가 나오는데 아무리 보아도 얼굴의 형태를 찾을 수가 없다. 그리고 잠시 후 '매장 문화재 발굴조사 알림' 현수막을 지나 내려가면 금암터널의 상단부인 덜미재 안부가 나온다(10:18).

 

이제 금암산을 향해 다시 한번 더 경사진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한다. 금암산의 해발고도(321.2m)는 낮아도 이곳의 높이가 얼마 되질 않아 표고차가 커서 조금은 힘든 오르막길인 것이다. 임 대장과 대구참사랑산악회의 박영홍 총무 그리고 기경환 님 등 너댓 명이 함께 선두로 올라가는 중이다. 그리고 바로 뒤에서는 범솥말 선배님이 차성섭 회장과 함께 올라오는데 조금만 올라가면 앞쪽에 구릉이 나뭇가지 너머로 보인다. 완만한 산길에 세워진 '금암산 아래' 이정표를 지나 만나는 갈림길에서 일반 등로는 우측으로 이어지는 반면 좌측의 경사진 오르막길은 금암산을 향해 직접 오르는 길로 '어미새와 아기새 바위'가 있는 곳으로 이어진다. 세 명은 좌측의 경사길로 올라서고 범솥말 선배님은 일반 등로로 진행하는데 어미새 바위에서 엇비슷하게 만난다(10:33).

 

우리가 바위를 볼 때에는 어미새와 아기새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고 하자 차 회장이 이렇게 보면 된다는 설명을 한다.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면서 새의 모습을 찾아 보지만 나는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 와중에 삼사 분의 시간이 지나 지척에 있는 금암산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삼 분을 걸었을까, 정상 안내판이 있는 금암산 정상(321.2m)에 도착하여 북쪽으로 시원스레 트이는 조망을 즐긴다(10:39). 청계산에서 관악산을 거쳐 북한산과 도봉산 그리고 불암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의 모습이 그리는 하늘선이 오늘따라 뚜렷하기만 하다. 조망을 즐기는 사이 후미가 모두 올라오고 간단히 목을 축이는 막걸리 한 잔을 돌리면서 쉬었던 발걸음을 거두고 금암산 안내판을 중심으로 모여 단체사진을 촬영한 후 다시 출발한다(11:02).

 

철탑 쉼터 이정표를 지나 걷는 산길은 이주일 전만 해도 푸른 녹색의 이파리들을 매달고 있었는데 어느새 알록달록한 색으로 치장하였다. 비교적 완만하게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걸어가는 발걸음은 자연스레 선두와 후미 두 그룹으로 나뉜 채 거리가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와중에서도 권재형 님은 금암산에서 먼저 출발하여서인지 보이질 않고 부쩍 늘은 산객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걷는다. 좌우측으로 간간이 시야가 트이는 산길, 여러 개의 이정표와 갈림길을 지나 연주봉옹성이 가까워지면서 다소 경사진 오르막길로 바뀐다. 우측편의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조금만 더 올라가면 연주봉옹성의 성곽을 만나고 본성과 만나는 곳에서 옹성 안으로 들어간다(11:39). 제5암문 입구에 배낭을 벗어놓고 옹성을 따라 연주봉에 올라 남한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본성과 북한산 방향의 조망을 즐기고 다시 돌아와 연주봉옹성 암문으로도 불리는 제5암문을 통과하여 본성 내부로 진입한다.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 한두 방울씩 떨어지는 빗방울, 후미를 무작정 기다리기 보다는 선두는 북문(전승문)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한다. 차 회장을 비롯한 선두 그룹이 먼저 북문 방향으로 내려가고 조금 더 기다리니 후미 그룹이 보인다. 마지막 인원까지 도착한 것을 확인한 후 북문으로 떠난 일행에게 전화를 해서 북문 인근에서 점심을 먹자고 하면서 다시 출발한다(12:11). 금암산에서 올라올 때와는 달리 남한산성 내부에는 많은 탐방객들이 양방향으로 진행하여 발걸음이 다소 지체된다. 성곽을 따라 북장대터을 지나고 완만한 내리막길을 내려가 북문의 문루에 도착하니 종이 벽돌로 성벽을 만드는 체험장이 있다. 잠시 후 좌측의 너른 공터에서 권재형님을 제외한 선두 그룹과 합류하여 아침에 범솥말 선배님과 함께 준비한 점심상을 펼친다(12:25).

 

산행이 일찍 끝날 것으로 생각되어 평상시처럼 진수성찬으로 점심을 먹는다면 산행 뒤풀이의 식당에서 입맛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여 빵과 우유 그리고 과일로 간단히 준비한 점심상이다. 그런데 대구팀의 배낭에서 나오는 약소한 먹거리가 곁들여져 생각보다 푸짐한 점심이 되었다. 내리는둥 마는둥하는 빗방울을 맞으며 즐긴 삼십여 분 간의 식사를 끝내고 자리를 정리한 후 남은 길을 다시 시작한다(12:55).

 

남한산으로도 불리는 삼각점[(수원)422 재설 / 76.9 건설부]이 매설된 622.1봉을 향해 올라가는 성곽 주변으로 물든 단풍이 시선을 빼앗아 가고 자연스레 서너 명씩 무리가 된 채 분산되어 성곽을 따른다. 완만하던 탐방로가 고개를 들면서 짧지만 거친 오르막으로 바뀌어 지하통로처럼 느껴지는 제4암문(북암문)에 이른다(13:18).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급경사 길을 올라서면 한남검단지맥 산줄기로 이어지는 홍예문의 제3암문(봉암성 암문)이 나온다(13:28). 2009년 3월 15일, 임상택 대장의 제의로 사전 답사 차 하남 안창모루에서 검단산으로 올라 은고개를 거쳐 지났던 곳이며 그 후 한남검단지맥 2구간을 진행한 2013년 9월 7일에 또 만났지만 이곳에서 어이없게도 근 한 시간의 헛걸음을 했던 추억의 장소이다.

 

범솥말 선배님과 기경환 님이 먼저 제3암문으로 나갔으며, 나 역시 그날을 생각하면서 임 대장, 차 회장과 함께 본성을 나간다. 봉암성의 복원공사 중인 현장을 지나면 두 갈래 길이 나오는데 우리는 좌측길로 진행하여 커다란 바위가 있는 벌봉에 도착한다(13:40). 직벽의 바윗면에 새겨진 한자 때문에 각자바위라고도 한다는데 새겨진 글자는 누군가의 이름인 듯 하다. 주변을 잠시 둘러보고 지척에 있는 남한산은 생략하기로 하여 다시 본성으로 돌아가기 위해 벌봉을 내려서서 왔던 길을 따라 가는데 앞서갔던 범솥말 선배님과 기경환 님이 오는데 남한산부터 들렀다 오는 중이라 한다(13:45). 우리는 남한산 가는 것을 생략하기로 했으므로 그냥 남한산성 본성으로 가기로 하고 임 대장과 차 회장이 앞서 걸어간다. 잠시 등로에서 떨어진 곳에서 민생고를 해결하고 두 명의 뒤를 따라 봉암성에서 다시 본성으로 복귀한다(13:53).

 

잠시 올라선 '남한산성 여장' 안내판 앞에서 외성인 봉암성을 지나 남한산을 넘어가는 산줄기에 눈길 한번 주고 장경사를 향해 내려간다. 내리는둥 마는둥 하던 빗줄기가 얼굴 및 손등을 때리는 것이 이제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려는지 양이 많아지고 있다.장경사신지옹성 암문으로 불리는 제2암문을 지나(14:00) 다소 경사진 내리막길을 내려가다가 장경사에 이르니 빗줄기가 매우 굵어졌다. 가림막이 있는 나무의자에서 비를 피해 배낭 커버만 씌운 채 다시 진행하는데 앞서가고 있는 임 대장은 우산을 쓰고 있다. 비가 내린다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고 우산을 가져왔단다. 완만해진 산성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은 그나마 나뭇잎들이 비를 가려주어 그냥 걸을만 하다. 하지만 송암정터를 지나 동문(좌익문)을 거쳐 광주에서 산성로타리로 연결되는 도로에 내려서니 빗줄기가 제법 굵어졌다(14:23).

 

바로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는 벌봉을 생략하고 진행한 선두가 비를 피해 모여 있는데 계속 산성을 따를 것인지 물어본다.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리니 아쉽지만 여기서 산행을 끝내기로 하고 그냥 도로를 따라 예약한 식당인 송림정으로 이동하기로 한다.산성로타리로 가는 도로는 차량들로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데 마침 오늘이 남한산성 문화제(축제)의 마지막 날이라는 것을 몰랐다.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를 맞으며 걸어가면서 금암산에서 마지막으로 본 권재형 님에게 전화를 하니 남한산성을 한 바퀴 돌고 북문까지 진행하였다가 다시 서문으로 올라와 국청사 방향으로 내려오고 있는 중이라 한다. 식당의 위치를 알려주고 이제서야 우의를 입기에 어정쩡하여 그냥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 빠른 걸음으로 산성로타리를 향해 걷는다.

 

산성로타리에서 일행이 오는 것을 확인하고 우측길을 따라 북문에서 2분여 거리에 있는 송림정에 도착하니 대구팀 차량이 보인다(14:40). 아울러 먼저 도착한 권재형 님과 함께 예약된 방으로 들어가 예상했던 산행의 절반만 걸었던 20회차 합동산행을 마무리한다. 산행 후의 이야기는 창밖으로 내리는 빗물마냥 하염없이 이어지는데 내년이면 만 10년을 넘어 11년차로 가는 해이므로 지난 봄 성주의 영암산 산행 때 거론된 것처럼 서울과 대구을 오간 스무 번의 산행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기로 한다. 올 12월까지 개인별 산행기를 모으기로 약속하고 산행 중 못다한 이야기로 남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었다. 내년 봄에 대구에서 만나기로 하면서 대구팀 차량을 배웅하고 우리 서울팀은 송림정에서 산성로타리의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