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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산행 기록/한반도 물길을 동서로 가르는 산줄기

[2015-05-17] 백두대간 14구간(늘재 → 버리미기재) : 대야산의 직벽은 괜한 기우(杞憂)였다

백두대간 14구간(늘재 → 버리미기재) : 대야산의 직벽은 괜한 기우(杞憂)였다

 

[산행 일시]  2015.05.17(일) 09:00~17:33(8시간 33분)

                  (산행시간 : 6시간 53분 / 휴식시간 : 1시간 30분 / 헛걸음시간 : 0시간 10분 // 대간 (접근·이탈)시간 : 0시간 0분)

[날       씨]  맑음

[산행 인원]  성봉현

[대간 접근]  서울(동서울) → 상주 : 시외버스(심야, 14,900원) / 상주 → 늘재 : 상주 시내버스(1,500원)

[대간 이탈]  버리미기재 → 가은 : 가은 개인택시(18,000원) / 가은 → 서울(동서울) : 시외버스(12,900원)

[산행 시간]  늘재(09:00) → 청화산(10:03~10:12) → 갓바위재(11:28) → 조항산(12:03~12:43, 10분간 헛걸음)

                  → 고모치(13:05~13:12) → 밀재(14:25~14:30) → 대야산(△, 15:15~15:23) → 불란치재(16:24~16:29)

                  → 곰넘이봉(17:05~17:10) → 버리미기재(17:33)

[산행 지도]  1:50,000  속리(국토지리정보원 1:25,000 온맵 편집)

                  월간 '사람과 山' 1대간 9정맥 종주지도(2009년 20주년 특별부록) 10구간(늘재~지름티재)

 

 

[구글 어스]  2015-05-17_백두대간_14구간_늘재~버리미기재.gpx

 

[산행 기록]

   피앗재에서 문장대를 지나 금줄을 넘어 산행을 마무리한 늘재까지 접근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다가 시간만 보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늘재로 접근하는 방법은 청주에서 화북행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것과 상주에서 화령, 화북을 경유하는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두 방법의 차이라면 늘재에 도착하는 시간의 차이로 상주에서 접근할 경우 삼십여 분이 빠르다.

 

   처음에는 청주를 경유하는 방법을 생각하였지만 마음이 바뀌어 상주행 버스를 이용하기로 하고 금요일 저녁에 상주로 출발하려 하였지만 급작스런 회사 업무로 무산되어 토요일 저녁에 출발, 일요일 새벽 0시 30분에 도착한다. 다섯 시간 정도 눈을 붙이면 되므로 10구간 산행을 마치고 이용하였던 이십여 분 거리의 천지연찜질방으로 이동하였는데 공사 중인지 아니면 업종 변경을 하는 것인지 하여튼 공사장으로 변하여 다시금 터미널 인근의 모텔로 돌아와 짧은 잠을 취하였다. 늘재를 지나는 입석행 시내버스 첫차 시간이 아침 7시 40분이므로 느긋하게 일어나 세면을 하고 모텔을 나오니 밖은 대낮처럼 밝다. 터미널 맞은편의 김밥천국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점심용으로 김밥 한 줄을 준비한 후 터미널로 건너가 시내버스 승차장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두 명만 태우고 정시 출발한 버스는 상주시를 지나면서 몇 분의 어르신들이 승차하였지만 화령을 지나면서 모두들 내려 혼자가 되고 화북을 거쳐 장암버스정류장을 지나 버스 기사님에게 부탁하여 늘재에서 하차하였다(08:53, 부탁하기가 곤란하다면 장암정류장 보다는 늘재를 넘어서 있는 귀빈래정류장에서 하차하는 것이 조금 더 빠르다). 문이 활짝 열려 있는 성황당의 산신령에게 대야산의 직벽이 기다리는 이번 구간의 산행을 무탈하게 진행할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빌면서 백두대간 성황당유래비 우측으로 보이는 선답자의 표지기를 따라 들머리를 출발한다(09:00).

 

   산길로 들어서서 만나는 이정표에는 청화산 정상까지 2.2km라고 하지만 이 분여 후 또 만나는 이정표에는 2.4km로 표기되어 있다(09:06). 청화산정상 표지판의 위치가 뒤바뀐 것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지나는데 우측편으로 늘재 아랫편에서 원적암으로 오르는 도로가 보인다. 이제 청화산 정상까지 쉼없이 외길의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꾸준한 오름길을 얼마나 올랐을까, 오름길 좌측으로 평탄한 곳이 있는 전망처에는 靖國祈願壇(정국기원단) 비가 세워져 있다(09:21). 정국기원단 비석 너머에서 지난 구간에 넘어온 속리산의 주능선이 하늘선을 그리면서 잘가라고 손짓하는 듯하다. 다시 청화산 정상으로 방향을 잡고 올라가니 나무와 나무 사이를 연결하는 줄이 나오고 오르막의 경사는 여전한 산길로 이어진다. 속리산이 잘 보이는 전망쉼터를 거쳐 때늦게 만개한 진달래를 보면서 오르다 보니 어느새 헬기장을 지나 청화산 정상(984m)에 이른다(10:03). 돌덩이들 위에 '白頭大幹 靑華山  970m'라고 새겨진 작은 정상석이 서 있는 정상부는 정상으로 오르면서 보여주던 모습과는 달리 나무로 사방이 막혀 조망이 답답하다. 초록색의 이정표는 눌재에서 2.6km 왔고 조항산까지의 거리는 4.2km라고 되어 있으며, 또 다른 이정표는 해발 984m라고 표기하고 있다.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청화산 정상에서 땀을 식힌 후 조항산을 향해 다시 출발한다(10:12). 정상석 앞으로 지나가는 완만한 산길은 햇빛에 반짝이는 나뭇잎들로 연한 초록빛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혼자서 걷는 산길에 산꾼들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두 명의 산꾼이 청화산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중이다(이들은 서울고 동문 산악회 회원들로 대간팀의 선두였으며, 조항산 전의 801봉을 조금 앞둔 지점에서 마지막 후미를 만났다). 즐산하라고 인사를 나눈 후 조금 더 걸어가니 좌측으로 대간이 이어진다는 안내판이 서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10:20). 가느다란 나일론 줄이 직진하는 길목을 가로막는데 직진하는 길은 동남쪽 방향의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며 대간 마룻금은 이곳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잠시 가파르게 내려가다가 다시 숨을 고르라는 듯 완만해지는 산길로 이어지는 대간 능선은 이후 오르내림을 하면서 서서히 고도를 낮춘다. 그렇게 한참을 가다 보니 나무에 가려 답답하던 조망이 트이면서 조항산이 보이고 그 너머로는 대야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그리고 이 분 후 암릉의 구릉에 이르는데 가야 할 길과 지나온 길이 시원스레 보여 물 한 모금 마시면서 쉬어간다(10:55~11:00).

 

   휴식을 끝내고 바로 앞의 암봉을 좌측으로 돌아서 지나니 제법 경사진 암반의 내리막길이 나오는데 적설기에는 조심해야 할 지점이다(11:03). 짧지만 비탈진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산길은 다시 부드러워지면서 반석바위 같은 전망바위로 올라서는데 지형도 상 801봉으로 좌측 아랫편으로 의상저수지(송면저수지)가 내려다보이고 뒤돌아보면 조금 전 지난 암봉 및 청화산 방향의 대간능선이 뚜렷하다(11:14). 조항산이 손에 잡힐 듯한 거리로 줄어든 801봉에서 보는 조망은 사방으로 막힘없이 트여 발걸음을 붙잡지만 조항산을 향해 걸어간다.

 

   시계 방향으로 휘어지면서 이어지는 저 아랫편의 안부를 향해 녹음이 무성한 골산의 내리막을 따르면 삼거리인 갓바위재를 만난다(11:28). 직진하는 대간길 방향의 우측편 나무에 '갓바위재 (769m)'라고 쓴 종이를 비닐 코팅한 표지가 묶여 있다. 마룻금을 따라 직진하면 이내 헬기장이 나오는데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련지 의문이 든다. 숲을 빠져 나가면 골산의 조항산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쉬이 오르기가 힘들 것처럼 느껴지는데 고도를 서서히 올려가는 형국이다.

 

   나무들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조항산을 보면서 암릉 능선을 지나면 조항산 전위봉인 암봉으로 이어지는데 가야 할 방향으로 대야산이 선명하게 보이고 뒤돌아보면 지나온 능선이 아름다운 선을 그리면서 오르락내리락 하는 모습이 정겹다(11:54). 잠시 후 암릉 구간의 내리막길이 나타나면서 줄이 아래로 내려져 있는데 발 디딜 곳이 확실하여 그닥 위험하지 않은 내리막이다(11:59). 암릉을 내려가면 다시 올라가는 산길은 왼쪽편의 커다란 돌덩이 옆에 작은 정상석이 세워진 조항산 정상으로 잠시 쉬어가라 한다(12:03).

 

   점심을 먹으면서 삼십여 분이라는 시간을 쉬었으니 남은 길을 가기 위해 주변을 정리하고 아무 생각없이 우측편으로 길을 간다(12:33). 산길은 잠시 후 암반을 내려가야 하는데 줄이 있을 만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줄이 없어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려가다가 길의 흔적이 무언가 이상해진다는 생각에 다시 조항산 정상으로 원위치하니 정상석 좌측편으로 선답자의 표지기들이 보인다. 조항산에 올라섰을 때 보고서도 10분간 엉뚱한 헛걸음을 한 것인데 그나마 짧았기에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고모치를 향해 내려간다(12:43).

 

   완만하게 진행하는 산길은 고모치까지 0.9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 있는 삼거리를 만나면서 제법 경사진 내리막으로 바뀐다(12:51). 우측 1시 방향의 가파른 내리막길을 따라가다 보면 다시금 길이 완만해지면서 고모치까지 0.3km남았다는 이정표를 만나고(13:02) 삼 분여 후 고모치로 내려선다(13:05). 우측 아랫편에 바위 표면을 타고 흘러내리는 석간수가 고여 있는 고모샘이 있는데 비상 시 수통에 식수를 보충할 수 있을 정도다. 고모샘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대야산을 향해 길을 이어간다(13:12).

 

   고모치(고모령, 고모재)는 경북과 충북을 잇는 12km나 되는 험준한 재로, 옛날 부모가 없는 질녀와 고모가 함께 살았는데 질녀가 우연히 병사하자 이를 애달피 여긴 고모가 식음을 전폐하고 재에 올라 질녀의 이름을 부르다 죽었다 한다. 후대 사람들이 이를 기리기 위해 고모재(치)라 하였다 한다. 고모샘은 이곳의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석간수다.

 

   이곳 고모치의 능선은 해발고도 680미터 능선이고 889봉까지 표고 차 이백여 미터를 올려야 하니 길이 조금은 가파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고모치를 떠난 산길은 고도를 조금씩 올려가다가 제법 가파른 오르막으로 바뀌어 889봉 삼거리에 이른다(13:35). 우측길은 둔덕산(969.6m)으로 가는 길이며 대야산을 향한 마룻금은 좌측 9시 방향의 능선이다. 잠시 숨을 고른 후 밀치로 이어지는 좌측 능선길로 발걸음을 옮긴다(13:38).

 

   완만한 내리막길이 경사진 내리막길로 바뀌어 안부로 떨어지고 다시 오름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854봉으로 연결된다(13:47). 잠시 후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지나온 속리산과 조항산을 바라본 후 계속 밀치를 향해 진행한다. 외길의 마룻금은 안부를 지나 오름길의 능선 상 갈림길을 만나는데 선답자의 표지기들은 우사면으로 우회하라 한다(13:55). 좌측으로 올라가는 길은 지도 상 849봉으로 올라가는 길이지만 표지기들을 따라 우측길로 우회하여 849봉을 지나면 눈앞에 거대한 바위가 보이는데 집채바위인 듯하다(13:59).

 

   커다란 바위 앞에서 좌측으로 진행하여 바위와 바위가 만든 구멍으로 통과하여 뒤돌아보니 바위가 마치 돼지 코처럼 보인다. 완만하던 산길에 멀리 대야산이 보이기 시작하고 산길은 이내 급경사의 내리막으로 바뀌어 한참을 내려가더니 안부를 만나는데 밀치(밀재)라 생각하고 쉬었다가 다시 출발한다(14:12~14:20). 하지만 야트막한 능선 구릉을 넘어서니 또 다른 넓은 안부가 나오는데 이곳이 밀치다(14:25). 국립공원 출입금지 안내판과 현수막 그리고 '대야산 17번 지점☜119구조요청지점'이라고 쓰인 안내판이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서 사진기의 배터리도 바꾸는 등 잠시 쉬었다가 다시 출발한다(14:30).

 

   대야산으로 향하는 등로는 나무계단으로 정비된 오르막길로 시작된다. 골산인 대야산을 닮은 산길이라 그런지 산길에 커다란 바위덩어리들이 자주 나오고 가파른 오름길이 끝나면서 '대야산 22번 지점' 안내판이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14:43). 우측으로 이어지는 마룻금은 바로 커다란 암릉을 만나는데 이곳에서 바위로 올라 진행해야 하는 것을 모르고 우사면으로 우회하는데 능선의 흐름이 이상하여 좌측으로 암릉의 정상부로 올라서니 '현위치 능선'이라고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14:47).

 

   암릉에서 내려가 '대야산 24번 지점' 안내판 앞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어 거대한 바위 두 개가 마주보고 있는 대문바위를 지난다(14:54). 잠시 내려섰다가 올라가면 '대야산 24번 지점' 안내판이 있는 능선으로 이어지며 이곳에서 우측의 바위능선으로 진행한다(15:02). 줄이 내려져 있는 바윗길을 올라서면 '대야산 32번 지점' 안내판이 있는 암봉으로 대야산 정상이 바로 지척이다(15:08). 짧지만 급한 내리막을 내려가서 대야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암릉길을 오른다. 바위에 뿌리를 내린 채 살아가는 소나무 옆으로 줄이 늘어져 있는 암릉길을 지나면 드디어 넓고 평평한 대야산(930.7m) 정상부다(15:15).

 

   앞쪽으로 하얀 속살을 드러내 보이는 희양산과 뒷편 멀리 속리산의 주능선에서 이곳 대야산까지 구불구불 이어지는 대간 능선은 보는 사람의 시각을 즐겁게 하고 더불어 시원스런 조망이 아름다운 곳이다. 일요일을 맞이하여 대야산을 찾은 산꾼들이 정상석을 놓아주지 않아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정상석만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정상석 우측에는 삼각점[속리 305 / 2003 재설]과 틀이 훼손된 삼각점 안내문이 놓여 있다. 휴식을 끝내고 대야산 정상석 너머로 이어지는 대간 마룻금을 따라 100미터 직벽 구간을 내려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출발한다(15:23).

 

   정상부에서 내려서면 우향으로 내려가다가 대야산 43번 지점' 안내판을 지나 계속 내려가는데 몇 걸음이나 옮겼을까(15:24) 용추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라는 것을 알고 '대야산 43번 지점' 안내판이 있던 곳으로 돌아와 우측의 희미한 길을 따라 올라서니 출입 금지 현수막이 나타나는 것이 대간길임을 알려준다(15:27). 즉, 정상석 뒷편으로 내려서면서 우측길이 아닌 바윗길로 좌직진해야 한다. 용추계곡으로 내려가는 일반 등로는 우측으로 내려가 '대야산 43번 지점' 안내판을 지나 계속 내려가지만 대간길은 바윗길로 직진하는 것이다.

 

   희양산을 보면서 직진하는 내리막길은 큰 바위에 고정한 줄이 내려져 있는 첫 번째 밧줄 구간을 만난다(15:29). 선답자의 산행기에서 보았던 100미터 직벽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산행기만 보았을 때의 생각과는 달리 발 디딜 곳이 확실하여 조금만 조심한다면 그리 위험한 길이 아니다. 첫 구간을 내려오고 이어서 두 번째, 세 번째 내리막과 네 번째 2미터 정도의 수평 횡단을 끝으로 대야산 직벽 구간의 내리막길이 끝난다(15:37). 산행 전 산행기들을 보았을 때에는 상당한 급경사의 직벽 구간이구나 생각했었는데 실제 산행을 해 보니 과장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겨울철 눈이 쌓여 있다면 주의해야 할 곳임에는 틀림없다.

 

   직벽 구간의 내리막은 끝났지만 버리미기재로 가는 길은 아직도 급경사의 내리막길이 기다리고 있다. 빠른 속도로 고도를 떨어뜨리던 산길이 잠시 멈칫하면서 살짝 능선 구릉으로 올라서는가 싶지만 다시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긴장감이 풀린 것일까, 부실한 점심으로 허기가 들어 능선 상에서 간식을 먹으며 오 분 정도의 휴식을 취하고 다시 내려간다(15:45~15:50). 등로를 따라 좌우로 안전줄이 있는 산길은 통나무로 만든 계단길을 내려가다가 촛대봉이 고압적으로 보이는 전망쉼터를 만나는데 그 옆의 소나무에 '위험 추락주의 / 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장'이라 쓰인 작은 안내판이 걸려 있다(15:57). 좌향으로 내려가는 산길은 잠시 후 길목마다 내걸린 네 개의 출입금지 현수막이 보이는 안부에서 끝난다(16:00).

 

   지금까지 내려섰으니 이제부터는 촛대봉을 향해 백여 미터 정도의 고도차를 올라가야 한다. 촛대봉으로 올라가면서 잠시 멈추어 뒤돌아보니 정면으로 대야산의 바윗면이 보이지만 우측편 대간길의 직벽 구간은 무성한 녹음만 보일 뿐이다. 조금은 가파른 오르막길에 또 줄이 내려져 있는 곳이 나오고(16:06) 세 번의 줄을 지나 올라서면 해발고도 668m의 촛대봉 정상이다(16:13). 정상부의 흙에는 잔디가 보이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무덤이 있었던 것 같은데 평평하게 되어 구분이 되질 않는다(산행기를 작성하면서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다보니 이곳에서 좌측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촛대봉 정상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상보다 늦어지는 산행시간 때문에 쉼없이 바로 버리미기재를 향해 가던 발걸음을 계속 진행한다. 불란치재로 내려가는 길 역시 가파른 내리막인데 참나무 낙엽마저 두텁게 덮여 있어 나도 모르게 무릅에 힘이 더 들어가는 듯하다. 또한 앞쪽으로 보이는 곰넘이봉마저 높아 보이니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하지만 불란치재를 만나면서 가파른 내리막도 끝난다(16:24).

 

   물 한 모금 마시면서 쉬었다가 다시 출발한다(16:29). 출입금지 현수막을 등지고 올라가는 완만한 산길은 넓은 공터로 올라서는데 지금은 관리가 안되어 용도 폐기된 헬기장이다(16:36). 헬기장에서 잠시 내려서던 산길이 다시 오르막으로 바뀌어 줄이 내려져 있는 2단의 암릉 구간을 올라서면 미륵바위가 나타난다(16:45). 계속되는 오름길이 끝나는 저곳이 곰넘이봉이겠거니 하고 올라서지만 커다란 바위 옆으로 우회하는 길목에 곰넘이봉이 저 멀리 보인다(16:57). 십여 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빨리 오라 손짓하는 곰넘이봉, 몸은 지치지만 발걸음은 그곳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

 

   곰넘이봉이 높아 보이지만 능선길은 그리 큰 고저차 없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오르막이 끝나는 산길 좌측편에 보이는 커다란 바위에 올라서니 완만하게 경사진 넓은 반석바위의 끄트머리에 작은 정상석이 보인다. '곰넘이봉 733'이라 음각된 검은 대리석의 정상석이 위태롭게 올려져 있는 곰넘이봉으로 산길만 따라 지나간다면 정상석을 못 보고 지나기 딱 좋은 곳이다(17:05).

 

   주변을 둘러보면서 쉬었던 발길을 오늘 하산지점인 버리미기재로 향한다(17:10). 정상석이 있는 바위에서 내려가면 다시 경사진 하산길이 시작되고 살짝 올라서는 능선 구릉을 지난다. 내리막길에서 잠시 멈추어 휴대폰의 비행기 모드를 해제한 후 가은개인택시 기사님에게 버리미기재에 와 줄 것을 부탁한 후 다시 내려간다. 잠시 후 내리막의 바윗면을 우측으로 횡단하는 짧은 바윗구간을 지나게 되고(17:16) 가파른 내리막길은 커다란 암릉을 만난다(17:25).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암릉을 오를 수 있는 곳을 찾아보지만 지친 기력에 힘들 것 같아 좌측으로 보이는 선답자의 흔적을 따라 고도를 낮춘다.

 

   암릉을 올라가는 산길은 버리미기재의 국립공원 관리초소 앞으로 이어지는 대간길이지만 암릉 좌측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른다. 우측으로 뻗어가는 대간 능선과 그리 떨어지지 않으면서 내려가는 산길은 버리미기재를 지나는 922번 지방도가 내려다보이는가 싶으면 이내 작은 물줄기가 흐르는 계곡으로 내려서게 되고 바로 위로 922번 지방도가 올려다보인다. 물을 건너 도로에 올라가 보니 우측편 위에 감시초소가 보이는데 근무자가 있는 듯하여 다시 물가로 내려와 땀을 씻는다(17:33).

 

   십여 분 후 도착한 택시를 타고 가은으로 가면서 보니 초소에는 근무자가 없는 것을 괜히 혼자서 놀란 것이었다. 버리미기재에서 이십여 분 정도 소요되어 가은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택시 요금기의 금액은 17,800원이라 하고 있다. 택시비를 계산하고 정류장 매표소에서 동서울행 승차권을 구입한 후 상주에서 출발한 시외버스를 기다린다.

 

   경북 문경의 가은 땅과 출북 괴산의 선유동을 오가는 백두대간의 작은 고개인 버리미기재는 '보리먹이'로서 '버리(보리)'와 '미기(먹이)'의 합성어라고 하는데 '보리나 지어먹던' 궁벽한 곳이란 뜻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사람은 '빌어 먹이다'의 경상도 사투리에서 비롯한 지명이라고도 한다. '빌어 먹이'든, '보리 먹이'든 어쨌거나 버리미기라는 지명엔 궁벽한 산골에서 불 놓아 마련한 손바닥만 한 다랑이 논에 질긴 목숨을 의탁해야 했던 화전민들의 신산한 삶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만 같다.

 

   산행 전 인터넷으로 찾아본 대야산의 직벽 구간에 대한 선답자의 산행기들은 대부분 위험하고 힘든 것처럼 서술하고 있어 조금은 긴장하면서 산행을 하게 되었는데 막상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지수는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직벽이라 하지만 시각적으로 느끼는 경사일 뿐 그리 심한 경사가 아니고 주변의 모습도 절벽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울러 발을 디딜 곳이 확실할 뿐만 아니라 네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고 줄이 있어 조금만 조심한다면 별탈 없이 지날 수가 있다. 다만 겨울철 적설산행은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판단은 필자의 입장에서 말한 것이므로 참고만 하기를 바라며 산행 전 부담스러웠던 한 구간을 무탈하게 마무리한 것에 감사한다.

 

 

[교통 정보]  ※ 대중교통별 운행 시간이 수시로 변경될 수 있으므로 해당 교통편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재확인을 요함

서울(동서울) → 상주  시외버스 운행 시간(동서울종합터미널  ☎ ARS 1688-5979)

   [2시간 30분 소요, 문경→점촌 경유]  06:00  06:30  07:30~19:00(30분 간격)  19:30  20:00  20:30  (심야)23:00

   동서울종합터미널 홈페이지(http://www.ti21.co.kr)  '운행정보 → 배차조회' 참조

 

서울(남부) → 상주/화령  시외버스 운행 시간(서울남부터미널  ☎ 02-521-8550)

   [4시간 소요, 청주→미원→보은→화령 경유]  06:20  07:15  08:30  09:00  10:00  11:30  12:00  13:30  14:20  15:20  17:00  18:20

   버스타고(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홈페이지(https://www.bustago.or.kr)  '운행정보 → 운행/노선 정보' 참조

 

상주 → 입석  시내버스 운행 시간(상주여객자동차(주)  ☎ 054-534-8250)

   [1시간 15분 소요, 화령→화북→늘티 경유]  07:40  11:10  13:10  16:40  18:15

   상주시청 홈페이지(http://www.sangju.go.kr)  '교통/숙박/맛집 → 교통편 안내 → 시내/시외버스 → 시내버스' 참조

 

청주 → 화북  시외버스 운행 시간(청주여객터미널  ☎ ARS 1688-4321)

   [1시간 50분 소요, 청천→송면→이평→늘티 경유]  07:40  15:00  19:00

   청주여객터미널 홈페이지(http://cjterminal.com)  '운행정보 → 운송정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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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바위(용추계곡) → 문경(점촌)  시내버스 운행 시간(문경여객자동차  ☎ 054-553-2230~2)

   [1시간 10분 소요, 가은→점촌시외버스터미널 경유]  09:40  11:50  13:40  18:10

   문경시내버스터미널 홈페이지(http://www.mgcitybus.kr)  '운행정보 → 시내버스 시간표 → 용추계곡' 참조

   버리미기재에서 벌바위정류장까지의 거리는 약 3km 정도로 걸으면 약 30분 내외정도 소요된다.

 

[가은택시]  이진호 010-3815-6320 / 054-571-6320  |  박동운 010-3533-4928 / 054-572-1110

   버리미기재에서 가은 버스터미널까지는 미터 요금으로 계산하며, 2015.05.17 현재 18,000원 정도다.

 

가은 → 서울(동서울)  시외버스 운행 시간(가은 아자개장터 터미널  ☎ 054-572-3359 / 010-6533-6107)

   [2시간 30분 소요, 점촌→문경 경유]  09:00  13:50  18:30

   매표소에 부착된 시간표(2014. 10. 15 변경) 참조하였음

 

점촌 → 서울(동서울)  시외버스 운행 시간(점촌시외버스터미널  ☎ 054-556-7707)

   [2시간 소요, 점촌→문경 경유]  06:00  06:25  06:55  07:25~19:55(매시 25분, 55분)  20:25  20:50  (심야)22:25

      문경시청 홈페이지(http://www.gbmg.go.kr)  '관광가이드 → 교통' 참조

 

점촌 → 서울(강남)  고속버스 운행 시간(점촌시외버스터미널  ☎ 054-556-7707)

   [2시간 소요]  06:40  07:40  09:10~20:20 (월~목요일 / 금,토,일요일 운행 시간이 약간 틀리다)

   문경시청 홈페이지(http://www.gbmg.go.kr)  '관광가이드 → 교통'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