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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의 이야기

[월간山] '한국의 산하' 운영자 김성중씨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 치고 한국의 산하를 모르는 산꾼은 드물 것이다.

마침 '월간山'에 한국의 산하에 대한 기사가 있어 인용한다.

 

[원문 출처]  http://san.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3/02/2014030201415.html

 

 

[화제ㅣ'한국의 산하' 운영자 김성중씨] "한국 1위 등산 사이트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신준범 기자

사진·염동우 기자


서버확대 위해 상업적인 스타일로 바꿀 계획

 

등산에도 네이버처럼 많은 사람이 찾는 사이트가 있다. 바로 '한국의 산하(www.koreasanha.net)'다. 몇 년째 인터넷 사이트 방문자수를 집계하는 랭키닷컴에서 등산 카테고리 분류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한국의 산하 운영자는 김성중(65)씨로 서울대학교 도서관 전산팀장으로 평생을 근무했고 퇴직했다.

 

한국의 산하가 시작된 것은 그가 1997년 도서관산악회장을 맡게 되면서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에 등산정보가 드물었기에 정보공유의 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도서관 산악회 홈페이지 안의 카테고리로 시작했다.

 

그러다 2000년 별도의 홈페이지를 만들고 지금의 한국의 산하가 틀을 잡았다. 한국의 산하에는 '인기명산 300', 근교산, 계절산행 등 많은 산의 등산정보를 다양한 테마로 분류해 놓았다. '인기명산 300'은 2010년 4월부터 2012년 3월까지 2년 동안 한국의 산하에 등록된 산 정보 조회 수에 의한 순위다. 재미있는 것은 계절이나 월에 따라 산의 인기 순위가 변동이 심하다는 것이다. 가령 가을엔 14위인 덕유산이 겨울엔 1위에 오르는 등 계절에 맞는 명산을 등산객들이 선호한다.

 

   ▲ 14년 동안 한국의 산하를 운영해 지금의 반열에 서게 만든 김성중씨.

 

참고로 부동의 인기 1위 산은 지리산이며, 2위는 설악산, 3위는 북한산, 4위 덕유산, 5위 가야산 등이다. 지리산은 2위 설악산과도 격차가 제법 나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산임을 보여 준다. 이렇듯 300개의 산을 종합순위, 계절별 순위, 월별 순위로 나눠서 보여 줘 산행지를 고민하는 초보자들에게 도움을 준다.

 

한국의 산하는 정보 검색의 장을 넘어 산꾼들이 산행기를 나누는 적극적인 참여의 장이다. 가장 활발히 네티즌들이 참여하는 카테고리가 '산행기 게시판'이다. 자신이 다녀온 산행 기록을 올려 공유하는 것이다. 산행기를 적은 글도 쓰지만 주로 사진 위주로 산행을 보여 주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하나의 산행기에 보통 10장 이상의 사진을 올린다"고 운영자인 김성중씨는 얘기한다.

 

산행기를 올리면 조회 수가 며칠 만에 몇 백에 이르는 것은 물론, 닉네임이 알려진 이들의 산행기는 조회 수만 몇 천 회에 이른다. 산행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이들이 한국의 산하의 단골 이용자들인 것이다. 10년 전 회원제로 바뀐 후부터 악플이 없어졌다고 한다. 익명성이 보장될 때는 산행기에 악성댓글이 엄청 올라왔단다. 단골을 자처하는 열혈회원들은 1년에 한 번씩 정기모임도 했다. 당시 80~100명 정도가 모였는데 2012년 이후 모임은 중단되었다. 산행기를 올리는 열혈회원들은 50대가 가장 많고 60대, 70대 순이다.

 

한국의 산하의 1일 방문자는 2만~3만 명이며 1일 페이지뷰가 1인당 10페이지에 이른다. 방문자의 4분의 1은 산행기 이용자이며 나머지는 산행 정보 이용자다. 한국의 산하 첫 화면은 상당히 단순하다. 그는 스스로 "구성이 촌스럽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초보자들에겐 이런 방식이 가장 보기 편하다고 한다.

 

   ▲ 김성중씨는 "산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산행정보를 주기 위해 '한국의 산하'를 만들었다"고 한다.

 

개인이 운영하기에 한계 느껴

 

그는 "산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산행정보를 주기 위해 '한국의 산하'를 만들었다"고 한다. 초보자들은 어느 산으로 갈지 막연한데 그 답을 줄 수 있는 정보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홈페이지를 처음 만들 때는 이렇게 커질 줄 상상도 못 했다. 정보를 담은 산의 개수가 늘면서 조회 수도 동반 상승했다. 2002년부터 산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렸는데, 당시에는 필름카메라로 찍어 스캔해서 실었다. 2004년부터 디지털카메라로 바꿔 산정보를 올렸고 산행기에도 디카로 찍은 사진이 본격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산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게 된 이때부터 폭발적으로 접속자 수와 산행기 조회 수가 늘었다.

 

홈페이지를 시작한 후 하루에 2~3시간은 늘 콘텐츠 보강 작업 등의 사이트 관리에 할애했다. 정년퇴직 후에는 하루에 4~5시간을 사이트 관리에 매달렸다. 직접 발품을 팔아 산에 다녀와 정보를 업데이트하기엔 어려움이 있어 주로 지자체 홈페이지 등의 최신정보를 활용해 업데이트 작업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새로운 산 정보를 추가해 산의 개수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으나 요즘은 기존 산의 등산코스를 보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등산지도는 부산 산꾼인 이성우씨가 직접 그린 지도를 사용한다. 정보의 저작권에 있어 부분적으로 인용한 것들은 있으며, 가급적 저작권을 지키려 노력한다고 설명한다.

 

마니아들이 한국의 산하를 즐겨 찾는 이유 중 하나는 상업성이 없어서다. 산행일정 게시판에 안내산악회 일정을 고정으로 실어주고 돈을 받지만, 적은 비용이며 서버비용을 충당하는 데 사용한다. 과거 아웃도어 업체에서 광고배너 제안도 있었지만 모두 거절했다. 공무원 신분이었기에 공익성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2009년 퇴직했지만 여전히 상업적으로 사이트를 운영하지는 않았다. 그는 "돈을 벌려고 시작한 사이트가 아니기에 그리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개인이 운영하기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10월부터 네이버와 다음 같은 포털에서 사진을 연동해 올리는 것을 못하게 막았기 때문이다. 산행기별로 수십 장의 사진이 올라오면 자체 서버로 용량을 감당할 수 없기에, 네이버 같은 포털에서 연동해 사진을 올릴 수 있는데, 지난해부터 그 기능을 차단한 것이다.

 

그 이후 한국의 산하 회원들은 글만 올리거나 URL(원본 산행기 사진을 올린 블로그 등의 주소)만 올리고 있다. 즉 산행기를 클릭해서 열어도 사진을 볼 수 없고, 다시 인터넷 주소를 클릭해서 다른 사이트로 넘어가서 보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자체 서버용량을 확장하려면 결국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기에 그는 "올해부터는 상업적인 스타일로 사이트에 변화를 주려 한다"고 말한다.

 

김성중씨는 한국의 산하에 소개된 300개의 산 중 180개 정도를 올랐다. 산행할 때는 항상 사이트에 올릴 자료를 조사한다. 한국의 산하를 운영하면서 생긴 버릇이다. 그는 아들 둘에 딸 하나를 두고 있는데 가족들 모두 한국 1위 등산사이트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산하를 운영하는 건 내 나름의 보람입니다. 1위를 하기 위해 운영하는 게 아니라 산 정보를 초보자 입장에서 소개하고 도움 주기 위해 하다 보니 방문자 수가 늘지 않았나 싶습니다. 초보자들이 좀더 편하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고 싶어요."

 

한국의 산을 소개하는 김성중씨의 순수한 열정이 산처럼 깨끗한 지금의 '한국의 산하'를 만든 셈이다. 그는 '주말에 어떤 산을 갈까?' 고민 하는 이들을 위한 가이드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