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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14-01-25] 덕유산 - 겨울이 실종된 산길에는 안개와 강풍이 주인이더라

덕유산 - 겨울이 실종된 산길에는 안개와 강풍이 주인이더라

 

[산행일시] 2014. 01. 25(토) 10:20~16:35(6시간 15분 // 산행시간 : 5시간 33분 / 휴식시간 : 0시간 42분)

[날      씨] 흐림
[산행인원] '산꿈'회원 6명(박상연∙이명옥, 임백열, 민병근, 이우현, 성봉현) / 피닉스산악회 동참

[접근방법] 지하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안성탐방지원센터 : 피닉스산악회 전세버스

[복귀방법] 구천동탐방지원센터 상가지역 주차장→지하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 피닉스산악회 전세버스

[산행시간] 안성탐방지원센터(10:20) → 동엽령(12:10~12:20) → 백암봉(13:31) → 향적봉(14:22~14:27) → 백련사(15:21)

                → 덕유산휴게소 상점(16:00) → 구천동탐방지원센터(16:28) → 구천동 상가지역(16:35)

[산행지도] 덕유산국립공원 탐방안내도(국립공원관리공단)

 

[구글 어스]   2014-01-25_덕유산.gpx

 

[산행기록]

해가 바뀌었으니 회사 사무실 직원들 단합행사를 겸한 신년 산행으로 덕유산을 찾기로 하였다가 무산되었다.
그래서 사무실 내 산행모임인 '산을 꿈꾸다'(이하 산꿈)의 회원 몇 명이서 덕유산을 안내산악회와 함께 하기로 하였다.
몇 번 이용한 적이 있는 뚜벅이산악회를 예약하였으나 산행 당일 피닉스산악회로 통합되어 가야 한단다.


겨울이 실종된 서울의 새벽을 여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8번 출입구에서 회원들과 만나 정시 도착한 산악회버스에 승차(07:00),
양재역과 경부고속도로 죽전정류장을 경유하여 전북 무주군 안성면 공성리의 안성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 도착하였다(10:03).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오늘 산행 들머리인 안성탐방지원센터, 먼저 도착한 산악회원들로 북적이고 있다.
우리 일행도 차량에서 내려 겉옷을 벗고 스패츠를 착용하면서 산행준비를 마치고 탐방객 계수기 앞에서 사진촬영을 한 후
동엽령을 거쳐 향적봉을 오른 다음 구천동탐방지원센터로 하산하는 산행을 시작한다(10:20).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산행객들과 자연스럽게 한 무리를 이루면서 올라가는 산길은 겨울이 아니라 봄이 온 듯 하다.
조금씩 고도를 올려가다보니 칠연폭포로 가는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10:43).
개울을 가로 지르는 작은 다리를 건너자마자 또 다른 다리를 건너고 이후 전형적인 산길로 바뀐다.
칠연계곡의 바위들을 덮고 있는 눈이불이 버거운지 아니면 봄이 오는 소식을 전하려는지 개울물이 졸졸 흐르는 모습이 정겹다.
중간중간 나타나는 이정표는 동엽령으로 잘 가고 있다고 하는데 나무계단길을 올라서니 박상연 회장님이 멈추어 있다(11:22).
후미를 책임지고 있는 내가 마지막으로 올라온 것이라고 하였지만 박상연 회장님은 아직 이우현 차장을 못 보았다고 한다.
10여 분이 지나서 올라온 이우현 차장, 우리 사무실 팀원이 아니라 복장이 아직은 낯설은 것이었는지 놓친 것이다.
후미를 챙긴다고 하였지만 실수한 것이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다시 합류하여 지체가 시작되는 제법 경사진 오름길을 앞서간 선두를 따라 오른다.


덕유산 주능선에서 춤추는 바람이 칠연계곡으로는 내려오기 싫었나 보다.
머리 위로 어렴풋이 하늘선이 보이는가 싶더니만 이내 도착한 동엽령에는 거센 바람이 자욱한 안개구름을 동반한 채
환영한다 하면서 거칠게 얼굴을 쓰다듬는다(12:10).
휴대폰을 꺼내 GPS 경로 상에 웨이포인트를 찍고 시간을 확인해보니 예상보다 늦어진 시간이다.
병곡리 방향으로 만들어진 전망대의 나무난간을 가득 메운 산객들의 북새통을 보면서 우리는 선 채 간식을 먹는다.
하지만 십여 미터의 시야만 보여주는 습기 머금은 안개구름을 뒤흔드는 거센 바람에 떠밀려 향적봉으로 향한다(12:20).


오늘 새벽 집을 나서기 전 향적봉의 기상예보를 확인해보니 낮 최고기온이 영상 4도, 비가 예상된다고 하였는데
역시나 주능선에는 당장이라도 비를 뿌릴 듯한 기세이다.
하얀 상고대를 보는 것 자체를 일찌감치 포기하였지만 그래도 마음 한 켠에는 왜 그런지 모를 아쉬움이 자리잡는다.


향적봉을 향해 북진하는 많은 산객들을 따라 우리도 구름 속으로 사라진다.
분명 일기예보 상으로는 영상의 기온이겠지만 구름과 바람이 배낭 속에 넣어 둔 오리털 벙어리 장갑을 꺼내라 한다.
일렬로 줄 지어 진행하는 대열에서 잠시 이탈하여 넥 게이터인 버프를 찾아보지만 빠트리고 왔는지 보이질 않는다.
별 수 없이 마스크로 대체하고 벙어리 장갑을 덧끼니 이제 바람이 그리 무섭질 않다.
칠연계곡을 오를 때와는 달리 주능선에는 이번 겨울에 내린 눈으로 등산로가 아닌 곳에는 눈이 두텁게 쌓여 있다.


안내산악회에 적응이 않된 것인지 산악회측에서 점심을 제공한다고 하여 준비를 소홀이 하였지만
그래도 점심때가 지났으니 무언가 먹어야 하기에 바람이 조금은 잠잠한 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휴게소에서 준비한 구운 계란과 빵 그리고 과일로 요기를 하고서 다시금 백암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중국과 접한 백두산에서 흘러 내려온 산줄기가 지리산에서 끝을 맺는 우리나라의 등뼈를 이루는 백두대간,
남북으로 분단된 현실 때문에 대부분 지리산에서 출발, 진부령에서 발걸음을 멈추는 대간꾼들의 발길이 머무는 백암봉이다(13:31).
날씨가 좋다면 지리산을 비롯하여 동쪽의 아름다운 산군을 감상할 수 있는 조망처이지만
오늘은 아무것도 보지말고 마음을 비운 채 소박한 마음으로 걸으라 하는 듯 하다.
하여 일 년전 걸었던 대간길에서의 조망을 생각하면서 우측 방향의 빼재가 아닌 향적봉으로 직진한다.


습한 잿빛 구름 속으로 사라지는 일행들은 어디쯤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동엽령 오름길에 지친 것인지 힘들어 하는  민병근 대원과 함께 걷다 보니 나도 함께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하지만 내색을 할 수는 없으니 그저 묵묵히 걸어갈 뿐이다.
천천히 걷다보니 오수자굴을 지나 백련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 중봉 삼거리를 만난다(13:58).
이제 중봉에 올랐으니 향적봉까지는 별 기복없이 평탄한 길로 이어지므로 수월하게 갈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쉼 없이 걷는다.
중봉에서 향적봉까지 가는 길은 주목이 눈을 즐겁게 해주는 곳인데 오늘은 비구름과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 중이다.
날씨에 아랑곳 않고 휴대폰의 내장 사진기로 주목을 담는 산꾼을 보면서 향적봉대피소에 도착한다(14:15).


우리 일행의 동선을 알려주기 위해 피닉스산악회의 대장을 찾으려 하는데 총무인 듯한 여성산행대장이 뒤에서 보인다.
중간 확인을 한 후 지척에 있는 향적봉을 향해 길게 늘어선 줄을 따라 조금씩 올라간다.
앞서 도착한 일행들과 합류하니 산악회 산행대장 왈 지난 주에는 대피소에서 이곳까지 이십여 분 이상 소요되었다고 한다(14:22).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산꾼들로 북적이는 향적봉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한 후 백련사를 향한 긴 내리막길로 들어선다(14:27).


힘들어하던 민병근 대원을 비롯하여 선두팀은 언제 사라졌는지 시야에서 보이질 않고 대신 이우현 차장이 동행한다.
동엽령으로 오르는 길보다 더 경사진 백련사로 내려가는 길을 우리와 역으로 오르는 산객들에게 양보하면서 조심스레 내려간다.
빠르게 한참을 내려갔다고 생각들지만 도대체 보이질 않는 선두는 오히려 우리보다 늦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하지만 내려오면서 이우현 차장이나 나나 분명 보지를 못했으니 백련사까지 가기로 하고 뛰다시피 내리막길을 내려간다.
드디어 백련사가 내려다 보이고 이어 '백련사 계단(白蓮社 戒壇)'을 지나 백련사 대웅전 앞에 도착하니 선두가 쉬고 있다(15:21).
선두는 도대체 얼마나 빠르게 뛰어 내려왔는지 궁금할 뿐이다.


산악회와 약속된 시간이 이제 한 시간정도 남았으니 구천동탐방지원센터까지 열심히 걸어야 할 상황이다.
중봉에서 오수자굴을 지나 내려오면 만나는 삼거리를 지나고 일주문을 통과한다(15:29).
구천동계곡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도로는 구천동탐방지원센터까지 대략 6km 정도이니 부지런히 걸어도 한 시간 거리이다.


구천동 33경의 절반이 있는 계곡이지만 두터운 눈으로 덮여 그 모습을 찾기가 힘들어 곳곳에 만나는 비경을 그냥 통과한다.
지도 상에 신대휴게소로 표기된 덕유산휴게소를 지나면서 시간을 확인하니 얼추 약속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덕유산휴게소를 지나 조금 더 걸은 후 아이젠을 벗으니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쌓인 눈이 질퍽거리는 포장도로를 걷는다는 것이 별로 즐겁지만은 않지만 그나마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위안삼는다.
산악구조대 건물을 지나고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던 구천동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니 산악회와의 약속시간이다(16:28).
삼공리로 가는 도로를 따라 조금 더 걸어가 산악회에서 예약한 식당에 도착하니 피로감이 한순간 몰려온다.


식사를 겸한 반주 한 잔과 함께 맑은 날씨가 아쉬웠던 신년산행을 겸한 덕유산 절반의 종주를 무사히 끝낸 것에 감사하면서
2014년 올 한 해의 산행길이 무탈하기를 기원해본다.


[교통정보]
무주공용버스터미널→안성 행 군내버스(무주공용버스터미널  ☎ 063-322-2245)
   07:20  08:00  08:30  09:30  10:50  11:40  12:40  13:20  14:20  15:05  16:00  17:30  19:00  19:40
   무주군청 문화관광 홈페이지(http://tour.muju.go.kr)  '여행정보→교통→무주군관내버스' 참조

 

안성버스터미널에서 안성탐방지원센터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없으므로 택시를 이용해야 함

 


구천동버스터미널에서 각 방면으로 가는 차편은 인터넷으로 확인한 시간(2013년 8월 기준임)으로 재확인이 필요함

구천동탐방지원센터→무주
   07:20  07:40  08:00  09:00  10:40  12:30  13:00  15:20  16:50  18:10  18:40 (50분 소요)


구천동탐방지원센터→영동   08:00  13:00


구천동탐방지원센터→대전   07:40  09:00  12:30  15:20  18:40


구천동탐방지원센터→전주   07:20  10:40  16:50  18:10

2014-01-25_덕유산.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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