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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13-10-26] 포천 명성산 - 억새 반, 등산객 반

명성산 - 억새 반, 등산객 반

 

[산행일시] 2013. 10. 26(토) 09:35~13:25(3시간 50분 // 산행시간 : 3시간 07분 / 휴식시간 : 0시간 43분)

[날      씨] 맑음
[산행인원] 24명(사무실 직원)

[접근방법] 혜화동 방송통신대학교 정문 앞→상동주차장(산정호수) : 전세버스

[복귀방법] 상동주차장(산정호수)→혜화동 : 전세버스

[산행시간] 상동주차장(09:35) → 책바위(10:19) → 자인사 갈림길(10:59) → 팔각정(억새밭 정상, 11:20~11:55) → 등룡폭포(12:46)

                → 책바위 갈림길(13:20) → 상동주차장(13:25)

[산행지도] 영진5만지도(2011년 1월, 영진문화사)

 

[구글 어스]   2013-10-26_명성산.gpx

 

[산행후기]
사무실 직원들과 산행을 해 본지 언제인지 나 자신도 생각나지 않는다.
무슨 연유인지 한 달에 한 번씩 진행되던 정기산행마저 유야무야 흐트러지더니 급기야는 정체상태이다.
이런 와증에 사무실 산악회의 주관이 아니지만 직원 단합행사를 포천의 명성산에서 하기로 한단다.
산행일이 토요일이니 지리산수련관에서 퇴소하는 날 순천만의 일몰을 구경하고 서울에 올라가면 늦은 시간이 되겠지만
간단한 산행이니 그리 부담가지는 않을 것 같다.


산행이 약속된 토요일, 아침 7시 전까지 혜화역으로 가야 하기에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선다.
이른 아침이라 해봐야 산줄기 산행하는 것에 비하면 이미 해가 중천에 뜬 시각이므로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듯 하다.
봉화산역에서 출발, 동묘역과 동대문역에서 각각 환승하는데 박상연 마이스터님이 승차한 열차이다.
약속된 시간에 적절히 도착한 혜화역에는 이미 우리를 태우고 갈 전세버스가 방송통신대학교 정문 앞에서 대기 중이다.


혜화동을 출발한 버스는 구리역을 경유하는 동선이 취소되어 바로 노원면허시험장 앞으로 진행한단다.
출발 전 나는 구리역에서 탑승한다고 한 것을 잊어버리고 혜화역으로 나왔는데 어이보면 잘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디로 가는 것인지 차창 밖을 내다보고 있었지만 어디로 진행하였는지 기억에 없을 뿐 노원면허시험장에 도착한 것만 생각난다.
노원면허시험장 맞은 편에서 예정된 인원이 모두 탑승한 버스는 비몽사몽간에 산정호수가 있는 상동주차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단체사진을 촬영한 후 산행팀과 산정호수 둘레길을 유람할 유람팀(?)을 구분한다.
전체 인원 24명 중 18명이 팔각정을 정점으로 하는 원점회귀 산행을 하기로 한단다.
선두는 박성창 대장이 맡고 중간에 박상연 마이스터가 그리고 후미는 내가 책임지는 형태로 진행한다.
산행준비를 마친 일행들은 유람팀의 환송을 받으며 보무도 당당하게 상동주차장을 벗어난다(09:35).


제17회 명성산 억새축제(2013.10.09~10.27)가 끝나는 마지막 주말이라 서두른다고 하였지만 그래도 부지런한 등산객들한테는
어쩔 수 없나 보다, 등룡폭포 방향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입구에는 벌써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고 있다.
우리도 그 틈에 끼여 잠시 짧은 오름을 하다가 책바위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좌측 책바위 방향으로 오른다(09:42).
이제 번잡한 대오를 벗어나 호젓한 산길을 올라가면 되겠구나 생각했지만 이쪽으로 오르는 몇몇 팀이 있다.
그들과 한데 어우러져 천천히 올라간다.


역시 책바위 코스는 다소 가파른 오르막길의 시작이다.
눈에 띄게 고도를 올려가는 산길의 바위구간에 설치된 발판이 다소 이채로워 보인다.
운악산의 발판과 비슷하게 생긴 모양이지만 이곳의 발판에는 등산화 밑창이 물기에 젖었더라도 덜 미끄럽게 플라스틱 케이스가
덮인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다.
앞서 가던 일행들이 모두 모여 있는 모습이 보이는 것이 아마도 우리 후미를 기다리고 있는 듯 하다.
선두와 후미가 합류하였지만 다시금 선두는 출발하고 우리 후미 역시 천천히 뒤를 따른다.
그리고는 잠시 후 '명성산 2-1' 이정표[↑팔각정(억새밭 정상) 1.5km  ↓비선폭포 0.7km]를 만난다(10:12).


이정표를 지날 때까지 노란 단풍으로 시선을 잡아두던 능선길이 한 순간 시원스레 열린다.
위편으로 책바위가 보이는 초입부로 뒤편 아래로는 산정호수가 커다란 연못처럼 보이고
그 너머로는 한북명성지맥 능선이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는 등 조망이 시원스러운 조망지이다.
'현위치 4-1 책바위' 표지목을 지나 책바위로 올라가는 나무계단을 만나는데 이정표에는 이백 미터를 걸어 왔다고 한다(10:19).
밑에서 볼 때 가파르게 보이던 책바위를 이제 올라서기만 하면 자인사에서 오는 길과 만날 것이다.
앞서간 일행들을 따라 나무계단을 천천히 올라간다.


이미 팔각정에서 내려오는 듯한 등산객들과 조심스럽게 교차주행하면서 계단을 올라서니 선두팀이 쉬고 있는 중이다(10:35).
간단한 간식거리를 먹으면서 쉬었다가 책바위의 정상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데 바로 '명성산 2-3' 이정표가 나온다(17:42).
완만해진 정상부에 이르니 자인사 합류점의 안부에서 팔각정을 향해 올라서야 할 바위능선이 보이는데
그 바위능선 길에는 한참을 올라서야 할 법한 계단이 보는 이의 전의를 상실케 한다.
하지만 그것은 시각적인 위압감이라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으리라.
이제 지안사에서 올라오는 산길과 만나는 안부로 내려서니 자인사 방향에서 제법 많은 등산객들이 올라오고 있는 중이다(10:59).


바윗길을 내려오는 사람과 올라가는 사람들로 잠시 정체를 이루는 구간을 지나 마지막이 될 계단길을 올라선다.
올라가는 사람이나 내려오는 사람이나 모두들 말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묵묵히 올라서다 보니 계단도 끝나고 부드러운 흙길로 바뀌면서 고생했다는 듯 멀리서 억새능선이 마중나온다(11:17).
팔각정이 이제 지척이니 서두를 것도 없지만 저마다 자리잡고 식사를 하는 산객들로 북적이는 능선길을 내려간다.


팔각정 앞의 많은 인파들을 보면서 선두로 진행한 우리팀을 찾아 그곳으로 이동하여 배낭을 내려놓는다(11:20).
서울에서 준비해온 막걸리로 비록 명성산의 정상은 아니지만 정상주를 겸한 건배 한 모금 꿀꺽하다 보니
쉬는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 듯 짧은 시간이었겠지 느낀 시간은 이미 삼십 여분을 훌쩍 넘어 버렸다.
머물렀던 자리를 정리하고 단체사진 촬영에 적당한 자리를 찾아 사내 동호회의 현수막을 펼쳐 들고 사진 한 장 찰칵 한다(11:55).


다시금 선두와 후미가 자연스레 형성되어 마지막 남은 억새를 보러 올라오는 등산객들과 부딪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내려간다.
역광에 너풀거리는 은빛 억새를 휴대전화기의 카메라로 담으면서 천천히 내려간다.
하기사 올라오는 등산객들로 인해 빨리 내려갈 수도 없는 입장이다.
후삼국시대 고려의 왕건에게 쫓기던 궁예가 산으로 도망처 온 처지가 슬퍼 목 놓아 울었다고 해서 명성산이라 했던가,
그 궁예와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궁예약수를 지나 계곡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 여유롭기만 하다.


붉은 단풍과 은빛 억새가 만드는 자연의 조화로움을 두 눈으로 즐기면서 가는 길 역시 즐겁기만 하다.
인파가 있으면 장사꾼이 있는 법이나 보다, 내리막길 중간에 막걸리를 파는 간이휴게소를 지난다.
이제 계곡능선에 바싹 붙어 내려가는 길은 안덕재와 만나는 계곡 합류점을 지나고 조금 더 내려가니 등룡폭포가 나온다(12:46).


2단의 바위면을 타고 흘러 내리는 등룡폭포,
이 물이 계곡으로 흘러 비선폭포를 지나 북쪽의 신안고개에서 흘러 내려온 물줄기와 산정호수에서 만날 것이다.
여름철 비가 온 다음 날이라면 수량이 풍부하여 볼 만 하겠지만 지금은 졸졸 흐르는 물줄기만 보이는 것이 아쉽다.
등룡폭포를 볼 수 있는 하단부의 전망대를 그냥 지나치면서 상동주차장을 향해 걷는다.


계곡과 나란히 이어지는 등산로를 걷는 산객의 눈길을 계곡물의 수분을 받아 붉게 또는 노랗게 물든 나뭇잎들이 자꾸만 붙잡는다.
하늘 한 번 보고 갈 길을 한 번 보면서 가는 발걸음이 더 늦어지지만 선두와의 격차는 얼마 되지를 않을 것이다.
그렇게 걷다 보니 어느새 비선폭포를 지나고 아침에 책바위로 올라가기 위해 좌측으로 방향을 틀었던 '책바위갈림길'이다(13:20).
우측의 멋들어진 책바위를 한 번 더 바라보고 상가를 지나 상동주차장에 도착하니 주차장은 버스와 자가용으로 만차이다(13:25).
우리 팀이 점심식사를 할 식당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모처럼 직원들과 함께 산행을 할 수 있어 즐거웠던 시간으로 남을 것이다.

 

2013-10-26_명성산.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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