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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13-10-13] 정선 민둥산 - 억새보다 더 눈부신 원색의 등산객들

민둥산 - 억새보다 더 눈부신 원색의 등산객들


[산행일시] 2013. 10. 13(일) 10:02~14:58(4시간 56분 // 산행시간 : 4시간 14분 / 휴식시간 : 0시간 42분)
[날      씨] 맑음
[산행인원] 김만기, 성봉현 / 뚜벅이산악회 회원들
[접근방법] 서울(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8번 출입구)→증산초교 인근 들머리 : 뚜벅이산악회 전세버스
[복귀방법] 화암약수 주차장(고향식당)→서울(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8번 출입구) : 뚜벅이산악회 전세버스
[산행시간] 증산초교 들머리(10:02) → 민둥산 전망대(11:01~11:09) → 민둥산(11:30~11:47) → 삼내약수 분기점(12:35)
                → 지억산 분기점(임도, 12:48~13:00) → 1045봉(13:22) → 화암약수 대형버스 주차장(고향식당, 14:58)
[산행지도]

 

[구글 어스]   2013-10-13_민둥산.gpx

 

[산행후기]

한 여름의 무더위가 가을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고 지속될 것만 같았던 날씨도 시간의 흐름에는 당해낼 수 없나보다.
깊어가는 가을을 따라 민둥산의 억새가 방송에 소개되는 것을 보니 갑자기 민둥산으로 가고 싶어진다.
부랴부랴 인터넷으로 산악회 일정을 찾아보니 뚜벅이산악회가 검색된다.
뚜벅이산악회는 금년 1월 회사 직원들과 태백산 산행에 함께 한 산악회로 여타 안내산악회와 달리 믿음이 가는 산악회여서
금요일에 전화로 두 자리를 예약하였다.


일요일 아침, 노원역에서 출발한 산악회 버스가 경유하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도착하니 버스가 대기 중이다.
정시(오전 6시 50분)에 출발한 버스는 양재역과 복정역에서 회원들을 모두 태우고 고속도로로 올라 정선을 향해 달려간다.
생각과 달리 고속도로의 차량 흐름이 원활하여 신제천휴게소에서 10여 분을 쉬었지만 증산초교에 도착한 시간은 10시이다.
421번 지방도에서 잠시 정차한 차량에서 모두들 내려 증산초교 맞은편의 다리를 건너 민둥산을 향해 출발한다(10:02).
차 안에서 산행 준비를 마쳤다고 하지만 산길로 빠르게 흡수되는 듯 빨려들어가는 일행들을 놓칠세라 발걸음이 바빠진다.


한 사람씩 지나야 할 정도로 좁은 산길은 정상을 향한 급경사와 완경사 분기점 삼거리에 이르는데 등산객들로 북새통이다(10:16).
대부분 아니 모든 등산객들이 앞 사람을 따라 오른쪽의 급경사길로 진행하니 민둥산을 향한 오름길은 여전히 정체 중이다.
잠시 후 만난 우직진하는 발구덕 가는 길 역시 외면받은 듯 현수막이 가리키는 민둥산 지름길인 좌측길로 행렬이 이어진다.
하지만 본격적인 오름길이 시작되어서인지 꼬리에 꼬리를 물던 행렬도 조금씩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앞뒤가 바뀌고 있다.
쭉쭉 뻗어 아름다운 낙엽송 사잇길로 이어지는 조금은 가파른 오르막길이 힘드니 잠시 쉬었다 가라는 듯 휴게소가 나온다(10:44).


증산초교와 민둥산 정상의 중간 지점(각각 1.3km)인 산줄기를 휘감고  돌아가는 임도에 마련된 휴게소에는 먹거리가 여럿 보인다.
빨리 걷지 못하는 발걸음을 생각하면서 참새 방앗간을 못본 척 지나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산길을 이어간다.
숲길을 벗어나 시야가 트인다는 느낌에 뒤돌아 보니 저 아래 사북읍 무릉리의 증산마을은 이곳과는 다른 세상인 듯 한가롭게 보인다.
조금씩 나타나는 억새풀의 하얀 모습을 보면서 사면을 돌아 올라가니 민둥산 전망대인 나무 난간이 우리를 반겨준다(11:ㅣ41).
먼저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등산객들 한편에 서서 멀리 보이는 백두대간의 산줄기를 조망하여 본다.
멀리 보이는 산줄기가 백두대간이거늘 그저 눈에 식별되는 것은 함백산에서 매봉산으로 이어지는 짧은 구간일 뿐이다.
역시 산에 올라봐야 산을 알 수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덕산재에서 머물고 있는 대간길이 그리워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나 보다.


겹겹이 쌓인 아름다운 산줄기의 모습을 뒤로 한 채 육백 미터 남은 정상을 향해 전망대를 떠난다(11:09).
정상까지 이어지는 억새풀 사이로 이어지는 산길에 덮인 자잘하게 잘린 나무조각들이 발의 촉감을 푹신하게 만든다.
역광이면 은빛 물결을 출렁이겠지만 순광 방향인 탓으로 누렇게 보이는 억새와 달리
민둥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화사한 원색의 등산복을 입은 산꾼들로 길게 늘어서 있을 뿐이다.
완경사길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를 지나 긴 꼬리의 대열이 밀리면서 우리도 어느새 정상에 이른다(11:30).


유명산이 아니더라도 정상석이 있는 산이라면 항상 볼 수 있는 정상석을 배경으로 한 사진 촬영의 긴 꼬리가 이곳 역시 마찬가지이다.
행여나 교대하는 틈을 이용하여 정상석만 담아보려 하였지만 그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든 것을 느끼면서 포기한다.
북적거리는 정상부의 한 켠에 자리를 잡고 휴식을 취하면서 간식으로 포도를 먹는다.


금년으로 열여덟 번째 맞이하는 '민둥산 억새꽃 축제(2013.09.27~11.03)'라 하지만 방송의 힘이 대단하나 보다.
억새철이 되면 전국의 억새산이 몸살을 앓는다는데 이곳 민둥산은 더 심한 고역을 치루는 듯 하다.
하지만 잘 찾아보면 민둥산 보다 더 아름다운 곳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에 소개되는 순간 북새통을 이루게 된다.
우리 역시 그 인파의 한 무리로 오늘 민둥산을 찾았지만 말이다.
갈수록 볼품 없어지는 민둥산의 억새보다는 집에서 지하철로 편하게 갈 수 있는 상암동의 하늘공원이 생각나는 것은 모순일까.


증산초교에서 민둥산 정상까지 올랐으니 이제 오늘 산행의 오분의 일 정도 왔나보다.
따스한 햇볕을 쬐면서 마냥 쉬고 싶지만 가야 할 길이 있기에 잠시 머물렀던 자리를 정리한다.
화암약수까지 8.1km 남았다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목책 사이로 만들어진 산길을 따라 내려간다(11:47).


밋밋해 보이는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가 뒤돌아 보니 역광을 배경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꽃이 은빛을 발하고 있다.
민둥산의 억새를 제대로 보려면 증산초교 보다는 삼내약수나 화암약수에서 올라와 민둥산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든다.
그래야만 역광으로 억새를 볼 수 있으니 제대로 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발구덕 갈림길을 지나
휴대폰의 중계기가 있는 구릉 전의 안부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다소 급하게 떨어지는 나무계단길을 내려간다(12:05).
그런데 이곳 삼거리에 세워진 이정표에는 민둥산에서 한참을 왔건만 화암약수까지 8km 남았다고 하니 못 믿을 이정표이다.


나무계단이 끝나면서 다시금 흙길로 이어지는데 마치 산행을 끝내고 하산하는 것처럼 한없이 내려가는 느낌이다.
그렇게 밑도 끝도 없이 내려가던 산길이 완만해지는가 싶더니 목 좋은 곳에 자리잡은 간이매점이 있는 삼거리를 만난다(12:19)
이곳의 이정표는 '↑화암약수 7.5km  ↓민둥산 1.3km  →윗제동 6km'라고 표기되어 있으니 도대체 고무줄로 거리를 잰 것일까?
나무계단이 끝나는 곳에서 오 분여를 쉬었다 하지만 이정표마다 표기된 거리가 들쑥날쑥이니 정선군에서는 정비해야 할 듯 싶다.


지금부터 화암약수 가는 길은 지억산 분기점까지 우측의 임도와 나란히 진행하게 된다.
그 임도가 잠시 산줄기 중턱으로 돌아가는 반면 화암약수로 가는 산길은 야트막한 구릉을 넘어 내려가야 한다.
구릉을 넘어 내려가는 계단길에서 산악자전거를 매고 올라오는 세 명의 라이더를 만났는데 별로 힘든 기색이 없어 보인다.
서로 즐거운 시간이 되라는 인사말을 하면서 우리는 나무계단의 산길을 내려간다.
임도와 만난 안부에서 오름길을 오르다 보면 이정표[↑삼내약수 2.2km  ↓민둥산 2.1km  →화암약수 7.2km]를 만나는데
구릉을 넘어가면 삼내약수로 가는 길이고 우리가 가야 할 화암약수는 오른쪽 사면으로 가란다(12:35).


천 미터 대를 유지하면서 이어지는 산길은 헬기장 표시가 된 야트막한 구릉을 지나 내려가다가 임도를 만난다(12:48).
우측 아래 몰운리의 이름을 따온 것인지 몰운산으로도 불리는 지억산이 지척인 갈림길로
뚜벅이산악회의 중간 안내자가 이곳에서 좌측으로 계속 내려가라고 안내하고 있다.
일행의 마지막 끄트머리가 아닌 것을 확인하고 너른 임도에 있는 나무의자에서 사과를 먹으면서 쉬었다 가기로 한다.
나 혼자라면 넉넉히 십여 분 거리의 지억산을 다녀오겠지만 힘들어 하는 집사람이 있으니 그저 마음 속으로만 다녀온다.
산길을 걷는 시간은 더디게 느껴지지만 쉬는 시간은 왜 이리 빠르게 흐르는 것인지 앞서간 일행을 따라 길을 이어간다(13:00).

 

1분여 거리에 '민둥산 일대의 돌리네' 안내판이 좌측으로 보이는데 설명문 그대로 옮겨본다.
                                      민둥산 일대의 돌리네
   ▷ 돌리네란 카르스트 지형 중의 하나로서 형태가 접시 또는 사발모양으로 우묵하게 파인 것이다.
   ▷ 일반적으로 무리를 지어 나타나며 빗물이 빠지는 배수구 혹은 낙수구가 존재한다.
   ▷ 형성요인에 따라 용식 돌리네와 함목 돌리네로 양분한다.
   ▷ 용식 돌리네는 토양층 하의 석회암이 용식을 받아 천천리 형성되고, 함몰 돌리네는 지하의 돌굴 천정이 무너져
       함몰되어 형성된다.
   ▷ 민둥산 일대 돌리네의 지름은 32~320mm이며, 낙차는 10~55m이다.
   ▷ 카르스트 지형이랑 유럽 아드리해 연안의 한 마을 이름므오서, 지형이 이와 유사한 지형을 일컬어
       카스트르 지형이라고 한다.
   ▷ 이러한 지형은 석회암 내 탄산칼슘이 빗물에 융해되어 타타나는 침하현상으로 학습적인 보존가치가 매우 높다.


능선을 걷는다기 보다는 산책하는 듯한 길의 연속선 상이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산길은 나무 의자가 있는 1045봉을 만나는데 우측 아래편의 헐벗은 땅 위로 가야 할 산길이 보인다(13:22).
수종 변경을 하려는 것인지 좌사면만 헐벗은 산자락을 보면서 짧은 내리막길을 지나 1045봉 아래자락을 에돌아 산길이 이어진다.
다시금 1045봉에서 흘러내린 산줄기 능선을 만나 조금 더 내려가면 식탁이 있는 쉼터를 만나는데 구슬동 갈림길이다(13:40).
내려온 1045봉을 뒤돌아 보니 까까머리에 듬성듬성 자란 머리카락처럼 하늘선을 그리는 산 능선에만 나무가 보일 뿐이다.


이정표의 화암약수 방향으로 보이는 커다란 송전철탑을 향해 땡볕의 흙길을 걸어간다.
왼쪽 방향으로 불암사 가는 길이 있다고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나는데 보이질 않던 뚜벅이산악회 회원들이 갑자기 나타나더니만
그들은 빠른 걸음걸이로 우리를 추월하여 임도를 향해 내려가 버린다(13:55).
평소 산에 대해 거리가 멀었던 집사람은 이제 한계상황에 다가서는지 발걸음이 느려지고 있으니 남은 거리가 걱정된다.


또 한 번 불암사 갈림길을 지나고 백여 미터 더 가면 불암사와 아랫제동 갈림길이 있는 사거리이다(13:58).
별 기복없이 흐르는 능선의 산길은 이정표[↑화암약수 1.9km  ↓민둥산 6.7km  →몰운 4.2km]가 있는 능선 구릉을 거쳐(14:11)
929.8봉으로 추정되는 지점을 지난다(14:14).
그리고는 완만하던 능선길에 줄이 나오더니만 고도를 급하게 떨어뜨린다(14:25).
아마도 화암약수가 가까워지면서 본격적인 내리막길이 시작되는 듯 하다.
힘들어 하는 집사람을 기다리면서 천천히 십 여분 이상을 조심스럽게 내려오니
무덤이 나오면서 화암약수까지는 0.6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이는데 목적지에 근접했음을 알려준다(14:38).


바로 아래편에 있는 갈림길에 세워진 이정표는 '↑매표소 1.3km'라고 안내하는데 무슨 매표소인지 궁금하다.
약수터 방향인 좌측길로 계속 고도를 낮추어 내려가면서 우측편을 보니 푸르기만 하던 나뭇잎이 조금씩 색깔을 바꾸고 있는 중이다.
통나무를 걸쳐 만든 나무다리를 건너면 왼쪽 방향으로 '피톤치드웰빙풍욕장' 안내판이 보이지만 우리의 갈 길은 직진이다(14:54).
잠시 후 우측 아래로 대형버스가 보이는가 싶더니 드디어 주차장에 도착한다(14:58).
산길 입구에 세워진 '몰운대 등산로' 안내판을 잠시 살펴본 후 고향식당으로 들어가니 먼저 내려온 일행들이 식사 중이다.


안내산악회의 특성 상 발걸음이 누가 빠르고 누가 느린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저 일행에게 짐이 되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걸었던 민둥산,
정해진 시간 내에 그것도 마지막 후미가 아닌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산악회에서 준비한 곤드레밥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이후 오 분이 채 안되는 거리에 있는 화암약수에서 약수물 한 모금 마시고 주차장으로 돌아와 15시 40분에 서울로 향한다.

 

                                   '화암약수 유래' 안내판 전문(全文)
      이곳 저언군 동면 화암이 秘景의 그림바위 산 속에서 바위를 뚫고 神秘롭게 샘솟는 화암약수는 1910년경 이 마을 사람
   文命武씨가 처음으로 발견하였다.
      그는 꿈에 산 신령의 啓示를 받어ㅏ 역수를 찾아 냈다고 하며, 이 약수는 신묘한 맛과 함께 위장병, 피부병, 빈혈
   안질에까지 매우 영험스런 효험을 크게 나타내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
      <약수 성분>
      ℓ당 히드로 탄산이온 854.3mg, 철분 26.9mg, 칼슘 82.9mg, 불소 0.6mg 이밖에 9종의 건강필수 원소가 함유되어
   있읍니다.

2013-10-13_민둥산.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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