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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13-06-08] 운길산~예봉산 - 마음이 무거우니 발걸음도 더디어진다

운길산~예봉산 - 마음이 무거우니 발걸음도 더디어진다

 

[산행일시] 2013. 06. 08(토) 10:45~17:11(6시간 26분 // 산행시간 : 4시간 34분 / 휴식시간 : 1시간 52분)
[날      씨] 맑음
[산행인원] 성봉현
[접근방법] 상봉역→운길산역 : 중앙선 전철
[복귀방법] 팔당역→상봉역 : 중앙선 전철
[산행시간] 운길산역(10:45) → 수종사(11:36~11:54) → 절상봉(12:08~12:11) → 운길산(12:29~13:18) → 360능선 안부 사거리(14:16~14:26)

                → 적갑산(15:03~15:05) → 560능선(15:09~15:20) → 예봉산(15:49~16:08) → 산길 들∙날머리(포장도로, 16:58) → 팔당역(17:11)
[산행지도] 1:50000  양수(1988년 편집. 2004년 수정, 2005년 인쇄 / 분홍색 실선은 한북천마지맥 마룻금)

 

[구글 어스]   2013-06-08_운길산~예봉산.gpx

 

[산행후기]

현충일부터 시작된 징검다리 연휴의 3일간 휴일을 맞이하여 백두대간을 가려 하였으나 이 역시 계획을 취소한다.
가을에 있을 원정산행에 대한 옆지기의 체력단련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계획은 계획일 뿐이었나 보다.
금요일 서로 간의 신경전으로 저기압골이 형성되고 결국 토요일 혼자서 배낭을 매고 집을 나선다.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운길산에서 예봉산으로 연계산행이나 하기로 생각하고 집을 나선다.
지하철 6호선에서 7호선으로 환승, 상봉역에서 중앙선으로 또 환승하여 운길산역에 도착하니 그리 늦지 않은 시간이다(10:35).
개찰구를 빠져나와 역사 주변의 풍경을 잠시 디카로 촬영하고 산행준비를 하고 앞서간 산꾼들을 따라 운길산으로 출발이다(10:45).


제주 올레길의 열풍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긴 길, 길, 길, …
이곳 역시 다산 정약용의 호를 딴 다산길이라는 여러 코스의 길마다 각자의 이름이 있어 혼란스럽기만 한 안내판을 지나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운길산역으로 이어지는 철로 하단부의 도로를 지나면 비닐하우스가 나타난다.
비닐 하우스 안에서는 밭을 정리하는 농부의 발걸음이 분주하기만 하다.
도로를 따라가다가 조그만 다리를 건너 '운길산, 수종사'라고 쓰인 나무 안내판이 가리키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전에 못보았던 이정표가 낯설기만 하지만 길은 맨 그 길이기에 수종사 방향으로 흙길을 따라간다.
좌측에 운길산으로 직접 오르는 산길이 있지만 오늘은 그냥 지나쳐 수종사를 향해 진행한다.
음식점을 지나 오르막이 시작되는 곳에서 드디어 올바른 산길을 만난다(11:00).


계곡능선으로 시작되는 산길, 조금씩 산객들로 붐비기 시작하는데 홀로 가는 산꾼의 발걸음도 따라서 더디기만 해진다.
마음을 비워야지 하면서도 그렇지 못하는 것이련가, 머릿속은 자꾸만 쓰잘데기 없는 상념들로 무거워지고
잊어버리기 위해 연속되는 오름길을 쉼 없이 오른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느리기만 한 발걸음은 이제서야 계곡능선을 벗어나 산등성이 능선에 도착한다(11:13).
이정표[현위치 : 갈림길  (운길산 정상 1.30km / 수종사 0.78km)→]가 세워진 운길산에서 내려온 산등성이 능선이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운길산역으로 이어지는 갈림길로 운길산을 향해 우측의 오름길로 진행한다.


앞서가는 등산객의 뒤를 따라 가다가 쉬는 틈을 이용하여 추월하니 이내 수종사 갈림길이다(11:25).
운길산으로 직접 오르려던 계획을 바꾸어 수종사를 향해 우측의 내리막길로 방향을 바꾼다.
길은 이내 계곡능선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서고 잠시 후 중리에서 올라온 일반도로를 아랫편으로 보면서 나란히 이어간다.
짧은 산길은 이내 불이문 앞으로 내려서서 도로와 합류된다(11:31).


진리는 둘이 아니라는 뜻에서 유래하였다는 불이문(不二門), 사찰에서 본당에 들어서는 마지막 문이라 한단다.
부처와 중생이 다르지 않고, 생과 사, 만남과 이별 역시 그 근원은 모두 하나라는 불이(不二)의 뜻을 알게 되면
해탈할 수 있으므로 해탈문이라고 한다는데 아직 미천한 중생은 그 의미를 모른 채 불이문을 통과한다.


불국정토로 향하는 길은 이내 속세로 내려와 다시금 운길산으로 분기되는 갈림길을 만나지만 우측으로 향한다.
감로수 앞에 줄 서있는 인파를 피해 그냥 다실인 삼정헌으로 오른다(11:36).
차를 무료로 마실 수 있는 삼정헌 안 역시 탁자마다 만원이다.
삼정헌 옆의 마당에서 북한강과 남한강이 하나로 합쳐지는 두물머리(兩水)를 내려다 보지만 오늘은 흐릿한 연무로 별로이다.
따가운 햇살을 피해 그늘진 삼정헌의 마루에서 땀을 식히며 짧은 상념에 잠긴다.
이런저런 생각은 밑도 끝도 없이 빠져들기에 무거워진 엉덩이를 털고 일어난다.


1458년(세조 4년) 세조가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금강산을 다녀오는 중 이수두(양수리)에서 하룻밤을 머물게 되었는데
깊은 잠에 들었다가 한밤중에 난데없는 종소리에 잠을 깨었다.
세조가 부근을 조사하게 하자, 바위굴이 나왔고 그 굴 속에는 18나한(羅漢)이 있었으며 굴속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마치 종소리처럼 울려 나와 절을 짓고 수종사라고 하였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지금은 두물머리 너머까지 울려 퍼지던 범종이 손상되어 종소리를 되살리고자 범종불사를 하게 되었다는 안내판이 보인다.
오층석탑(경기도 유형문화제 제22호)과 대웅보전을 사진기에 담고서는 범종 종각을 지난다.
열반에 들어간다는 해탈문(解脫門)을 빠져 나가 경기도 보호수인 수종사 은행나무를 마주한다.
은행나무 앞에는 전에 못보았던 '수종사 사적기'라고 새겨진 커다란 검은색 오석판이 있는데 불기 2551년(2007년)에 세웠다 한다.


생각지도 않았던 수종사에서의 휴식을 끝낸 발걸음은 운길산 방향이 아닌 수종사 뒷편으로 올라간다(11:54).
어차피 오늘 산행은 딱히 정해진 경로가 없으므로 그냥 발길이 닫는데로 가기로 한다.
이미 만들어진 산길을 따라 올라서서 수종사를 내려다 보지만 기와 지붕만 두 눈에 보일 뿐 아무런 생각이 없다.


조금 가파른 오름길에 아마도 송촌에서 직접 올라온 듯한 산객을 만났지만 말없이 그냥 오른다.
돌길의 오름이 끝나는가 싶더니 '절상봉 522M'라고 새겨진 정상석이 반겨주는 515봉이다(12:08).
생각없이 만난 절상봉이라는 이름이 낯설기만 한데 반면 주변 경관은 낯익은 모습이다.
잠시 주변을 둘러본 후 앞쪽으로 보이는 운길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12:11).


잠시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가는 길에 절상봉에 대한 기억이 떠오르는데 아이들이 어렸을 때 올랐던 것이다.
큰 애가 초등학생 1학년 아니면 2학년일 때였으니 아마도 10여 년은 족히 지난 듯 하다.
이런저런 생각을 떠올리다 보니 어느새 헬기장을 만나고(12:21) 조금 더 올라서니 드디어 운길산 정상부이다(12:29).


나무데크로 조성된 정상부의 쉼터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주변 산세를 둘러본다.
한북정맥의 운악산에서 47번 국도를 지나 수원산으로 오르다가 만나는 56번 국지도가 시작되는 서파에서
남쪽으로 산줄기를 뻗어내린 산줄기인 한북천마지맥의 이름을 얻은 천마산이 멀리 보인다.
아울러 먹치고개를 넘어 이어지는 산줄기는 갑산을 지나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새재고개에 내려선 후 적갑산으로 오르고 있다.
2005년 9월에 걸은 한북천마지맥의 산길을 눈으로 훑어본 후 점심먹을 자리를 찾아 운길산을 내려간다(12:43).


예봉산으로 향해 가파르게 내려가는 나무계단을 1분여 내려가니 평평하면서도 조망이 시원스런 쉼터가 나온다.
이곳에서 자리를 편 후 준비한 김밥으로 점심을 먹으면서 쉬어간다.
오늘은 시간도 그렇고 가야 할 길의 끝도 정해진 것도 아니니 마냥 만고강산 유유자적하는 산행이다.
날씨가 상당히 무더운지 흥건하게 흘렀던 땀이 적당히 마른 듯 끈적거림이 없어졌다.
머물렀던 자리를 정리한 후 예봉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13:18).


급한 내리막길을 지나 야트막한 구릉을 넘어 만나는 안부에는 이정표[↑새재고개 2.90km  ↓운길산정상 0.92km]가 있으며
의자가 쉬어가라 하지만 그냥 지나친다(13:39).
오르락 내리락 하는 산길은 나무들이 조망을 가리어 그저 길만 따라 걷다보니 360능선 안부 사거리에 도착한다(14:16).
이곳이 새재고개(또는 새우젖고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새재고개라고 부르는 산꾼들이 많은 넓은 쉼터이다.
전에는 멀쩡하던 등산안내도가 오늘 보니 훼손되어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휴식을 하고 있는 등산객들과 함께 의자에 앉아 잠시 쉬어간다.
오늘, 진짜로 무더운 것인지 아니면 내 자신이 힘들어하는 것인지 갈증이 평소보다 심한 것 같다.
다시 갈 길을 가야 하기에 의자에서 일어나 배낭을 매고 직진하는 오름길을 오른다(14:26).


'양수 452' 번호의 삼각점이 매설된 459.3봉을 지나면(14:33~14:36) 산길은 1분여 후 한북천마지맥과 만난다.
예봉산을 향해 자연스레 좌향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진행한다.
예봉산의 참나무들 역시 참나무시들음병을 피하지 못했는지 잘려나간 나무줄기를 비닐로 밀봉한 모습이 많이 보인다.
잠시 후 만난 이정표[←세정사 1.70km  ↑예봉산 3.70km  ↓(운길산 3.50km/하산길(도곡리) 3.20km)]는
이 곳을 세제고개라 표시하고 있다(14:40).


별 기복없이 이어지는 산길은 송전철탑[154kV  팔당T/L No.25]을 지나(14:45) 멀리 예봉산이 보이는 듯 하더니
산길 좌측에 굵은 나일론 줄이 있는 오르막길로 바뀌어 적갑산에 이른다(15:03).
바쁠 것 없는 산꾼의 발걸음은 자꾸만 걷자고 하는데 돌탑을 지나 만난 공터에서 쉬었다 가기로 한다(15:09).
말린 망고를 먹으면서 잠시 쉬었다가 일어나니 10여 분이 지났다(15:20).


몇 번을 지나다녔다고 눈에 익은 산길을 이제 얼만큼 더 가면 활공장이 나오고 또 그 너머에는 철문봉이 있지 하면서 오른다.
전에는 시원한 막걸리를 팔던 활공장의 휴게소가 폐업을 한 것인지 흉물스럽게 방치되었지만(15:28)
대신 철문봉을 넘어 만나는 안부의 헬기장 한 켠에 비닐하우스로 만든 휴게실이 새로이 보인다(15:39).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한 산길처럼 객이 없는 휴게실을 지나 올라가니 예봉산이다(15:49).
연무가 없으면 조망이 시원스럽게 트이는 곳이만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것이 날씨이니 의자에 앉아 어디로 갈 것인가 고민한다.
율리봉으로 해서 예빈산을 따라 천주교공동묘지 쪽으로 내려갈까 하였지만 무거워진 발걸음은 팔당역으로 가자 한다.
마음 같아서는 한북천마지맥을 따라 예빈산을 넘고 싶지만 무더위에 지친 발걸음이니 팔당역을 향해 우측으로 내려간다(16:08).


이곳에서 팔당역까지는 그저 하염없이 내려가기만 하면 되는 길이지만 경사도가 제법 가파르니 조심해야 한다.
나무계단을 내려가 이정표[↑하산길 1.37km  ↓예봉산정상 0.9km]가 세워진 쉼터를 지나고(16:32)
팔당2리와 새마을회관으로 분기되는 능선 안부 사거리에 도착한다(16:47).


좌측편 팔당2리로 향하는 내리막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보니 어느새 율리고개에서 내려오는 도로를 만나고(16:58)
흙길을 걷다가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걸으려니 햇볕이 뜨거워 이제는 발걸음을 조금 빠르게 걷는다.
중앙선 철로가 지나는 다리 밑을 지나 만난 도로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팔당역으로 향한다.
집을 나서기 전 우울했던 마음이 이제 조금은 풀어졌는지 다소 발걸음이 가볍다.
그렇게 도착한 팔당역 화장실에서 간단히 세면한 후 땀에 절은 상의를 바꿔입고 용산행 열차를 기다린다(17:11).


[산행사진]

  ▼ 중앙선 운길산역

 

  ▼ 운길산역 앞의 다산길 안내도

 

  ▼ 비닐하우스를 지나고

 

  ▼ 도로에서 좌측길로 진입한다

 

  ▼ 중간에 만나는 이정표

 

  ▼ 산길이 시작되는 곳

 

  ▼ 계곡능선을 지나 만나는 능선길의 이정표

 

  ▼ 운길산 능선에서 수종사로 방향을 바꾸어 내려오면 차도와 나란히 이어지고

 

  ▼ 수종사 불이문

 

  ▼ 수종사

 

  ▼ 무료 다실 삼정헌 옆 마당에서 보는 두물머리(연무로 시야가 별로~)

 

  ▼ 수종사 오층석탑

 

  ▼ 수종사 대웅보전

 

  ▼ 범종

 

  ▼ 수종사 은행나무와 해탈문

 

  ▼ 수종사 경내

 

  ▼ 절상봉

 

  ▼ 절상봉에서 본 운길산

 

  ▼ 운길산 가는 길에 만나는 헬기장

 

  ▼ 운길산 정상

 

  ▼ 예봉산으로 이어지는 계단길

 

  ▼ 쉼터

 

  ▼ 흔히들 새우젖고개로 잘못 알고 있는 360능선 안부 사거리

 

  ▼ 459.3봉의 삼각점[양수 452]

 

  ▼ 새재고개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 새제고개 이정표 삼거리

 

  ▼ 25번 송전철탑

 

  ▼ 적갑산 가기 전에 보이는 예봉산

 

  ▼ 적갑산

 

  ▼ 돌무더기가 있는 이정표

 

  ▼ 철문봉

 

  ▼ 철문봉 아랫편에 있는 헬기장

 

  ▼ 예봉산

 

  ▼ 예봉산 정상석 너머로 보이는 운길산

 

  ▼ 정상석 너머로 보이는 예빈산(견우봉)과 직녀봉

 

  ▼ 팔당역으로 내려가는 계단길

 

  ▼ 팔당2리와 새마을회관으로 분기되는 안부 사거리

 

  ▼ 율리봉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산길 들∙날머리

 

  ▼ 팔당역으로 가는 하산길

 

  ▼ 6/45번 국도의 팔당2리 표석(예봉산 입구)

 

  ▼ 중앙선 팔당역

2013-06-08_운길산~예봉산.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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