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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13-05-31~06-01] 설악산 - 놀며 쉬며 여유로운 산행길

설악산 - 놀며 쉬며 여유로운 산행길


[산행일시] 2013. 05. 31(금) 10:55~18:35(7시간 40분 // 산행시간 : 6시간 16분 / 휴식시간 : 1시간 24분)
                        06. 01(토) 05:45~10:10(4시간 25분 // 산행시간 : 3시간 20분 / 휴식시간 : 1시간 05분)
[날      씨] 맑음
[산행인원] 10명(존칭∙호칭 생략, 이름순 / 강옥갑, 민병근, 박상연∙이명옥, 박성창, 성봉현, 윤형건, 장기득, 장해식, 조봉렬)
[접근방법] 서울(동서울터미널) → 한계령 : 시외버스
[복귀방법] 백담사 → 용대리 : 마을버스 / 용대리 → 속초 : 시외버스 / 속초 → 서울(동서울터미널) : 시외버스
[산행시간] 한계령(10:55) → 1280능선 안부(12:15~13:25) → 한계령삼거리(13:56~14:00) → '설악 09-08' 표지목(15:27)
                → '설악 09-12' 표지목(16:50) → 끝청(17:10~17:14) → 중청대피소(18:01) → 소청대피소(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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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청대피소(05:45) → 봉정암(06:06~06:58) → 쌍룡폭포(07:42~07:45) → 수렴동대피소(08:46)
                → 영시암(09:03~09:13) → 백담탐방안내소(백담지킴터, 10:02) → 백담사(10:10)
[산행지도]

 

[구글 어스]    2013-05-31_설악산_한계령~소청대피소~백담사.gpx

 

[산행후기]
===  산행 1일차 : 한계령 → 소청대피소  ===
회사 산악회 '산을 꿈꾸다'의 5월 정기산행이 있기 전부터 설악산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춘계 체육행사를 하는 자리에서 6월 정기산행은 설악산이라고 확정하였었다.
정기산행이 매월 첫 번째 토요일이므로 대피소를 예약한다는 것이 힘들다는 여론으로 금∙토요일 산행으로 계획한다.
그래서 5월 31일 출발하는 것으로 약속한 후 대피소는 민간인으로부터 인수받아 리모델링 공사를 끝내고
새로 개장한 소청대피소를 예약하기로 하여 예약이 시작되는 날 12명의 자리를 확보하였다.


큰 산이라는 중압감도 있지만 산을 처음 접하는 산꾼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기도 한 설악산,
그래서인지 예상대로 10명이 신청을 하여 대피소 예약 정보를 변경하고 출발일자만 기다린다.


산행 당일, 동서울터미널에서 만나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한 대진행 시외버스를 타고 한계령으로 출발한다(08:00).
평일이라 막힘없이 도로를 달려 화양동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한 후 장수대를 거쳐 한계령에 도착하니 10시 40분 쯤 되었다.
산행준비를 간단히 한 후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휴대폰의 무선품질 측정용 앱을 실행한 후 산행을 시작한다(10:55).


작년 가을 단풍이 시작되는 10월에 걸었던 그 길을 따라 오늘도 중청대피소까지 반복하는 산행이다.
그때는 단풍철이라 새벽녘에 시작하였지만 오늘은 해가 중천에 떠있는 느즈막한 시간에 출발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오늘 동행한 모든 직원들이 그저 잘 걸어주기를 마음 속으로 빌어 보면서 설악루로 향한 계단을 오른다.


짧지만은 초반부터 제법 가파른 계단을 올라서면 설악루(雪嶽樓)가 나온다.
설악루 앞의 머릿돌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다.
   한계령을 지나는 민∙관∙군 모든 헬기의 안전비행과 등산객을 위한 쉼터를 제공하기 위해 인제군, 설악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육군 제12보병사단과 함께 이곳에 항공자동기상관측장비와 설악루를 다시 세우고 하늘과 땅을 지나는
   모든 이들의 안전과 평화를 기원한다.  /  2010.10.21  /  육군항공작전사령관 소장 배명헌


위령비 뒷편에 있는 한계령탐방지원센터를 지나면 나무숲 사이로 산길이 이어지면서 약간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선다.
'설악 09-01 / 해발1200m' 표지목과 이정표[↑중청대피소 7.2km  ↓한계령 0.5km]가 있는 곳에서 선두팀이 쉬고 있다(11:16).
박성창 대장을 선두로 한 무리의 팀이 형성되었으며 장해식 매니저가 생각외로 힘들어하면서 후미에서 진행하는 형태이다.


한계령의 해발고도를 살펴보면 국도 안내판에는 920m, 동아 50000:1 전국지도에는 980m, 두산백과는 1004m라고 한다.
한 곳의 높이가 제각각이 듯 휴대폰의 'Tranggle GPS' 의 궤적 파일을 구글어스로 읽어보면 926m를 가리키는데
해발고 1604m인 끝청을 1572m로 나타내고 있으니 오차가 약 30여 미터가 난다.
일단 GPS의 궤적으로 구글어스 고도표를 참조하면 한계령에서 이곳까지의 고도차는 약 130여 미터로 40% 내외의 경사도이다.


돌로 정비된 오르막길을 따라 장해식 매니저와 후미를 지키면서 계속 올라간다.
한계령에서 1.0km 걸었다는 이정표를 지나(11:57) 조금만 더 걸어가면 귀떼기청봉이 시원스레 보이는 1307봉이다(12:04).
정상부에서 쉬고 있는 민병근 매니저를 만나 가야 할 방향의 능선을 알려주고 안부를 향한 내리막길을 천천히 내려간다.
서북능선 안전산행을 위해 한계령삼거리에서 대승령방향으로는 동절기 오전 10시, 하절기 오전 11시부터 통제한다는
안내문이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 1280능선 안부에 이르니 일찌감치 자리를 편 선두팀이 식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12:15).


서울에서 준비해 온 김밥과 족발 그리고 더덕을 곁들여 막걸리 한 잔씩 하면서 갈증과 허기를 달래어 본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산행길에 시원한 그늘에서 먹거리를 즐기고 있으니 신선 놀음이 따로 없는 듯하다.
점심을 먹는 동안 몇 팀의 산꾼들이 지나가고 우리도 자리를 정리한 후 한계령삼거리를 향해 다시 출발한다(13:25).


산길은 나무계단의 오름길로 이어지고 건천 계곡을 건너는 다리를 건너면 또 한 번 계단길이 나온다.
짧지만 다소 경사진 오르막에 가려 보이지 않던 하늘선이 나타나는데 한계령삼거리이다(13:56).
이곳에서 좌측으로 가면 귀떼기청봉(1578m)을 거쳐 대승령까지 이어지는 반면 우측길은 대청으로 연결된다.
장해식 매니저와 잠시 숨을 고르면서 쉬었다가 먼저 간 일행들을 쫓아 우측의 끝청을 향해 진행한다(14:00).


멀리 갔으려니 했던 선두팀의 일부인 조봉렬 팀장과 강옥갑 매니저 그리고 민병근 매니저가 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14:04).
함께 주변 풍광을 보면서 사진을 찍으며 한참을 쉬었다가 다시 출발하는데 세 사람은 역시 또 바람처럼 앞서 간다(14:10)
아직 산행경력이 짧은 장해식 매니저는 무거운 배낭에 적응이 안된 것인지 힘들어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만 하다.
그래도 후미에서 퍼지지 않은 채 잘 걷고 있으니 살살 다독이면서 걸어가면 오늘 중으로 소청대피소에 도착하겠지 생각한다.


대승령에서 대청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는 서북능선의 특성상 조망이 시원스러운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좌측의 용아장성능선은 힘내라고 응원하고 멀리 보이는 중청이 빨리 오라 손짓하는 듯 하다.
쉬엄쉬엄 가다 보니 '설악 09-06 / 해발 1334m' 표지목을 지나고(14:24),
서서히 올라가는 산길은 '중청대피소 4.4km / 한계령 3.3km' 이정표를 만난다(14:52).


이어 우리보다 앞선 등산객 한 팀을 만나는데 이 팀과는 끝청갈림길 인근까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진행하게 된다.
느릿느릿 여유있는 발걸음은 귀떼기청봉에 못오른 것이 아쉬운지 자꾸만 뒤돌아 보게 한다.
그러면 귀떼기청봉과 가리봉이 눈에 선하게 비치면서 똑딱이 디카의 렌즈를 열어달라 하여 담아 보고 또 담아 본다.
조금씩 가까워지는 끝청 가는 발걸음은 어느새 1459봉에 이르는데
'한계령 4.1km / 중청대피소 3.6km' 이정표와 '설악 09-08 / 해발 1461m' 긴급구조 표지목이 세워져 있다(15:27)
아울러 '중청대피소 3.6km' 이정표를 바라보고 있는 장해식 매니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무더운 날 서북능선을 걷고 았는 산객의 머릿속은 그저 하얀 백지만 있을 뿐이다.
나 역시 무슨 생각을 하면서 걸었는지 1459봉을 마지막으로 디카에 저장된 이미지는
'한계령 5.1km / 중청대피소 2.6km' 이정표까지 약 45분간의 시간을 뛰어넘었다(16:11).
대간길에서는 수첩에 메모하는 버릇이 있지만 일반산행에서는 언젠가부터 사진의 시간으로 기록하다보니 이런 실수를 …


중청을 향한 작은 오르내림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선, 왠만한 어른 키를 넘는 반원으로 휘어진 나무를 지난다(16:37).
자꾸만 쉬는 횟수가 늘어나는 발걸음을 살살 재촉해보지만 내 맘대로 할 수가 없으니 그저 지켜만 보면서 적당히 밀어 본다.
그렇게 힘들어 하는 발걸음도 한 발 한 발 걷다 보니 어느새 '중청대피소 1.6km / 한계령 6.1km' 이정표와
'설악 09-12' 표지목이 있는 지점을 지난다(16:50).
이제 끝청이 많이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잡목숲을 지나면서 시야가 트이는 귀떼기청봉 방향으로 뒤돌아 보니 지나온 능선이 한 눈에 조망된다.
아울러 진행방향으로 끝청이 빤히 보여도 그곳까지 또한 만만치 않은 오름길이 걱정스럽지만 내색을 할 수가 없다.
몇 걸음 걷고는 쉬기를 몇 번이나 했을까, 드디어 끝청(1610m)에 올라서니
조금 전부터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던 대구 반야사의 비구니 스님을 다시 만난다(15:10).


중청과 대청봉이 눈 앞에 보이지만 저 곳 또한 갈 길이 걱정스럽다.
끝청을 떠나 중청으로 가는 길에 장해식 매니저가 우스개 소리를 한다.
끝청에 오기 전 홀로 왔다는 처자(나중에 대구 반야사 비구니 스님 팀이라는 것을 알았지만)를 보고
충격을 받고 순간적으로 힘이 나더라는 이야기에 나 역시 웃음으로 대답을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걸어간다.
중청을 향한 은근한 오르막길이 시작되는가 싶더니만 중청으로 이어지는 암릉길을 가로 막은 나일론 줄을 따라
우사면으로 허리를 돌아가니 드디어 '끝청갈림길 / 해발 1600m' 이정표가 세워진 삼거리이다(17:58).


힘들어하는 장해식 매니저와 민병근 매니저는 이곳에서 기다리게 하고 홀로 중청대피소로 내려간다.
중청대피소에 도착하니 역시 예상했던대로 대청봉을 들른 선두팀의 일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18:01).
마지막 후미가 도착했으니 소청대피소로 가기 위해 모두들 중청대피소를 떠난다.


중청 허리를 감싸면서 에돌아 가는 산길에서 보는 외설악의 풍광이 우리의 시선을 빼앗아 간다.
멀리 보이는 동해바다와 속초시 그리고 백두대간이 만드는 산줄기, 삐죽삐죽 솟아오른 용아장성의 바위 봉우리들 …
이제 소청대피소가 지척이므로 서둘러야 할 일이 없으므로 보는 즐거움을 느끼면서 천천히 중청의 나무계단길을 내려간다.


소청을 지나고(18:23) 희운각대피소 갈림길에서('소청 / 해발 1550m' 이정표) 좌측 봉정암 방향으로 내려간다(18:25).
무더위와 무거운 배낭에 지친 산꾼에게는 조금 경사진 내리막길이 힘들겠지만 그래도 다 왔다는 생각을 하면 수월하리라.
돌길의 내리막길을 마지막까지 조심스레 주의하면서 내려서니 드디어 소청대피소이다(18:35).


대피소에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침상 배정을 받았다고 하면서 저녁 준비를 하고 있다.
삼겹살과 오리훈제를(돼지고기 알레르기 때문에 못먹는 산꾼을 위해) 구우면서 오늘 산행의 피로를 소주 한 잔으로 달랜다.
소청대피소 취사장 바깥으로 보이는 산능선 너머로 떨어지는 석양을 기대하였건만
하늘선을 덮어버린 회색빛 먹구름에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는 없지만 머릿속으로 그려보면서 소주를 한 모금 넘긴다.


그렇게 저녁식사와 함께 한 서너 시간의 담화는 대피소의 모든 전등이 소등되고서도 잠시 더 이어지다가
내일을 위해 정리를 한 후 꿈나라로 여행하면서 끝이 났다.

 

 

===  산행 2일차 : 소청대피소 → 백담사  ===
새로 개장한 소청대피소의 환경은 쾌적한 편이었다.
1층 한 켠을 전부 배정받아 조금은 여유롭게 숙면을 취한 것인지 아침 아니 이른 새벽녘에 잠에서 깨어나 잠자리를 정리한다.
모포를 정리하여 관리사무실에 반납하고 배낭을 매고 나와 소청대피소에서의 아침을 맞이한다.


아침은 봉정암에서 공양으로 해결하기로 하였으므로 소청대피소에서 모두들 봉정암으로 출발한다(05:45).
봉정암에서 소청대피소로 오르는 길이 깔딱고개이듯 내리막길 역시 버거운 길이다.
10일전 회사 업무차 백담사에서 올라왔던 길을 오늘은 반대방향인 백담사를 향해 봉정암으로 내려가야 한다.
몸의 근육이 원할해지기 전이므로 조심스럽게 그러나 부담없이 내려간다.


상큼한 아침 공기를 호흡하면서 내려가기를 이십여 분, 봉정암 총무실의 기와지붕이 나뭇잎 사이로 시야에 들어온다.
그리고 도착한 봉정암에는 많은 신도들과 산행객들이 어우러져 아침 공양을 먹고 있는 중이다(06:06).
우리 팀도 그 일행에 합류하여 미역국에 밥을 담은 후 오이무침을 함께 담아 공양을 한다.


봉정암의 아침 공양을 끝내고 세면장에서 간단히 양치질을 한 후 사리탑을 다녀오는 직원들을 기다리는데
총무실 우측편의 나무기둥에 다람쥐 한 마리가 오르는 것이 보인다.
다가가 보니 나무기둥에 홈을 파서 만들고 그 안에 생쌀을 담아 놓았는데 다람쥐의 공양인 것이다.


음수대에서 각 자의 수통에 물을 채운 후 백담사를 향해 내려간다(06:58).
박성창 매니저와 윤형건 매니저가 후미에서 내려가는 모습을 뒤에서 보면서 간다.
사자바위 이정표[↑백담사 10.4km  ↓(대청봉 2.5km/봉정암 0.2km)  /  사자바위 해발1180m]를 만나고(07:04)
앞쪽을 보니 협곡을 막은 듯한 거대한 능선이 시선을 압도한다.


돌길의 산길이 끝나고 이제는 나무계단으로 이어지는 내리막길이다.
물이 없어 건천으로 보이는 청봉골의 다리를 건너는데 오늘은 몇 개의 다리를 건너는지 헤아려 보기로 한다(07:16).
한 때는 물이 풍성하게 흘렀을 청봉골의 지금은 가느다란 물줄기가 힘겹게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계곡의 모습을 디카에 담은 후 내리막길을 이어간다.


두 번째 다리를 건너고(07:21) 조금 더 내려가면 돌과 나뭇가지들로 뒤덮인 무너진 시설물이 나오는데
2006년 제3호 태풍 에위니아(EWINIA, 중심기압 955hPa, 순간최대풍속 38m/s)에 의해 파괴된 시설물이라 한다(07:23).
자연재해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존치한 것이라고 하는데 후손에게 물려줄 아름다운 자연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


좌측으로 보이는 거대한 바윗면에서 자생하는 소나무와 그 한 켠으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하다.
이어서 세 개의 다리를 더 건너면 이름모를 작은 폭포를 만나고(07:38)
수렴동대피소까지 이어지는 구곡담계곡의 좌사면 산등성이를 따라 나란히 진행하는 나무데크 등산로를 따라간다.
이제 거대한 무언가가 있을 법한 경관을 보여주는 다리를 우측방향으로 건너가 조금 내려가면
지금까지 같이한 청봉골의 물줄기(양폭)와 우측으로 보이는 쌍폭골의 물줄기(음폭)가 만나는 쌍룡폭포이다(07:42).


푸르다 못해 검푸르게 보이는 저 담(潭)에서 두 용(龍)은 아직도 사랑을 나누고 있을까 궁금해 하면서 발길을 옮긴다(07:45).
다소 경사진 계단을 내려가 만나는 다리를 건너 조금 더 내려간 지점에서 두 용이 함께 올라갔을 용아폭포를 바라본다(07:47).
용아폭포의 하단부의 단단해 보이는 바윗면을 깎아낸 듯한 저 깊은 골은 필시 두 용이 승천하려 오르면서 생긴 골일 것이리라.


2006년 태풍 에위니아가 팽개쳐 버렸는지 부러진 굵은 나무 밑둥이 물가에 있는 것을 보면서 내려간다.
잠시 고개를 들어 우측편 용아장성의 산등성이를 바라보니 단단한 암릉의 자태를 뽐내면서 우리를 내려다 보는 듯 하다.
이후 세 번째 다리에서 용손폭포를 바라본 후 진행하는데 어제 만났던 대구 반야사 비구니스님을 다시 만났다(07:57).


후미는 쌍룡폭포를 만나기 전부터 자연스레 강옥갑 매니저와 민병근 매니저로 형성되었고
봉정암 참배를 마치고 내려가는 불모회 회원님들과 어우러지는데 넓은 길에서 조심스럽게 추월하면서 진행한다.
물가에 있는 거대한 둥그런 바윗덩어리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 어린 나무들의 강인한 생명력이 인상적이다(08:12).


등산로 옆의 커다란 돌덩이 위에 비록 세 개의 작은 돌멩이일 망정 누군가 쌓은 돌탑은 그 사람의 염원을 담은 것이련가,
사진기에 담은 후 앞서 간 일행들을 쫓아 발길을 재촉한다(08:33).
계곡폭이 넓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수렴동대피소가 나온다(08:46).


지난 주 'olleh LTE 무선품질 측정' 업무산행시 점심을 먹었던 곳이지만 오늘은 그냥 지나친다.
대피소 앞의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봉정암으로 오르는 인파 그리고 백담사로 내려가는 인파들과 뒤섞이면서 다소 복잡해진다.
반면 산길은 돌길이었던 것이 자갈이 섞인 흙길로 바뀌면서 조금은 부드러워진 것에 위안 삼으며 걸어간다.


다리를 한 번 더 건너 짧은 오름을 올라서면 영시암을 떠난 산길이 오세암을 거쳐 마등령으로 올라가는 분기점을 만드는
삼거리로 속도가 더딘 불모회 어머님들로 제법 붐비고 있다(09:00).
그 인파와 함께 3분여 거리의 영시암에 도착하니 박성창 매니저는 참배를 하고 있다고 한다(09:03).


먼 옛날 설악산을 처음 찾았을 때 백담사에서 영시암을 경유하여 공룡능선을 진행할 당시에 보았던 영시암과
지금의 영시암은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데 건물이 증축된 것이다.
참배를 마치고 나온 박성창 매니저, 그리고 해우소를 다녀온 장해식 매니저를 끝으로 다시 출발한다(09:13).


이제는 고저차가 별로 없는 산책로 같은 산길로 이어진다.
곧게 뻗은 나무들이 만드는 숲길을 따라 걸어가다보니 선두팀이 물가에서 쉬고 있는 보았지만 빠른 걸음으로 그냥 지나치고
선두와 위치를 바꾼 우리는 마지막 다리인 스무 번째 다리를 건너(09:47) '수질측정지점(국립공원)' 표지목을 지난다(09:57).
그리고 몇 걸음 더 걸어가니 수준점이 수렴동계곡 쪽으로 보인다.
산길은 잠시 후 탐방객들을 헤아리는 계수기 틀을 지나 백담지킴터와 백담탐방안내소가 있는 곳으로 이어진다(10:02).


쉼없이 계속 걸어가다가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측의 넓은 백담계곡의 물길을 건너는 도로로 진행한다(10:07).
저마다의 작은 소망을 담아 쌓아올린 작은 돌탑들이 부지기수인 백담계곡 도로에서 마지막 인물사진을 촬영한다(10:10).
예상했던 시간보다 훨씬 빠르게 도착한 백담사, 무선품질 측정용 휴대폰의 전원을 끈 후 배낭에 수납하고 물가로 내려간다.
이제 산행도 끝났으니 후미를 기다리면서 백담계곡의 물로 땀에 찌든 얼굴을 씻은 후 백담사 앞의 쉼터에서 배낭을 정리한다.


한참을 기다리니 마지막 후미가 도착하여 백담사와 용대리를 왕복하는 마을버스를 타기 위해 다리를 건넌다.
용대리행 마을버스는 주말을 맞이하여 설악산을 찾은 산객들과 불공을 드리러 오는 신도들을 부지런히 실어 나르고 있다.
우리도 그 마을버스에 승차하여 이틀간 정들었던 설악산을 떠나 용대리로 향한다(10:47).


백담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용대리와 백담사간 7km의 좁은 도로는 양방향의 통행이 불가하다.
그래서 미곳 마을버스는 상시 무전을 통해 차량이 교차주행할 수 있도록 만든 공터에서 상대방의 차량을 기다린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가다쉬다를 반복하면서 진행하다보니 어느새 용대리 마을버스 종점이다(11:00).


이후 백담횡태구이 음식점에서 점심을 겸한 뒷풀이를 하고 13시 20분에 출발하는 동서울행 시외버스를 타려고 하였으나
우리보다 앞서 대기 중인 많은 승객으로 못탈 것같다는 판단으로 속초로 목적지를 바꾼다.
그렇게 속초에 도착해서 버스에서 내리는데 쌍무지개를 보는 행운이 따랐으며,
동명항에서 조봉렬 팀장이 산 회를 먹고 동서울행 16시 직행버스 편으로 무사히 서울에 도착함으로써 산행을 마무리한다.

2013-05-31_설악산_한계령~소청대피소~백담사.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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