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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산행

[2012-12-23] 치악산 - 백색의 능선을 걷다

치악산 - 백색의 능선을 걷다

 

[산행일시] 2012. 12. 23(일) 09:46~14:46(5시간 20분)
                (산행시간 : 4시간 27분 / 휴식시간 : 0시간 53분)
[날      씨] 맑음 / 영하 15도의 혹한과 다소 거친 바람
[산행인원] 김창주, 성봉현 / 구리시 까치산악회원 18명
[접근방법] 구리→성남공원지킴터(원주시 신림면 성남리) : 까치산악회 전세버스
[복귀방법] 행구공원지킴터(원주시 행구동)→구리 : 까치산악회 전세버스
[산행시간] 성남공원지킴터(09:26) → 상원사 물품창고(비닐하우스, 10:03) → 상원사(11:16~11:20) → 남대봉(11:45~12:08)

                → 치악평전(금두고원, 13:22~13:25) → 향로봉(13:36~13:40) → 보문사(14:22) → 행구공원지킴터(14:46)

[산행지도]  치악산_1.jpg

 

[산행후기]

따르릉 따르릉 ~, 휴대전화를 받으니 친구의 전화이다.
이번 일요일 특별한 계획이 없으면 치악산을 가자고 하여 흔쾌히 약속을 한다.
날씨가 무척 추워진 일요일 아침, 구리의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구리시 까치산악회 버스가 주차 중이다.
친구와 만나 버스에 승차하니 잠시 후 원주를 향해 출발한 버스는 치악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한 후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에 있는 성남공원지킴터 앞에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도착한다.


이미 차내에서 산행 준비를 하였기에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이완시킨 후 눈 덮인 도로를 따라 출발한다(09:26).
바람이 잔잔하여 체감으로 느끼는 추위는 덜한 날씨이지만 바람이 분다면 꽤나 추운 날씨이다.
10여 분을 걸어가니 멀리 남대봉 능선이 시야에 들어오고 미끄러운 포장도로를 따라 한참을 더 걸어가서야
주차장을 만났는데 이른 산행객들의 차량 세 대가 보인다(09:55).
처음 만나는 이정표[←3.7km 남대봉/3.0km 상원사 | 성남지킴터 2.2km→]가 있는 곳이다.


이제 남대봉을 향한 산길은 비포장 흙길로 바뀌어 본격적인 오름길을 보여준다.
성남공원지킴터에서의 살을 에이는 듯한 추위도 움직였다고 체온이 상승하여 장갑낀 손에서는 땀이 배어난다.
해발 670m 지점에서 비닐하우스를 만나는데 상원사에서 사용하는 물품을 쌓아 놓은 곳으로
등산객들에게 물건을 조금씩 운반해달라고 쓰여진 안내문이 출입문에 붙어있다(10:03).
이곳의 이정표에는 '상원사 2.6km, 성남지킴터 2.6km'라고 새겨져 있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능선길을 오르면 상원골 계곡을 건너는 작은 다리를 만나고
혹한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은 가장자리에 얼어붙은 얼음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상원골을 따르는 등로는 이제 고도를 조금씩 가파르게 올려가다가 상원사까지 1.0km 남았다는 이정표를 만난다(10:43).


흰 눈을 뒤집어쓰고 있는 산죽지대를 가르는 나무계단길을 오른다.
좌측으로 시야를 가로막던 능선이 한 발짝 멀리 물러나면서 보여주는 백색의 풍경이 시선을 잠시 사로잡는다.
한 여름철 푸르렀을 나무들이 온통 눈이불로 맘껏 치장을 한 것이다.
또한 상원사까지 0.4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있는 지점을 지나니 이번에는 상고대가 맛깔스런 자태로 유혹한다.
몇 일전 내린 눈과 강추위가 만들어낸 자연의 예술품을 보는 듯 하다.


가벼워진 발걸음은 '샘터' 이정표가 있는 지도 상 쌍룡수를 만나고(11:04),
바람에 흩날리는 눈꽃을 맞으면서 올라서니 절벽 위로 보이는 상원사 건물과 한 그루의 나무가 그림처럼 다가선다.
해발 1084m에 세워진 '치악산상원사'라고 쓰여진 일주문을 지나 차가운 바람이 반갑다고 마중하는 상원사에 도착한다.
시간이 11시 16분을 가리키고 있으니 1시간 50분이 소요된 산길이었다.


휑한 상원사 앞마당을 헤집고 있는 바람에 떠밀려 몇 장의 사진을 촬영한 후 발길을 서둘러 남대봉으로 옮긴다(11:20).
다시금 일주문을 통과하여 우측길로 오르다가 바람이 잔잔한 곳에서 13분 정도의 휴식을 취하고 나서
남대봉 공원지킴터가 있는 남대봉(1181m)에 도착한다(11:45).


한창 젊은 날의 어느 가을날, 홀로 구룡사에서 비로봉으로 올라 치악산 주능선을 따라 이곳 남대봉까지 왔었는데
갈색의 능선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그때와는 달리 지금은 순백의 능선으로 바뀌었 듯이 제법 긴 세월이 흘렀나보다.
오늘은 18명이라는 단체로 움직이는 산행길이라 바람을 피해 정상 표시목 아랫편의 공터에서 배낭을 풀어헤친다.
간단히 요기를 겸한 막걸리 한 잔에 꼬막을 먹다보니 20여 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주섬주섬 배낭을 정리하고 향로봉을 향해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12:08).


눈꽃 터널을 따라 걷는 산객의 발걸음을 시샘하는지 바람이 얼굴을 할퀴고 지나가는데
그 바람은 배낭 속에 숨어있던 비니(beanie)를 꺼내어 쓰게 한다.
앞서간 일행들의 발자국을 보면서 1991년 유명을 달리한 어느 산악인의 추모동판을 지나니(12:22)
설화 너머로 솟아오른 비로봉은 멀리서 반갑다고 손짓하고 있다.
겨울산의 아름다움을 흠뻑 담고 있는 치악산을 사진기에 꼭꼭 담아본다.


별 기복이 없는 주능선을 얼마나 걸었을까 생각들 즈음 만난 이정표는 상원사에서 3.0km를 걸어왔다고 한다(12:55).
참나무에 핀 설화가 끝나는가 싶더니만 시야가 트이면서 넓은 평지를 만나는데 치악평전(금두고원)이다(13:22).
얄궂던 바람도 잠시 숨을 고르는지 평온하기만 한 치악평전에서 사방을 둘러보고 향로봉을 향한 오름을 이어간다.


10여 분 올라서니 돌무더기 앞의 삼각점[안흥 456]과 함께 설치된 안내판에는 이곳의 높이를 1041m라고 한다(13:36).
그리고 1분 거리의 바로 앞 구릉에는 '향로봉 1043m'라고 새겨진 이름판이 보인다.
제법 많은 산객들이 다녀갔는지 발자국으로 다져진 향로봉 정상에서 비로봉을 한 번 바라보고 내려간다(13:40).


200미터 내려서다 만난 해발 1020m의 비로봉 갈림길, 이정표는 비로봉까지 5.6km 남았다고 한다(13:43).
하지만 앞서 내려간 산악회원들을 따라 좌측의 국형사 방향으로 조금은 가파은 내리막길을 내려간다.
능선 안부에 세워진 이정표[←보문사 0.5km  ↓향로봉 0.7km] 앞에서 쉬고 있는 일행들을 만나(13:52)
10분간의 짧은 휴식을 하면서 간식을 먹는다.


능선의 높이가 낮아지는 것과 비례해 적설량도 적어지는 등산로를 조심스레 내려가다가 보문사를 만나고(14:22)
흙길이 아닌 아스팔트 포장로로 바뀐 하산길을 터벅터벅 내려간다.
능선을 걸을 때와는 달리 별 재미없는 도로도 그 끝점인 행구공원지킴터가 저 앞에 보인다.
행구공원지킴터를 지나 조금 아래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도착함으로써 치악산의 남쪽산행이 끝났다(14:46).


대기하고 있던 산악회 버스에 승차하여 인근의 식당에서 두부전골로 점심식사를 하고
별로 막히지 않는 고속도로를 거침없이 달려 아침 출발장소였던 구리에 도착하니 어느새 저녁이 되어버렸다.
모처럼만의 적설산행,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며 걸었던 치악산의 겨울과 함께 2012년 산행을 마무리한다.

치악산_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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