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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팀 합동 산행

[2008-11-09] 대구팀 합동산행-04_북한산_숨은벽 릿지 산행

[대구팀 합동산행-04] 북한산_숨은벽 릿지 산행

[산행일시] 2008.11.09(일) 10:23~16:35(6시간 12분)

[날       씨] 오전 비, 오후 흐림

[산행인원] 10명(대구팀 4명, 서울팀 2명, 정우회 4명 / 존칭 생략)

                   (대구팀) 기경환, 임상택, 얼음골, 권재형

                   (서울팀) 조부근, 성봉현

                   (정우회) 장성호, 이을영, 김정숙, 정진숙

[접       근] 서울역 → 효자2리(국사당 입구) : 704번 시내버스

[이       탈] 우이동(버스 차고지) → 서울역 : 시내버스

[산행경로] 밤골공원지킴터 → 해골바위 → 숨은벽 → 숨은벽 정상 → 옛 인수산장터 → 하루재 → 백운대2공원지킴터

[산행후기]

2004년 서울 강북의 5산 종주인 불수사도북 산행을 준비하면서 인터넷으로 자료를 검색하다가 알게된 마룻금 산행, 그 첫 걸음으로 한북정맥을 9월부터 시작하였다.

 

수피령을 시점으로 장명산을 향한 산행은 2004.10.16(토) 5구간인 축석령에서 울대고개까지의 산행을 계획하고 이른 아침 축석령을 출발하였다. 하지만 짙게 덮인 안개 때문에 로얄골프장으로 내려가는 길목을 놓치면서 시작된 헛걸음은 산행을 포기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로얄골프장을 내려가는 길목을 확인하려 다시 능선에 올라 확인을 하고 되돌아 나오는 중 대구에서 마룻금 산행을 하려 올라온 권재형 님을 조우하게 된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샘내고개까지 짧은 구간을 동행하였으며, 일주일 후 다시 한북정맥을 이어가기 위해 찾은 산행에서 동일한 장소(로얄골프장 입구)에서 의정부의 조부근 님을 만났다.

 

이러한 인연으로 맺어진 끈은 온라인에서 알게 된 4명의 모임이 오프라인으로 연장되었으며 또한 2006년 성탄절의 전날 업무차 서울로 올라온 권재형 님과 임상택 님의 불암산~수락산 산행 뒤풀이 장소에서 년 2회 서울팀과 대구팀의 합동산행을 하자는 이야기로 끝맺음을 하게 되었다. 그 결과 2007년 대구팀의 선초청으로 대구 팔공산을 찾게 되었으며 그 해 겨울 관악산에서 대구팀과 합동 산행을 하였다. 다시 해가 바뀐 2008년, 3회차 산행으로 청룡지맥의 일부 구간인 비슬산~앞산 구간 산행을 하였다.

 

가을 산행으로 2007년에 하려던 북한산 숨은벽을 다시금 계획하고 지난 9월 마지막 주에 선답하였지만 예기치 못한 시인마뇽 선배님의 사고와 최근 가든을 개업하신 범솥말 선배님은 부득이하게 불참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전 9월 한국등산학교 정규반 31기의 홀로산꾼들의 모임인 정우회 모임자리에서 대구까지 내려간 장준철 님의 대구팀 합류를 추진하면서 서울 초청산행은 점점 범위를 넓혀가게 된다.

 

대구팀과 서울팀의 홀로산꾼들 모임에 정우회까지 합류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구의 장준철 님은 모친 생신잔치로 불참하게 되어 권재형 님, 임상택 님, 기경환 님 그리고 청송의 얼음골 님이 이른 아침 서울역에 도착한다. 서울역에서 지하도를 건너 남대문 방향의 버스 정류장에서 704번 시내버스로 송추쪽으로 출발하였는데 밤골매표소에서 만나기로 한 숙자매가 광화문 다음 정류장에서 승차하고 또한 불광역에서는 정우회 회장님인 장성호 형님과 등반대장인 이을영 님이 승차하였다. 이렇게 같은 버스로 효자2리인 국사당 입구에서 하차하여 조부근님과 모두 조우한다.

 

밤골탐방안내소를 지나 숨은벽을 향해 올라가는 산길은 오후에 오겠다던 비 소식이 빗나가는지 꾸물꾸물하기만 하더니 기어코 빗방울을 뿌리기 시작한다. 가볍게 지나가겠지 하고 산길을 올라가 보지만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에 우중산행 준비를 해야 하는 마음이 무거워진다. 멀리 대구에서 숨은벽 릿지를 하기 위해 이른 아침 서울에 도착하였는데 숨은벽을 그저 바라만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숨은벽 슬랩(빨래판)으로 오르는 내내 깊어지는 근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빗줄기는 하염없이 내리면서 그칠 줄 모른다. 그래도 올라가는 발걸음은 일명 해골바위로 불리는 바위 아래 비박굴에서 잠시 숨을 고르면서 사과를 먹으며 휴식을 취한 후 해골바위로 직등하려던 계획을 접고 좌측길로 우회하다가 다시금 해골바위 하단부로 직등한다.

 

해골바위로 오르는 지점에 걸려 있던 테이프 슬링은 흔적없이 사라져 준비한 슬링과 카라비너로 올라서고 이어서 우리 팀들이 올라왔지만 계속 이어지는 산님들을 나몰라라 할 수 없어 기다리다 회수한다. 그런 와중에 비가 그치고 구름이 연출하는 숨은벽과 인수봉 그리고 백운대에서 흘러내리는 염초릿지 능선 풍경에 모두들 넋을 놓다가 이제 바로 코 앞으로 바짝 다가선 숨은벽의 아름다운 모습에 또 한번 놀라는 표정이다. 다행히 비가 그치면서 살랑살랑 불어대는 바람에 숨은벽의 바윗길이 말랐기를 기대하면서 숨은벽 릿지 출발점에 도착한다.

 

생각대로 어느 정도 마른 바윗면을 보면서 임상택 님과 조부근 님을 제외한 8명의 산꾼들은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숨은벽 빨래판을 오를 준비를 마쳤는데 출발점의 볼트가 보이질 않는다. 장성호 형님의 확보를 받으면서 빨래판으로 올라서니 빗물에 젖은 바위는 은근한 심적 부담감이 더해져서 그런지 오늘따라 첫 볼트가 있는 곳까지의 거리가 왜 이리 멀게 느껴지는 것일까...

 

첫 피치의 확보지점에서 장성호 형님의 확보를 보고 이어 장성호 형님과 함께 두 동의 자일로 후등자를 확보한다. 첫 피치를 모두 무사히 오른 후 두 번째 구간의 짧은 바윗길을 중앙의 슬랩으로 오르고 이어 밑에서 보기에는 직벽으로 보이는 바윗길은 좌측으로 우회한 후 마지막 3피치의 출발점에 모두들 도착한다. 일명 고래등바위로 불리우는 마지막 구간을 출발하여 가장 어려웠던 기억이 있는 바윗면에 박혀진 볼트에 퀵드로우를 설치하고 올라선 후 우향으로 돌아가니 어느새 숨은벽의 마지막 정점이다.

 

확보지점의 좁은 공간 때문에 올라오는 대로 숨은벽 정상이라 불리우는 넓은 반석바위로 출발한다. 이을영 님을 마지막으로 모두들 무사히 숨은벽 릿지를 끝냈다는 안도감과 함께 숨은벽 정상에 도착하니 호랑이굴로 우회하였던 임상택 님과 조부근 님이 반갑게 우리를 맞이하여 준다.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햇님과 구름을 벗삼아 숨박꼭질하는 인수봉을 보면서 때늦은 점심을 푸짐하게 해결한다.

 

하루재에서 우이동으로 바로 내려가지 않고 영봉으로 올라 육모정 고개로 하산하려던 계획을 접고 지난 시월 셋 째주(?)에 철거된 인수대피소 터를 지나 하루재에서 도선사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옛 우이산장 터에 이르기 전에 만나는 삼거리에서 '백운대2공원지킴터' 방향으로 내려간다. 한적한 산길은 한때 고향산천이라는 유명한 음식점이었던 종교단체 건물이 있는 도로로 내려서고 도선사 쪽에서 내려오는 많은 산님들과 뒤섞여 우이동 버스종점까지 도로를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도선사 신도들이 이용하는 버스가 회차하는 곳에 위치한 '옛터 두부마을'에서 무사하산을 자축하는 뒤풀이는 오고가는 술잔과 이야기 속에서 서로의 정을 느낄 때쯤 모두가 가야 할 곳이 있기에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한다. 대구팀의 배웅을 위해 장성호 형님과 둘이서 서울역까지 동행하고 대구행 KTX 열차가 출발할 때까지 남는 짧은 시간동안 간단히 맥주 한잔 하면서 숨은벽의 추억을 접는다.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