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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관련 자료

[월간山] 이용대의 산행상담실_그럴 땐 이렇게 해보세요

월간山 홈페이지(http://san.chosun.com)에 실린 기사 중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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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의 산행상담실] 그럴 땐 이렇게 해보세요

 

 

Q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의 종주산행은 물 부족으로 사람들을 지치게 합니다.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어떤 장애가 나타나는지요. 즉 탈수에 의해 일어나는 여러 가지 장애와 어느 정도 물을 마셔야 하는지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 김기범

 

A 우리나라 등산동호인 사이에서는 ‘등산 중에 물을 많이 마시면 쉽게 지친다’거나 ‘물을 마시면 안 된다’라는 잘못된 상식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등산을 오래한 사람들조차 이런 말을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정보입니다.

 

운동 중에 수분을 섭취하지 않으면 체온이 상승해 쉽게 피로해진다는 것은 이제 일반 상식으로 정착하고 있습니다. 체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수분을 보급하는 것이 정답이며, 이제는 ‘등산 중에 수분의 섭취가 없으면 더 지친다’는 올바른 정보로 대체되어야 합니다.

 

탈수는 피로, 열사병, 근육경련, 혈액응고, 부종 등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신체적 장애를 일으킵니다.

 

피로
물을 마시지 않으면 지구성 운동능력이 크게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체중의 2% 정도가 탈수되면 혈액 속의 수분량이 떨어져 혈압이 낮아지고 근육으로의 영양분이나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지구성 운동능력이 10% 정도 저하되며, 혈액순환이 나빠지면 피로감이나 권태감, 호흡곤란, 두통, 어지러움, 구토, 저혈압 등이 일어납니다.

 

열사병
탈수를 무시하고 계속 운동을 하면 체온이 급격하게 상승해 열사병을 일으킵니다. 열사병에 걸리면 땀이 나지 않으므로 체온은 더욱 상승해 운동실조나 의식혼란이 초래됩니다. 이런 때는 즉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신을 냉각시켜야 합니다. 그럴때는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눕히고 전신에 물을 뿌리거나 젖은 수건을 몸에 얹어야 합니다. 열중독증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스포츠종목은  장거리 육상, 무도, 등산 등입니다.

 

근육경련
많은 양의 땀을 흘려 수분과 염분을 함께 상실했을 때 수분만 보급하고 염분을 보충하지 않으면 근육 중의 전해질 균형이 붕괴돼 경련이 일어납니다. 등산 중에는 장딴지 근육과 대퇴 근육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이런 때는 생리식염수나 스포츠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혈전
혈액 속의 수분이 감소하면 점성이 증가해 혈액이 응고되기 쉽습니다. 동맥경화로 혈관이 좁아진 중년·노년층에서는 등산이나 트레킹 중에 뇌경색이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고소를 등반할 경우는 탈수가 일어나기 쉽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부종
우리 몸에서 탈수가 진행되면 수분을 저장하기 위해 오줌 배설량을 감소시키는 호르몬이 증가합니다. 이 호르몬은 운동을 중단해도 몇 시간 동안 계속 높은 값을 나타내며, 이로 인해 하루 이틀 동안은 마신 음료가 배설되지 않고 체내에 저장됩니다. 등산 후 손과 발, 얼굴이 붓는다면 등산 중 탈수에 대한 신체 반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등산 중 탈수에 의한 장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손실한 만큼 수분을 공급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며, 충분하게 수분을 공급할 수 없는 경우에는 탈수량이 체중의 2%를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그 이상 탈수가 일어나면 앞에서 이야기한 여러 가지 장애가 나타납니다.

 

등산 중에 어느 정도 탈수가 일어나는지에 대한 것으로 일본의 운동생리학 박사 마사요시 교수의 탈수량 측정시험 결과를 살펴봅시다. 체질적으로 땀을 흘리지 않는 사람을 제외하고 등산 활동 시간과 체중, 탈수량을 표준화한 결과 1시간에 체중 1kg당 약 5g의 탈수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이 값은 배낭의 무게, 표고,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적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값을 사용해 등산 중 필요한 음료수 섭취량을 계산해 보면 체중 Xkg인 사람이 Y시간 동안 등산을 했을 때 탈수량(g)은 5g× X(kg)× Y(시간)이 됩니다. 예를 들면 몸무게 60kg인 사람이 8시간 동안 등산을 했을 때는 5g×60kg×8시간=2400g, 약 2.4리터의 탈수가 일어날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양의 음료수를 마셔야 한다고 합니다.

 

 

/ 이용대

필자는 현재 코오롱등산학교 교장을 맡고 있으며, 1960년대부터 동양산악회 회원으로 전문 등반에 입문, 일흔셋의 고령에도 5.10급 수준의 등반 기량을 보유하고 있는 활동가입니다. 산악전문지에 등반사, 등산기술 등에 관한 글을 다수 발표한 바 있는 ‘공부하는 산악인’의 표상이기도 한 이용대 선생에게 산행과 관련된 궁금한 모든 것을 물어보세요. 친절히 답변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