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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관련 자료

[okmountain] 설악산에서 유골을 캐며

가슴 찡한 글이 있어 옮겨봅니다.

모두들 외면할 일을 망설임없이 해주신 송병기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 원문은 http://www.okmountain.com"   산행기에서 37047번 글입니다..

      회원이 아니라 댓글 달지못하고 옮겼습니다.

 

 

 

 

 

설악산에서 유골을 캐며
  작성자 : 송병기   | 작성일 : 2006-12-05 16:15   | 조회수 : 499   | 추천수 : 3   

2006년10월 등산객이 붐비던 수렴동 가는길에 70대 쯤 노부부가 배낭을 메고 두리번 거리며 안스럽게 등산객을 쳐다보며

무언가 말을 건내고 싶어하는 눈치가보여 먼저 인사를 건내보니 아주 반갑게 기다렸다는듯이

설악산을 오르는 사연을 이야기한다.

 

20년전 인하대에 다니던 아들이 산악부에 들어가 설악산 훈련을 하던중 집중 호우가 내리던날 선배가 아들에게 일행이 저쪽으로 내려간것같다고 잘못일러주었는데 일행은 천불동으로 하산하였고,아들은 홀로 반대편인 회운각에서 가야동계곡으로 간것이 화근이되어

급류에 휩쓸려 수렴동 거의 다가서 천황문앞 계곡에 나무가지에 걸려 시신이 반쯤 묻혀있는 상태로 운명을 달리하여, 천황문 근처에

묻어주고 20년이 지난 지금 노부부는 마음편히 잘수가 없어 이날 유골을 정리하여 화장 시키려고 천황문에 올라가는중이라고

사연을 털어놓는데,칠순 부부가 무슨 힘이 있어 땅을 파헤칠 힘이없어 부탁해보앗으나 몇몇 증산객들이 외면하여 걱정이라고 이야기하길레

도와 드리겠다고 하였는데 막상 걱정이 앞선다.

 

수렴동에서 노부부와 같이 1박을 하고 새벽에 삽을 들고  가야동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 천황문에 도착하니 묘자리는 간데없고 누군가 그자리에 텐트를 쳣는지

맨들맨들하게 비박자리처럼 평평해져 노부부의 얼굴은 더 근심으로 가득차보였다.

두시간 묘를 파해치니 유골이 보이더니, 들썩은 자일과 등산화가 보이고 작업은 3시간만에 끝을 내고. 수습하고 난후 그자리를 원상복구후

소나무를 한그루 심었다, 이후 비박을 여기서 하지마라는 표시하고 합니다.

 

수습을하여 수렴동으로 내려와 점심을 같이하고 난후 다시 산행을 해야하는데 노부부가 눈치가 백담사 입구 까지 유골을 운반해주길 바라는 눈치 같어 이왕 발벗고 나선길에 동행을 해주고보니 산행은 이미 물건너간것같고 결국 속초 화장터까지 모셔 드리고

돌아서는데 노부부가 손에 10만원을 쥐어 주는게 아닌가,안받겟다고 몇번 거절을 햇으나 고마움에 대한 성의로 주머니에 구겨놓고

돌아오늘길에 휴게소에서 따끈한 커피한잔을 놓고 오늘 일과를 생각해보니 보람된일을 한것같어

산행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평생에 한번도 오지않을 일을 한것같아 잘한거야 스스로 되뇌이면서 오는길은 웬지

몸이 가벼워진것 같었다.

아들의 죽음은 자신들이 20년넘게 산을 즐기다가 아들이 부모의 영향을 받어 산악부에 들어가서 사고가 나고나니

노부부의 자책의 말도 들어보고 노부부는 인공관절을 할정도로 연골이 닳도록 등산을 다닌  등산의 오랜 배테랑이었습니다만

이후 깨닳는것은 등산도 즐기며 건강을 해칠정도로 깊게 빠지다보면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수도 잇다는 사실도 알게되어

이후 산행은 안전 산행과 무리한 운행을 안하는 쪽으로 하는 습관을  가지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