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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정맥 산행 기록/호남정맥_남도를 굽이굽이 휘돌아간다

[2009-07-31] 호남정맥 23구간(불재 → 슬치) : 달구어진 산책로를 식히는 소나기 때문에 다음 산행을 접는다

호남정맥 23구간(불재 → 슬치) : 달구어진 산책로를 식히는 소나기 때문에 다음 산행을 접는다

 

[산행 일시]  2009. 07. 31(금) 10:52~17:20(6시간 28분)

                  (산행시간 : 4시간 56분 / 휴식시간 : 1시간 26분 / 헛걸음시간 : 0시간 6분 // 정맥 (접근∙이탈)시간 : 0시간 0분)

[날       씨]  구름 많음, 낮 한때 소나기(국지성 폭우)

[산행 인원]  성봉현

[정맥 접근]  서울(센트럴시티) → 전주/고속버스터미널 → 금암광장/금암광장 → 불재 : 고속버스/도보/947번 시내버스

[정맥 이탈]  슬치 → 금암1동사무소/금암1동사무소 → 고속버스터미널/전주 → 서울 : 752번 시내버스/도보/고속버스

[산행 시간]  불재(10:52) → 경각산(11:43~11:53) → 효간치(12:22) → 옥녀봉 갈림길(13:15~13:38) → 쑥치(14:08~14:10)

                  → 군부대 철망(14:40~15:15) → 갈미봉(15:25~15:30) → 468봉(16:04~16:10)

                  → 745번 지방도(동물 이동 통로, 16:46) → 400능선 구릉(16:56~17:02, 헛걸음) → 슬치(17:20)

[산행 지도]  1:50,000  갈담, 임실 (1975년 편집, 2004년 수정(2002년 촬영, 2004년 조사), 2005년 인쇄)

 

[산행 기록]

06:50~09:22   서울(센트럴시티) → 전주

이번 구간도 여느 때와 똑같이 센트럴시티에서 고속버스를 이용하여 전주로 이동한 후

   센트럴시티(호남선) → 전주  고속버스 운행 시간(센트럴시티  ☎ 02-6282-0600)

      05:30  05:40  05:50  06:00~21:00  21:20  21:40 (10~20분 간격),  22:00~24:00 (심야우등 20분 간격  /  2시간 40분 소요)

      이지티켓  홈페이지(http://www.easyticket.co.kr) 참조

   동서울 → 전주  고속버스 운행 시간(동서울터미널  ☎ 02-455-3162)

      06:00  06:30  07:30  08:00~19:00  19:30  20:00  20:30 (30분 간격),  22:10(심야우등)  (3시간 20분 소요)

      이지티켓  홈페이지(http://www.easyticket.co.kr) 참조

   상봉동 → 전주  고속버스 운행 시간(상봉터미널  ☎ 02-435-2129)

      08:00  13:00  18:00  (1일 3회 운행, 3시간 00분 소요)

      상봉터미널  홈페이지(http://tm.jamycar.co.kr) 참조

 

09:24~09:34   고속버스터미널 → 금암광장

고속버스터미널 하차장에서 택시 승차장 쪽으로 올라가서 좌측의 시외버스터미널을 지나 횡단보도를 건너면 금암광장 버스 정류장이 나오며

  ▼ 금암광장 버스정류장

 

10:00~10:37   금암광장 → 불재

농수산시장에서 9시 45분에 출발한 상운암행 947번 버스에 승차하여 구이면을 지나면서 보이는 불재를 향해 굽이굽이 돌아가는 749번 지방도를 따라 불재에 도착하여

   농수산시장 → 상운암(불재 경유)  947번 시내버스 운행 시간(시내버스공동관리위원회  ☎ 063-272-8102)

      (농수산시장에서 출발하여 금암광장에 도착하는 시간은 약 15분 정도 소요된다.)

      06:35  09:45  17:45  (1일 3회 운행하며 상운암행이 불재를 경유한다)

      전주시청 홈페이지(http://www.jeonju.go.kr)  '생활정보_교통정보_시내버스' 참조

   농수산시장/전고 → 상운암(불재 경유)  201번 임순여객 시내버스 운행 시간(운암정류소  ☎ 063-643-0123)

      07:00(농수산시장)  07:30(전고)  10:00(농)  10:50(전)  13:30(전)  16:05(전)  18:00(농)  18:50(전)

      - 위 시간은 전동(아마도 전동성당 정류장인 듯함) 출발 시간으로 표기되어 있으므로 운암정류소로 문의 요함

      - 부부지기 님 블로그(http://blog.daum.net/bubugiki/7048865)의 산행기 사진에서 발췌한 시간이며     

      - 운암정류소로 확인한 결과 시내버스는 모두 불재를 경유한다고 한다.

 

10:52   불재

지난 구간 하산하였던 날머리인 불재참숯찜질방 입구에서 산행 준비를 마치고 맞은편 산속으로 오르는 들머리를 출발한다.

  ▼ 불재 (전주 방향 - 우측 자가용이 있는 곳이 구간 들머리)

 

11:10   전망바위

잡목이 우거진 초입을 지나면 이내 한적한 산길로 이어지면서 경각산으로 이어지는 오름 능선이 시작되는데 어느 정도 올랐다 싶으면 좌측으로 전망이 시원스런 바위 지대가 나오고

  ▼ 전망바위에서 본 불재참숯 찜질방(우측편 청색 지붕 건물이 보수 공사 중인 숯가마다)

 

11:27   615봉

계속하여 가파르게 오르는 능선길은 한 뿌리에서 여러 가지가 뻗어 나온 소나무가 있는 구릉에 올라 잠시 완만해지는 듯하다가 다시 한 번 거친 오름길을 거쳐 615봉을 우회하는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에서 우측 2시 방향으로 오르면 615봉으로

 

11:36~11:41   산불 감시 초소

좌측 9시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올라서면 산불 감시 초소가

 

11:43~11:53   경각산(△[없음], 659.3m)

조금만 더 가면 헬기장에 산불 무인 감시 시설물이 있는 경각산 정상부로 지형도상의 삼각점을 못 찾은 것인지 확인할 수가 없다.

(산불 무인 감시 시설물 철망 안에 전일상호신용금고에서 세운 이정표[↑쑥치 5.0km  ↓불재 1.8km  ←정각사 1.1km]가 있다.)

  ▼ 경각산

 

11:54~11:56   구릉 삼거리

산불 무인 감시 시설물 철망 우측으로 내려가는 길은 바로 구릉이 나오는데 정상부 바로 전에서 길이 갈라지며

(신경쓰지 않고 진행하면 구릉을 넘어가기 쉬운 지점으로 나 역시 이곳을 넘자마자 나오는 전망 바위에서 금남호남정맥의 진안 마이산을 찾다가 슬치로 이어지는 능선이 우측으로 흐르는 것을 보고서야 알았다.)

  ▼ 이곳에서 우측으로 내려간다

 

12:08   540능선 구릉

우측 2시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제법 가파른 흙길의 내리막길을 7분여 정도 내려가다가 바위 덩어리가 있는 구릉에 올라서며

 

12:22   효간치

계속되는 급경사의 내리막길은 454봉을 지나 잡목이 무성한 안부에서 끝나는데 선답자의 표지기에 효간치라고 쓰여 있다.

  ▼ 효간치

 

12:36   500능선 구릉

다시금 힘든 오름길을 10여 분 이상 오르면 바위 덩어리가 있는 500능선으로 추정되는 구릉이 나오고

 

12:48   구릉 삼거리

부드럽게 바뀐 능선길은 구릉에 올라 내려서면서 편백나무 숲을 지나 540능선 구릉에 올라서는데

 

12:59~13:02   구릉 삼거리

좌측 10시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또 한번 편백나무 숲을 거쳐 얕은 구릉을 지나 560능선 구릉에 이른 후

 

13:15   옥녀봉 갈림길

우측 1시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다시금 올라서면 마루금에서 비켜나 있는 옥녀봉 갈림길이다.

 

13:20~13:23   옥녀봉(△[갈담 417 / 2009 복구], 578.7m)

여기서 마루금은 진행 방향으로 좌측 10시 방향의 능선길이지만 지척에 있는 옥녀봉을 향하여 우측길로 진행한다. 좌측이 개활지인 계곡 능선으로 이어지면서 짧지만 다소 힘든 오름길을 지나 원형 공터같은 옥녀봉 정상에 도착한다. 2009년에 복구한 삼각점이 매설되어 있으며 선답자의 표지기와 함께 이름표가 걸려 있지만 나무에 사방이 막혀 조망이 답답하고

  ▼ 옥녀봉

 

13:25~13:38   옥녀봉 갈림길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가 옥녀봉 갈림길로 원위치한다.

 

13:57   구릉

원 진행 방향으로 좌측 10시 방향의 내리막길은 짧지만 상당히 가파른 내리막길로 이어지다가 조금씩 완만해지면서 500능선 구릉에 오르고

 

14:08~14:10   쑥치

이후 고만고만한 구릉 두 개를 더 넘어 내려가면 지형도와 달리 차량 통행이 불가능한 임도로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 쑥치이다.

  ▼ 쑥치

 

14:22   능선 구릉

직진으로 올라가는 길은 지형도상 460능선 구릉에 오르고

 

14:40~15:15   군부대 철망

내려서는 듯하다가 엇비슷한 높이의 넓은 공터의 능선 구릉을 넘고 또 하나 더 넘어 잠시 오르면 군부대 철망을 만나며

(460능선 구릉을 지나 능선길을 진행하는데 좌측에서 콩볶는 듯 빗방울이 나뭇잎에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하더만 순간적으로 능선을 넘어온 비구름이 거세게 비를 뿌리기 시작한다. 아니 비를 뿌린다기보다는 양동이로 쏟아 붓듯이 세차게 내려 판초우의를 뒤집어 쓰고 앉아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려 보지만 시간이 흘러도 그칠 줄을 몰라 비가 멈추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소낙비를 맞으면서 갈미봉으로 오른다.)

 

15:25~15:30   갈미봉(△[갈담 305 / 1984 재설], 539.9m)

철망 우측으로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따라 폭발물 처리장의 경고판을 지나고 정상부의 쪽문과 경고판이 있는 곳에서 우측 산길로 2분 여 올라가면 헬기장인 갈미봉 정상으로 잡초 속에 삼각점이 숨어 있다.

  ▼ 갈미봉

 

15:46   출입금지 경고판(뒷면)

갈미봉을 내려가면 다시 군부대 철망이 나오지만 철망이 좌향으로 내려가는 지점의 쪽문이 있는 곳에서 우측 산길로 들어가면 잠시 후 산길 우측편에 세워진 경고판의 뒷면이 보이는 곳에 이르고

 

15:50   삼거리

바로 구릉으로 올라 내려가면 고목나무들이 쓰러져 있는 곳을 지나 다시 갈림길이 있는 구릉에 오르며

(아마도 고목나무들이 쓰러져 있는 곳이 장치인 듯하다.)

 

16:04~16:10   468봉

우측 2시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10여 분 후 구릉을 넘어 묘가 있는 구릉에 오르는데 468봉으로 추정된다.

 

16:16   벌목지 개활 능선

묘 뒷편의 잡목 사이로 이어지는 산길은 잠시 후 벌목되어 산판도로처럼 바뀐 능선에 내려서게 되고

 

16:46   745번 지방도(동물 이동 통로)

벌목된 임도를 따라 좌측으로 조금 남은 날등을 무시하면서 걷다 보면 좌측으로 슬치가 보이는 곳을 지나 만나는 갈림길에서 우측 직진길을 가면 바로 또 갈림길이 나오는데 역시 우측 길로 내려가면 745번 지방도의 절개지를 연결하는 동물 이동 통로다.

  ▼ (위) 임도 시작 / (아래) 745번 지방도를 횡단하는 동물이동통로

 

16:52   경주김공지묘

745번 지방도를 횡단하는 동물 이동 통로를 건너 철망따라 우측 임도로 오르면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경주김공지묘가 나오고

(나는 이곳에서 직진으로 잡목을 헤치고 올랐는데 대부분 임도따라 우회하였는지 길의 흔적이 희미하다.)

 

16:56~17:02   400능선 구릉 삼거리

수풀 사이로 직진하는 오름길을 따르면 좌측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만나는데

(이곳에서 계속하여 직진으로 올라보니 군부대 철망이 나오면서 길이 없어져 다시금 되돌아 내려왔다.)

 

17:07   400능선 구릉

좌측 8시 방향으로 잡목을 헤치면서 내려가는 길은 동물 이동 통로를 건너기 전에 보았던 안부 상의 인삼밭을 우측으로 지나 또 다른 400능선 구릉에 올라선다.

 

17:13   임도 삼거리

우측 3시 방향으로 내려가는 외길은 임도 삼거리를 만나

 

17:16   이동 전화 중계기 안테나

좌측으로 내려가는 임도를 따라가면 이동 전화 중계기가 있는 시멘트 도로에 내려서며

 

17:20   슬치

우측으로 시멘트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다시 좌측 한우축사 방향으로 내려가면 슬치마을회관을 지나 17번 국도와 745번 지방도가 만나는 슬치이다.

(400능선에서 내려와 만나는 임도에서 좌측 능선으로 진행하여 745번 지방도를 따라 슬치로 내려서는 것이 원 마루금이지만 통상적으로 나와 같이 임도를 따라 내려오는 듯하다.)

  ▼ 17번 국도 슬치

 

18:12~18:58   슬치 → 전주(금암1동사무소)

횡단보도로 17번 국도를 건너 우측편에 있는 슬치 버스정류장에서 전주 서곡지구 행 752번 시내버스에 승차하여 전동성당과 시청 및 금암광장 오거리를 지나 금암1동사무소 정류장에서 하차한 후

   관촌 → 서곡지구  752번 전주시내버스 운행 시간(시내버스공동관리위원회  ☎ 063-272-8102)

      06:09  06:25  06:41  06:58  07:14~21:09  21:25  21:41  21:58  22:14  (약 15분 간격으로 수시 운행)

      (일·공휴일에는 첫 차인 06:09 을 비롯하여 21:58 까지 전체 17편이 운행을 하지 않는다.)

      전주시청 홈페이지(http://www.jeonju.go.kr)  '생활정보_교통정보_시내버스' 참조

 

19:20~22:03   전주 → 서울(센트럴시티)

사거리의 횡단보도에서 반대 차선으로 건너 조금만 올라가면 있는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5분 정도 소요됨) 조금씩 내려앉는 어둠 사이로 질주하는 고속버스로 휴가지에서 귀경하는 차량들로 잠시 지정체가 있지만 정시 도착한다.

   전주 → 서울(강남)  고속버스 운행 시간(전주고속버스터미널  ☎ 063-277-1572 / ARS (전국 국번없이) 1588-6900)

      04:40  05:00  05:05  05:15  05:30~21:40  22:00~24:00(심야우등)  (10~20분 간격으로 운행,  2시간 45분 소요)

   전주 → 서울(동서울)  고속버스 운행 시간

      06:00  06:30  07:30  08:00  08:30~20:30  22:05(심야우등)  (30분 간격으로 운행,  3시간 소요)

   전주 → 서울(상봉동)  고속버스 운행 시간

      08:30  13:00  18:00  (하루 3회 운행,  3시간 소요)

      전국 고속버스 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http://www.kobus.co.kr) 참조

 

 

[산행 후기]

   멀게만 느껴지던 호남정맥의 종점이자 시점인 모래재 위편에 있는 565봉(흔히 주줄산이라 부르는 구릉)이 이제 지척이라 그 남은 여정을 이틀 산행으로 마무리하기 위하여 서울에서 전주로 이동합니다. 이번 주말이 원래는 지리산으로 가족 산행을 하려고 하였지만 뜻하지 않은 사정으로 휴가 첫 날 대관령 삼양목장으로 대신하고 그 남은 기간에 호남정맥을 마무리하기로 한 것입니다.

 

   예정했던 시간대로 전주에 도착하고 오늘은 시간적 여유가 있어 금암광장까지 걸어가는데 첫날 금암광장에서 고속버스터미널까지 걸었을 때는 거리가 꽤 된다고 생각 들었지만 오늘은 가깝게 느껴집니다. 버스행선지 안내판에서 확인한 947번 시내버스를 타고 정각사를 지나 굽이굽이 오르는 도로의 정점인 불재에서 하차하니 오늘 구간 들머리에 자가용 한 대가 주차되어 있는 것이 아마도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산님이지 싶습니다. 언제 출발하였는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슬치까지만 산행할 계획이므로 천천히 느긋하게 산행을 준비하고 들머리로 들어가니 잡목 숲을 지나 이내 뚜렷하고 부드러운 산길이 시작되지만 그것도 잠시 경각산을 향한 오름길은 다소 힘들게 합니다.

 

   어느 정도나 올랐을까 좌측으로 전망이 트이는 바위 지대에 오르니 구이저수지와 구이면이 한눈에 들어오지만 오늘도 모악산은 구름으로 치장한 채 자신의 자태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경각산을 향한 오름길에 산불 감시 초소를 만나 올라가 다시 한 번 주변을 조망해 봅니다. 산불 감시 초소에서 내려와 산불 무인 감시 시설물이 자리잡은 경각산에 도착하여 지형도에 표시된 삼각점을 찾아보지만 보이질 않아 포기하고 잠시 내려서다 만나는 구릉에서 진안 마이산이 생각나 동쪽으로 마이산을 찾아봅니다. 역시나 회색빛 하늘 아래 꼭꼭 숨어 버린 마이산은 보이질 않지만 슬치가 그 아래편으로 보이는데 산줄기가 진행 방향하고 틀립니다. 헉 그렇다면… 뒤돌아서서 몇 걸음 되돌아가니 조금 전 보지 못했던 선답자의 표지기가 좌측에서 나풀거립니다. 지형도에 미묘하게 흐르는 능선 줄기를 자세히 보지 않고 진행한 결과였지요.

 

   다행히 헛걸음을 면한 채 급경사의 내리막길을 내려가 효간치에 이르고 다시 한 번 다소 힘든 오름길을 올라서니 옥녀봉 갈림길이 나오는데 그냥 갈까 하다가 남는 것은 시간 뿐이니 옥녀라도 만나볼 겸 옥녀봉에 올라 보니 옥녀 대신 금년에 새로 만든 삼각점이 반겨줍니다. 사방이 막혀 버린 옥녀봉에서 다시 갈림길로 내려와 김밥으로 점심을 간단히 해치우고 쑥치를 향해 내려가는데 초반은 급경사이지만 이내 완만하게 바뀌어 내려가다가 수풀이 무성한 임도를 만나는데 차량 통행이 가능할 것으로 알았던 쑥치입니다. 지난 구간 감상굴재에서 곡두재를 넘을 때처럼 또 속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별로이지만 어쩔 수 없이 속으로만 삭힙니다.

 

   이제 오늘 구간에서 힘든 구간이 모두 끝났으니 슬슬 쉬엄쉬엄 가면 되겠거니 생각하면서 갈미봉에서 한숨 자고 가려고 합니다. 갈미봉 가는 길에 좌측 사면에서 요란하게 콩볶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것이 빗소리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는가 싶었는데 갑자기 능선을 넘어온 비구름이 뿌리는 비는 물을 쏟아 붓는 듯하여 바로 판초우의를 뒤집어쓰고 앉아서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립니다. 한참을 기다려도 그칠 기미가 없어 그냥 우중 산행을 하는데 갈미봉에 오르니 이미 바지가 흠뻑 젖어들기 시작합니다. 설상가상 땀과 빗물이 뒤섞여 흐르는 상의 때문에 기록용 수첩마저 물에 젖기 시작하고 등산화 안에서는 개구리 두 마리가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무식하게 내리던 소낙비는 그쳤지만 수풀에 매달린 물방울로 지형도를 볼 생각없이 계속하여 수중전을 하다 보니 어느새 468봉입니다.

 

   갑갑하던 판초우의를 벗어버리고 잠시 진행하니 벌목되어 훤하게 뚫린 임도(?)를 따라 가는데 이 길이 마루금이 맞는지 좌우측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다른 곳으로 분기된 능선을 찾을 수가 없어 불안한 심정으로 한참을 갑니다. 선답자의 표지기도 없지만 지형도에 표기된 등고선 역시 별 기복이 없어 내일 산행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면서 임도를 따릅니다.

 

   이윽고 좌측으로 슬치가 보이기 시작하고 745번 지방도를 횡단하는 동물 이동 통로를 만나 건넌 후 마지막 구릉인 400능선을 올라서다가 선답자의 표지기는 좌측으로 내려오라 하지만 직진으로 계속 올라보니 군부대가 나오는 것이 역시나 헛걸음입니다.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가 선답자의 발자취를 따르니 인삼밭이 나오고 초록색 이파리 사이로 빨간색 열매가 보입니다. 다시 구릉을 넘어 이동 전화용 중계기를 만나고 슬치마을 도로를 따라 내려가 슬치마을회관을 지나 17번 국도 상의 슬치에 도착하니 마음은 이미 서울로 올라가고 있답니다.

 

   물에 빠진 생쥐같은 몰골을 관촌기사식당(슬치휴게소) 화장실에서 대충 정리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합니다. 관촌에서 출발한 752번 전주시내버스에 승차하여 고속버스터미널로 가려한다고 하니 알려주는데서 하차하라는 기사님의 친절함에 내일의 산행을 접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전주시내를 이리저리 돌고 돌아 도착한 금암1동사무소에서 하차한 후 지척의 고속버스터미널까지 걸어가 마지막 한 구간을 남겨놓고 떠나는 아쉬움을 접은 채 서울행 고속버스에 승차합니다.

 

   이번 구간은 불재에서 경각산을 올라 옥녀봉 갈림길만 지나면 남은 구간은 산책로처럼 부담없이 갈 수 있습니다. 다만 경각산 정상부에서 쑥치를 향해 내려가자마자 만나는 야트막한 구릉 정상 바로 전에서 우측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길을 살펴보지 않고 가다가는 구릉을 넘어가기 쉬우므로 이곳만 주의한다면 전반적으로 수월한 구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