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25코스(기성 버스터미널 → 수산교) : 거친 풍랑이 만든 해무 속으로 걸어간다
[탐방 일시] 2026.06.21(일) 08:36~13:22(4시간 46분 // 구간 : 4시간 20분 / 휴식 : 0시간 26분)
[날 씨] 흐림 / 제법 강한 바람
[인 원] 성봉현
[접 근] 부전 → 기성 : ITX 마음(동해선) / 기성역 → 기성 버스터미널 : 도보
[이 탈] '노음1리' → '울진시외버스터미널' : 울진 농어촌버스 // 울진 → 경주/경주 → 부산 : ITX 마음/KTX 환승
[구간 시간] 기성 버스터미널(08:36) → 사동3리동회관(09:13) → 기성망양해변(09:40) → 망양황금대게공원(10:11)
→ 망양휴게소(10:28~10:50) → 오산항(11:15) → 오산3리 마을회관(11:35) → 진복2리 복지회관(11:51)
→ 진복1리 보건소(12:03) → 산포2리 마을회관(12:40) → 망양정(12:57~13:01) → 수산교(13:22)
[코스 정보] 길이 23km / 소요 시간 : 8시간 30분 / 난이도 : 보통
[코스 개요]
- 해파랑길의 25번째 코스로 울진 구간 울진군 기성면에서 근남면을 잇는 길
- 기성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해 망양휴게소와 망양정을 지나 수산교에 이르는 구간
- 동해안을 벗삼아 시를 읊던 묵객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해안길
[관광 포인트]
- 송림과 맑고 얕은 수심으로 울진의 대표적인 해수욕장 기성망양해변
- 망양정 옛터와 현재의 근남면 망양정을 차례로 지남
- 울진의 특산물 대게를 홍보하기 위해 세워진 황금대게공원
- 스쿠버 다이빙과 수상 스키 등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있는 덕신해변
[여행 정보(주의사항)]
- 울진 종합버스터미널에서 '기성'행 버스 이용, 기성 공용정류장 하차
- 다른 코스에 비해 매점, 쉼터, 화장실들이 중간마다 있어 수월하게 이용 가능
- 포장된 도로변을 걷는 코스로 안전에 주의
- 코스 내 7번 국도의 인기 휴게소, 전망대가 있는 망양휴게소를 지남
[지 도] 1:50,000 울진(국토지리정보원 1:25,000 2013년 온맵 편집)

[구글 어스]

[탐방 기록]
오늘은 기성 버스터미널에서 울진역 가기 전의 노음교차로에 있는 수산교까지 걷는 해파랑길 25코스를 탐방하는 날이다. 코스 안내에는 8시간 30분이 소요된다고 되어 있지만 거리가 23km 내외이니 5~6시간 정도면 끝날 수 있겠다. 5시 11분에 부전역에서 출발하여 기성역에 8시 19분 도착하고 기성 버스터미널 도착 예정 시간은 8시 30분 전후일 것이다. 그렇다면 수산교에 오후 2시쯤 도착할 것 같은데 울진에서 부산으로 오는 대중 교통편이 여의치 않다. 울진역에서 13시 15분 부전행 열차는 시간적으로 부담스럽고 이후에는 18시 28분 열차라 5시간 이상 간격이 발생한다. 시외 버스도 알아보았지만 이미 부산행은 매진되었다. 할 수 없이 현장에서 다시 생각하기로 하고 서면 숙소에서 나와 부전역으로 걸어간다.
요즘 업무 때문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중이지만 오늘만큼만이라도 잊어버리기 위해 걷는다. 이십여 분 소요되어 도착한 부전역, 동해행 첫차(05:11)는 좌석이 많이 빈 채로 부전역을 출발한다. 졸다깨다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기성역에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잠시 후 기성역에 도착하니 서너 명의 승객만 내릴 뿐이다. 열차에서는 같이 내렸지만 다들 어디론가 사라져 나 혼자 기성역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기성 버스터미널을 향해 걸어간다. 기성 버스터미널로 가면서 보는 풍광이 지난 구간 역으로 한 번 걸었다고 낯설지가 않다. 마음이 급한 것일까, 천천히 걷는다고 하면서 걸었지만 기성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12분이 소요되었다.
기성파출소 쪽에 있는 해파랑길 안내도를 보고 스탬프 박스의 QR 코드 인증 및 따라가기를 실행하고서 수산교를 향해 출발한다(08:36). 횡단보도를 건너 인도를 잠시 따라가다가 오른쪽 시멘트 농로로 내려서서 걷는다. 오 분 정도를 걸었나 보다, 농로가 끝나면서 기성 버스터미널에서 오는 차도와 다시 만나 오른쪽으로 유턴하듯이 방향을 바꾸어 삼거리에서 오른쪽 오르막길로 걸어간다(08:45). 이곳부터 여러 번 돌아가면 동물이동통로로 조성된 듯한 터널이 있는 고갯마루에 이르는데 이곳까지 이십여 분 정도 걸린 것 같다(09:04). 아마도 오늘 걷는 25코스 중 가장 높은 곳이지 싶다. 짧은 터널을 지나 올라올 때만큼의 경사길을 내려가 육각정의 해변쉼터에 도착하니 사동항 전의 백사장이 반겨준다(09:10).
오늘도 바다에는 거센 바람이 부는 것인지 해안가로 밀려오는 풍랑이 거칠다. 반면 해안 도로를 걷는 나는 그만큼의 바람 세기를 느끼지 못하지만 바람이 만드는 하얀 포말을 보면서 계속 걸어간다. 왕래하는 차도 없고 인적도 없는 해안도로를 따라 사동항을 지나 사동항진입교를 건넌다(09:16). 오늘 수산교까지 걸어가는 동안 7번 국도를 벗어난 해안 도로에서는 차량을 만나지를 못했다. 다시 올라가는 찻길로 십여 분 걸어 고갯마루 터널에 도착하고 두어 번 돌아서 내려가니 기성먕양해변이 시작된다(09:31).
앞쪽 저 멀리 해안선의 끄트머리에 돌출된 곳이 아마도 망양정이 있는 망양정해맞이공원이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보니 가야 할 길이 꽤나 멀게만 느껴진다. 거친 바람이 몰고 온 바닷물이 비산되어 해안 도로를 감싸는 포말은 마치 해무가 낀 것처럼 보인다. 올덴 리조트/카페를 지나자마자 해안 도로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기성망양해수욕장이다(09:40). 해빛뜰마을 펜션 벽에 붙어 있는 해변존, 솔숲존 그리고 데크존으로 구성된 해빛뜰야영장의 종합 안내도를 보고 주차장을 가로질러 간다. 해빛뜰마을의 데크존을 지나면 솔숲존이 나오고 그 끄트머리를 벗어나니 다시 해안 도로로 나선다(09:54).
바로 앞의 '위험 급커브' 교통 안내판 왼쪽으로 보이는 망양정 옛터를 보면서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간다. 망양정 옛터라 한 번 올라가 보고 싶지만 마음은 울진역으로 가고 있으니 눈으로만 보면서 그냥 지나친다. 잠시 후 도로변 산등성이 뒤편으로 안테나 철탑이 있는 낯익은 산이 보이는데 현종산이다. 한때 차로 올라다녔던 곳이라고 세월이 한참이나 지났어도 기억의 한편에 남아 있다. 지나다니는 차량도 없을 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도 볼 수가 없는 해안 도로를 따라 풍랑이 거친 바다만 보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망양황금대게공원에 도착한다(10:11). 두루누비 앱을 확인하니 기성 버스터미널에서 8.3km를 걸어왔고 1시간 40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대게 모양의 조형물이 있는 망양황금대게공원, 그냥 상징적인 공원인 듯하다. 울진역에서 13시 15분에 출발하는 ITX 마음 열차를 타기에는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발걸음은 그러하질 못해 쉼 없이 떠난다. 그래도 아쉬움에 가던 걸음 잠시 멈추어 서서 망양황금대게공원을 뒤돌아보고 다시 움직인다. 7번 국도 삼척,울진 안내판을 지나면 7번 국도와 만나지만 해파랑길은 오른쪽 해안 도로로 내려가야 한다(10:17). 바닷가와 인접한 해안 도로로 잠시 내려섰다가 완만하게 올라가니 매화면 행정 안내판이 보이는가 싶으면 이내 망양휴게소가 나온다(10:28).
2020년 12월 26일 응봉산을 가기 위해 친구들과 하룻밤을 묵었던 망양휴게소의 인디고 오션뷰 펜션, 그때는 해맞이펜선이었던 것 같다.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다시 온 이곳 망양휴게소를 벗어나면 마땅히 식사를 할 만한 곳이 없을 것 같아 휴게소로 들어가 이른 점심을 먹는다. 일요일이라 그런가 휴게소는 제법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비빔밥 한 그릇 먹고 나니 마냥 쉬고 싶다는 마음과 달리 몸은 저절로 수산교를 향한다(10:50). 주차장의 빈 자리가 없는 망양휴게소를 등지고 7번 국도 방향으로 내려가 덕신1교를 건넌다(11:01).
그리고 '덕신' 버스 정류장 뒷길로 걸어가는 해파랑길은 왼쪽으로 보이는 덕신교차로를 눈으로만 보고 오덕교를 건너니 오산보건진료소가 도로 건너편에 있다(11:10). 이제 오산항을 따라가는 발걸음은 오징어와 게가 양 옆에 서 있는 오산항 조형물을 지나 울진죽변수협 오산지점 뒤편의 방파제를 만난다(11:18). 다시 해안가 방파제를 보면서 걷는데 이곳 방파제에는 호랑이와 산 그리고 마을 가옥이 그려진 똑같은 타일 벽화가 여럿 붙어 있다. 하지만 이곳 오산리와 호랑이가 무슨 연관이 있는지 설명이 없으니 의아할 뿐이다.
오산2리 마을회관을 지난다(11:22). 가야 할 해안 도로 저 앞에는 모랫벌에 부딪친 바닷물이 만든 포말인 듯한데 옅은 해무처럼 흐릿한 풍광을 지어내고 있다. 아무도 없는 해안 도로를 따라 오산3리 마을회관을 지나(11:35) 마냥 걷고 또 걷는다. 해안가 바위에 부딪쳐 부서지면서 흩날리는 바닷물이 해안 도로를 적시고 있다. 바람이라도 뒤에서 불어주면 걷기라도 편할 텐데 맞바람이 불어대니 걸음걸이 속도가 더디지만 그래도 진복방파제를 지나 동정정(洞庭亭) 육각정과 진복2리 복지회관을 만난다(11:51).
구비구비 적당히 돌아가는 해안 도로에서 보는 수평선 풍광도 이제는 슬슬 지겨워질려고 한다. 건천의 진복1교를 건너 만나는 '진복1리(보건소)' 버스 정류장를 지나(12:03) 발걸음을 잠시 멈춘 채 뒤돌아서서 지나온 충광을 본다. 그리고 다시 움직여 물개바위를 지나 해안가 쪽에 바짝 고개를 들고 있는 촛대바위를 만난다(12:19) 촛대바위 안내문을 보니 1986년 해안도로 개설 당시 제거 대상이었지만 사라짐이 너무나 아쉬어 보존하게 되었다고 하니 소나무 역시 명이 길려나 보다.
해안가 바로 앞에 있는 육각정은 금방이라도 자신을 삼켜버릴 듯한 파도를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인도가 따로 없는 해안 도로를 계속 걸어간다. 왕래하는 버스를 못 보아서 그런지 '산포3리' 버스 정류장이 처량하게 보인다(12:26). 홀로 걷고 있는 나를 누군가 보았다면 역시 처량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걷고 또 걷는다. 그런데 '산포3리' 버스 정류장에서 3분 정도 걸어서 만난 산포3리 표석이 있는 정류장에도 '산포3리'라 표기되어 있어 헛갈린다(12:29).
완만하게 올라가는 찻길에서 '성류굴 ↑ 6km' 이정표를 지나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내려가 한 구비 더 돌아가면 드디어 멀게 보이던 망양정해맞이공원의 둔덕이 시야에 들어온다(12:38).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간을 확인해 보지만 역시나 울진에서 13사 15분 열차를 타기에는 역부족일 것 같다. 그래도 나름 조금 빠르게 걸어가게 되는 것은 아직 욕심을 버리지 못했나 보다. 산포교를 건너 산포2리 마을회관을 지나고 계속 걸어가니 해맞이공원은 왼쪽으로 가라는 이정표가 서 있는 삼거리를 만난다(12:48). 하지만 열차 시간을 생각하면서 걷다 보니 망양해수욕장을 향해 직진할 뻔하다가 두루누비 앱을 확인하면서 왼쪽의 망양정으로 향한다.
찻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망양정까지 450m 남았다는 안내문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인도로 올라간다(12"51). 해안 도로를 걸어오면서 보았던 소망나무 전망탑이 오른쪽에 보이고 왼쪽으로는 울진대종이 있다(12:53). 울진대종은 높이 2.86m, 바깥둘레 1.638m, 무게 7,518kg(2,055관)이며, 고려대락교 교수이자 시인가 김명인이 지은 명문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울진대종은 눈으로만 바라보면서 앞쪽에 보이는 망양정을 향해 발길을 이어간다. 망양정이 150m 남았다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풍경소리길을 따라 걸어가는데 사각틀에 매달린 파이프 풍경이 만들어 내는 소리는 어떤 소리일까 생각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망양정에 이른다(12:57).
팔작지붕의 망양정 내부에는 망양정약사(望洋亭略史)를 새긴 현판 등 여럿 현판이 붙어 있다. 시원스레 보이는 동해와 다음 26코스에 지나가는 염전해변의 눈부신 백사장을 보고서 잠시 멈춘 발걸음을 다시 움직인다(13:01). 동서트레일(경북 울진~충남 태안 849km) 안내도를 지나면 관동팔경이야기길이 시작된다. 관도팔경의 8경인 월송정(越松亭)을 시작으로 이 분 정도를 걸어가면 관동팔경의 1경 청간정(淸澗亭)을 마지막으로 관동팔경이야기길이 끝난다. 케이블카 정류장을 향해 직진하면 울진 왕피천 케이블카 해맞이공원 정류장이 있다(13:06). 오늘이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케이블카 정류장은 관광객이 없어 운행이나 하는지 의심될 정도로 썰렁하다. 해맞이공원 정류장을 따라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내려가면 강변민박이 있는 917번 지방도를 만나는데 지금까지 걸어왔던 해안 도로이다(13:11).
왼쪽으로 조금 이동하여 왕피천 쪽으로 도로를 건너 데크 로드를 걷는다. 나무 터널 아래의 데크 로드는 왕피천을 따라 동해선 철교와 7번 국도상의 왕피천대교를 향해 길게 이어진다. 햇볕을 가려주는 데크 로드를 십여 분 정도 걸어가면 동해선 철교와 왕피천대교 하부를 지나 수산교가 나온다(13:22). 노음교차로와 수산교차로를 잇는 917번 지방도의 수산교, 이제 25코스가 끝났지만 아직 해가 중천에 떠 있으니 어떻게 할 것인지 잠시 갈등하면서 일단 25코스 탐방 인증을 한다.
26코스를 연속 탐방할까 생각해 보았지만 제법 강하게 부는 바람이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부산으로 돌아가자니 열차를 탈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근 두 달 만에 걸은 해파랑길, 몸도 마음도 지쳐서인지 26코스를 걷기에는 다소 무리라는 생각에 그냥 마음 편히 부산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며칠 전부터 검색했던 것처럼 울진에서 부산으로 가는 시외버스는 매진 상태라 인근에 있는 울진역으로 이동하여 땀을 씻고 상의도 갈아입은 후 대합실에서 18시 28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기다린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려 18시 28분 ITX-마음 열차를 타고 경주역에서 부산행 KTX로 환승, 저녁 9시를 훌쩍 넘겨서야 부산에 도착한다. 그나마 부전역으로 환승없이 오는 것보다 시간도 45분이 빠르고 운임도 더 저렴하게 왔다. 다음 26코스는 언제 어떻게 걸을 것인가 생각하면서 서면 숙소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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