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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제주올레

[2025-09-07] 제주올레 19코스(조천만세동산 → 김녕 서포구)

제주올레 19코스(조천만세동산 → 김녕 서포구)

 

[지       도]  사단법인 제주올레트레일 홈페이지의 '제주올레 코스별 지도(업데이트: 2024.12) 19코스'

 

[코스 소개]  총 길이 : 19.4㎞,  소요 시간 : 6~7시간,  난이도 : 중

바다와 오름, 곶자왈, 마을, 밭 등 제주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들을 지루할 틈 없이 펼쳐 보여준다. 밭에서 물빛 고운 바다로, 바다에서 솔향 가득한 숲으로, 숲에서 정겨운 마을로 이어지는 길에는 제주의 진면목이 담겨 있다. 또한 제주 항일운동의 현장인 조천만세동산과 4.3 당시 큰 피해를 입은 북촌리의 너븐숭이4.3기념관에서 제주 근현대사의 아픈 역사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코스 TIP]  함덕해수욕장이 유명 관광지이다 보니 주변에 식당들이 즐비해 있다. 북촌포구 등명대 근처에도 식당들이 적지 않다.

 

[탐방 일시]  2025.09.07(일) 08:25~13:49(5시간 24분 // 구간 : 4시간 43분 / 휴식 : 0시간 41분 / 접근∙이탈 : 0시간 0분)

[날       씨]  맑음 / 폭염

[인       원]  성봉현

[접       근]  '관덕정' → '조천체육관' : 325번 시내버스 / '조천체육관' → 조천만세동산 : 도보

[이       탈]  김녕 서포구 → 김녕용암해수사우나 → '김녕환승정류장(김녕초등학교)' : 도보

                                                                         '김녕환승정류장' → '제주국제공항' : 101번 급행버스

[구간 시간]  조천만세동산(08:25) → 관곶(09:01) → 신흥리 백사장(09:11) → 제주대학교 기당해양과학원(09:34)

                  → 함덕해수욕장(09:51 → 서우봉 입구(10:12) → '제주올레~망오름 정상' 갈림길(10:23~10:30)

                  → '북촌리~망오름 정상' 갈림길(10:34~10:39) → 너븐숭이 4.3 기념관(10:59~11:02)

                  → CU 제주북촌점(11:24~11:39) → 동복리마을운동장(중간 스탬프, 12:15~12:27)

                  →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 풍력발전기 13호기(12:39) → '현재지점 15.0km' 플레이트(12:51)

                  → '현재지점 17.0km' 플레이트(13:19)  → 1132번 지방도(일주동로, 13:35) → 김녕 서포구(13:49)

[지       도]  1:50,000  제주·성산(국토지리정보원 1:25,000 2013년 온맵 편집)

 

[구글 어스]

2025-09-07_제주올레 19코스(조천만세동산~김녕 서포구).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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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기록]

   오늘 19코스를 끝내고 오후 7시 25분 비행기를 타려면 탑승 수속이 지연될 것 같다는 문자를 받았으니 공항에는 저녁 5시 30분 정도까지는 도챡해야 할 듯 싶다. 19코스가 약 20km이므로 5시간 정도 소요될 것 같은데 관덕정 인근에서 아침을 먹는다면 8시 20분쯤 도착하는 버스를 타게 되고 조천만세동산에는 9시쯤 도착한다. 그렇다면 김녕 서포구에 오후 2시를 훌쩍 넘어서 도착할 것이고 일이십 분 정도 거리에 있는 김녕용암해수사우나에서 샤워를 한 다음 그곳 김녕에서 출발하여 제주공항에 도착하려면 버스 배차 간격을 감안할 때 3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하여 아침 7시부터 시작하는 함덕골목 조천 본점(해장국 음식점)에서 아침을 먹기로 하고 관덕정에서 7시쯤에 출발하는 325번 시내버스를 이용하기로 한다.

 

   한라수목원에서 아침 6시 10분에 출발하는 325번 첫차가 관덕정 정류장에는 7시 3분에 도착했고 동문시장을 경유하여 조천체육관에는 7시 34분에 도착했다. 제주올레 19코스 공식안내소로 가는 길목에 있는 '함덕골목 조천 본점'에서 조금 대기한 후 해장국을 먹고 19코스 시작점 표시석 앞에 도착하니 공식안내소 점장님이 나보다 먼저 도착한 팀의 인증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잠시 기다렸다가 시작점 스탬프 간세에서 제주올레 패스포트에 날인을 하고 김녕 서포구로 가는 발걸음을 시작한다(08:25).

 

   19코스 시작점 표시석을 뒤로하고 조금만 올라가 조금 전에 아침 식사를 했던 함덕골목 음식점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왼쪽의 조천만세동산으로 진입한다. 전면으로 보이는 애국선열추모탑까지 가서 오른쪽의 제주항일기념관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비가 내린다. 제주올레 첫날과 둘째 날은 코스가 끝날 때쯤 소나기를 만났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제법 강한 비가 내리니 마음이 심란해진다. 그냥 비를 맞으면서 걸을 정도가 아니기에 배낭 속에 있던 우산을 꺼내어 쓰고서 제주항일기념관 건물을 끼고 왼쪽으로 돌아나간다. 시멘트로 포장된 농로같은 길을 따라 제주 화산석으로 쌓은 돌담도 보면서 걸어가다 보면 작물이 심어진 밭이 있는가 하면 방치된 밭도 보인다. 얼마나 걸었을까, 해안 도로(조함해안로)가 나온다(08:51). 이제 비가 조금은 수그러들었지만 바람은 여전히 강하게 불고 있는 해안 도로를 따라 걸어가니 '관곶' 표석이 있는 갈림길에 도착한다(09:00).

 

   관곶은 제주에서 해남 땅끝마을과 가장 가까운(83km) 곳이라고 한다. 조천관 시대에 '조천포구로 가는 길목에 있는 곶(串)'이란 뜻으로 관곶이라 불리우고 있으며, 제주울돌목'이라 할 만큼 지나가던 배가 뒤질어질 정도로 파도가 거센 곳이기도 하다. 관곶 안내문 앞에서 '문개항아리' 음식점 뒤로 이어지는 해안길로 방향을 바꾸면 너른 초지 사이로 시멘트로 포장된 길이 나온다. 그 끄트머리에 하얀 등대가 보이는데 지형도에는 신흥관곶등대라 하지만 카카오맵이나 네이버지도에는 등대명이 없다.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걸어가다가 앞쪽 멀리 회색빛 구름 아래 잿빛 선으로 그려지는 서우봉이 보이는가 싶었는데 '현재지점 3.0km / 총길이 19.4km' 플레이트가 붙어 있는 전주를 만난다(09:09).

 

   비가 내리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는 날씨만큼 바람도 변덕스럽다. 잠시 후 '신흥리 백사장' 간세가 나오는데 신흥리 마을에 오목하게 들어앉은 넓은 백사장이라 쓰인 것과 달리 실제 본 백사장은 작게 보인다(09:11). 해안 도로 바닥에 '용두암 22.2km'라 적힌 글귀는 제주환상자전거길 표시이고 현재 지점에서 용두암까지 남은 거리를 표시한 것이다. 이 지점을 지나자마자 도로 건너편에 보이는 '제주다문화교육센터' 안내판이 가리키는 방향인 오른쪽으로 진행한다(09:21).

 

   이제 비가 그친 것인지 맑아지는 하늘빛처럼 알록달록 여러 색상으로 칠해진 인도변의 추락 방지석 같은 시설물을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신흥물을 지나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제주다문화교육센터를 만난다(09:26). 너른 마당 너머로 보이는 건물을 보면서 지나가는 길은 제주대학교 기당해양과학원을 지나 이삼 분 정도 더 가면 조금 전에 헤어진 해안 도로와 다시 만나는데 정주항의 방파제가 보인다(09:37). 작은 마을 포구인 정주항 가장자리를 따라 돌아가는 제주올레 길에서 보는 서우봉의 모습이 선명해졌다. 또한 연한 초록빛 맑은 바다에 만들어놓은 둥근 돌담이 보이는데 카카오맵에 '큰도물'로 표기되어 있다. 인도와 차도가 차단봉으로 분리된 길을 조금만 더 걸어가면 고운 백사장에 천막이 설치된 함덕해수욕장이 나온다(09:50). 올레패스 앱의 따라가기 경로는 이곳에서 왼쪽 백사장으로 이어진다는데 그것을 모르고 함덕해수욕장 종합상황실까지 올라갔다가 되돌아 내려왔다(09:54).

 

   해수욕장의 모래밭으로 내려서서 걷다가 현무암석으로 정비된 산책로로 올라선다. 서우봉으로 향하는 산책로에서 함덕포전적비가 있는 곳의 쉼터에서 물빛이 고운 함덕해수욕장의 풍광을 바라보면서 주체없이 흐르는 땀을 잠시나마 말리고 다시 움직이지만 역시나 옷이 금새 축축해진다(09:58~10:06). 잔디밭 사이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끝나는 곳의 또 다른 백사장을 보면서 서우봉 입구에 도착한다(10:12). 입구에 있는 함덕초등학교총동창회 서우봉지킴이가 세운 듯한 서우봉 안내문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서우봉(犀牛峰)

함덕리와 북촌리 경계에 위치한 서우봉(표고 111m, 비고 106m, 둘레 3,493m, 면적 835,758㎡)은 북쪽과 남쪽 2개 봉우리가 솟아있는 원추형 화산체이다.

용암 바위가 정상에 노출된 남쪽 봉우리는 '남서모'라 불리며, 송이로 된 분석구인 북쪽 봉우리에 '서산봉수'가 있음으로 인해 '망오름'이라 불리고 있고, 오름 기슭에는 계단식 농경지가 조성되어 있다.

서우봉의 명칭에 관한 기록에는 서산(西山), 서산악(西山岳), 서산망(西山望), 서산봉(西山峰), 서우봉(犀牛峯), 서선악(犀山岳) 등으로 표기되어 있고 민간에서는 서도, 서모름, 서모오름, 서모봉 등으로 불리고 있다.

현재 서우봉 표기는 1899년 제작한 제주도지에 처음 등재되었다. 이는 오름 현상이 마치 바다에서 기어 나오는 무소의 형상과 같다는 데서 붙여진 것인데 이는 민간어원셜에 의한 것이다.

삼별초 항쟁 때 려몽연합군과 삼별초군의 최후의 격전지이기도 하며 4·3사건 당시 생이봉오지 언덕에는 비극적인 아픔이 서려있고 태평앙전쟁 당시 일본군이 구축한 진지동굴이 20여 곳이 있다.

함덕서우봉해변이 도내 최대 관광명소로 알려지면서 서우봉에 많은 탐방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함덕초등학교총동창회 서우봉지킴이

 

   서우봉 안내도를 보니 제주올레 19코스는 남쪽의 서우봉 정상인 서모정상이 아니라 북쪽 망오름 정상 아래에서 왼쪽의 낙조전망대를 지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시멘트로 포장된 오르막길은 완만하게 올라가면서 '현재지점 7.0km' 플레이트가 붙어 있는 육각정을 지나 진지동굴 입구 갈림길을 만난다(10:18). 이제 약간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 분 정도 올라가면 제주올레 19코스는 왼쪽 숲길이고 망오름 정상은 직진하는 삼거리에 이른다(10:23). 직진하는 길로 올라가 제법 넓은 평지인 망오름 정상에 도착하니(10:25) '서우일출' 안내문이 있는데 동쪽으로 시야가 트이는 것이 일출 명소이나 보다. 또한 가야 할 방향인 서우봉 동쪽 관망도의 입산오름과 묘산봉을 보고서 다시 갈림길로 복귀한다(10:30).

 

   울창한 숲길을 따라 걷다가 서우봉 서쪽 관망도가 있는 낙조전망대를 지나 오른쪽 길로 다시 망오름 정상을 다녀왔다(10:34~10:39). 망오름 정상을 오른쪽에 두고 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는 올레길은 제2숲길 입구를 지나 북촌리 방향으로 내려가 시멘트 길과 만난다(10:43). 이곳에 서 있는 서모오름(서산(西山) 안내문에는 '북촌마을 주민들은 이 오름이 일제 잔재 서우봉(犀牛峰)이 아닌 서모오름, 서모봉으로 불려지길 기대한다.'라고 적혀 있다. 4.3의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북촌리 마을 주민들의 바램이 이루어지길 바라면서 금방이라도 바닷물에 잠길 듯 낮게 보이는 다려도를 보면서 시멘트 길을 터벅터벅 걸어서 내려가다 보니 어느새 버스 정류장이 있는 해동포구에 도착한다(10:52).

 

   서우봉 아니 서모오름을 넘어 내려왔으니 다시 돌담 골목길 사이로 제주올레 표식을 살피면서 걸어가 너븐숭이 4.3 기념관 앞에 도착한다(10:58). 너븐숭이 4.3기념관은 한날한시에 어린아이들을 포함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400여 명이 한꺼번에 희생되었던 북촌리 희생자 분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1949년 1월 17일 북촌리 주민 대학살의 진상에 관해 발단부터 결과까지의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매월 둘째, 넷째 주 월요일은 휴무이다. 너븐숭이 4.3기념관은 다음 기회에 보기로 하면서 애기무덤 등 주변을 둘러본 후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11:02).

 

   4.3 희생자 북촌리 원혼 위령비를 지나 바닷가 옆으로 이어지는 북촌 북길을 따라 걷다가 일부만 남은 북촌환해장성을 만나고 가릿당(구직머루당) 가는 길 방향으로 진행하여 가옥 돌담 사잇길을 지난다. 골목길을 순례하듯이 걷다 보면 서우봉에서 내려오면서 보았던 바닷물에 잠길 듯처럼 보이던 다려도가 손에 잡힐 만한 거리에 있다. 다려도는 섬의 모습이 물개를 닮았다고 해서 달서도라고도 하는데 북촌리 마을 해안에서 400m 정도 거리의 앞바다에 떠 있는 무인도이다. 2009년 7월 제주시가 기존의 관광 명소 이외에 제주시 일대의 대표적인 장소 31곳을 선정해 발표한 제주시 숨은 비경 31 중 하나이다. 간세 '다려도(달여도)'를 지나면 2021년 7월 28일 국가유산이면서 제주특별자치도 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북촌리 등명대'가 나온다(11:15).

 

   등명대(燈明臺)는 현대식 등대가 도입되기 전 제주 어촌 주민들이 세운 민간 등대로 '도대불'이라고도 불리며 제주도에만 남아 있는 고유한 문화유산이다. 1915년에 만들어진 북촌리 등명대는 제주 최초의 등명대로 높이 257cm, 폭 242cm의 사각형 형태로 현무암을 쌓아 만들고 흰색 시멘트로 마감하였다. 상부에는 점화 시설을 설치하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구멍이 있고 또한 상부에 놓여 있는 비석에는 '御卽(位記念)燈明臺 大正四年十貳月建(어즉(위기념)등명대 대정사년십이월건)'이라는 글자가 새겨 있어 1915년 12월에 제작되어 등명대라는 명칭을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북촌 포구로 나와 북촌리마을 골목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현대자동차 제주북촌대리점이 있는 일주동로로 나선다(11:24). 횡단보도로 일주동로를 건너 왼쪽으로 몇 걸음만 이동하면 CU 북촌점이 있는데 올레길 19코스 마지막 편의점이라고 적힌 안내문을 볼 수가 있다. 이제 이곳을 지나면 김녕포구까지 숲길을 지나야 한다는 어느 누군가의 제주올레 19코스 후기를 보았다. 오늘도 어제처럼 폭염의 햇살을 맞으면서 걷다 보니 절반을 조금 넘었지만 체력은 이미 바닥난 듯하다. 뜨겁게 달구어진 체온도 식히면서 탈수증 예방을 위해 식염포도당 정제를 먹으면서 잠시 쉬었다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십오 분이 지났다. 김녕 서포구에서 19코스를 마무리하고 제주공항으로 가려면 마냥 쉴 수가 없기에 다시 움직인다(11:39).

 

   빌라같은 주택의 마지막 건물 앞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면 오른쪽 돌담에 붙어 있는 '현재지점 11.0km' 플레이트를 만난다(11:41). 19코스의 전체 거리가 19.4km이고 절반을 지나 이제 8~9km 정도 남았으니 두세 시간 정도만 더 걸으면 될 것 같다. 시멘트로 포장된 길에서 올라오는 복사열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좌우로 나무가 있는 길을 걷는가 싶었지만 그것도 잠시뿐 다시금 조천우회로인 1132번 지방도로 나선다(11:50). 나와는 역방향으로 달려오는 차량들을 보면서 걸어가다가 일주동로와 만나는 동남교차로 전 횡단보도에서 조천우회로를 건너 이면도로 같은 곳으로 진행한다(11:55). 고장난 동복리 안내 전광판을 지나 계속되는 시멘트 길은 동복새생명교회를 지나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동복리마을운동장은 왼쪽길로 가라는 안내판이 있다(12:02). 하지만 제주올레 화살표는 왼쪽이 아닌 오른쪽으로 가라 한다.

 

   시멘트 길을 따라 오 분 정도 걸어가니 이제 왼쪽의 숲길로 방향을 바꾼다(12:07). 흙길로 바뀐 제주올레길은 잠시 후 '현재지점 13.0km' 플레이트가 나오는데 CU 북촌점에서 꽤 걸어 왔다고 생각했지만 고작 2km를 걸어왔을 뿐이다(12:10).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낮의 뜨거운 햇살이 가려지는 숲길을 걷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숲길을 걷는가 싶었는데 오른쪽으로 펜스 철망이 나타나고 그 너머로는 차량들이 다니는 아스팔트 도로가 보인다. 잠시 후 너른 공터에 잡초만 무성하게 자란 동복리마을운동장을 만나고 그 끄트머리에 정자가 보이는 것이 저기가 중간 스탬프가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운동장 가장자리를 걸어 도착하니 주차장인 듯한 곳에 중간 스탬프 간세가 육각정 옆에 서 있다(12:15).

 

   제주올레 패스포트에 중간 스탬프를 날인하고 그늘진 육긱장에 누워 있으려니 무엇 때문에 이 고생을 하는가 하는 생각만 든다. 느슨해지는 마음을 다잡고 김녕 서포구로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12:27). 지금 걷고 있는 길이 구좌-동복지구간 임도라 알려주는 표석을 지나 간세 '벌러진동산'을 만난다(12:28). '두 마을로 갈라지는 곳, 혹은 넓은 바위가 번개에 맞아 벌어진 곳이라고 하여 벌러진동산이라 불린다. 나무가 우거져 있고, 용암이 굳어 만들어진 넓은 공터가 있으며, 아름다운 옛길이 남아있는 지역이다.'라 적혀 있다. 곶자왈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우거진 숲길을 따라 걷고 또 걸어가다 보니 풍력발전기가 보이는가 싶더니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 안내도가 나온다(12:39). 2MW 풍력발전기 15기 중 13호기가 있는 곳이다.

 

   숲길이 끝나는지 시멘트 임도를 만나지만 화재 진화용인 듯한 물탱크가 있는 곳에서 다시 오른쪽의 숲길로 방향을 바꾸면 '현재지점 15.0km' 플레이트가 나온다(12:51). 그리고 1132번 지방도인 일주동로 상의 김녕으로 연결된다는 교통표지판을 보면서 찻길을 건너 다시 숲길로 들어가지만 잠시 후 찻길을 또 한 번 더 건넌다(12:55). 다시 시멘트 길이 시작되는데 이 길을 제주올레에서는 김녕농로라 하는 것 같다. 비닐하우스를 지나 밭도 보면서 걸어가는 농로는 그 끝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지만 그냥 걸어간다. '현재지점 17.0km' 플레이트가 붙어 있는 전주를 지나니(13:19) 바닷가가 가까워지는 것인지 시야가 트인다. 야트막한 현무암 돌담 사잇길을 따라 걸어가니 김녕포구가 보이고 잠시 후 1132번 지방도인 일주동로 상의 김녕입구교차로에 도착한다(13:35).

 

   보행자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 해안으로 내려가면 지주특별자치도 향토유형유산인 '김녕리 서문하르방당'이 있다. 사각형 모양으로 쌓은 돌담 안에 돌미륵이 있는 '김녕리 서문하르방당' 앞의 안내문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향토유형유산

   김녕리 서문하르방당은 기자(祈子)신으로 알려진 서문하르방당을 모시는 신당이다.

   원래 파평 윤씨 일가에서만 섬기던 수호신이었으나 아들을 낳은 데 효험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마을 전체로 신앙권이 넓어졌다. 특별한 제일(祭日)은 없고 개인적으로 적당한 날을 택한 뒤 심방(신방. 神房)과 동행해 제를 지낸다

   이 신당의 내력담은 다음과 같다.

"윤씨 할아버지가 바다에 낚시하러 갔다가 우연히 먹돌(검은 조약돌)을 얻은 후 방치하였는데, 그 뒤부터 집안이 잘되어 자식 기원에 영험이 있는 당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김녕리 서문하르방당은 같은 유형의 돌미륵 신앙을 전승하는 도내 신당들과 비교하여 볼 때 보존상태가 뛰어나고 신체(新體)인 돌미륵을 실제로 관찰할 수 있는 등 도내 돌미륵 신앙의 전형으로 여겨진다. 또한 신당의 신앙ᆞ전승을 위한 공동체(파평윤씨 가문)가 지금까지 남아있고,일대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여전히 영험담이 전승되고 있는 등 향토유산적 가치가 매우 크다.

 

   이제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로 길이 이어진다. 김녕 수산 문화 복합 센터 건물을 보면서 걸어가다 보니 모랫발 용천수의 안전 난간석에 '현재지점 19.0km' 플레이트가 붙어 있는 것이 보인다(13:42). 바닷물이 조금 빠진 것인지 검은 현무암이 드러난 해안선 옆의 산책로를 따라 김녕 수산 문화 복합 센터와 김녕동방파제로 연결되는 입구를 가로질러간다. 검은 송이처럼 자잘한 현무암석이 깔린 길이 끝나고 다리처럼 생긴 산책로를 건너가면 해녀마을 쉼터 앞쪽의 넓은 공터에 서 있는 20코스 시작점 표시석을 만난다(13:49).

 

   유난히 힘들게 걸어왔다고 생각되는 제주올레 19코스 종점, 제주올레 패스포트에 종점 스탬프를 날인하고 나니 이곳까지 걸어올 때에는 못 느꼈지만 무언가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는 것처럼 몸이 무거워진다. 3일 연속으로 걸었다 하지만 무더위를 감안하여 한 코스씩만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체력이 바닥날지는 몰랐다. 뜨거운 햇볕을 피해 왼쪽의 그늘진 곳에서 잠시 숨을 고르면서 몸의 열기를 식히고 있으려니 파김치처럼 늘어진다. 하지만 제주공항에서 부산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려면 마냥 쉴 수가 없기에 복장을 추스리고 이곳에 오기 전에 찾은 김녕용암해수사우나로 발걸음을 옮긴다. 카카오맵을 보면서 십여 분 이상 걸어 도착한 김녕용암해수사우나에서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은 후 김녕환승정류장으로 이동하여 101번 급행버스를 타고 제주공항으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