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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둘레길)/부산 갈맷길

[2024-01-06] 갈맷길 3코스 #2(3구간_절영해안산책로 관리센터 → 아미르공원) : 설렁설렁 걸어도 좋은 길

갈맷길 3코스 #2(3구간_절영해안산책로 관리센터→아미르공원) : 설렁설렁 걸어도 좋은 길

 

[탐방 일시]  2024.01.06(토) 07:58~12:05(4시간 7분 // 구간 : 3시간 55분 / 휴식 : 0시간 9분 / 접근 : 0시간 3분)

[날       씨]  맑음

[인       원]  성봉현

[접       근]  서면역→남포역→'부산보건고' 정류장 : 도시철도/85번 시내버스 환승 / 부산보건고→절영해안산책로 관리센터 : 도보

[이       탈]  아미르공원→'동삼혁신지구입구' 버스 정류장 : 도보

[구간 시간]  '부산보건고등학교' 버스 정류장(07:58) → 절영해안산책로 관리센터(08:01~08:06) → 흰여울해안터널(08:25)

                  → 대마도전망대(08:43) → 태평양전망대(09:02) → 중리해변입구(09:12~09:20) → 감지해변(09:47)

                  → 다누비열차 승강장(매표소, 10:00) → 태종대 전망대(10:24~10:28) → 다누비열차 승강장(10:59)

                  → 한국해양대학교 입구(11:25) → 아미르공원(11:33) → 해양환경조사연구원(11:51~11:55) → 아미르공원(12:05)

[안내 지도]  2023년 부산갈맷길 700리 안내도

 

 

 

[구글 어스]

2024-01-06_갈맷길_3코스-2(3구간_절영해안산책로 관리센터~아미르공원).gpx
0.56MB

 

[탐방 기록]

   오늘 걸을 갈맷길 3코스 3구간은 보름 전에 아내와 함께 걸었던 길이라 곳곳에서 유혹하는 쉼터들을 뿌리치고 갈 수가 있기에 시간상 조금 빠르게 진행될 것 같다는 생각이지만 그래도 평상시처럼 서면 숙소를 나선다. 도시철도와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절영해안산책로 관리센터 앞에 도착하니 이른 시간인지 산책객들의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08:01). 도보 인증대에서 여행자 수첩에 구간 시작 스탬프를 찍고 이미 한 번 걸었다고 눈에 익은 해안산책로를 따라 암남공원 쪽 해안을 보면서 걸어간다(08:06).

 

   흰여울문화마을의 급경사지 붕괴 위험 지역의 정비 사업으로 인해 해안산책로가 통제된 맏머리계단에서 흰여울문화마을로 올라간다. 약간 경사진 계단길을 올라가 오늘 오후에 건너갈 남항대교의 모습을 사진기에 담은 후 좁은 골목길을 걸어가다가 급경사지 정비 현장을 보고서 무지개계단으로 내려가 다시 해안산책로에 내려선다. 짧은 거리의 해안산책로 우회 구간이 끝나고 해안선과 나란히가는 산책로는 흰여울해안터널을 만난다(08:25). 터널로 들어가 중리해변 방향의 출구까지 70m 길이의 흰여울해안터널을 빠져나가면 대마도 전망대까지 745m 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인다. 해안선을 따라 시멘트를 이용하여 조성된 산책로에는 자갈을 이용한 여러 가지 모양의 그림들이 있는데 누구의 발상이었을까 궁금하다.

 

   '현위치 365계단'이라는 표찰을 달고 있는 이정표를 지나 돌계단을 올라가면 왼쪽으로 하늘전망대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냥 내려가면 대마도 전망대에 도착하는데 햇살에 퍼지는 아침 해무 때문인지 대마도의 모습이 아니라 수평선의 구분도 힘들다(08:43). 보름 전에 왔을 때에도 대마도 방향의 수평선이 흐릿하더만 오늘도 똑같은 것을 보면 대마도를 아무때나 볼 수가 있는 것이 아니나 보다. 여름이라면 해녀들과 산책객들로 북적거릴 것 같은 해녀 막사를 지나 출렁다리를 건너고 앞쪽으로 보이는 바닷가로 내려앉는 산등성이를 올라서면 '현위치 절영전망대 위' 이정표가 나오는데 절영전망대가 어디인지 궁금하다. 중리선착장을 향해 내려가다 보면 '해안누리길, 기암괴석이 노래하는 바다의 낭만 절영해안산책로'라 새겨진 안내판이 있는 전망대를 지나 태평양 전망대에 이른다(09:02). 태평양 전망대라 해서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데크가 깔린 전망대로 오히려 소나무들이 시야를 가려 조망은 그리 좋지를 않다. 전망대를 뒤로하고 다시 해안선과 엇비슷한 높이의 해안산책로로 내려와 조금만 더 걸어가면 중리노을전망대를 지나 중리해변입구 앞의 중리선착장에 도착한다(09:12).

 

   3-3구간의 중간 인증대가 영도해녀문화전시관 앞에서 태종대 전망대로 이전되어 갈맷길은 선착장 위편의 사거리(중리해변입구)에서 새로 개통된 해양힐링로를 따라 감지해변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전을 확인하기 위해 영도해녀문화전시관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되돌아 나온다(09:20). 중리해변입구 이정표가 서 있는 사거리 전의 도로에는 갈맷길 방향이 해양힐링로라고 쓰여 있다. 산등성이를 구불구불 몇 굽이 돌아올라가는 길을 따라 고갯마루에 도착하고 한 번 더 돌아서 내려가면 태종대 오션 플라잉 테마파크가 나오는데 감지해변을 보면서 내려가는 짚라인의 상부 출발지이다(09:39).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은 것 같은 도로를 따라 쉬엄쉬엄 내려가서 도착한 감지해변은 관광객들이 오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주변 상점들 역시 영업 전이라 하지만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기까지 하다(09:47).

 

   감지해변을 잠시 둘러보고 태종대 주차장을 향해 오션 플라잉 테마파크의 짚라인 하부 도착지에 있는 GS25 편의점 앞을 지난다. 도로를 따라 걷다가 '현위치 : 태종대 입구'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올라가면 다누비열차 매표소가 나온다(10:00). 이곳에서 갈맷길 순방향은 시계 방향 즉 다누비열차 운행 코스와 반대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을 모르고 다누비열차 운행 방향으로 걸었다. 태종대 전망대를 향해 올라가는데 갈맷길 표식이 분홍색이 아니라 청색 화살표 방향이다. 그렇다면 역방향으로 걸어가는 중인 것인데 왜 그런지 모르고 한참을 올라가다 보니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 역방향으로 걸어가면 오르막길이라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바닷가 풍광을 제대로 볼 수가 없지만 내리막길에서는 자연스레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고 다시 돌아갈 수 없기에 그냥 진행하면서 유람선 선착장을 내려다보고 구명사 입구를 지나니 남항조망지가 나온다(10:13). 남항조망지에서 보는 풍광은 남항보다는 남항대교에서 몰운대까지의 풍광이 더 잘 보이는 것 같다. 짧은 조망을 끝내고 십여 분 더 올라가면 태종대 전망대에 도착한다(10:24).

 

   다누비열차의 첫 번째 정거장으로 매표소에서 1.7km를 걸어온 것이다. 전망대매점으로 들어가 앞쪽의 외로워 보이는 생도(주전자섬)를 보는데 하늘이 맑아서인가 해무가 낀 것인지 흐릿하여 수평선이 사라졌다. 생도 방향의 안내 사진에는 대마도와 형제섬 그리고 거제도도 보이지만 오늘의 날씨는 그러하질 못 하다. 주변 조망을 끝내고 전망대 밖으로 나와 모자상을 세운 이유를 적은 안내문을 잠시 읽어본다. 삶을 비관하여 이곳에서 자살하려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더 생각하라고 세운 모자상이다. 예전에 이곳에서 자살한 사람들이 많아 전망대 아래편에는 자살바위라는 명칭이 붙어 있을 정도이다. 사십여 년 전 수시로 다녔던 태종대 전망대의 모습이 지금은 완전히 기억 속에서 지워져 버렸는지 그때의 모습은 생각조차 나질 않는다. 전망대와 모자상을 뒤로하고 중간 인증대에서 여행자 수첩에 스탬프를 찍고 다누리열차 매표소를 향해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10:28).

 

   태종대 순환 도로의 정점을 지나면 '태종대休포토존'이 나오고 이어 '영도유격부대 유적지비' 안내판을 볼 수가 있다(10:40). 영도유격부대는 비정규 임무를 띄고 1950년 말 창설된 부대로 6.25전쟁의 전선 후방에 침투되어 교란 작전을 전개했었는데 갑작스런 휴전으로 900여 명 중 생환한 대원은 33명에 불과하였다(육군전사 제80). 이 비는 생존한 영도유격부대 전우회원들이 전사한 491 영령들을 추모하고 그 희생을 기리기 위해 조성되었다고 한다. 순환 도로에서 오른쪽으로 조금만 걸어가서 영도유격부대 유적지비가 조성된 것을 보고 다시 되돌아나온다(10:48).

 

   매표소로 내려가는 다누비열차를 보면서 태종대 순환 도로를 내려가는 길은 전망대 방향으로 올라올 때보다는 경사가 조금 약한 것 같다. 태종사 입구를 지나고 태종대에서 자라는 소나무는 대부분 곰솔이며, 바닷가에서 잘 자라서 해송이라고도 불린다는 안내판을 지나니 어느새 다누비열차의 시종점이면서 매표소가 있는 곳에 도착한다(10:59). 이곳 매표소에서 전망대로 향할 때에는 오르막길이라 오른쪽의 조망을 안 보게 되지만 내려갈 때에는 자연스레 볼 수가 있어 다누비열차 운행 방향과 반대로 진행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아모르공원 방향으로 걸어간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면서 오른쪽으로 올라서면 '의료지원단전기념비'가 나오고 그 앞쪽의 계단으로 내려가 태종대 버스 종점인 차고지에 도착한다(11:08). 차고지 건너편에 군부대 막사가 있었는데 지금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린 것이 그만큼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며 걷는 발걸음은 하리선착장 앞의 동삼동 패총 유적지에 도착해서 건너편의 한국해양대학교 건물을 바라본다(11:18). 동삼동패총전시관을 지나 해양대학교 진출입로 도로의 횡단보도를 건너 해대 쪽으로 내려가다가 방향을 바꾸는 것을 모르고 그냥 직진하여 부산해사고등학교 정문 앞을 지난다(11:27). 그리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입구를 만나는가 싶으면 이내 아모르공원 표석을 만난다(11:33). 카카오맵으로 갈맷길 3코스 3구간을 확인하면 도로 건너 맞은편에서 끝나는 것으로 표기되어 당연히 종점 인증대가 그곳에 있다고 생각해서 아모르공원 표석 뒤 자전거 거치대 오른쪽에 인증대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나란하게 길게 뻗은 산책로를 따라 '영도 상징 절영마' 상과 그 뒤의 국립해양박물관을 보면서 걸어가다 보면 호안데크 광장이 나온다(11:40). 해대가 있는 조도 그리고 왼쪽 멀리 떨어진 오륙도를 보면서 국립해양박물관 외곽을 따라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는 갈맷길은 주차장으로 빠져나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앞쪽의 횡단보도로 도로를 건넌다(11:49). 그리고 해양롼경조사연구원을 지나면 공사장 가림막이 있는데 이곳에서 왼쪽 산책로 우회로로 가라는 안내문을 못 보고 그냥 지나치는 바람에 항만소방서 인근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왔다(11:51~11:55).

 

   공사장 가림막에 붙어 있는 우회 산책로 표시대로 걸어가면 동삼해수천 안내도를 만나고 해수천의 가장자리를 따라가는 산책로를 걷는다. 제1호교와 제2호교를 지나 제3호교 앞에서 왼쪽 데크로 올라서면 횡단보도가 나오는데 아미르공원 표석이 있는 곳을 보니 왼쪽으로 조금 전에 도착했을 때에는 못 보았던 종점 인증대가 이제서야 보인다. 보행자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 아미르공원에 다시 도착, 종점 인증대에서 3코스 3구간을 마무리한다(12:05).

 

   사십여 년 전에 군 복무로 생활했던 지역이었지만 그때와 달리 바뀌어도 너무 많이 바뀐 환경으로 낯설게 느껴진 구간이었다. 그 당시에는 다시는 오질 않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이렇게 다시 올줄이야. 변화무쌍한 인생사의 한 질곡에서 벗어났던 젊은 시절을 생각하면서 걸었던 갈맷길 3-3구간, 언제 다시 생각할지 모를 오늘 오전의 시간을 접는다.